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여행 25일째
오늘은 자오싱에서 출발해 우선 산지앙으로 가서 산지앙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마안짜이라는 마을로 갑니다.
산지앙으로 가는 첫차는 자오싱에서는 출발하는 버스 편이 없어 리핑에서 자오싱을 경유하여 산지앙으로 가는 버스가
첫차이다 보니까 9시 20분이나 되어서 출발합니다.
9시 20분에 출발한 버스는 3시간 만인 12시 20분에 산지앙 하동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산지앙은 큰 강이 도시를 동서로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한곳은 하동(河東)이라 부르고 다른 곳은 당연히 하서(河西)라고 한다는군요.
그런데 터미널 앞에는 청양마안짜이라는 푯말을 든 사람이 많습니다.
미니버스입니다.
그러나 미니버스 말고 시외버스는 이곳 하동 터미널에는 없고 강을 건너 하서 터미널에서만 출발한답니다.
우선 다음에 이동할 롱성으로 가는 버스 편을 확인하고 천천히 걸어 일부러 다리를 건넙니다.
다리이름이 고의교(古宜橋)라고 되어 있군요.
워낙 다리가 오래되어 노후화가 무척 심합니다.
다리를 건너면 끝에 삼거리가 있고 그 앞에 하서터미널이 있습니다.
터미널을 확인하고 그 부근에서 밥을 먹습니다.
배낭을 멘 우리 부부를 보고 미니버스 대부분은 창양치아오(程陽橋)라고 쓴 간판을 내보이며 타라고 합니다.
우리가 중국 글을 읽는다고 어찌 알고 그런답니까?
등산복만 입으면 모두 청양 풍우교를 간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위의 사진처럼 생긴 미니버스형 택시도 많고 그냥 영업하는 자가용도 많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터미널에 들어가 보니 방금 버스가 출발해버려 한참을 기다려야 하네요.
그래서 큰길로 나와 6원/1인에 미니버스를 타고 마안짜이로 들어갑니다.
마안짜이까지 요금은 시외버스나 미니 버스나 같습니다.
버스를 타려면, 린시(임계:林溪)로 가는 버스를 타면 청양마안짜이를 거쳐 가기 때문에 린시행 버스를 타야 합니다.
시간표에 보니까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17시 30분까지 30분에 한 대씩 출발하는군요.
우리를 태운 미니버스는 우리 부부만 태우고 청양마안짜이로 갑니다.
중간에 산지앙 기차역으로 가는 갈림길이 보입니다.
아래 지도를 보시면 기찻길이 산지앙의 왼쪽으로 다니기에 기차역은 시내가 아니고 외곽에 있어 불편합니다.
우선 청양이 어느 구석에 박혀있으며 산지앙에서 어느 방향인가부터 알아봅니다.
우리 여행의 대부분은 구이저우 성을 돌아다녔습니다.
처음 출발을 광동 성 광저우에서 출발해 광시의 난닝으로 넘어가며 시작된 여행이 이제 한 바퀴를 돌아 다시 광시 성으로 왔네요.
청양은 구이저우 성이 아니고 광시 성이라고 합니다.
미니버스는 청양치아오(程陽橋) 경구라는 현판이 걸린 대문 입구에 세우고 사진을 찍으라고 합니다.
왼편에 보이는 차를 관심있게 보세요.
이곳에 진을 치고 문표를 저렴하게 파는 마을 사람입니다.
사진 한 장 찍고 들어오니 자기 집이 마안짜이인데 마을로 들어가는 입장료가 60원이며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문표를
두 장에 30원에 팔겠다고 합니다.
반에 반값이 아닙니까?
당장 그러마 하고 대답했습니다.
여기서 잘 알아두어야 하는 게 바로 두 장에 30원이라는 말입니다.
미리 수첩에 적어서 확인을 받아두는 게 제일 확실합니다.
우리를 태운 미니버스는 사진에 보던 세계 제일의 풍우교라는 청양 영제교를 조금 못미처 차가 다니는 풍우교처럼 생긴
다리를 건너 마을 안으로 들어갑니다.
아마도 이 길은 마을 사람만 이용하기에 지키는 사람이 없나 봅니다.
버스는 마을 안까지 들어와 내리는데 말이 조금 전과는 당장 바뀝니다.
두 장에 30원이 마을 안에 들어와서는 한 장에 30원이라고요.
중국인의 상술이란...
풋~ 재미있는 친구군요?
"자네! 내게 웃자고 한 소리지? 그렇지?"
"왜 이래! 佳人 한국사람이야~"
물론 한 장에 30원이라도 반값이지만, 금방 말을 바꾸는 사람은 밉습니다.
처음 약속대로 두 장에 30원에 줄려면 주고 아니면 우리 부부는 풍우교를 보았으니 그냥 산지앙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요.
이러면 승부가 그 자리에서 바로 났잖아요.
한국인에게 이기지도 못할 싸움을 중국인이 까불고 걸어왔습니다.
사실 이곳에 오는 사람 대부분이 풍우교를 보러 오는 것이고 풍우교는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기에 그냥 무료로 봅니다.
두 장에 30원 주고 표는 꼭 받아두었지요.
표를 살펴보니 날짜가 하루 지난 표였습니다.
동네사람들이 관리자와 짜고 하루 지난 표를 조직적으로 돌리나 봅니다.
그래도 표는 2일간 유효하기에 별 문제가 없었고 나중에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불심검문처럼 표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러기에 마을 안에 들어왔다고 표를 안 받아도 된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어요.
문표가 60원이면 사실 무척 비싼 편입니다.
시지앙도 60원이었지만, 볼 게 시지앙이 더 많고 규모도 컸으니까요.
산지앙에서 1시 20분에 출발해 30분 걸린 1시 50분에 마을 안에 도착했습니다.
청양 마안짜이(정양마안채:程陽馬鞍寨)는 린시로 이어지는 골짜기에 살아가는 여러 개의 동족 마을 중 한 곳입니다.
위의 지도에서 보면 제일 아래에 있는 마을이 마안짜이 입니다.
마을에 대한 첫 느낌은 무척 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이 마을을 한 번 감싸 안아주고 돌아 나갑니다.
마안(馬鞍)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말 안장입니다.
마을 모양이 마치 말 안장처럼 생겼다고 하여 마안짜이라고 이름 지었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찍은 사진을 모셔왔습니다.
가만히 보면 정말 말 안장처럼 생겼습니다.
오토바이나 자전거 안장도 사실 이렇게 생겼지만, 오토바이 안장마을이나 자전거 안장마을이라고 하면 폼이 나지 않지요?
관광객 대부분은 청양을 갈 때 중국에서 가장 큰 풍우교를 보기 위함입니다.
사실 제일 볼만한 게 풍우교가 맞습니다.
규모가 대단히 위압적이고 모양도 멋집니다.
이 풍우교가 1916년에 만들었다고 하니 이제 100년이 되어갑니다.
100년 전에 이런 건축물을 못을 사용하지 않고 돌을 쌓고 그 위에 만들었다고 하니 동족의 건축술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풍우교는 정말 대단합니다.
그 위용에 압도당할 정도입니다.
과연 동족이 자랑할만한 최고의 건축물이 청양 영제교라는 풍우교 입니다.
그러나 그곳으로 들어가면 마안짜이라는 마을을 만납니다.
마안짜이부터 7개의 동족마을이 뒤로 더 있지만, 대부분 관광객은 마안짜이에 머물게 되지요.
물론 속소가 마안짜이 마을에만 있으니까요.
그러나 대부분 관광객은 풍우교만 바라보고 돌아서거나 매일 마을에서 공연하는 순박한 학예회 수준의 율동만 보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난다고 하네요.
마안짜이에서 핑짜이로 건너가는 다리 위에는 위의 사진처럼 동족이 자랑하는 큰 북이 풍우교 오른쪽 끝에 있습니다.
허롱치아오(합룡교:合龍橋)라는 풍우교 안에는 사당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았던 풍우교 안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풍우교는 그냥 건너다니는 다리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마을과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안녕과 행복을 위해
빌고 싶은 곳을 마련해 놓고 지나다니며 언제나 빌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그 풍우교에서 왔던 길을 바라보면 바로 우리 부부가 묵었던 숙소가 보입니다.
마안짜이 마을을 지나 제일 끝까지 오면 강이 흐르고 그 앞에 4층 목조건물입니다.
건너편을 바라봅니다.
엔짜이라는 마을입니다.
마을 가운데 고루가 마을을 굽어보고 있습니다.
동족의 마을임을 멀리서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옌짜이 마을로 갑니다.
우리 부부는 이런 산책을 좋아합니다.
그냥 기웃거리며 눈이라도 마주치면, "니하오, 안녕하세요."로 인사를 하고 다닙니다.
마을 지붕에 위성 안테나가 보입니다.
제가 뭐라 했습니까?
동족의 고루는 옛날 아주 오랜 옛날 외계인이 우주선을 타고 내려왔을 때 그 우주선을 보고 만든 모습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우주와 소통하기 위해 접시 안테나를 지붕에 달아놓았습니다.
이런 골목길을 걷는다는 일은 전혀 돈이 들지 않고 사람 사는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 좋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행은 논둑길을 따라 마을을 순례하듯 트레킹을 하기도 합니다.
마안짜이 마을을 출발해 옌짜이로 건너가 핑짜이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가 일반적인 트레킹 코스라 한다는군요.
마을 길에는 곳곳에 이렇게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잃을 염려 또한 없습니다.
엔짜이에 있는 고루는 마안짜이 고루보다 더 크고 웅장합니다.
지금까지 보고 온 고루 중 최고입니다.
비록 풍우교가 마안짜이에 비하여 크지 않기에 이인자로 밀려 버렸습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강의 크기가 작으니 풍우교가 작을 수밖에요.
그래서 고루 만큼은 마안짜이보다 더 높고 크게 만들었나 봅니다.
옌짜이 마을에서 이 골목에서 일인자 자리를 누리고 있는 마안짜이 마을을 바라봅니다.
이곳에 가시면, 무조건 산책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무척 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네... 조상이 처음 마을을 세울 때 만든 우물이 이곳도 있습니다.
이 우물은 아직도 중요하게 사용 중입니다.
지붕까지 만들어 놓았습니다.
무척 정겨운 모습입니다.
지나가는 나그네도 물을 마실 수 있게 표주박도 있고 플라스틱 바가지도 있습니다.
그러나 佳人의 눈에는 대나무로 만든 물컵에 자꾸 눈이 갑니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만난 사람입니다.
먀오족 장신구를 걸친 관광객인 듯...
옷을 입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귀여워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그랬더니 두 사람이 달려와 함께 "김치~"했습니다.
그냥 무작정 돌아다니는 겁니다.
그게 바로 여행이 아닐까요?
아주 오래된 골목길도 들어가 봅니다.
집 모양이 금방 허물어질 것 같은 모습이지만, 이렇게 조상 대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 세대가 물려받아 또 이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그게 우리 삶이 아닐까요?
마을 잔치라도 하나요?
마을 사람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군요.
원래 동족의 잔치 모습을 백가연(百家宴)이라고 부릅니다.
백가연(百家宴)이란 집집이 음식을 장만해 마을 가운데 긴 식탁을 놓아
그 위에 가져온 음식을 모두 올려놓고 함께 즐기는 일을 말합니다.
뭐 동족뿐 아니라 이 근방에 사는 모든 소수민족이 마을 자체가 연대감이 강해 그렇게 먹고 마십니다.
그 이유는 워낙 교통이 불편하고 서로간 왕래가 없어 마을 자체가 하나의 성씨로 이루어졌기에 그렇게 함으로
가족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간 에 더욱 결속을 단단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겠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마을을 돌아보다 보면 여자 대부분은 결혼 여부를 떠나 모두 손에 슬리퍼를 들고 수를 놓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결혼한 사람은 가족에게 신기려고 모두 예쁜 수를 놓고 있습니다.
비단 이곳만 아니라 중국을 다니다 보면 여자 대부분은 여행 중에도 손에서 뜨개질을 멈추지 않고 하더군요.
공연장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며, 여행 중에 버스 안에서도....
그러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또 그보다 많은 남녀가 아무 곳에서나 마작이나 즈파이라는 놀음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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