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해야~
무릉도원에 피는 꽃이 복숭아꽃이 아니면 어떠하니!
살구꽃이면 어떠하고 벚꽃이면 어떠하니
꽃이 피는 데 무슨 사연이 있고 이유가 있겠니?
그냥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난 들꽃인들 어떠하니!
우리 이곳에 앉아 잠시 머물다가 가자꾸나.
아해야~
들꽃은 누가 돌보아주지 않아도 누가 쳐다보지도 않아도
어느 날 화사하게 꽃피우다 그냥 외롭고 슬프게 시들어 버린단다.
뒤돌아 앉아 혼자 울먹이다 그렇게 말이다.
바람불면 꺼질세라 가슴속 깊이 촛불 하나 켜놓듯이
언제까지 아름답게 마음속을 밝혀주고 따뜻하게 만들자꾸나.
아해야~
여기가 무릉도원이 아니면 어떠하니?
지나가는 길손이 바라보지도 않고 무심히 지나친들
들꽃은 원망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단다.
여름철 뙤약볕 아래에서 한줄기 소나기를 그리워해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얼룩 송아지가 무심히 밟고 지나간들 들꽃은 하늘을 탓하지 않는단다.
아해야~
가던 길 멈추고 우두커니 서서 물어보자. 구름이 언제 지나갔느냐고
그리고 그 후 어찌 되었느냐고.
구름은 아무 말도 없이 혼자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그렇게 흘러갔나 보다.
아무도 관심 두지 않더라도 슬퍼하지 말자.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와 나비를 동무 삼아 하하 호호 우리 함께 사는 동안 즐겁게 지내면 되지 않겠니?
아해야~
가던 길 멈추고 살그머니 뒤돌아보며 물어보자. 사랑이 언제 저만치 지나갔느냐고
그리고 그 후 어찌 되었느냐고.
사랑은 내 가슴에 노크를 똑똑하며 수줍은 듯 살포시 웃고는 벌써 저만치 달아나 버렸나 보다.
세상을 혼자만 아름답게 만들며 살아온 빠메이는 아리도록 아름다운 곳인가 보다.
세상과 동떨어져 외롭게 살다가 이제 겨우 세상을 향해 빠꼼이 문을 열었나 보다.
아해야~
하늘에서 안개비 살짝 내려 여기 작은 들꽃 위를 촉촉이 적셔놓고는
언제 비가 내렸느냐고 시침이 뚝 떼고는
벌써 저만치 먹구름은 흘러가고 말았구나.
바람, 햇빛, 구름, 나비, 잠자리, 들꽃, 산과 시냇물 그리고 하늘....
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들을 우리 함께 모두 껴안고 함께 살아가면 어떻겠니?
아해야~
여행 중에 비가 내리면 그 또한 난감한 일이 아니겠니?
추적거리는 비를 맞으며 진행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머물기도 어려운 일이 아니겠니?
세상이 좋은 날만 있으면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좋겠지만, 그것은 공평한 일이 아니란다.
오늘같이 비가 내려도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 다니기에 얼마나 행복하니.
동굴 수로를 통과할 때 모터보트에 서치라이트보다는 쪽배에 희미한 랜턴으로 벽을 더듬거리며 가는 일도 행복했단다.
아해야~
비록 우리가 꿈꾸어 왔던 그런 세상의 아름다운 꿈이 깨어져 버렸더라도 슬퍼하지 말자.
혼자 꿈을 지킨다고 지켜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니
세상은 늘 그렇게 변해가는 게 아니겠니?
세상은 비록 그 꿈이 사라졌다 해도
우리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또 다른 희망을 품어보면 어떻겠니.
아해야~
佳人이 보았던 빠메이의 모습을 모두 담으려고 했지만, 능력의 한계로 더 많은 것을 담지 못했구나.
사람마다 능력의 차이는 창피하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란다.
열심히 보고 느끼려고 했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겠니?
빠메이는 佳人이 자신의 모습을 모두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단다.
다만, 어떤 한국인 부부가 빠메이를 살펴보려고 여기저기 돌아보았다는 것을 알 뿐이란다.
아해야~
마을 한가운데 트럭이 서 있어 우리의 꿈이 깨어졌더라도 슬퍼하지 말자꾸나.
이곳이 언제까지나 육지 속의 외로운 섬이고 오지로 남아 있기를 바라지 말자.
변화를 원하는 것은 이곳에 사는 사람의 꿈이지 않겠니?
그 꿈마저 우리가 강요하거나 요구해서는 안 되는 일이란다.
이곳이 변하는 것은 눈으로 보이는 것이 변할 뿐이지 우리 마음이 변치 않는 한, 늘 이곳은 우리 마음엔 빠메이로 남는단다.
아해야~
이제 산으로 난 길을 통해 많은 자동차가 몰려든다고 변하는 건 무엇이고 그대로인 것은 무엇이냐?
사라지는 것은 무엇이고 또 남는 것은 또 무엇이냐?
비록, 그 모습이 변하더라도 우리 마음이 변치 않으면 빠메이는 빠메일 뿐...
이곳 빠메이로 들어오는 길을 동굴 수로를 통해 들어온다면 늘 빠메이는 예전 그 모습이란다.
우리가 배를 타고 물길을 따라 들어오면 되지 않겠니?
슬픈 은둔의 세월을 보낸 빠메이는 그들만의 세상에서 이제 바깥세상과의 아름다운 교통을 하려 합니다.
세상은 너무 빨리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냅니다.
요즈음 인터넷의 발달로 미지의 세상이 모두 인터넷 안에 있습니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것이 달라서 어떤 사람은 더 많은 재물을 소유하기 위해서 곳간을 채우고
어떤 사람은 더 큰 명예를 얻기 위하여 고생하고
어떤 사람은 다양한 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새롭고 독특한 미지의 세상으로 떠나는 꿈을 꿉니다.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습니다. 마음에 생각하는 그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그 어떤 것도 내게 만족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세상 어떤 것으로도 마음을 다 채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한없이 넓어 그것을 모두 채우고 살 수는 없습니다.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더 알고 싶고 보고 싶은 게 세상이 아닌가요?
그러게 말입니다.
작은 佳人의 가슴에 품고 싶은 게 무에도 그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그리고 아름답게 산다는 것도
이 모든 것이 마음에서 만족할 수 있을 만큼 가질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이곳에 머물면 모든 것을 다 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이곳에 머물다 보면 오욕(五慾)은 내려놓고 칠정(七情)은 멀리할 것 같습니다.
빠메이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산을 넘어다니든지 아니면 드나드는 곳은 오직 탕나와 파리라는 마을로 흐르는 물길뿐입니다.
물길이 탕나춴을 통해 빠메이 안으로 동굴 수로로 연결되어 마을을 한 바퀴 돌아 파리춴이라는 곳으로 나갑니다.
마치 세상의 탐욕과 더러움을 한 번 걸러주어 다시 세상으로 내보내는 듯 말입니다.
이곳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우리 부부도 마치 새사람이 된 듯합니다.
지니고 들어간 돈마저도 돈세탁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오직 탕나와 파리춴으로 난 동굴 수로를 따라야 합니다.
물길이 흐르는 방향이 탕나가 상류로 그리고 들어가면 노를 젓지 않아도 들어가고 파리춴으로 가만히 있어도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비가 많이 오면 물길은 잠겨버리고 통행하지 못합니다.
아해야~
이곳에서는 지나가는 모두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여길 찾는 모든 사람이 무릉도원의 꿈을 찾아온 피터 팬이 아니겠니?
비록 피터 팬의 꿈이 망가졌더라도 슬퍼하지 말자.
만나는 모두에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나누자꾸나.
빠메이에 있는 부부 나무처럼 언제나 한마음으로 다정하게 살아가면 되지 않겠니?
빠메이는 유명 관광지가 아닙니다.
교통마저 불편하고 주위와 연계되는 관광지도 만만치 않습니다.
복숭아꽃이 만발하는 봄이 아니면 볼 것은 별로 없으나 도연명을 생각하며 상상 속에 빠져드는 곳입니다.
큰 기대를 하고 오신다면 실망을 안겨 드릴 수도 있는 곳입니다.
우리를 실망하게 하는 문제는 오직 도연명이라는 사람 때문이고 그 사람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문제입니다.
아닙니다. 너무 힘들게 찾아왔기에 그런 마음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워낙 외진 곳이라 얼마 전까지 세상과 동떨어졌었고, 이제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손짓합니다.
빠메이는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예스러움이 망가지는 것보다 고즈넉하게 쉬다 가기를 바랍니다.
물이 부족한 밭이나 논에는 물레방아처럼 생긴 수차를 이용해 높은 곳으로 물을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면화를 재배해 직접 옷을 만들어 입었으나 이미 시장 제품에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전기마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로 밤을 밝혔고 장작불로 밥을 해먹었답니다.
사실 그런 모습이 우리 세대에는 그리 신기한 것은 아닙니다.
뭐~ 우리 어린 시절에도 그렇게 살았습니다.
호롱불에 끼는 그을음 때문에 자주 닦아야 하고 유리로 만든 남포가 닦다 보면 쉽게 깨져버립니다.
아궁이에 장작불로 밥을 하며 감자도 옥수수도 구워먹으며 자랐습니다.
이곳을 들어오기 위해 물론 산을 넘어들어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시간이 여러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도연명 아찌도 산 넘어 들어 오기가 너무 힘이 든다고 동굴 수로를 통해 들어왔나 봅니다.
빠메이 마을은 모든 게 한가합니다.
아이들도 놀이시설이 없어 한가하고 닭이나 강아지까지 할 일이 별로 없어 지루해합니다.
장닭이 아무리 화려하게 컬러풀한 옷으로 갈아입고 카리스마가 느껴질 정도의 포즈를 취한다 하더라도
여기 빠메이에서는 암탉의 눈길조차 받지 못하고 할 일이 별로 없이 방황합니다.
심지어는 여행자인 우리 부부까지 심심해서 산책만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심심하고 한가한 일도 즐길 수 있다면 이 또한 여행자의 덕목 중 하나가 아닐까요?
아무리 아름다운 음악이라도 쉼표가 있어야 아름다운 소리가 나지 쉼표가 없는 음악은 소음이잖아요.
인생에도 쉼표가 있듯, 여행에서도 쉼표가 있어야 숨이 차지 않습니다.
우리 나이에는 숨쉬기 운동을 제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언제 그 숨이 마지막 들이마시는 숨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저요? 이곳에서 큰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아직 때 묻지 않은 맑은 공기처럼 생각되어서요.
더군다나 복숭아 꽃이 피지 않는 계절에는 도연명이라는 사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세상에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물 한 잔 마시고 이마에 흐르는 땀 한 번 훔치고
하늘 한 번 쳐다보며 흘러가는 구름이나 바라보며 잠시 쉬었다 가면 되지 않겠어요?
아무래도 도선생이 책임을 지셔야겠습니다.
아해야~
가던 길 멈추고 우두커니 서서 물어보자.
2010년 한 해가 언제 지나갔느냐고...
세월이 유수와 같다고 하더니만 틀린 말이 아닌가 보다.
이제 오늘이 지나면 2010년은 이 세상에 다시는 오지 않겠구나.
그러나 내일이면 새로운 세상인 2011년이 시작되니 이 또한 우리 모두 함께 사랑하며 맞이해야 하지 않겠니?
그리고 모두에게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간직한 꿈이 모두 이루어지시라고 기원해야 하지 않겠니?
제가 속도 없이 여행 다닌다고요?
저요?
늘 그렇게 살아왔고 오늘도 이렇게 속없이 돌아다니는걸요. 뭘...
그래도 가끔 도연명 아찌에게 째려보고 시비도 걸며 다니잖아요.
오늘로 빠메이의 여러 곳을 돌아보았습니다.
제가 빠뜨린 것은 다른 여행자의 글과 사진으로 느끼시길 바랍니다.
이제 우리 부부 원래 계획은 뤄핑을 거처 싱이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광난을 오며 만난 40살의 중국인이 추천한 푸저헤이로 가렵니다.
또 우리 여행이 제멋대로 되어 버렸습니다.
아마도 나중에 원래 계획했던 곳 중 여러 곳을 생략하며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외부와 단절된 그들의 삶이 아름다웠을까요?
아니면 힘든 세월을 보냈을까요?
전쟁의 두려움 때문에 이런 곳에 숨어든 이들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사람들은 몰려듭니다.
佳人은 이럴 때는 무엇이 진실인지 모른답니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 http://blog.daum.net/nhk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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