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링허(馬岭河:마령하)협곡,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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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링허(馬岭河:마령하)협곡,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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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여행 12일째

 

이제 11월이 되었습니다.

여행을 시작한 지 12일째입니다.

이 정도 시간이 흐르면 여행이 지루하게 생각될 시간이지만, 뻔뻔스럽게도 아직 그런 증상은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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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는 곳은 어떤 곳일까? 어떤 사람을 만나 고마운 미소를 지을까? 

그런 게 더 궁금해하며 아침에 일어납니다.

밤새 기침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도  길을 나서는 佳人은 분명 정신없이 사는 사람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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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다 같이 세상을 반듯하게 살아갈 수는 없겠지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佳人처럼 정신없이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니겠습니까?

세상은 여러 부류의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게 되어있습니다.

그게 세상살이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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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이의 시내버스 안내양은 이상합니다.

출입문 앞자리에 앉아 전혀 일어나지 않습니다.

탈 때 돈을 받는데 유리창을 열고 타려는 사람에 돈을 미리 받고 내내 저 자리에 앉아서 문을 여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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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주인을 깨워 우리 배낭 두 개를 보관해달라고 부탁하고 7시 40분 숙소를 나섭니다.

한참만인 8시에 시내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 때문에 타지 못하고 다음버스를 탑니다.

8시 12분에 4번 시내버스를 1원/1인 주고 타고 갑니다.

8시 48분에 마링허 협곡 입구에 4번 버스 종점이 있고 안으로 조금 더 걸어 들어가면 문표 파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안개가 너무 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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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바라봅니다.

천기를 살핍니다.

결론은 헐~입니다.

세상을 밝히는 위대한 태양이 오늘은 부끄럽다 합니다.

오늘 같은 날은 태양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째려보아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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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표 파는 곳까지 왔습니다.

고민합니다. 만약 협곡 아래로 내려가면 안개가 더 심할 텐데 안개만 바라보다 나와야 하는지...

입장료가 무려 80원이나 됩니다.

잠시 우리 부부는 주변을 돌아보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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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들어가기로 합니다.

나중에 이곳을 다시 온다는 보장도 없고.... 

오늘 오후에 황궈수로 이동해 그곳에서 숙박할 예정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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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른 시간인가요? 안개마저 자욱해 음산한 분위기입니다.

우리 부부 외에는 사람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9시 5분 드디어 표를 사고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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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지도부터 살펴봅니다.

우리는 왼편의 싱이에서 마링허를 들어왔습니다.

입구는 위편의 협곡대교 부근에 하나 더 있습니다.

협곡으로 내려가 협곡의 왼편을 따라 지도 상 위로 가다가 협곡을 건너는 출렁다리가 보이면 건너지 말고

더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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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다음 내려와 다리를 건너 협곡 오른편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면 또 출렁다리가 있어 다리를 건너면,

아까 처음 협곡으로 내려온 입구 겸 출구가 됩니다.

복잡해 보여도 길은 외줄기로 내려가는 쪽의 길을 따라 걷다가 건너편 길을 통해 다녀오면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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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왕복 30원이랍니다.

그냥 계단 길을 걸어야 좋습니다.

비싼 입장료 내고 들어와 왜 빨리 나가려고 하십니까?

수목이 우거지고 100여 개에 가까운 많은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며 만든 음이온을 마음껏 마시며 호강해야 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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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늘부터 마링허를 다니며 구석구석 살펴보렵니다.

벌써 건너편 계곡으로 떨어지는 폭포가 보이며 물소리 또한 요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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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뭔가 모습을 드러내는군요?

그러나 안개때문에...

마링허 협곡은 아주 오래전에 생겨 "지구의 아름다운 상처"라는 아픈 이름으로 불리지만 정말 멋진 모습입니다.

이제 그 아픈 상처의 속살로 마구마구 헤집고 파고 들어가 볼까요?

정말 이름도 예쁘게 짓습니다.

아름다운 상처라니요? 그럼 지금 우리가 그 아픈 상처 속을 헤집고 다닌다는 말입니까?

화가 나면 새살 돋는 약으로 발라버려 협곡을 메워버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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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한구석에 "지구의 아름다운 상처"니 뭐니 했던 마링허 협곡의 모습이 안개에 그만.....

고개를 들어 협곡 위를 걸쳐 만든 다리를 바라봅니다.

뭐가 있기는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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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의 옆구리를 깎아 만든 길을 따라갑니다.

중국이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일이 길을 만드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절벽에 밧줄을 타고 내려와 길을 만드는 사람들이라 이곳에 만든 길은 유아원 입문 코스입니다.

아무도 없는 마링허 협곡을 우리 부부 둘이서 완전히 접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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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걸었습니다.

아직은 괜찮습니다.

비록 안개가 끼어 있지만, 또 다른 몽환적인 분위기가 있지 않겠어요?

 

조금 더 걸었습니다.

이제 안개가 조금 걷히기 시작합니다.

협곡 사이 아래로 흐르는 강이 바로 마링허(마령하:馬’岭河)라는 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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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살다 보면 모두 시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밭을 갈고 씨앗을 뿌려야 할 시기가 있고

물을 주며 가꾸어야 할 시기가 있고

추수를 해야 할 시기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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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에는 평생동안 거두었던 것에 대한 나눔을 해야 할 시기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나눔의 시기에 접어들면

왜 그리 움켜쥐려고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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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요한 열매 몇 개만 가지고 가면 걸음이 가벼울텐데....

너무 많은 걸 짊어지고 가게 되면 오히려 사실 힘이 듭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힘든 일을 스스로 불러오고 있습니다.

가벼운 걸음으로 가는 방법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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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에 올 때 무엇을 손에 쥐고 왔을까요?

그러면 바로 그 손안에 답이 있지 않을까요?.  

 빈손이 내가 이 세상에 가지고 온 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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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야 할 때 더 많은 것을 움켜쥐려고 합니다.

가져갈 수 없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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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벼운 걸음걸이로 가기 위해 손을 조금씩 비워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다음 세상에서 더 많은 것을 손에 쥘 수 있을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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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에서도 배낭을 가볍게 해야만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는 게 아니고 우리가 잠시 들렀다가 가는 거잖아요.

그곳이 내게 다가오는 게 아니고 내가 그곳을 잠시 스쳐 지나갈 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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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마눌님은 작은 배낭까지 모두 佳人에 맡기고 아주 가벼운 걸음으로 걷고 계십니다.

비움을 실천하고 손을 가볍게 하시며 걷는 당신...

아! 죄송합니다.

손에 디카 하나 드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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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마링허는 먼저 들렸던 통링과 비교해 남성적입니다.

통링은 여성적으로 무척 편안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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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마링허는 마치 근육질의 남자처럼 울퉁불퉁하다는 느낌입니다.

어떤 곳에서는 우리 부부를 윽박지르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 부부가 완벽히 이 협곡을 접수했는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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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협곡으로 떨어지는 폭포가 무척 많습니다.

아마도 비가 오는 계절에는 더 많은 폭포가 생기지 않을까요?

많을 때는 100개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세상의 모든 물은 이렇게 아래로 물을 떨어뜨리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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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외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다행히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희미하게나마 주변을 돌아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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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협곡에 사람구경 못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제일 먼저 들어왔나 봐요.

그러면 지금까지 독채전세 얻어서 보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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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협곡 건너편 길에 웬 사내가 빗자루 하나 들고 날아가듯 뛰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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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아침 청소를 하는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우리 부부는 바닥의 물 때문에 조심조심 걷고 있는데 타잔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휙~ 하고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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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을 바라보며 걷습니다.

사람 모습도 보이지 않는 길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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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모습입니다.

오랜 세월 흘러내린 물과 함께 만들어진 절벽의 모습이 나뭇잎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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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링허의 모습을 오늘 하루만 본다고 하니 마링허가 삐져서 토라집니다.

 어쩝니까?

그래서 내일 하루 더 돌아보겠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것...

경이로움입니다.

이곳을 거닐며 느끼는 것은 세상은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2 Comments
곰돌이 2011.03.08 19:35  
통링 대협곡을  안다녀 왔으면....  더 감동이 있었을 듯 합니다 ^^;;

그냥 따라 가는,  제 눈에는  통링협곡,  마링허협곡이 구분이 안갑니다..ㅜㅜ



가인 선생님께서...  감기로 몸이 불편하셨을 텐데...

사모님의  짐까지 드시고... 고생하셨군요...ㅜㅜ
佳人1 2011.03.09 08:52  
통링은 통링대로...
마링허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이곳이 더 장암하였습니다.
그곳은 여성적이라면 이곳은 남성적인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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