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두커니 서서 삶의 길을 찾아봅니다.
두리번 거리며 삶의 방향을 살펴봅니다.
아무리 많은 날이 내게 주어진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오늘입니다.
佳人에게는 여행이나 인생의 길을 언제나 함께 걸어가는 삶의 동반자가 있습니다.
오늘...
과거의 마지막 날인 동시에 미래의 첫날입니다.
세상을 버린 사람이 그렇게 그리던 날이며 희망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출발선인 날입니다.
정말 가슴 두근거리게 중요한 날이 오늘입니다.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날입니다.
오늘 모두 행복해야 할 이유 또한 분명합니다.
오늘...
그래서 행복하고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습니다.
잠시 우두커니 서서 길을 찾아 보았지만, 금방 우리 부부가 가야할 길을 찾았습니다.
삶이란, 가끔 가던 길 위에서 두리번 거리며 가야할 때가 있나 봅니다.
그래서, 다시 손을 잡고 여행길에 나섭니다.
오늘도...
고단한 삶의 길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갈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함께 즐겨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佳人은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오늘은 아침에 칭옌꾸전을 돌아보았습니다.
워낙 작은 고성이라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른 아침에 둘러보는 고성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이제 우리는 우선 구이양으로 나가야 다음 여행지인 리보(여파:荔波)라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1835년 청나라 때 구이저우와 광시를 잇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샤오치콩(소칠공:小七孔)이라는
일곱 개의 작은 구멍을 의미하는 아치형 다리가 있다고 하여 찾아갑니다.
리보는 구이저우 성 성도(省都) 구이양(貴陽)에서는 남쪽으로 357km나 떨어진 곳에 있는 부이족, 먀오족 자치주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상대가 한 말에 대하여 정확히 알아듣지 못하고
알아들은 것처럼 멋쩍은 웃음으로 얼버무리신 적이 있으시나요?
저요? 간혹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해한다는 말은 영어로 Understand라고 하던가요?
이 말의 뜻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상대편이 처한 위치의 바로 아래에 내가 선다는 뜻이 아닐까요?
그러니 내가 상대를 이해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그 사람이 처한 상황 바로 그 아래 있어 보아야만
정확히 알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佳人은
상대가 전하는 말 또는 행동 그 자체만 듣고, 보고
이해한다는 말을 쉽게 하고는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사람의 성격이나 자라온 환경 그리고 현재 처한 상황이 모두 다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이런 차이로 말미암아 말하는 이와 듣는이가 다르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佳人은 남의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까요?
같은 물 한 잔이라도
목마른 사람에게는 천금과도 같은 생명을 살리는 물 이지민
물고문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같은 한 잔의 물이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佳人은 남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다 이해한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佳人은 참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Understand 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처한 바로 그 아래
내가 서 봐야 하는데도 오늘도 佳人은 남을 이해한다는 말을 쉽게 합니다.
과연 佳人은 얼마나 상대편을 이해하고 있을까요?
여러분은 얼렁뚱땅 살아가는 佳人을 이해할 수 있으십니까?
저요?
오늘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중국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그 사람 말에 알아들은 듯 웃음으로 대답하고 다녔습니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외국어가 제일 쉬웠어요.
저요? 정말 웃기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佳人의 여행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승객만 태우는 게 아닙니다.
택배회사처럼 물건도 운반하고 서류 심부름도 합니다.
우리 부부는 구이저우의 성도인 구이양에 두 번 발을 디뎠지만, 이곳에 잠도 자지 않고 통과합니다.
구이양의 유명한 갑수루라는 녀석이 얼마나 기가 막혔겠습니까?
구이저우의 심볼이나 마찬가지고 이름 또한 범상치 않은 빼어난 것 중에도 甲이라는 甲秀樓인데...
아마도 우리 부부가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떠난 후에 통곡하며 이름을 갑수루에서 을수루로 바꿔달라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이양에서 출발 한 버스는 몇 시간을 계속 내리막을 달려 獨山이라는 곳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일반 도로로 접어듭니다.
약간 과장하면 버스는 가속기를 전혀 밟지 않고도 달립니다.
구이양이란 도시가 얼마나 고지대인가 알 수 있습니다.
버스는 고속도로 위에서도 손님을 내리고 태웁니다.
5시 30분에 리보라는 작은 도시에 도착합니다.
12시 30분에 구이양에서 출발해 357km의 거리를 5시간 걸려 달려왔습니다.
그래도 꼴에 고속도로라고 기특하게 시속 70km 정도는 나왔습니다.
요금은 160원이었습니다.
도시가 무척 아담합니다.
우리 부부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을 숙소로 정합니다.
이상하게도 리보에는 삐끼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우리 스스로 숙소를 찾아 나서야지요.
숙소는 터미널을 나와 터미널 건물을 등지고 오른쪽을 바라보면 삔관이 무척 많이 보입니다.
대부분 50원 정도를 부르지만, 30원에 1박을 하기로 하고 내일 아침 일찍 샤오치콩에 가려 합니다.
물론 내일 아침 샤오치콩을 둘러볼 때 배낭을 숙소에 보관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아직 날이 저물지 않아 시내구경을 합니다.
한글 간판이 눈에 띕니다. 한류는 알아도 조류는 조선을? 아니면 조류독감?
무슨 의미인지 아세요?
안을 들여다보니 옷가게인데...
이 옷가게는 쩐위엔이나 다른 지역을 갔을 때도 보았습니다.
아마도 중국내의 의류체인점인 모양입니다.
궁금하면 물어봐야 합니다.
역시 Understand가 어렵습니다.
한글 때문인가요? 잠시 서서 이야기하는 도중 다른 가게는 파리 날려도 이 집은 고객이 계속 드나듭니다.
아마도 한글로 쓴 간판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는 품질은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한글이라도 한국인인 佳人조차도 understand 하기 어려운 한글을 자오싱이라는 곳에서 보았습니다.
여러분!
한글에 해석이 필요합니다.
아해야~
한국사람인 형이 봐도 난해하구나.
정말 부끄럽고 민망하구나.
감기가 심해 병원에 달린 약국에 들어가 물어봅니다.
마침 영어를 하는 남자가 있어 약을 살 수 있느냐고 하니까 처방전 외에는 팔 수 없다고 하며 길을 따라 내려가다 골목 안에
약국이 있으니 그곳에 가보라 합니다.
그곳을 찾아가 보았지만, 이곳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증상을 이야기하니 3가지 약을 꺼내놓습니다.
지난번 푸저헤이에서 얻어놓은 아목시실린이라는 항생제가 있기에 약을 사서 복용을 시작합니다.
항생제 덕분인가요?
드디어 약효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하루 후에는 기침증상이 거의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오늘 이동한 길입니다.
사실 이곳 샤오치콩을 보기 위해 리보(여파:荔波)까지 너무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이곳을 보고 다음 가야 할 곳이 시지앙 천호묘채로 또 북으로 한참 올라가야 했습니다.
지구(地球)를 두른 허리띠에 박힌 에메랄드(emerald)라는 이름을 지닌 리보(荔波)는 첸난(黔南, 구이저우 남부)에서도
가장 남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샤오치콩을 건너뛸까를 고민했지만,
샤오치콩에는 아름다운 다리가 있다고 하는데 그냥 돌아서기가 안타까워 가기로 했습니다.
혹시 누가 압니까?
메릴 스트립이 佳人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지...
여행이란 이렇게 한 곳을 보기 위해 400km를 넘게 달려 바보처럼 찾아가기도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Today
꽃들이 아직 덩굴에 매달려 있을 그동안에 당신의 열매를 맛보고 당신의 와인을 마셔보렵니다.
수 많은 내일이라는 날들이 다 지나간다 해도 오늘 내가 느꼈던 이 기쁨은 잊지 않을겁니다.
난 잘 차린 멋쟁이가 될 수도 방랑자가 될 수도 있답니다. 당신은 내가 부르는 노래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죠?
당신의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당신의 편안함 속에서 잠들겁니다
다음날 아침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누가 신경이나 쓰겠어요?
Today...
난 어제의 영광으로는 만족할 수 없답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리라는 그런 약속으로 살 수도 없구요.
오늘이 바로 중요한 순간이고 그리고 지금이 나만의 얘기가 있는 그 순간입니다.
난 웃고 울고 그리고 노래 부르렵니다.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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