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일이 모두 마음먹은 대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데 굳이 욕심부리며 강행할 일은 아닙니다.
하늘은 가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훼방 놓기도 하잖아요.
그 이유는 무미건조하게 사는 신이 재미있게 사는 인간을 부러워하기 때문일 겁니다.
인간은 신을 닮으려 하지만, 반대로 신은 인간을 따라 하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포기할 때는 아주 빠르게 해야만 다음 일을 진행하기 쉽습니다.
자꾸 머뭇거리며 서서 뒤만 돌아보다 보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원래 다음 목적지인 양수오를 가기 위해서는 계림으로 가야 합니다.
신선도 바보가 된다는 꾸이린...
꾸이린 보다 더 멋진 산수가 있다는 양수오...
이제 우리 부부는 그곳을 향해 가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오다 아까 지나치며 보았던 큰 수차가 보였던 곳에서 내립니다.
이곳은 쯔위엔에서 새로운 관광지로 개발하는 모양입니다.
아주 오래된 고성으로 꾸며놓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상가가 분양조차 마치지 못한 곳으로 보입니다.
보행가라고 하는 곳을 걸어 들어갔다가 다시 나옵니다.
그런데 그곳은 모두 비어 있습니다.
마치 유령도시처럼 말입니다.
상가 가운데로는 수로를 만들었고 아까 입구에서 보았던 대형 수차를 통하여 개울물을 끌어 올려
이곳 수로로 흐르게 하였습니다.
그러니 인위적이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의 힘을 이용해 물을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중국을 다니다 보니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대부분 공사판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집과 상가를 짓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이렇게 비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건축 자재는 중국 때문에 가격이 치솟고 중국의 건설 시장은 앞으로 큰 곤란을 겪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제 천천히 걸어 시내 방향으로 걷습니다.
가게 안도 기웃거리고 지나가는 사람도 우두커니 서서 바라봅니다.
쯔위엔 시내에는 오토바이를 변경해 만든 3륜 오토바이 택시가 많이 다닙니다.
꾸이린 미펀이라고 보이는군요?
꾸이린 미펀이 제법 유명하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들어갑니다.
면 종류가 넓적한 것과 보통 것 두 가지가 있네요.
각각 3원씩에 하나씩 시켜 맛을 봅니다.
역시 국수 맛입니다.
옆에 차를 끓이는 통이 보입니다.
佳人이 묻습니다.
"차?"
"응~ 차!"
佳人이 묻는 말은 물이 뜨겁지 않고 차가우냐는 질문이었고 마눌님의 대답은 茶라는 말이었습니다.
아무리 함께 오래 산 부부라도 같은 말을 놓고 이렇게 다른 말을 주고받습니다.
그러나 그 녹차는 차가운 茶가 맞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또 걷습니다.
이 동네는 포도를 많이 파는 곳이군요.
나중에 보았지만, 쯔위엔은 주변에 무척 많은 포도밭이 있었습니다.
우리도 1근에 3원이라는 포도를 4원어치 사서 맛을 봅니다.
역시 포도 맛이군요.
포도 알은 크지 않으나 무척 단맛이 납니다.
비 내리는 쯔위엔 시내를 걸어 배낭을 찾기 위해 삔관으로 갑니다.
워낙 작은 곳이라 길잃은 염려는 없습니다.
오토바이 택시에 광고물을 설치해 시내를 돌아다니는 데 무척 작은 동네라 아까 보고 또 보게 됩니다.
숙소로 돌아와 내일 날씨를 물어보니 이하동문이라네요.
혹시나 하고 물어보았지만, 역시나로 끝나버렸습니다.
이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렵니다.
맡겨놓았던 배낭을 찾아 터미널로 갑니다.
꾸이린행 10시 출발하는 버스표를 30원/1인에 사고 미련없이 떠납니다.
롱성으로 가는 버스는 8시 40분과 12시 40분으로 하루 두 차례 쯔위엔에서 출발합니다.
혹시 꾸이린에서 팔각채를 보고 롱성 다랑논을 보시려는 분은 참고하세요.
꾸이린에서 이곳 팔각채를 보시고 1박 하신 후 아침 첫차를 타시면 다짜이나 핑안춴 한 곳은 보실 수 있습니다.
꾸이린으로 가는 버스는 수시로 출발합니다.
직통으로 가는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 정도이고 일반 버스는 20분에 한 대씩 출발하네요.
비는 계속 내립니다.
역시 안개비로 시야가 좋지 않습니다.
팔각채를 포기하고 떠나기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일 날씨만 좋아진다고 했으면, 하루 더 머무르려고 했거든요.
쯔위엔은 분지형태의 마을인가 봅니다.
어제 들어간 길도 큰 산을 하나 넘었는데 오늘 꾸이린으로 가는 길도 높은 산을 넘어서 빠져나옵니다.
중국 시골을 다니다 보니 삼림자원이 무척 풍부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우리가 지나고 있는 산은 모두 대나무로 울창한 산입니다.
이 근처의 산은 모두 엄청나게 큰 대나무가 울창한 산입니다.
지나는 길가에는 제재소도 있고, 벌채한 나무를 쌓아놓은 장소도 많습니다.
산 하나를 절단내고 있습니다.
그냥 산에서 나무를 벌목해 두면 또 다른 사람이 아래로 끌어내리고...
이렇게 벌목을 해도 내륙의 산은 워낙 많은 나무가 자라기에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10시에 쯔위엔은 출발한 버스는 12시 40분에 꾸이린 버스터미널에 도착합니다.
길은 모두 포장이 된 아주 좋은 길이었습니다.
이제 이곳 꾸이린에서 22일 밤에 출발하는 광저우행 기차표를 사고 양수오로 가렵니다.
비도 내리고... 안개마저 자욱하고....
팔각채를 보려던 계획도 무산되고...
마음이 울적합니다.
그러나 다행히 꾸이린에 도착하니 비는 그쳤습니다.
이 또한 얼마나 즐거운 일입니까?
그래서 이곳부터는 다시 즐거운 여행을 이어가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삶이란....
우리 앞에 어떤 일이 생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우리 삶의 작가이고 감독이고 주인공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