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황궈수 폭포를 둘러보았습니다.
이제 오후에는 티엔씽치아오(천성교:天星橋) 경구로 갑니다.
우리 부부는 그곳을 걸어가기로 하고 그곳까지의 거리를 알아봅니다.
숙소 주인으로부터 티엔씽치아오까지 거리는 5km이고 그곳까지 내리막길이라는 정보를 얻었습니다.
이정도 거리에 내리막길이면 우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산보길입니다.
황궈수 폭포 입구 앞에 커다란 주차장이 있고 입구를 등지고 주차장 끝에 있는 도로 왼쪽 길로 들어가면 바로
아래 사진처럼 티엔씽치아오로 가는 출발점이 됩니다.
12시 35분 티앤씽치아오(天星橋)를 향하여 출발합니다.
입구를 지나자 아래로 경사진 길이 시작됩니다.
그러니 황궈수 폭포의 물이 떨어진 곳도 무척 높은 곳이었습니다.
황궈수 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이리로 흘러오고 건너편으로는 자동차 길이 보입니다.
더우풔탕 폭포를 지나 다리 앞에서 길이 갈라지는데 좌회전하여 내려오면 바로 저 길로 내려오는 길입니다.
이곳은 비탈을 다듬어 계단식 다랑논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면 이런 모습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합니다.
날씨도 구름이 끼어 덥지도 않고 트레킹에는 아주 좋은 날입니다.
게다가 내리막길이라 힘도 들지 않습니다.
우리가 걸어야 할 목적지는 강을 따라 산을 따라 내려가면 저 앞에 아련하게 보이는 모퉁이를 돌아가야 합니다.
이런 길에 콧노래라도 부르며 갑시다.
예전에 읽었던 시 한귀절이라도 흥얼거리며 걷다 보면 세상이 모두 내 품에 들어옵니다.
도로 오른쪽 산으로는 이렇게 돌을 쌓아 밭을 만든 모습입니다.
오랜 세월 정성 들여 쌓은 모습입니다.
부이족이 사는 동네라 돌에 대한 집착과 돌을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냥 막 쌓아 놓은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무척 조화롭게 쌓았다는 생각입니다.
일상의 생활에서 여행지로 떠나는 일
그리고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의 길은 항상 험난합니다.
힘들어 가끔 휘청일 때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봅시다.
그래서 또한 숨 한 번 크게 돌릴 수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아직은 더 걸어갈 곳이 있고 지나온 발자국마저 아름다웠는데
지금에 만족하고 행복해합시다.
강물이 넘쳐 길을 막으면 잠시 쉬었다가 가고
폭우라도 퍼부을라치면 처마 밑에서 비 그친 후에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무지개를 기다립시다.
폭포가 길을 멈추게 한다면, 폭포에서 피어오르는 안개비를 흠뻑 들이마시며 쉬었다 가십니다.
그 안개비를 맞으며 자라는 들꽃에 눈길이라도 주고 갑시다.
돌부리에 채이기라도 하면 잠시 앉았다가 가고
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꽃이라도 한 번 바라보고 갑시다.
땀 한 번 훔치며 콧노래라도 부르다 갑시다.
길가에 일하는 부부라도 있으면, 인사라도 하고 갑시다.
그렇게 합시다.
어차피 우리가 가야 할 여정이라면 말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힘들어 보여도
숨 한 번 고르고 하늘 한 번 힐끗 쳐다보는 여유를 가집시다.
예쁜 다리가 보이면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고 갑시다.
그도 힘이 든다면 너무 슬픈 일이잖아요.
건너편 길이 우리가 걸어왔던 길과 만나는 지점에 예쁜 다리가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이정표가 있어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거리를 알 수 있습니다.
3.4km를 걸어왔습니다.
아래 교통 표지판에 티엔씽치아오의 영문 표기가 잘못되지 않았나요?
Tianxingqiao라고 써야 하지 않나요?
뭐 우리나라도 영문표기가 틀리기도 하지요.
틀리면 어떻습니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지요.
아~ 여기는 서울이 아니고 티엔씽치아오요~~
출발해서 50분 만인 1시 25분에 멋진 다리 앞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남은 거리가 2km 정도입니다.
무슨 보일러 선전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더우풔탕에서 한 번 사용한 물이 황궈수에서 사용하고
이곳으로 흘러와 두 갈래로 갈라집니다.
물이 흐르는 냇가를 옆으로 하고 걷는다는 일이 즐겁습니다.
지나가는 관광버스를 향하여 손도 흔들고 강물도 한 번 내려다 보고...
이제 저 아래로 물길이 갑자기 경사를 이룹니다.
바로 저기서 또 갈라지는데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물이 티엔씽치아오에서 사용할 물입니다.
그러니 보일러 선전처럼 여러 번 사용합니다.
계곡의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여름에 저기 계곡에 앉아 흐르는 물에 발 담그고 도란거리며 이야기꽃이라도 피우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을 것 같습니다.
물 위로 평상이라도 펴 놓고 한 판 두드리기라도 하면.... 안 되겠죠?
이곳을 지날 무렵 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를 만났습니다.
걷고 있는 우리 부부에게 20원에 티앤씽치아오(天星橋)까지 태워주겠답니다.
물론 거절했지요.
조금 전 2km 정도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았는데 여기부터는 1km 정도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경하고 올라갈 때 이용하겠다는 사인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는 佳人이 보낸 사인을 정확히 읽고 티엔씽치아오 구경을 다하고 주차장으로 올라오니
우리 부부를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서로 통하지 않는 말이지만, 우리 사이에 의사소통은 정확하게 이루어졌고
그 사내는 미소로 피곤한 우리 부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오늘 목적지가 보입니다.
저 모퉁이 돌아서면 송학사가 아니고 티엔씽치아오 풍경구입니다.
출발로부터 1시간 25분 걸린 2시에 드디어 티앤씽치아오(天星橋)에 도착합니다.
도로에 표시된 거리는 5.6km입니다.
주차장 입구에 앉아 있던 젊은 관리원이 우리 부부가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걸어오느냐고 묻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쩌우 쩌우~"라고 했더니 박수를 보내줍니다.
아마도 이 길을 걸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합니다.
그러나 오전에 황궈수를 보고 1시간 조금 넘게 쉬었다가 이곳까지 걸었지만, 그렇게 힘이 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택시기사와 氣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7km를 배낭을 메고 안고 걸었을 때는 무척 피곤했지만,
오늘은 기분 좋은 트레킹이었습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갑니다.
아까 황궈수에서 산 표로 이곳은 그냥 들어갑니다.
모퉁이 돌아서면 어떤 풍경일까?
그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처음 가는 길에 다음에는 어떤 사람을 만날까 궁금해가며 걸었습니다.
세상은 너무 많은 얼굴을 하고 있기에 가는 곳마다 모퉁이마다 모두 다른 모습으로 우리 부부를 맞이합니다.
왜 걸었느냐고요?
그냥 걷고 싶어 걸었습니다.
자유를 느끼고 싶었고 걸으며 부부만의 대화도 하고 우리가 지금 살아 움직인다는 것을 느끼기 위함입니다.
마눌님이 힘든 병마와 싸워 이겼고 佳人 또한 한 때 무척 아파 직장생활조차 하기 어려웠기에
이렇게 걸으며 이제 가쁜 숨을 몰아쉴 때 살아 있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이란...
유명관광지만 둘러보라는 법이 없습니다.
비록 이렇게 걸어가며 주변 산천을 바라보는 것도 여행의 한 부분입니다.
누구는 시간이 아까워 택시를 전세내 다니기도 합니다.
그런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렇게 걸어 다니며 즐기는 것도 자유여행의 권리가 아닐까요?
사람마다 모두 추구하는 것이 달라 인생의 정답이 없듯이 여행에도 정답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