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人과 함께하는 여행 이야기가 너무 지루하시죠?
이럴 때는 그냥 사진만 보세요.
이곳 씽핑의 풍경은 그냥 사진만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앗! 위의 사진은 그림입니다.
당신! 지난밤 꿈에서 천국을 보았나요?
행복한 꿈이라도 꾸셨나요?
사람들은 천국을 먼 곳에서만 찾으려고 하다보니 쉽게 찾지 못한답니다.
사실, 천국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지니고 살아간답니다.
우리 오늘 세상만사 다 잊어버리고 물결 따라 다녀봅시다.
이런 곳에서 아름다운 음악이라도 들으며 간다는 것은 마치 천국을 산보하는 것과 같은 느낌일 거예요.
천국이 아무리 좋아도 이런 기분 이상은 아닐 겁니다.
당신!
佳人에게 손을 내밀어 보세요.
당신을 천국으로 인도할게요.
우리 부부는 사실 5년 전 여행사 단체여행을 따라와 꾸이린 시내구경을 하고 관암동굴과 그 부근의 리지앙에서
배를 잠시 탄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곳이 그리 큰 놀라움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그때는 동서남북도 구별하지 못하고 따라다녔기에..
이번에는 제대로 우리 부부 둘만의 구경을 해보렵니다.
사실 山水의 풍경은 관암동굴 부근보다 이곳이 훨씬 빼어납니다.
아니? 지금 전투에 나갑니까?
조조가 적벽으로 출전명령이라도 내렸나요?
무지하게 많이 출발합니다.
놀잇배도 전투적으로 출발합니다.
대나무 모양의 플리스틱 배에 장대 끝에 손바닥보다 작은 모터 하나 달고 요란스럽게 출전(?) 합니다.
어젯밤 늦게까지 한국어 공부를 하는 젊은이와 함께 강변에 있는 정자에 앉아 있었더니 몸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날씨도 쌀쌀했거니와 돌로 된 의자에 오랜 시간 앉아있었더니...
씽핑에서 배나 타며 기분전환이라도 하고 나면 좋아지겠지요?
리지앙(이강:漓江)유람은 계림지역 여행의 최고 백미라고들 하지요.
이곳 풍경은 나이 든 한국인에게는 무척 낯익은 모습입니다.
그 이유는 어렸을 때 이발소에 가면 꼭 이런 그림이 몇 점은 걸려 있었습니다.
리지앙을 따라 배를 타고 바라보는 풍광은 꾸이린 산수 중에 으뜸이라 합니다.
보세요~ 산수풍경이 신선이나 살 곳처럼 생각되지 않습니까?
우리 부부는 양수오에서 씽핑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 그곳에서 배를 타고 꾸이린 방향으로 올라가다
찌어우마화샨(구마화산:九馬畵山)이라는 곳까지만 갔다가 돌아올 예정입니다.
사실 양디라는 곳까지 더 가보아야 처음에는 "와~" 하겠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그게 그 풍경이 될 터이니까요.
자... 오늘 우리 함께 신선이나 되어 보죠 뭐~
예전에 미국의 클린턴이 이곳에 와서 뭐라고 했답니다.
물론 영어로 말을 했을 겁니다.
"가끔 동양화를 보면 상상 속의 그림으로 생각되었는데, 바로 이곳이로군요!"
네 맞습니다. 이곳입니다.
씽핑도 들리고 여기서 가까운 어촌이라는 작은 마을도 들렸다는군요.
르윈스키는 함께 오지 않았겠죠?
그리고 부인인 힐러리에게 양수오에서 가마우지를 이용하여 고기 잡는 어부를 보고
"당신 나와 결혼하지 않고 저 남자와 결혼했으면 지금 이곳에서 고기 잡는 어부의 부인이 되었을 거야~"라고 농을 건넸답니다.
힐러리도 한 입 하는 여자잖아요.
그녀가 하는 말이 "만약 당신 말대로 저 어부와 결혼했더라면 저 어부는 지금쯤 중국의 지도자가 되어 있겠지요."라는
유머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헐!
두 사람이 이런 농을 주고 받았더라도 귓속말로 영어로 소곤거리며 했을 테니까요.
배낭여행자가 걷지 않고 배를 타고 호사를 부린다는 것이 죄를 짓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 이 시간 만큼은 즐기렵니다.
여행의 막바지에 오면 심신이 피곤해집니다.
조금은 쉽고 편한 길을 찾아가게 됩니다.
더군다나 우리처럼 연식이 오래된 부부에게는 말입니다.
여행의 막바지에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 했습니다.
씽핑에서는 튀는 물방울도 조심해야 합니다.
배를 타자마자 젊은 사공은 돈부터 달랍니다.
이거 그대로 먼저 주면 돌아오는 길에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출발한 그곳으로 데려다 주면 주겠다고 했지요.
자기도 싱거웠던지 싱긋 웃데요.
그리고 뱃삯 흥정을 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고 하네요.
우리 부부가 청양 마안짜이에서 당할 뻔 한 일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오늘처럼 40원에 다녀오기로 하고 돌아와서는 한 사람에 40원이라고 두 사람이 갔으니 80원을 달라고 하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곳이 그들의 홈그라운드가 아니겠어요?
똥개도 자기 동네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하잖아요.
이런 일을 당하면 황당합니다.
기분마저 더럽습니다.
그러니 우리 같은 초보는 늘 수첩에 40元/2人이러고 쓰고 그에게 보여주고 다시 확인하고 출발합니다.
번거로워도 어쩝니까?
내 여행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해야 합니다.
왜?
나는 소중하니까~
더군다나 타국에 와 상처받으면 속상하니까~
이렇게 가볍게 사공의 기선을 제압하고 전투에 임합니다.
10시 20분 배는 강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나무 모양의 플라스틱으로 만든 배입니다.
엔진 소리가 요란합니다.
앞에도 옆에도 그리고 뒤에도...
20분 정도 달렸나요?
왼쪽 산에 암벽에 허연 것이 보이고 젊은 친구는 우리 부부에게 찌어우마화샨(구마화산:九馬畵山)이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산에 나무가 자라지 않는 부분에 뭔가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어린애입니까?
그 산이 바라보이는 곳에는 작은 섬이 만들어져 있고 그 위에는 대부분 배가 서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배에서 내려 기념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대부분 배들은 이곳까지 왔다가 돌아갑니다.
저게 말입니까?
말이 된다고 하는 말입니까?
여우라면 몰라도...
너는 이게 말이라고 하면 말이 되니?
말 같은 말을 해야 내가 네 말을 믿지...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내게 하면 내가 어찌 저게 말이라는 네 말을 맞는 말이라고 믿겠니?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말이 달리는 흉내를 내며 "쩌우쩌우~"라고 하며 손가락을 9개를 폈지요.
佳人이 아는 말 몇 마디 중에 하나가 쩌우쩌우입니다.
만약 저 산에 저게 말이 아니면 뱃사공을 배에서 내리게 하고 물 위를 말타고 걸어 따라 오라고 할까 봐요.
이곳에서 우리처럼 어수룩하게 당하면 그냥 여기까지 왔다가 돌아간다는 말이잖아요.
보세요~ 그곳을 지나니 더는 달리는 배가 별로 없습니다.
귀여운 녀석..
그 젊은이도 자기 의도가 들킨 게 부끄러웠던지 빙긋 웃고는 배 방향을 상류 방향으로 돌려 더 올라갑니다.
10분 정도 더 가니 그곳에 바로 암벽에 그린 그림처럼 말 모양이 선명한 곳이 나타납니다.
그곳 모래톱에 배를 세우고 내려 다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니 그곳에 있던 사진사를 불러 다시 한 번 구마화산임을 확인시킵니다.
혹시 이곳을 가실 분이 있으시다면 이 사진에 보이는 말이 있는 곳이 구마화산임을 확인하시고 가세요.
말 그림으로 보이시나요?
아홉 마리 맞습니까?
일단 배에서 내립니다.
이미 배는 섬에다 세웠습니다.
아까 거짓말 때문에 배에서 내려 그곳에 있던 사진사에게 사진을 빌려 아홉 마리의 말이 그려진
구마화산이라고 열심히 확인시켜줍니다.
그래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지 이번에는 그곳에 영업하던 사진사를 불러와 둘이서 설명하며
믿어달라고 합니다.
푸 하하하~
그래서 가까이 배를 더 가라고 했지요.
원래 여기까지만이라고 사정합니다.
아까 거짓말한 죄가 있으니 더 가자고 졸랐더니 배를 조금 더 다가갑니다.
어수룩한 외국인에게 속이려다가 이곳 토박이가 아주 혼이 납니다.
이제 가까이 배를 댑니다.
"자~ 지금부터 네가 세어 봐라."
아홉 마리가 되나 안 되나...
열심히 설명합니다.
"만약 아홉 마리가 아니면 우리가 지불할 비용에서 말 숫자에 따라 빼고 줄 터이니까~" 라고 하고 싶었지만,
제가 중국어를 못하는 관계로...
제일 위에 있는 이 그림은 佳人같은 초보도 말 그림이라고 알아보겠네요.
이것도 말이라고 우겨 그러마 하고 했습니다.
이것도 또 말이랍니다.
이게 무슨 보물찾기입니까?
아니면 숨은 그림찾기입니까?
佳人이 자신 있게 아는 중국어인 이, 얼, 싼, 쓰를 소리를 내며 불러줍니다.
이번에는 말이 물속에 반은 잠겼다고 합니다.
환장하겠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목이 말랐으면 리지앙의 물을 마시러 물속에 들어갔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건기인데 우기가 되면 그 말은 익사한디는 말인가요?
"자네가 물속으로 들어가 숨은 말을 건져올리면 어떨까?" 라고 하고 싶었으나 또 중국어를 못하는 관게로...
결국, 아홉 마리는 찾지 못하자 아까 지나온 바위에 한 마리가 도망갔답니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말이 아홉 마리가 아닙니다.
희끗희끗 거리면 전부 말이라고 우기고 나는 아홉 마리가 아니라고 따지고...
그랬더니 한 마리는 물 위에 조그만 보이고, 또 다른 한 마리는 아까 지나쳤던 곳에 있고...
좌우지간 말이랍니다.
이 녀석을 확~ 그냥 보트 뒤에다 매달고 끌고 돌아갈까 봐요.
닭 잡아 먹고 오리발 내민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말 잡아 먹고 돼지족발 내민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바로 구마화산 끝자락에 손오공이 용서해달라고 두 손모아 빌고 있습니다.
뭐 원래 이름 지은 자가 이홉 마리라고 했지 이 녀석이 무슨 잘못입니까?
그냥 젊은이와 웃자고 장난했습니다.
여기서 양디라는 곳까지 더 올라가면 조금 더 지불해야 하는가 봅니다.
그러나 더 올라가 봐야 같은 그림만 나오기에 졸리지 않을까요?
이렇게 씽핑에서 한중간의 전투를 모두 승리로 이끌고 다시 회군합니다.
상나라의 후예인 장사꾼인 중국인도 한국인에게는 이길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거짓으로 우긴다고 우겨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패장은 졸리운가 보네요.
매일 하루에도 수십 번 이곳을 오르내리는데 왜 졸리지 않겠습니까?
졸음운전은 사고의 원인입니다.
자네 혹시 거짓말 한 게 미안해서 자는 척 하는 게 아니냐?
이 사람아~ 우린 한 배를 탄 게야~~
10시 50분 구마화산에사 15분 머물다 11시 5분에 다시 돌아옵니다.
11시 25분 처음 출발한 곳으로 돌아왔으니 갈 때는 30분이 걸렸고 올 때는 20분이 걸렸습니다.
물을 거슬러 가느냐 타고 가느냐에 따라 시간이 다릅니다.
비행기도 편서풍을 타고 가느냐 거슬러 가느냐에 따라 비행시간이 달라지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구마화산 가는 길은 말을 보기 위해 가는 게 아닙니다.
가는 길에 보이는 풍광을 즐기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반환점이 구마화산이었는데 어리석은 佳人은 구마화산에 너무 얽매어 말 그림 찾는 일에만 신경을 썼습니다.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佳人이 살아가는 방법이 이렇게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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