먀오(苗)족 마음의 고향, 치엔후먀오짜이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먀오(苗)족 마음의 고향, 치엔후먀오짜이

佳人1 2 2115

176989494D1B44D4356CE2

사진을 클릭하시면 더 큰 사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11월 7일 여행 18일째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통하여 시지앙의 전경을 바라봅니다.

지난밤 시지앙의 모습은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골짜기를 밝힌 불을 보며 중원에 핍박받고 쫓겨 다니며 이곳까지 와 골짜기마다 점점이 박혀 살아가는 모습이라 생각했습니다.

한족과 비교해 적은 인구수로 늘 쫓겨 다닌 먀오족이 지난밤은 아름다운 밤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20055E544D1B41DF291576

 

새벽의 여명이 밝아옵니다.

지난밤은 정말 몸서리치도록 추웠습니다.

조각루라는 나무로만 지은 이 지역의 집은 정말 추웠습니다.

 

오늘은 아침 산책을 하며 이곳 시지앙을 조금 더 돌아보고 카이리를 거쳐 쩐위엔으로 가렵니다.

우리 부부는 늘 여행지에서 아침 산책을 하는 편입니다.

그 이유는 이른 아침에 돌아보는 모습은 평소 낮에 보는 모습과 다른 새로운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187ED0544D1B41E2381584

 

아직 먀오족은 모두 잠이 든 듯합니다.

마을은 무척 조용합니다.

 

1207FE544D1B41E41DC4E9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건너편 마을에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저 집은 아침 식사준비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908AE544D1B41EA2789CA

 

이제 우리 부부는 다시 산책길을 나서렵니다.

오늘 아침에는 앞에 보이는 시지앙 마을의 골목길을 지나 산 위를 올라 보렵니다.

마을 골목을 지나 저 산 위로 오르다 보면 시지앙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두 군데 중 왼편의 능선을 따라 마을을 올라보렵니다.

 

1333634F4D1B470F256B49

 

조각루(弔脚樓)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먀오족의 집은 비탈진 곳에 견고한 집을 짓기 위한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弔는 매단다는 의미이고 脚은 다리라는 뜻이지요. 그러니 다리 같은 기둥으로 매단 집이라는 의미겠지요.

경사진 비탈에 평평한 바닥을 조금이라도 더 넓게 만들기 위한 방법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 다리가 부실하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약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153A304F4D1B4714177DCC

 

이들의 가옥은 대부분 3층 구조로 돼 있습니다.

1층은 닭과 돼지, 소들을 키우거나 잡다한 물건들을 두는 공간입니다.

2층은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이고, 3층은 곡물창고와 같은 용도로 쓰입니다. 

산비탈에 걸쳐 지은 집이기 때문에 사람의 출입은 1층이 아니라 2층으로 곧장 들어갑니다.

그다음 필요하면 2층에서 1층으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방식입니다.

 

1930264F4D1B47192A4272

 

워낙 숨어들어 가 살다 보니 같은 먀오족도 여러 부족으로 나뉘고

결혼도 같은 마을 내에서만 이루어지다 보니까 점차 풍습이나 옷차림도 조금씩 다르다고 하네요.

어찌 보면 정말 힘든 삶을 이어온 민족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은 도로사정이 좋아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워낙 깊은 산골짜기에 숨어 살다보니

찾아오는 사람에게 무척 대접이 융숭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음주 가무 하나는 중국에서도 알아주는 곳이라나요?

제대로 걸리면 술에 찌들어버릴 정도로 준다고 합니다.

 

1535EF4F4D1B471E219863

 

먀오족의 마을 중 이곳 시지앙(西江)에 가장 많이 모여 살다 보니까 이들도 이제는 자부심이 생기나 봅니다.

그래서 "윈난에는 나시족의 리지앙이 있다면,

구이저우에는 먀오족의 시지앙이 있다, (云南有納西的麗江, 貴州有苗族的西江)"라고 기 안 죽으려고 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숨어지내던 때와는 다르게 이제는 당당하게 외부인을 맞이하기 위해 마을도 단장하고

공연도 하며 돈벌이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이제는 더는 오지마을이 아닙니다.

 

133E034F4D1B472311401E

 

너무 환락적인 리지앙이 싫다면 , 이곳 시지앙은 조금 더 넉넉하고 풋풋한 냄새가 납니다.

1년 전 우리 부부는 리지앙을 둘러보았습니다.

그곳의 골목길은 아름다운 오화석으로 바닥마저 마름답게 꾸며놓았지만, 이곳은 집이 모두 비탈을 타고 산으로 올라가기에

바닥 포장은 그냥 냇가에 보이는 조약돌을 촘촘히 박아놓았습니다.

 

1742AF424D5767FF229679

 

리지앙은 골목마다 만년설이 녹아 흘러 아름다운 수로를 만들었고 그 수로에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하여

그곳을 찾는 사람에게 놀라움과 아름다움을 선물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물도 귀하고 꽃도 별로 없는 그냥 사람 사는 마을에 불과합니다.

그러다 보니 오는 사람에게 무조건 술부터 먹입니다.

 

194E133F4D57675309017B

 

리지앙이 화려한 화장으로 꾸며놓은 도회지 여인의 모습이라면 이곳은 그냥 꾸밈없는 수수한 촌색시의 모습입니다.

그곳이 매우 요란스럽다면, 이곳은 자연스러운 곳입니다.

그곳은 분 냄새가 난다면, 이곳은 흙냄새가 풀풀 나는 곳입니다.

그곳이 꽃향기에 취한다면, 이곳은 풀냄새에 취합니다.

그곳은 중원에 아부하며 지금까지 형제처럼 지냈던 바이족의 남조국을 패망시키는 지름길을 앞장서서 알려주었던 곳이라면,

이곳은 마을이 모두 불타버렸지만, 마지막 한 사람까지 당당하게 맞서려고 했던 곳입니다.

 

1874F5454D5769030BBB0B

 

그곳이 반질거린다면, 이곳은 거친 곳입니다.

리지앙은 지나가는 마방의 주머니를 털던 곳이라면 시지앙은 지나가는 나그네에게도 술잔을 건네는 넉넉한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우리와 어떤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는 아름다운 먀오족이 살아가는 곳입니다.

정말 환장하게 예쁜 사촌일지도 모릅니다. 

 

122F424F4D1B4728301A3C

 

훠이 훠이 그대...

어디를 그리도 가시나~

구비구비 산길 돌아 어디를 가시나

아침햇살 바라보며 어디를 가시나

 

1536924F4D1B472E1F5FCE

 

바람타고 따라가자.

안개타고 따라가자.

날개라도 있다면 날아서라도 따라가자.

 

130F5C4A4D1B473424D089

 

훠이 훠이 머나먼 곳 그곳으로~

돌아보지 마라 돌아보지 마라

지나온 길은 이제 옛날이 되어버렸다.

 

180A234A4D1B473B2CD8D7

 

꽃이 지고 난 산길에는 휑하니 바람만 분다.

낙엽진 언덕에는 마른 풀만 휘날린다.

그대 떠난 빈 들에는 안개바람만 불어온다.

 

2005624A4D1B473F35C757

 

훠이 훠이 그대...

어디를 그리 가시나?

하늘 저 높이 나는 구름도

저 고개 넘어가면 집으로 돌아가리

떠나기 전 이곳에서 술 한 잔 하고 가시게나

 

그곳에는 편안한 쉼터가 있지 않겠니?

초저녁별이 되어 그대 가는 길 비추리라.

 

16090E4A4D1B47442F822C

 

비록 지금까지 척박한 땅에 어렵게 살아왔지만,

먀오족은 중국의 한족에 버금갈 정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소수 민족입니다.

치우가 탁록대전에서 이겼더라면 한족이 소수민족으로 전락해 이런 골짜기로 숨어들어와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랬다면 한족이 수천 년 동안 먀오족의 시달림을 받으며 돌아서서 눈물 흘리며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먀오족을 아시아의 집시라고도 한다는군요.

집시는 무슨 얼어 죽을 집시입니까?

한마디로 떠돌이 생활하는 고달픈 민족이라는 말이지요. 

 

1314744A4D1B474919DFB2

 

마을을 지나 산 위에 올라오면 이렇게 큰 물탱크가 산 위에 있습니다.

이 물은 수 km 밖에서부터 이곳으로 끌어온 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산 아래에서 외침을 받아 포위를 당해도 이렇게 충분한 물이 있기에 오랜 시간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131F404A4D1B4752050561

 

이곳부터는 집이 없습니다.

이 산길을 계속 걸어 들어가면 레이공산 고원에 이르른다 합니다.

 

1808B24A4D1B47582E8C4C

 

마을을 내려다봅니다.

2 Comments
곰돌이 2011.04.12 15:14  
오...

가인님께선,

시인이십니다 ^^*



이어지는 여행기는...?? 

글이 짤렸나 보군요.

쓩~~~ 날아 갑니다. ^^;;
佳人1 2011.04.14 08:17  
혼자 중얼거리며 다닙니다.
그래야 덜 심심하니까요.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