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오지를 구이저우(귀주:貴州)라고 한다지요?

그러나 구이저우 중에도 또 오지라고 부르는 곳이 첸동난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지금은 이곳도 오지가 아닙니다.

그냥 사람 사는 동네입니다.

예전에는 소수민족을 만나러 가는 입구인 카이리에서 이 방향으로 광시성으로 이어지는 길이 오지였으며

교통이 불편하고 어쩌구저쩌구...

그러나 지금은 도로 대부분이 공사 중입니다.

그냥 사람 만나러 가는 길이 되어버렸습니다.

동족의 자랑인 고루와 화교...

풍우교인 화교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가렵니다.

아마도 이 그림만 보아도 동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농사짓고 물고기 잡고...옷감을 염색하여 다듬잇돌에다 두드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불 위에다 생선 굽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소싸움도 즐겼던 모양입니다.

전투장면입니까? 아니면, 악기 연주 모습입니까.

좌우가 같은 대형입니다.

악기 연주 장면이라고 생각하렵니다.

실제 이들의 연주 모습을 보면 루성이라는 대나무로 만든 악기를 그림처럼 땅에 대고 불기도 합니다.

강강술래라는 우리 전통 놀이와 같은 모습입니다.

밤에 모닥불을 피우고 그 주위를 손을 잡고 돌며 즐깁니다.

왼쪽의 마을 노인은 장죽에 담배 피우고 오른쪽에서는 악기를 연주하며 흥을 돋우고 있습니다.

남녀의 자세가 어깨도 잡고 손도 잡고 너무 밀착되어 있군요?

동족은 남녀의 만남을 부모가 있는 장소에서 하였답니다.

그러나 남녀의 사랑은 이렇게 부모 감시 아래서만 이루어 진다는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누구보다 부모 자신이 잘 아실텐데요. 뭘...

사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루어진다가 정답입니다.

대관인(抬官人)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구요?

나리를 두 사람이 맞들고 가는 일이 여민동락이랍니다.

이게 어디 공평한 게임입니까?

관인은 선글라스를 쓰고 거들먹거리고 런민은 나리를 의자에 모시고 가는 게 여민동락입니까?

중국 공산당은 이게 평등하다고 생각하는가 봅니다.

행차하시는 데 뒤에서 악기까지 연주하고 따릅니다.

물레를 돌리고 베틀로 옷감짜고...

루성이라는 악기 합주입니다.

너무 과장한 나머지 허리 부러지겠습니다.

이 장면은 결혼식 장면과 피로연처럼 생각되었습니다.

동족대가(侗族大歌)라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왼쪽은 여자고 오른쪽은 남자입니다.

남녀가 모여 악기없이 순수히 목소리로만 노래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티엔라이지인(천뢰지음:天籁之音)이라고 하는 데 목소리가 맑고 높아 마치 하늘의 소리처럼 들린다 합니다.

이 그림은 동족의 전통 중 하나인 행가좌야(行歌坐夜)라는 것입니다.

밤에 총각이 처녀의 집을 방문하고 처녀 부모의 감시아래 비파를 연주하며 구애행위를 하는 모습입니다.

악기 연주까지 하며 생음악으로 분위기를 업 시켜주면 없던 정도 생기잖아요.

동(侗)족도 먀오족처럼 가무를 즐기는 민족인가 봅니다.

시지앙 치엔후먀오짜이라는 마을이 산골짜기에 있다면 이곳 자오싱은 산 아래 둘러싸여 있는 모습입니다.

자오싱은 동족 마을 중 고루가 제일 많이 있기에 고루지향(鼓樓之鄕)이라고 한답니다.

자오싱(조흥:肇興)이라는 말 자체에서도 흥이 저절로 생긴다 하니 많은 사람이 들리는 곳인가 봅니다.

화교는 도서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동족의 생활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도서관 말입니다.

리투안(예단:禮團)입니다.

13층으로 이루어졌으며 높이가 21.37m로 두 번째로 높습니다.

1.2층은 4각형이고 3층 이상은 8각형으로 만들었습니다.

신투안(신단:信團)은 11층으로 이루어졌으며 고루는 모두 8각형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24.37m로 다섯 개의 고루 중 가장 높습니다.

고루는 모두 같다는 생각은 틀렸습니다.

같은 마을 안에 있는 고루 조차도 이렇게 높이나 모양이 모두 다릅니다.

지투안(지단:智團)은 9층으로 높이가 가장 낮은 16.27m입니다.

다른 고루에 비해 정상이 4각형이고 아래는 8각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고루의 이름을 仁, 義, 禮, 智, 信으로 이름 지었습니다.

이제 지도를 보고 우물을 찾아봅니다.

수웨이징(수정:水井)이라고 동그라미로 표기했습니다.

몇 군데만 사진으로 보시죠?

그래서 이곳 자오싱만 아니라 동(侗)족이 모여 사는 동네는 어디든지 우물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동(侗)족마을을 찾아볼 때는 제일 먼저 우물을 보아야 합니다.

우물이 바로 동족의 근거 이유이니까요.

이곳은 외부인의 접근을 아예 막아버렸습니다.

우물은 동족의 신앙인 듯합니다.

이제 고루에 대하여 알아봅니다.

고루는 8개의 나무기둥으로 지어졌고

고루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아래 사진처럼 사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사다리를 타고 고루 천장으로 올라가면 그 위에는 북을 보관하였기에 이 탑을 Drum tower인 고루(鼓樓)라 한답니다. 

동(侗)족의 상징은 고루입니다.

고루를 만들 때 그 흔한 못 하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무로 만든 쐬기조차도 박지 않고 오로지 홈을 파서 끼워 맞추기로만 짓는다고 합니다.

고루의 바닥은 아란석(鵝卵石)이라는 거위 알처럼 생긴 돌로 장식했고 반드시 나무로 만든 용이 있어야 합니다.

동족의 용머리 사랑은 이미 리핑이라는 마을에서 기둥마다 용머리를 달아 놓은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고루는 마을의 중심점이며 상징입니다.

고루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고 규약을 만들고 공회당이며 회의 장소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조상에 대한 공경의 의미입니다.

고루는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짓는다고 자랑합니다.

뭐 그거 별거 아닙니다.

옛날에 못이 어디 있었습니까?

짜맞추기 방식으로 지으면 쉽게 지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그렇게 가구도 만들고 집도 짓습니다.

그러나 높이를 보면 "어쭈! 제법인데?"라는 말이 나오기는 합니다.

고루는 8개의 나무기둥으로 지어졌고 가운데는 화덕 모양으로 불을 때게 되어 있습니다.

고루의 재질은 이 지방의 나무인 삼나무로 만들었습니다.

고루의 지붕은 낭창하고 지붕 위에 지붕 있고 지붕 밑에 지붕이 있습니다.

그 지붕마다 그림을 그려 그들의 살아왔던 모습도 그리고 멋을 부렸습니다.

마을이 시작될 때 우선 우물을 파고 건축물을 짓는 게 바로 고루입니다.

동족은 고루이고 고루가 동족입니다.

바닥을 다산을 상징하는 물고기와 연꽃으로 장식하여 놓았습니다.

고루 바닥에는 이렇게 바닥 돌에다 아름다운 조각을 하였습니다.

이제 마을 구경을 떠날까요?

개천 길에는 이렇게 비를 맞지 않고도 다닐 수 있는 풍우교처럼 주랑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2층을 조금 넓게 사용할 수 있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비도 피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천을 건너는 다리는 풍우교라 하지만 자오싱에서는 화치아오(화교:花橋)라고 부르더군요.

다리 안에 그림으로 그려놓아 그렇게 부르나 봅니다.

숙소 주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떤 경우에 화교라 부르고 또 어떤 모습을 풍우교라고 부르느냐고요.

그냥 웃더군요.

작은 다리는 화치아오고 큰 다리는 풍우교라고 한다며.... 헐~

佳人이 알면 다치기라도 하나요?

얼버무리고 말더군요.

나중에 다른 마을에 가서 물어보니 그냥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풍수교(風水橋)라고도 하고 복교(福橋)라고도 한다는군요.

우물이 있다는 산 중턱으로 올라갔습니다.

마침 밭에서 노는 아이들이 있기에 수웨이징(水井)을 물어보니 친절하게도 앞장을 서서 우물까지 데려다 줍니다.

그곳에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찍은 마을 전경입니다.

마을 골목을 돌아봅니다.

모든 골목에는 Tourist path라는 이정표를 붙여놓아 길을 따라 마을 골목을 돌아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가스불을 이용해 고기를 굽나요?

마을 아이들이 고루 앞에 있는 난간에 앉아 있습니다.

고루 옆에는 대부분 물 웅덩이가 있습니다.

화재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습도 조절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고루가 건조해져 쉽게 변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또 늘상 주민이 모여 있는 곳이라 시원하기도 하겠죠. 

어른들이 무슨 게임을 하나 봅니다.

지금까지 어른들은 모두 마작이나 즈파이(자패:字牌)라고 하는 종이로 만든 노름과 같은 놀이를 하는지 알았는데...

놀이하는 사람이나 구경꾼이나 무척 진지한 모습입니다. 

이게 우리 어렸을 때 놀던 고누놀이 아닙니까?

우리는 아이들이 하는 놀이고 중국은 어른이 하는 놀이라는 점이 다른가요?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놀이 하는 아이가 없지요.

그놈의 컴퓨터 오락이 아이들 놀이마저 없애버렸습니다.

화교의 의자에 보면 아예 고누놀이 그림을 칼로 깊게 파놓았습니다.

전통 옷을 다듬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드려야 옷감이 부드럽고 질겨진다고 하네요.

우리의 다듬이와는 조금 다릅니다.

무식하게 생긴 해머처럼 생긴 나무 방망이로 두드립니다.

염색하고 말리고를 반복합니다.

옷감을 이렇게 염색하고 말리기를 여러 차례 하면 처음 염색했을 때 색깔이 흰색에서 푸른 색으로 변하고

이런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 검은 청색으로 된다고 합니다.

주로 남자의 옷은 이런 옷감으로 만드나 봅니다.

개천가 좁은 길에서 아이들이 구슬치기합니다.

우리 어린 시절에 많이 한 놀이지만, 지금은 구슬치기하는 아이들을 보기 어렵습니다.

물에서 튜브를 띄우고 물놀이를 합니다.

튜브 가운데에다 플라스틱 대야를 넣어 빠지지 않게 해 놓았습니다.

사진상으로는 물이 깨끗해 보이지만, 사실 냄새도 나고 더러운 물입니다. 

아직 이곳은 아이들이 컴퓨터 오락을 모르나 봅니다.

주로 우리 어린 시절에 하던 자연적인 기구로 하는 놀이를 주로 하나

이제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모두 집안에서 컴퓨터 오락하느라 코빼기도 보이지 않겠지요?

우리의 디딜방아와 같은 방아입니다.

길가에 두어 동네 사람이 자유롭게 공동으로 이용하나 봅니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골목마다 기웃거리며 간섭하고 돌아다니며 마을 구경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다니는 일이 즐겁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비록 멀리 떨어져 있고 중국의 오지라는 마을이지만 돌아보다 보면 우리도 깜짝 놀랄 모습을 보게 됩니다.

사람 사는 모습은 나라가 다르고 왕래조차 없었다 하더라도 마치 이웃이 사는 것처럼 비슷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