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메이는 식당이 없습니다.
있기는 있는데 관광객이 적은 시기에는 영업을 하지 않고 대부분 머무는 숙소에서 그 집 가족과 함께 식사합니다.
빠메이표 神仙과 함께하는 홈 스테이 식사라고 해야 하나요?
불면 날아갈세라 콧김도 닿지 않게 조심스럽게 퍼야 하는 밥, 돼지고기볶음, 두부, 비지찌개 그리고
전혀 간을 하지 않은 멀건 배추 삶아 놓은 것의 배추를 건져 소금, 고춧가루와 미풍(味豊)이라고 쓴 조미료를 작은 종지에
섞어서 찍어 먹는 이상한 식성의 빠메이 신선들과 함께 한 저녁 식사는 여행 내내 밥을 먹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
신선이 조미료에 맛 들이면 선녀도 저당 잡힐지 모릅니다.
겨우 한 공기를 억지로 다 먹은 佳人에 더 먹으라 권하는 신선들...
3그릇이 기본이라며 정말 3그릇을 먹는 신선을 바라보며 앞으로 세계 식량대란이 예상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그 진원지가 중국이라고 단언합니다.
밥값은 10원/1인입니다.
그 후 우리 부부는 내내 식당에 가면 밥은 1인분만 시켜 둘이 먹었고 그마저도 다 먹을 수 없어 남겼습니다.
만약 빠메이를 계획하시는 분은 식사문제에 대하여 미리 각오하셔야겠습니다.
차라리 뜨거운 물은 언제나 준비되는 중국이기에 컵라면이 오히려 좋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저녁 식사 전에 시간이 있어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산책을 마을 앞에 보이는 언덕으로 올라갑니다.
도화원이라는 언덕을 올라가며 뒤돌아 바라보는 마을의 모습은 무척이나 포근합니다.
산은 넓은 가슴으로 마을을 살포시 감싸 안아 줍니다.
아~ 저곳에 빠메이표 신선이 조미료 맛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살아가는 곳입니다.
그곳에는 복숭아 과수원이 있었고 아직 때가 아니라 어설퍼 보였습니다.
나무도 심은 지 몇 년 되지 않아 아직은 제대로 복숭아도 열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도화동이라는 동굴이 있었지만, 문으로 잠겨 있었습니다.
아직 개발되지 않아 위험한 모양으로 입구에 문으로 잠가버렸습니다.
산 안쪽으로 더 올라가 봅니다.
억새풀이 길을 없애버렸고 우리의 도꼬마리나 도깨비 풀씨와 같은 옷에 달라붙는 씨앗이 온통 난리입니다.
우리가 와이궈런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한 모양입니다.
神仙처럼 살아가는 일
누구나 꿈꾸는 세상입니다.
과연 이곳 사람처럼 살아가는 것이 신선과 같은 삶이고 행복일까요?
佳人은 밥 많이 먹고 조미료를 즐기는 신선이 무서워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이 마을 제일 가운데 넓은 뜰에 트럭이 여러 대 서 있습니다.
그러면, 산을 넘어 이곳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길까지 있다는 말이 아닙니까?
설마 헬기로 옮겨왔을까요?
佳人의 빠메이에 대한 환상이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차라리 저 흉물스러운 트럭이 헬리콥터를 타고 들어왔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러나 트럭의 바퀴자국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산길이었습니다.
저 녀석들이 넘어온 바퀴자국도 선명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곳이 우리 같은 여행객이 드나들며 세파에 물드는 것을 안타깝다고 합니다.
오염되어 간다고 걱정합니다.
佳人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곳이 변해가는 것은 외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은 그들 스스로 변화를 바라기도 합니다.
나는 포장된 길에서 살기를 원하며 이곳은 그냥 흙길이기를 바랍니다.
마른날 먼지 펄펄 날리고, 비 오는 날 진흙 위를 걸으라 나는 말합니다.
우리 동네 들어가는 길에 포장이 깨져 비 오는 날 지나는 차에서 물이라도 튕기면 구청에 바로 전화합니다.
나는 밤에 밝은 전등불 아래에서 생활하지만
그들은 어두침침한 호롱불 아래서 생활하라고 나는 요구합니다.
나는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어두컴컴하면 당장 난리를 칩니다.
내가 사는 곳은 개발하고 발전하기를 바라지만 이런 곳은 그대로 두라고 합니다.
정말 佳人은 위선자입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자연은 그대로 보호하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 어른들은 비 오는 날 마누라 없이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산다고 했습니다.
우리 어린 시절 호롱불 아래서 생활하다 전깃불이 들어오며 세상이 개벽천지 한 듯 즐거워했습니다.
그들의 삶이 눈물로 얼룩지고 평생 쌀 몇 말 먹어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곳에 가면
나는 그곳이 천국이고 오염되지 않고 물들지 않은 샹그릴라라고 합니다.
그곳 척박한 땅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그들을 바라보며 주변 환경을 바라보며 평생 몇 번 그런 곳에 가지도 않던
佳人은 모처럼 그곳에 가서 평화를 얻고 천국을 보았다고 합니다.
마음의 평화를 얻고 행복하답니다.
그들의 척박한 생활에 상대적인 행복을 느껴 그랬을까요?
아마도 그곳에서 그들처럼 먹고 입고 그런 집에 살면서 1년만 지내라고 하면 살기 어려워 야반도주라도 했을 겁니다.
천국이 지옥이 되고 세상 보는 눈이 180도 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깝데기만 보고 환호하는 것은 인간 뿐입니다.
그 내면의 참 모습을 알지 못하고 겉만 바라보고 천국이라고 하는 佳人입니다.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은 알지 못하고 입은 옷과 생김새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했습니다.
이미 우리 몸과 마음은 현실에 적응했으며 가끔 이런 곳에 가서 며칠 지내는 일이야 꿈이지요.
전깃불도 없고 인터넷은커녕 TV조차 볼 수 없고 문짝은 너덜거려 살을 에는 매서운 바람에 무방비입니다.
시집가기 전에 玉米粥이라는 옥수수 죽만 먹고 쌀 한 말도 먹어보지 못하고 시집 장가를 갔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집으로 들어가는 길은 오는 사람 불편하지 않게 길을 넓히고 시멘트로 포장하여 놓으면서
다른 곳을 그렇게 만들면 자연파괴라고 목청 높였습니다.
내 집 앞으로 지하철을 뚫고 역을 세우라고 떠들면서 산에 케이블카 건설에는 반대했습니다.
佳人은 이기주의자입니다.
정말 그곳이 변해가는 일이 그곳에 사는 그들을 안타까워하는 생각일까요?
혹 나만의 욕심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가요?
왜 그곳에 사는 사람은 옛날 방식대로만 살아가야 합니까?
베틀에 옷감을 짜고 신발에 수를 놓으며 희미한 호롱불 아래 돋보기도 쓰지 못하고 원시적인 방법으로 살아야 합니까?
왜 힘든 세월을 보낸 그 사람들에게 그런 곳을 그냥 두라고 합니까?
정말 웃기지도 않은 佳人입니다.
세상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흐름입니다.
목청 높여 부르짖고 반대하는 일이 나만의 욕심 때문은 아닙니까?
지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몇 사람의 논리에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휘둘리지는 않습니까?
정작 그곳에 사는 사람보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말입니다.
이제 천국이라는 곳도 그들이 결정하게 해야합니다.
빠메이 중앙광장에는 이 마을 유일한 슈퍼마켓인 차오시가 있습니다.
이미 아이들은 과자 맛을 알아 아침부터 동네 유일한 차오시에 달려가 아침 애치타이저로 과자 봉지를 뜯습니다.
내 자식에게는 맛난 음식 못 먹여 안달하며 그곳 아이들에게는 옥수수나 구워먹으라고 합니까?
지키자 보호하자고 하는 佳人도 구름 타고 바람처럼 살면서 먹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고 살 수 없습니다.
이슬만 먹고 배설은 하지도 않고 살 수 있겠습니까?
어떤 경우는 어느 게 바른 길인지 佳人도 혼란스럽스니다.
밤이 되면 하늘에 별이 반짝입니다.
구름이라도 끼면 별은 볼 수 없습니다.
밝은 보름달이라도 뜰라치면 별은 그 아름다운 빛을 금세 잃어버립니다.
세상은 서로에 의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이미 이곳 어른들은 돈맛을 알아 이곳을 찾는 사람이 무릉도원으로 알고 복숭아 꽃을 보기 위해 몰려 오는데
몰려 오는 사람 맞이하기 위해 그들의 자산인 복숭아나무가 집을 넓히는데 방해가 된다고
무지막지하게 도낏자루를 휘둘러 복숭아나무를 찍어버립니다.
한 방에 쓰러지는 저 복숭아나무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예쁜 머리 묶는 끈이 갖고 싶어 머리카락 잘라 파는 꼴과 무엇이 다릅니까?
빠메이 신선이 휘두른 도끼 한 방에 복숭아 나무가 힘없이 옆으로 쓰러집니다.
빠메이는 크게 볼 것이라고는 없습니다.
혹 관광을 위해 오신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상상 속의 세상으로 연관시켜 보고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탈출하여 쉼표를 갖기를 원한다면
이곳도 과히 나쁜 곳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 쉼표의 중요성은 위대합니다.
쉼표가 없으면 숨 막혀 죽습니다.
그래도 우리 부부는 아침 8시에 출발하는 첫 배를 타고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
도끼자루에 쓰러지는 복숭아나무를 뒤로하며 또 다른 무릉도원을 찾아서 말입니다.
이곳은 자기만의 상상을 하며 새로운 세상을 느껴보는 일이 전부가 아닐까요?
중국 여행에서 여행지마다 느끼는 관광객에 대한 상투적인 일들은 이곳에서는 없습니다.
접근하기가 교통편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다른 곳과 연계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냥 전원마을입니다.
유기농 농사로 지은 것만 먹습니다.
비록 인분을 뿌려서 지은 농사지만....
이제 배를 타고 파리춴으로 나옵니다.
아침은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그냥 나옵니다.
동굴 수로 중간에 이렇게 하늘을 볼 수 있게 열려 있습니다.
아무리 어두운 세상이라도 잠시 이렇게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도연명 아찌가 열어놓았나 봅니다.
출수동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오는 배는 물길 흐름을 따라나오기에 10분 만에 나옵니다.
그 동굴 입구의 크기가 점점 자라기 시작하면 이제 우리 부부는 속세로 다시 나오게 됩니다.
도연명은 문표에 붙은 서비스표 4장만 처리하고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따질 것도 몇 가지 있었고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나중에 빠메이로 가시는 분이 계시면, 우리 부부의 안부까지 전해주세요.
이제 이곳도 世外桃源이라는 세상 밖의 마을이 아닙니다.
전기도 들어오고 학교도 생겼습니다.
휴대전화도 통하고
이 정도가 되면 世內桃源이 되는 겁니까?
40원의 문표 속에 담긴 4장의 표는 도연명이 이곳을 찾는 여행자에게 최대한의 서비스입니다.
다른 곳은 입장 외에는 입을 싹 닦는데, 4번의 탈것을 제공하니 이 얼마나 기특한 일입니까?
도연명이 이름을 걸고 서비스하는데, 오늘부터 도연명을 귀여워하며 다니렵니다.
처음, 몇 가구로 시작한 이 마을은 지금은 100여 호에 600여 명이나 살아가고 있답니다.
이제 우리 부부는 또 다른 세외도원을 찾아 길을 나서야 합니다.
머물고 싶다고 머물 수 없고 떠나야 한다고 모두 떠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인간의 삶은 원래 그렇게 살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우리의 인생이고 삶입니다.
아~ 모든 게 꿈이었나 봅니다.
비록, 일장춘몽이었다 할지라도 그러나 그 꿈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한 그곳은 영원한 세외도원입니다.
내 마음의 빠메이는 무릉도원이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천국이 어디메뇨...
무릉도원이 어디메뇨...
이 세상 모두가 내 손바닥 안에 있고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는데
아직도 샹그릴라를 찾고 유토피아를 기다리는가?
우리 모두는 꿈을 찾아 헤매는 몽상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큰 사진은 : http://blog.daum.net/nhk2375/7162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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