녹색의 정원인 통링 대협곡은 난닝에서 250km로 약 6시간 걸려 도착했습니다.
협곡에 들어가기 위해 입구에서 약 800개의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합니다.
우리와 함께 떠난 가이드는 우리 일행을 통링 대협곡 전문 가이드인 아주 예쁜 쫭(壯)족 여자에게 인계합니다.
아가씨만 보고 다녀도 오늘 이곳에 온 보람이? 당연히 없지요.
협곡 아래에는 마치 쥐라기 시대에나 볼 수 있는 그런 고대 식물이 자라고 짙게 푸른 열대의 나무들이 자랍니다.
협곡 아래는 공기마저 서늘하여 느낌마저 이상해집니다.
이곳은 1억 8천 만 년 전 쥐라기 시대의 식물이 아직도 살고 있다고 합니다.
사리 나무, 고사리 등이 사는 중국에서 가장 녹색인 협곡이라고 하였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참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도 만나고 같이 여행을 즐기는 사람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더 많은 것을 알려주지 못해 하는 사람.
받은 것을 생각하기보다 늘 더 못해준 것을 안타까워하는 사람.
힘들어 지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함께 동행을 자처하는 사람.
내 자유가 소중한 만큼 남의 자유도 존중해주는 사람.
나의 실수를 자기의 실수처럼 감싸주는 사람.
내 의견이 소중하듯 다른 사람의 의견도 내 의견처럼 들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이번 여행에 우리 부부는 그럼 사람을 무척 많이 만났습니다.
무례는 약한 자의 표현이랍니다.
너무 지나치면 저는 이해하지만, 부처님도 돌아앉습니다.
이렇게 빙글빙글 돌아 내려가면 올라올 때 어떻게 합니까?
이번에 함께 하는 중국인 관광객도 참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처음 출발 전 먼저 등록해야 하는데 그 의미를 몰라 어리둥절할 때 함께 동행해 등록을 도와주고
늘 옆에서 함께하며 불편한 점이 없나 살펴주고...
자기가 다녀 온 곳 중에 어디가 좋았다고 추천도 하고...
이제 협곡을 향하여 내려갑니다.
마링허(馬’岭河) 협곡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라고 했던가요?
말도 참 잘 지어냅니다.
佳人이 며칠 후 마링허를 갈 예정입니다.
냉철하게 비교하겠습니다.
그러나 통링 대협곡은 아름다울 정도가 아니라 눈이 시리도록 부신 흉터입니다.
"신도 모르는 숨겨놓은 가장 아름다운 상처" 정도는 되지 않겠어요?
크지는 않지만 산 위에서 지하 수직으로 손가락으로 쿡 눌러 움푹 꺼진 모습입니다.
이제 계단을 빙글빙글 돌아 바닥에 내려왔습니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녹색식물의 보고라는 식물왕국원과 제일 끝에 있는 통링 대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그 다음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왼편으로 가면 지하로 흐르는 강을 따라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협곡 바닥으로 내려가는 길이 비상계단 빙글빙글 돌듯이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것은 좋은 데 올라갈 일이 까마득합니다.
뒤돌아 보니 동굴 속에서 물이 흘러나옵니다.
나중에 저 동굴을 통하여 올라가야 한다고 합니다.
중국이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일이 바로 이런 곳에 길을 내는 일입니다.
도저히 길을 만들 수 없는 절벽에도 잔도를 만드는 나라는 세상에 중국뿐일 겁니다.
무모한 것인지 용감한 건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길을 만드는 일이 취미생활이고 놀이 중 하나라면 모를까.
아~ 녹색의 푸르름이여~
코끝을 자극하는 상쾌한 느낌이여~~
공기마저 위보다는 몇 도 아래처럼 서늘합니다.
게다가 물까지 마음을 씻으라고 흐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이 물이 흘러 빠져나갈 곳이 없는데 어디로 나가죠?
협곡은 짙은 녹색과 청록색의 나무로 휩싸여 다른 세상에 온 듯합니다.
대협곡은 1억 8천만 년 전 쥐라기 시대에 살았던 사리 나무나 고사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고 하며
푸른 나무가 하늘을 가려 터널을 이루고, 높이 100m, 폭 60m인 종유 동굴도 있습니다.
마치 수 억년 전으로 온 듯한 느낌입니다.
우리 일행을 예전에 쥐라기 공원이라는 영화 속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숨겨놓은 반짝거리는 녹색의 보석 덩어리 같은 곳입니다.
혹시 걷다가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육식공룡이라도 나온다면 어쩝니까?
아래 사진에 보이는 식물이 바로 사리 나무입니다.
우리는 흔히 고사리라고 부르는 작은 식물이 이렇게 옛날에는 나무로 크게 자란 모양입니다.
이런게 공룡의 먹이였나 봅니다.
다행히 식성이 초식인 센트로사우루스라도 만나면 제가 강력한 암바를 걸어 포획하여 한 마리
배낭에 슬쩍 넣어가 집에서 애완용으로 기르렵니다.
혹시 이곳에 나비 족이라도 산다면 우짤껴?
그냥 꼬리 달린 참한 처자 하나 만나 여기에 주저앉아 버릴까요?
과라니 족이라도 만난다면 오보에 하나는 준비해야 할 텐데...
이 협곡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구에서 거의 수직에 가까운 수백여 개의 계단을 내려왔습니다.
폭포가 동굴 속으로 떨어지며 내는 소리는 정신을 혼미하게 합니다.
내려가는 길에는 야생 바나나를 비롯해 이름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수목이 우거져 마치 별세계에 온 듯합니다.
마치 수 억년 전의 세상으로 온 듯하고 서늘한 느낌을 받습니다.
자꾸 뒤를 돌아보며 걷습니다.
콧속으로 들어오는 공기마저 공해가 전혀 없는 쥐라기 시대의 산소라서 상쾌합니다.
이 협곡 아래는 워낙 좁은 곳이라 늘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며 안개비처럼 물방울을 만들기에
주위의 바위가 마를 날이 없어 이렇게 대부분 바위에 이끼가 자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녹색의 정원이라고 부릅니다.
폭포가 만들어 내는 포말은 수억 개의 오존 덩어리를 만들어 주기에 심호흡하며 걷습니다.
드디어 어디에선가 천둥 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하얀 물줄기...
바로 통링 대폭포입니다.
오늘 구경의 백미...
우리가 내려온 곳에서 이곳까지 누가 손가락으로 꾹 찍어 그은 듯...
아까 내려온 계단 아래에서 바로 여기까지 그 길이가 1km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입구에서 본 폭포와 이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요?
외부와는 전혀 강이나 계곡의 연결이 없습니다.
내일은 앞에 보이는 폭포 속으로 들어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자연의 신비란 인간의 예상을 초월합니다.
우리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가끔 발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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