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꽁안(公安)이 차에 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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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꽁안(公安)이 차에 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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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여행 22일째

 

오늘 아침에 봉황 고성을 떠나 구이저우 소수민족이 많이 산다는 곳으로 가렵니다.

창밖으로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새벽녘에는 제법 세차게 비가 퍼부었습니다.

이제 오늘부터는 여기보다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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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살그머니 열고 밖을 내다봅니다.

아~ 이것은 빗소리가 아닙니다.

내리는 빗물은 봉황의 눈물이요. 빗소리는 봉황의 울음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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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 너 佳人이 떠난다고 울고 있구나.

아마도 佳人이 떠난다고 울고 있나 봅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멀쩡한 하늘에서 왜 비가 내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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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고 내리는 가랑비인가요?

더 있어 달라는 이슬비인가요. 

아~ 봉황이 분명히 佳人과 헤어짐이 아쉬워 흘리는 눈물인가 봅니다.

이번 여행에 무릉도원이라는 빠메이 가던 날 비가 내렸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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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부부가 이동해야 할 곳입니다.

펑황꾸청을 출발해 통런을 지나 티엔주-진핑-리핑을 거쳐 자오싱이라는 동족 마을을 찾아갑니다.

지도 상에서는 별로 멀어 보이지도 않고 도로 표시도 있기에 쉽게 가리라 생각했지만,

이게 얼마나 말도 되지 않는 계획인가를 저녁에는 깨닫게 됩니다.

여기는 중국이라는 것을 잠시 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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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30분에 숙소를 출발합니다.

떠나는 때를 아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떠나는 佳人을 아쉬워 눈물 흘리는 봉황은 더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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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봉황을 만났을 때 메뚜기나 사마귀라고 했던 말... 취소하렵니다.

아쉬워 다시 한 번 힐끗 퉈지앙을 바라보고 멀리 보이는 완밍타(萬名塔)를 마음에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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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적지는 자오싱이라는 동족마을입니다.

교통편이 어떨지 모르지만, 최대한 오늘 하루 종일 달려서라도 그 마을까지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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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챙겨 배낭에 넣고 숙소를 나와 홍교를 건너 그곳에서 1원을 내고 전기차를 탑니다.

봉황을 올 때는 화이화에서 왔기에 퉈지엔이라는 터미널이었지만, 갈 때는 통런으로 가기에 다른 터미널로 가야 합니다.

전기차를 타고 난화루(남화로:南華路)로 와 그곳에서 다시 1원을 내고 시내버스를 탑니다.

버스 안에는 먀오족 옷차림을 한 여자들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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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路 버스가 성북치처잔으로 갑니다.

역시 봉황은 먀오족 마을이었습니다.

대부분 중년의 여인인데 한 사람만 너무나 예쁜 아가씨입니다.

佳人의 정신이 또 혼미해집니다.

다정도 병인가요?

어디에 가느냐고 물어보니 우리가 내려야 할 치처짠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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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화먼에서 1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오니 터미널인 城北 치처짠입니다.

우리나라도 군청의 북쪽에 있으면 군북면, 남쪽에 있으면 군남면...

중국도 고성의 북쪽에 있으면 성북 치처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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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터미널에 도착할 즈음 비는 더 많이 퍼붓습니다.

이제 佳人이 봉황을 떠나야 하는 시간이 가까이 다가왔기에 봉황이 목을 놓아 펑펑 우는 가 봅니다.

봉황은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대성통곡합니다.

마치 사랑했던 사람을 멀리 보내는 봉황의 눈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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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오족 복장을 한 아가씨와 안녕을 고합니다.

먀오족은 의상은 참 화려합니다.

그러나 같은 먀오족이라도 옷 모양과 장식이며 특히 은화관의 모습은 지역에 따라 많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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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런행 버스는 20원/1인이며 8시 45분 출발입니다.

펑황에서 통런으로 가는 길은 61km로 모두 포장되어 무척 평탄한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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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 봉황고성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고 갑니다.

무척 단순한 고성입니다.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마을입니다.

 

버스를 타고 통런으로 가는 도중 길옆으로 남방장성이라는 기다란 장성이 보입니다.

말 잘 듣는 먀오족과 미운 먀오족을 격리시키려고 중원에서 만든 장성이 이제는 관광지로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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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50분 통런이라는 곳에 도착합니다.

앞에 터미널 같은 건물이 있어 들어가 다음 갈 곳의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섭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전광판으로 된 시간표에 붙은 표에 K라는 표시가 붙어 있습니다.

이 표시는 기차에만 붙는 게 아닌가요?

그래서 줄을 선 사람에게 물어봅니다. 여기가 훠처짠이냐고요.

흐미~ 그렇다는군요?

왜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가 버스 터미널에 데려다 주지 않고 기차역에 내려 주었을까요?

이미 버스는 어디로 줄행랑을 쳤기에 묻고 따지고 할 곳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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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합실을 나와 청소하는 여인에게 치처잔을 물어봅니다.

택시를 타라는군요?

그걸 누가 모릅니까? 나 원 참!!!

다시 묻습니다.

어디서 꽁꽁치처를 타야 치처짠을 갈 수 있느냐고요...

 

광장 앞 왼쪽을 가리키며 그곳에 가서 물어보랍니다.

우리 부부는 내리는 비를 맞으며 통런이라는 도시에서 시내  버스를 찾아 기차역을 걸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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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 광장 모퉁이에 공안 사무실이 보입니다.

"그래! 여보 여기에 들어가 물어봅시다. 그래도 공안이면 자세히 가르쳐 줄게요."

작은 초소처럼 지은 공안 사무실에 문을 빼꼼이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네댓 명의 공안이 우리 부부를 보고 들어오라고 하네요.

비가 계속 내리기에 우선 들어갑니다.

소파에 우리 부부를 앉으라고 하더니 따뜻한 차부터 권합니다.

어쭈! 젊은 공안이 제법 어른을 알아보고...

아니! 봉황에서 방금 도착한 佳人 鳳凰을 알아본 게야? 그런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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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우리 부부는 지도를 꺼내어 더듬거리며 우리 부부가 가야 할 곳의 도시를 손으로 가리키며 치처잔이 어디에 있으며

몇 번 버스를 어디에서 타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선임으로 보이는 친구가 우리 부부에게 영어를 하느냐 묻는군요.

반갑습니다. 비록 객지에 나와 방황하는 영어지만, 우리 부부는 중국어보다 영어로 하는 게 훨씬 쉽습니다.

 

그 젊은이는 우리 부부에게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를 물어보기에 우리 부부는 지도를 일일이 펴 가며 우리가

지나온 여정을 설명했고 앞으로 갈 곳을 지도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니 그 젊은 공안이 옆에 있던 동료에게 우리 부부 이야기를 전해주었고 그들은 우리 부부에 모두 박수를 쳐주는군요.

아마도 자신도 그런 여행을 해보지 못했다는 의미이겠지요.

아니면 자기들 부모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더니 우리 부부에게 10분만 기다리랍니다.

무전으로 순찰차를 불러 우리 부부를 터미널까지 직접 모셔드리겠답니다.

오잉?

여러분~ 중국 순찰차 타고 여행해 보셨수?

푸 하하하하~ 우리 부부 해 봤수~

중국에서 꽁안 순찰차 타보지 않으셨으면 말을 하지 마셔~

위의 사진은 울 마눌님이 중국땅에서 잘못해 공안에 잡혀가는 게 아니고 공안이 우리 부부를 공손히 모시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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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봉황을 알아 보았구나~" 

왜 아니겠습니까? 혼탁한 사람의 눈으로 봉황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지만, 젊은이의 맑은 영혼의 눈으로 보면 봉황이 보이지요.

비록 가시덤불 같은 혼탁한 세상에 살아오면서 佳人이 잠시 봉황의 자태를 잃어버렸지만, 봉황이라는 마을에서 겨우 2박을 하고

그곳 물을 조금 먹고 왔더니만 바로 봉황의 모습을 찾음으로 중국 공안은 봉황을 바로 알아보는 겁니다.

 

기극비란 봉소서(枳棘非鸞鳳所捿)라는 말이 있지요?

좋은 말입니다. 밑 줄 쫘아아악~

'탱자나무와 가시덤불 속은 봉황이 살 곳이 못 된다.'라는 말이라 합니다.

그런 척박하고 힘든 곳은 참새나 살지 어찌 봉황이 살겠습니까?

 

佳人... 그동안 佳人이 사는 세상이 가시덤불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스스로 봉황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봉황이 어찌 그런 세상에 살았다고 본색이 사라질 수 있겠어요.

봉황본색... 네.. 바로 佳人本色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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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佳人이 살아온 세상을 가시덤불이라 생각했지만,

그러나 맑은 영혼으로 본 그들 눈에는 佳人은 분명히 봉황이었습니다.

佳人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여러분...

역시 모두 봉황입니다.

이제부터 봉황의 눈으로 보고, 봉황의 의젓함으로 행동하고, 봉황의 머리로 생각하며 살아가십시다.

여러분 모두가 봉황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얼핏 탱자나무와 가시덤불처럼 힘든 듯 보이지만, 사실은 봉황이 사는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그 가시덤불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담금질하는 채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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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세요.

이곳 통런에는 모든 도로 표지판에 중국어와 영어와 한국어가 함께 표기되어 있습니다.

佳人봉황께서 오신다고 표지판까지 알기 쉽게 표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옥병을 옥평으로 잘못 표기했지만, 애교로 봐줍시다. 귀여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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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바로 버스 터미널입니다.

그들이 공안차로 우리 부부를 모시고 왔기에 전혀 방향을 알 수 없어 지도는 생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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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를 태워다 준 공안은 많은 사람이 쳐다보는 대합실에서 우리 부부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돌아갑니다.

오늘 봉황이 이곳에 와 제대로 대접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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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우리 부부는 이번에는 또 중국 런민의 도움을 받습니다.

원래 우리가 계획한 코스로 가면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위험하다고 주위의 여러 사람이 말립니다.

그러며 우리에게 산수이라는 곳으로 돌아가는 코스를 알려 줍니다.

시간상으로 그리 많이 차이 나지 않지만, 도로가 대부분 포장되었고 안전하다고 합니다.

여러분~ 환장하겠습니다. 이제는 중국 런민들조차 봉황을 알아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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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50분 출발하는 유핑(옥병:玉屛)행 버스는 미니버스입니다.

25원/1인 내고 작은 버스를 탑니다.

산수이로 가는 버스가 바로 연결되는 게 없기에 유핑행을 타고 가 그곳에서 또 산수이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라고 조언합니다.

아직도 우리 목적지는 멀고도 먼 길입니다.

언제 우리가 생각한 자오싱에 도착할 지 알 수 없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은 멀리서 바라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으로 들어가면 세상은 보이지 않지만, 살아가며 느끼는 희로애락이 그 안에 있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삶입니다.

그런데 佳人이 정말 봉황일까요?

아니면 봉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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