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오기 전에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고성입니다.
뭐... 지금 잠에서 깨어난 도시인 진핑도 듣지 못한 곳인데요. 뭘~
지난밤 숙소 여주인과 필담을 나누던 중 이곳을 소개받았고 리핑 가는 길에 들렸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하네요.
그러나 버스가 잘 다니지 않는 길이라 사실 고생했습니다.
왜 알려지지 않은 곳인지 교통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침에 터미널에 들려 봅니다.
이 작은 마을도 터미널이 두 개입니다.
어제 내린 이곳은 북에서 내려오는 버스를 위한 터미널이고 지은 지 얼마 돼지 않은 깨끗한 곳입니다.
남으로 내려가는 버스가 서는 터미널은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중국은 버스 터미널을 분산시켜 시내 진입을 사전에 막아놓은 듯합니다.
워낙 교통문제가 심각하기에 시내를 관통시키면 혼잡을 가져오기에 그리하는 가 봅니다.
그러나 작은 도시에서까지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처럼 계속 이동하는 여행자에게는 한 도시에 도착해 버스 터미널 찾아가는 일도 큰일입니다.
우선 오늘 우리 부부가 가야 할 곳의 지도를 살펴봅니다.
북의 진핑에서 남쪽에 있는 리핑까지 가는 길이 두 갈래 길입니다.
오른쪽에 표시된 길이 버스가 주로 다니는 길로 길이 평탄하고 짧은 길이라 합니다.
왼편에 있는 롱리꾸청이 있는 길은 롱리까지는 진핑에서 미니버스가 수시로 다니지만, 롱리꾸정에서는 리핑가는 버스가
몇 시간에 한 대 정도만 운행합니다.
그 이유는 롱리시앙이라는 마을은 진핑현에 속한 곳이라 리핑과는 시내버스가 없고 통과하는 버스만 간혹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가야 할 곳은 강 건너 있는 터미널로 가야 한다네요.
강 이름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적어달라고 했습니다.
딴핑지앙(담평강:淡平江)이라고 하네요.
아마도 옛날에는 무척 맑은 물이 흘렀나 봅니다.
지금은 濁平江으로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갑니다.
멀리 상류 쪽에 커다란 다리가 풍우교 모습으로 건설 중입니다.
이 마을은 먀오족 마을인데 왜 풍우교가 세워지지요?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다리만 튼튼하면 되지요.
터미널은 낡았고 무척 작습니다.
아침으로 터미널 입구에서 만두와 죽을 먹습니다.
아마도 이 터미널이 원래 진핑에 있던 터미널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진핑에서 남쪽으로 오가는 버스만 정차하는 듯합니다.
그러니 이 버스 터미널은 남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하고 출발하는 터미널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지인 자오싱으로 가는 버스는 없습니다.
리핑으로 가 그곳에서 자오싱 가는 버스가 있다고 갈아타라고 하네요.
리핑까지 83km이고 롱리까지는 45km이니 중간 정도에 있는 고성인가 봅니다.
버스 요금도 리핑까지는 25원이고 롱리는 12원입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우리는 모든 버스가 롱리고성을 지나 리핑으로 간다고 생각했기에 중간에서 내려 구경하다
다시 리핑가는 버스를 쉽게 탈 수 있다고 믿고 있었기에 대강의 시간만 알아보았습니다.
여기서 리핑가는 버스는 매 시간마다 있고 오후에는 30분마다 한 대씩 있다고 확인했으니까요.
아침 8시 40분 롱리고성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탑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작은 버스입니다.
버스는 비포장길을 달립니다.
중간에 지나는 작은 마을에서는 오늘이 장날인가 봅니다.
많은 소수민족이 나와 장을 봅니다.
장이 서는 모습은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강을 따라 길을 가는데 물이 조금 많으면 댐을 막아 발전을 하고 물이 적은 곳은 보를 막아 물고기 양식을 합니다.
중국의 내륙지방에서 바닷물고기를 구경할 수 없기에 대부분 강에서는 물고기 양식을 하나 봅니다.
이 또한 삶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나라는 보를 막고 댐을 만든다면, 또 난리가 나겠지요?
롱리고성은 리핑(黎平)과 진핑(錦屛)사이에 있는 작은 고성으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곳입니다.
리핑과 진핑사이를 오가는 길이 두 군데입니다.
그러다 보니 버스 대부분이 비포장이고 돌아가는 이 고성을 지나지 않고 빠르고 좋은 길로만 다니기에
일부러 찾아가기 전에는 이곳을 들리기가 어렵습니다.
이 고성도 자그마한 성으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아직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마을입니다.
먀오족의 봉기를 막기 위해 명대에 만든 한족의 둔보마을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위의 소수민족 사이에 유일하게 한족이 살아가기에 마을 사람은 서로 끈끈하게 연대하여 버텨왔습니다.
10시 10분에 롱리고성에 도착했습니다.
진핑에서 롱리까지 45km로 1시간 30분 걸렸으니 시속 30km로 달려왔네요.
이제 고성 안으로 들어가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성문을 통과해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아주 튼튼하게 성을 지어 알콩달콩 성 안에서 한족인 자기들끼리 잘 먹고 잘 살아왔던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