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펑린(万峰林) 둘러보기 1
10월 31일 여행 11일째
준마는 한창 힘을 쓸 때는 하룻밤에도 천 리를 달리지만, 늙고 한물가고 나면 게으른 말도 추월하지 못합니다. 창피하고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어디 준마만 그런가요?
권력도 레임덕이 오면 문지기도 쳐다보고 그냥 멀뚱거리고 사회주의 국가도 나이 들고 병들어 비루먹은 망아지 꼴이 되니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자식놈 인정해달라도 사정하고 다닙니다. 한 때 집안의 가장이었다는 희미한 기억 속에 살아가는 佳人..... Me too입니다. 오늘 이곳도 안개 때문에 희미하게 보입니다. 나 원 참!!!
젖은 낙엽세대가 되면 여름에 그토록 무성했던 시절도 꿈이 되고 가을에 가슴 속으로 피멍처럼 붉게 물들였던 시절도 꿈입니다. 마지막 이파리가 되어 파르르 떨며 매달려 보지만 바람 한 번 휑하니 불고 나니 그저 볼품없는 낙엽입디다. 마지막 빗자루에 붙어 안간힘을 써보지만, 역시 젖은 낙엽은 그렇게 생을 마감합니다. 마눌님! 그렇다고 佳人이 젖은 낙엽세대가 되었다는 말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보통 이곳에 오면 오전과 오후에 각각 완펑린과 마링허를 하루 만에 모두 보지만, 우리 부부는 그리 못합니다. 세월 이기는 사람 없습디다. 오늘은 완펑린(만봉림:万峰林)을 둘러보고 내일 마링허를 찾아갑니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천천히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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