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여러분~ 이제 아름다운 밤을 맞이할 준비가 되셨습니까?

밤을 맞이하기 전에 어제 못다 본 공연을 마저 보고 가겠습니다.

이제 갑자기 세월을 건너뛰어 할배, 할매의 시간입니다.

나이 때문에 앉아서 노래하시겠다고 합니다.

무슨 노래인지 알지도 못합니다.

아마도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가 이~있나요~"라는 노래였을 겁니다.

아닌가요?

"돌리도~ 이 못난 처~엉춘을~"

이 친구가 나와 루성 소리에 맞추어 이상한 동작으로 걸어가면 관객 중 몇 사람이 나와 따라 하고 가장 흉내를 잘 낸 사람에게 

작은 선물을 줍니다.

선물에 눈이 먼 남녀가 앞으로 나옵니다.

프랑스에서 온 이 친구가 쟁쟁한 중국사람을 물리치고 1등을 하여 선물을 받았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걸어야 상을 받습니다.

그러니 가장 못난 자세를 취해야 상을 탈 수 있는 바보 놀이입니다.

이어서 남자는 밭을 갈고...

포장된 바닥이지만... 

여자는 물고기 잡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공연 내용은 학예회 수준이라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또 남자는 사냥도 합니다.

자세는 리얼리티를 강조하기 위해 제법 비슷하게 흉내를 내지만...

가끔 총의 격발에 문제가 생겨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헛빵이라고 하지요?

쑥스럽기는 보는 관객이나 연기자나 마찬가지로 그냥 한 번 웃음으로 마무리하면 됩니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렀군요.

나이가 들어 남자는 새나 키우며 무위도식합니다.

이때는 사내로 살아가기 제일 어려운 시기입니다.

사나이 살아가는 길에 늘 기쁨 주고 칭찬받고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세월이 먀오족 사내도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았나 봅니다.

이어 등장하는 할머니 역할의 여자들...

영감 꼬라지가 말이 아닙니다.

지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영감탱이가 느그 영감 아이가?"라고 묻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새나 키우고 장죽 담뱃대에 담배나 피우며 오늘 하루도 무사이만 기도하며 살아가는데...

여기도 여자가 남자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나요?

네~ 마누라에게 잡혀가지요.

이 시기의 사내는 사랑과 흠모의 대상이 아니지요.

늘 뭇여성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하며 산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럼 뭘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웬~ 수!!!

귀신도 겁을 내며 피해다니고 잡아가지 않는다는 웬수가 맞습니다.

할매들끼리 말합니다.

"느그 영감 안즉도 귀신이 안 잡아갔나?" 

그러나 늘 그렇게 살아가지만은 않습니다.

아들 내외가 아이를 낳았습니다.

집안이 다시 원상태로 화목한 가정으로 돌아오나 봅니다.

갈라진 부모 사이에 다시 새살이 돋아나게 하는 것...

맞습니다. 맞고요.

바로 떡두꺼비 같은 손자 하나 안기는 일입니다.

나이 들어 뻑~ 소리 나게 가는 일이 바로 자신을 징그럽게 닮은 자식놈이 또 다른 복제품인

로보트 태권 브이를 가슴에 팍~ 안길 때일 겁니다. 

자식 키울 때는 너무 힘이 들어 잘 모릅니다.

그러나 손자 키우는 재미는 정말 즐겁다고 합니다.

출산을 장려하는 계몽극인가요?

한족에 대항하려면 먀오족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직 한 가지, 인구수를 늘려 숫자로 제압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먀오족은 인구수에서 한족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중국의 왕씨 성을 가진 자만 8천 만명이라는데...

그래서 5천 년 동안 갖은 수모를 당하며 핍박받고 쫓기며 이 골짜기까지 숨어들어와 하늘에 별처럼 점점이 박혀 살아갑니다.

그러면 해결책이 무엇일까요? 

한족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먀오족 모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살아 있는 동안 화려한 밤을 보내야 합니다.

맞습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문지방 넘어갈 힘만 있어도 말입니다.

마지막 공연도 남녀의 결혼식 장면을 연출합니다.

마치 먀오족은 혼사에 목을 매고 자손 번창에 매진하는 민족인 듯합니다.

오천 년간 한 맺힌 먀오족은 오직 인구의 우위로만 한족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인가요? 아니면 신념인가요?

그런데 이 문제도 중국정부에서 태클걸고 들어옵니다.

소수민족이라고 봐줘서 둘 까지만 낳으라고요.

이제 먀오족에게는 더는 아름다운 밤이 오지 않겠습니다.

먀오족에게는 한족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이 더는 없습니다.

아~ 정녕 희망마저 사라지는 겁니까?

에고에고 애달파라 한도많고 원통하여

얻어맞고 쥐터지며 오천년을 버텼건만

이제와서 둘만낳고 더이상은 낳지마라

남녀구분 하지말고 키우면서 살라하네

조상들이 받은 원한 후손들이 갚으려니

인구마저 원천봉쇄 더이상은 희망없네

한가닥의 소망마저 물거품이 되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