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치콩 경구에서 가장 수상하고 신비스러운 곳이 바로 수이상썬린(수상삼림:水上森林)이라는 습지입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수상삼림 입구에 있는 정류장에 내려줍니다.
이제부터 습지 사이를 걸어서 상류로 올라갑니다.
습지라 하먄 그냥 물이 고여 있거나 땅이 축축한 곳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곳은 카르스트 지형이라 바닥이 돌로 된 지형 위로 물이 흐르고 그 위에 나무와 풀이 자라고 있으며
그 사이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다리나 징검다리를 만들어 즐길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생각하는 뻘밭 위에 생긴 습지가 아닙니다.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이 대나무 숲인 쿠주린(고죽림:苦竹林)이라는 곳입니다.
중국의 다른 곳처럼 대나무가 크지 않고 키가 작은 편입니다.
쿠주린을 통과하면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그 물 가운데 나무가 자라고 있는 기묘한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참 멋진 곳입니다.
흐르는 물에다 모든 시름 실어보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걷기만 하면 됩니다.
수상삼림은 숲 사이로 물이 흐르는데 이 모습이 물위의 나무가 자라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마치 산림이 있는데 멀리서 보면 무성한 산림이 물 위에 떠 있는 듯하고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면
물속의 돌 위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 모습은 카르스트 지형에서 가장 이상하고 독특한 경관으로 무척 희귀한 모습이지요.
카르스트 지형은 바위에도 골다공 증에 걸린 듯 숭숭 뚫려진 틈이 많기 때문에 물이 스며드는 지형인데 물이 흐르며
그 위에 나무가 자라는 광경이 이상하지요.
돌로 가득한 카르스트 지형에서 나무들은 돌 틈으로부터 영양분을 섭취해 자라면서
돌에서 나무가 자라는 기이한 경관을 연출하는 것이다.
사실 이 지역을 모두 살펴보려면 3일은 족히 걸린다 합니다.
그러나 우리 같은 뜨내기 관광객은 반나절에 끝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우리 부부만 그러는게 아니고 함께 가는 중국인 가족과 또 다른 한 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든 산책로는 수상삼림 내에 이리저리 길이 있지만, 어느 길로 가나 모두 만나게 되어 있기에
걱정하지 말고 숲을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수상삼림 곳곳에 이 부근에 사는 주민이 장사하고 있기에 길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습지는 여러 가지 이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 이름을 모두 알아보아야 필요도 없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시앙수이습지(향수습지:響水濕地)도 있고 라허습지(拉合濕地), 그리고 꾸펑린습지(古楓林濕地)등이 있습니다.
수상삼림의 길이는 대강 600m 정도라고 합니다.
물이 흐르는 습지에 많은 관목과 교목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곳을 다른 이름으로 야오치(요지:瑤池)라고 한답니다.
이 말은 야오족의 신이 사는 못이라는 뜻이라 합니다.
야오족은 이런 습지에 신이 산다고 믿었나 봅니다.
세상에 많은 신이 있지만, 젠장 야오족의 신은 오늘도 물만 먹고 사나 봅니다.
이 놈들아~ 그게 바로 우리가 말하는 물귀신이야~
물길은 때로는 급하게 흐르기도 하고 어떤 곳에서는 흐르는 듯 마는 듯 흘러갑니다.
가끔 못을 이룬 곳도 보입니다.
징검다리를 깡총 뛰어 건넙니다.
그 돌 하나에 가족 이름을 불러 봅니다.
그다음에는 친구 이름을 불러 봅니다.
그렇게 어렸을 때 친구이름까지 모두 불러보았지만, 아직 건너야 할 징검다리는 많이 남았습니다.
산책로는 미로처럼 얽혀 있습니다.
그 미로를 걷다 보면 저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
오늘 이곳에서 장자의 가르침대로 관수세심의 마음으로 다녀야 하겠습니다.
흐르는 물을 보고 혼탁했던 마음을 씻어내렵니다.
佳人 마음이 오늘 하루는 조금은 깨끗해 졌습니다.
바닥에는 흙이 보이지 않고 바위만 있는데 그 위에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세찬 물살을 견디고 있습니다.
참 얄굿고 희한한 광경입니다.
처음 나무가 어찌 흐르는 물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어떤 영양분을 섭취하며 이렇게 울창하게 자랄 수 있을까요?
어때요?
이런 물이 흐르는 습지를 걷고 싶지 않으세요?
징검다리라는 예쁜 순수한 우리 말이 있습니다.
무척 정겹게 들리는 말입니다.
여기에는 무척 많은 징검다리가 있어 우리가 쉽게 옮겨갈 수 있게 합니다.
징검다리의 사전적 의미는 개울이나 물이 괸 곳에 돌이나 흙더미로 드문드문 놓아
만든 다리라는 뜻입니다.
이곳에도 많은 징검다리가 있어 산책하는 사람이 편안하게 습지를 즐길 수 있게 하여 줍니다.
요즈음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새로운 징검다리가 생겼습니다.
佳人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네~ 바로 인터넷이라는 징검다리입니다.
세상과 교통하고 우리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주는 인터넷은 세상을 하나로 묶고 시간을 단축시키는 장검다리입니다.
예전 같으면 방송이나 책이 아니면 여행이야기를 서로 나눈다는 게 무척 어려웠잖아요.
게다가 그런 매체는 모두 일방적인 길이었습니다.
인터넷은 일방통행을 쌍방통행으로 만들어 주었고 서로의 거리와 시간을 단축하는 징검다리입니다.
서로 즐길 수 있는 징검다리가 아름다운 다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눈살 찌푸리는 글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의 징검다리인 인터넷을 우리 스스로 아름다운 돌다리로 만들어야 겠습니다.
아름다운 말을 자꾸 하고 살다보면 우리 스스로가 아름다운 사람이 됩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 봅니다.
어제 걸었던 길, 한 달 전에 걸었던 길 그리고 1 년 전, 10 년 전에 걸었던 길.
자꾸만 시간을 되돌릴수록 기억이 가물거립니다.
즐겁고 행복했던 길에서는 빙그레 미소 짓고, 힘들고 괴로웠던 길에서는 쓴웃음 한 번 짓습니다.
만약 누가 제게 걸어온 길이 어땠느냐고 묻는다면 그냥 빙그레 웃고 말겠습니다.
즐거웠든 삶이든, 힘들었던 삶이었든 모두 제가 안고 가야 할 삶인걸요.
이런 징검다리를 건너며 눈으로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고 귀로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세상은 지금보다 더 아름답고 내 삶은 더욱 윤택해질 것 같습니다.
들리세요? 그리고 보이세요?
이런 곳을 걷다 보면 천상의 선녀가 부는 플루트 소리가 들릴 것만 같습니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자구요.
보이시고 들리셨다면 이제 오늘도 행복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올 한 해가 행복한 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덩달아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장미꽃 가지에서도 아픈 가시가 돋아나고요.
가시덤불 속에서도 향기로운 장미꽃이 피어나기도 하잖아요.
살아온 삶 속에 어떤 때는 가시에 찔리기도 했고 아픈 가운데에서도 향기에 취했던 때도 있었잖아요.
이런 게 바로 우리의 삶인걸요.
그러나 아직 걸어가야 할 길이 앞에 남아 있기에 우리 부부는 다시 길을 나섭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내어주며...
가다가 힘들면 뒤돌아 보고 미소 한 번 싱긋 짓고 갑니다.
미소를 잃어버리고 사는 삶은 너무 퍽퍽한 삶이 되잖아요.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는 것은 이미 나이가 들었다는 뜻이겠지요?
이제 한참을 걸어와 남은 길이 얼마 남지 않았어도 우리 부부는 열심히 걸어갈 겁니다.
아~
이게 바로 오줌 항아리도 엎어버린다는 복분자가 아닙니까?
어찌할까요?
저걸 따먹고 오늘 중국 화장실을 모두 엎어버릴까요?
끄하하하하~ 말리지 마세요.
佳人이 오늘 한국의 강쇠가 되어 볼랍니다.
관목만 자라는 습지에 이렇게 꽃도 피어나고 있습니다.
수상삼림이라는 물이 흐르는 습지에서도 아름다운 꽃도 자랍니다.
아무리 힘든 삶일지라도 그걸 이겨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잖아요.
비록 오늘 힘든 일이 있었더라도 내일의 파이팅을 위해 우리 다시 한 번 힘내자구요.
습지를 걷는 길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비싼 입장료를 받았기에 그럴까요?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만들었습니다.
콧노래라도 부르며 걷고 싶은 길을 만들었습니다.
나무를 헤치고 지나가야 하기에 가끔 허리운동도 하라고 하네요?
이곳의 징검다리는 황궈수 풍경구에 있던 티엔씽치아오보다 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습니다.
물소리 실컷 들었습니다.
징검다리도 엄청 건넜습니다.
신비의 숲을 걸었습니다.
이곳에 사는 나무도 정말 힘들게 살아가는군요.
이런 돌바닥에 뿌리를 내려 물에 쓸려가지 않으려고 아둥바둥 살아가는 모습이.....
돌 바닥 위로 물이 흐르고 그 돌 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를 바라보며 오늘 트레킹은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수상삼림의 습지는 정말 걷기가 좋은 곳이었어요!
물속 돌 위에 자라는 나무를 처음 보았기에 아마도 이 수상삼림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을 겁니다.
이제 우리 부부는 관람차를 타고 추이꾸 폭포라는 곳으로 올라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수상삼림 안에서 이용하는 관람차 승차권은 왜 별도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경구 입구에 돈을 내고 표를 사면 경구 안으로 들어와 여러 장으로 나뉘어 있는 표로 교환합니다.
그 표로 차를 타게 되는데 그 승하차 지점은 모두 정해져 있습니다.
수상삼림 안은 무척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길을 따라 모두 볼 수 있기에 보여만 주고 승하차를 하면 되지
어떤 곳에서는 두 장을 뜯어가기도 합니다.
중국말을 못하기에 왜 두 장이나 뜯어가냐고 따지지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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