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짜이 마을이라고 부르는 이곳 진컹 다랑논이 있는 곳은 제일 아래 다짜이(대채:大寨)마을이 있기 때문입니다.
버스에서 내려 대문을 통해 잠시 올라가면 제일 먼저 만나는 마을이 다짜이 마을입니다.
다짜이 마을로 가는 길에 오른쪽 산 꼭대기를 바라보면 진푸딩(금불정:金佛頂)이라는 3번 관경대가 보입니다.
그곳을 올라가는 중간에 있는 마을이 다마오지에(대모계:大毛界)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위의 사진을 참고하시면 경관대 위치와 마을 간 거리까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거리는 천층천제(千层天梯High Ladder to the heaven)가 가장 가깝고
금불정, 서산소악(西山韶乐Music from Paradise)의 순입니다.
천층천제와 서산소악은 연결하여 볼 수 있고 금불정은 따로 떨어져 있습니다.
점선으로 표시한 길에는 모두 돌을 깔아놓은 석판로(石板路)의 의미입니다.
왼쪽으로 보면 쫭지에(장계:壯界)라는 마을이 있고 그 마을을 지나 올라가면 1번 관경대라는
치엔청티엔티(천층천제:千层天梯:High Ladder to the heaven):로 올라가게 됩니다.
캬~ 이름하나는 작명소에서 지어오는지 정말 잘도 짓습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사다리라....
그런데 이름뿐 아니라 다랑논을 오르는 길도 다랑논 못지않게 돌을 깔아 놓았고 길옆으로 가을꽃이 부끄러운 듯 피어 있습니다.
그 아래 계곡으로는 물소리도 정겹게 들려옵니다.
이런 길을 산책하다 보면, 저절로 내 마음도 아름다워질 것 같습니다.
숙소 창문을 열고 바라본 쫭지에 마을로 몇 가구 살지 않는 작은 마을입니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따라가면 티엔터우짜이(전두채:田頭寨)라는 마을이 나오고 그 위로 올라가면 2번 경관대인
시샨샤오위에(서산소악:西山韶乐:Music from Paradise)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름 한 번 보세요.
천국의 음악이라.... 환장하겠습니다.
비록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만든 다랑논이지만, 하늘이니 천국이니 하는 좋은 이야기만 있군요.
고생하며 만든 논이라고 '악마의 초대장'이니 '조상 등골 뺐던 길'이나 '지옥으로 가는 사다리'라고 이름 짓는 것보다 훨씬 좋군요.
진컹 티티엔에서 다랑논을 내려다보는 관경대는 이렇게 세 곳뿐입니다.
뭐 꼭 그곳에 올라가서 봐야만 하는 게 아니고 그냥 논두렁을 걷다가 바라보아도 좋습니다.
이곳에 도착해보니 안개인지 구름인지 잔뜩 끼어 시야가 좋지 않습니다.
내륙지방의 여행은 시기적으로 안개가 많이 끼는 가을철에는 피해야 하나요?
게다가 추수마저 모두 끝냈기에 크게 볼만한 광경은 줄어듭니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다랑논의 모습이 훼손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우리 부부가 올라갈 금불정이라는 3번 관경대가 희미하지만, 정상이 보입니다.
세상 일은 그렇습니다.
내가 최선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없듯이
지금처럼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상의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비록, 안개로 희미하게 보이지만, 내 마음의 눈을 뜨고 바라보면 그 또한 대단한 모습입니다.
여행이라는 게 한 지역만 둘러볼 경우는 가장 좋은 시기를 선택할 수 있지만,
우리 부부처럼 주제도 없이 다니는 여행은 한번 떠나면 모두 저인망으로 훑어버리듯 다니기에...
이제 배낭을 숙소에 두고 2시 50분 금불정으로 먼저 오릅니다.
오늘은 금불정만 보고 내일 아침에 다른 곳에 오르려고 계획했지만, 그냥 계획으로 끝난 계획이 되어 버렸습니다.
세상을 살며 내가 세상일을 선택한다 생각했지만, 세상이 나를 선택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금불정은 우리가 입구로부터 숙소로 걸어들어오며 오른쪽으로 정상이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이곳 금불정은 진컹 다랑논의 뷰 포인트 세 곳 중 넘버 3입니다.
버스에서 마을을 향해 들어가며 오른쪽이 금불정이며 가운데가 2번이고 그리고 왼쪽이 1번으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 2. 3으로 번호를 붙여놓았습니다.
1. 2번은 연결되어 있어 한 번 오르면 두 군데를 모두 볼 수 있고 3번 금불정은 따로 떨어져 있습니다.
오후 시간이라 시간이 적게 걸리는 금불정만 보고 내려오렵니다.
다랑논으로 오르는 길은 모두 돌을 깔아 석판로(石板路)를 만들어 놓아 비가 와도 불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길이 아닙니까?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 웬 서양인 두 명이 내려옵니다.
그 중 한 명이 우리 부부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군요.
"니 하오"랍니다.
당연히 그들을 세웠지요.
우리 부부는 중국인이 아니고 한국에서 왔다고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바로 선체로 교육 들어갑니다.
그리고 한국을 와봤느냐고 물었더니 아니랍니다.
다음에 한국을 꼭 오라고 하니 그 녀석이 우리 부부에게 역공을 들어옵니다.
에스파냐를 와 봤느냐고요. 우리 부부는 아직 그곳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랬더니 만약 바르셀로나를 온다면 자기에게 연락하랍니다.
대뜸 수첩을 달라고 하더니 자기 이메일에 전화번호까지 적어 줍니다.
스페인 사람이 정열적이라고 하더니만, 성질 한 번 급합니다.
'카를로스 산체스'와 그의 친구 '요셉'이라는 사람을 만나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졸지에 구경하러 가게 생겼습니다.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토란을 씻고 있습니다.
물의 낙차를 이용해 바구니에 담아두면 소쿠리에 부딪히며 저절로 껍질마저 벗겨집니다.
생활의 지혜란 이렇게 깊은 산중에 있는 다랑논 사이로 흐르는 도랑에서도 이용됩니다.
이제 경사가 시작되네요.
경관대로 올라가는 모든 길은 이렇게 돌을 깔아 다니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중국을 여행하다 보니 아무리 시골이라도 대부분 돌로 길을 포장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작은 풍우교도 건넙니다.
오르내리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군요.
논 사이로 만들어진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올라갑니다.
길가에 들꽃도 피어 퍽퍽한 산행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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