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꾸이린을 떠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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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꾸이린을 떠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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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의 남은 구간을 돌아보고 숙소에 들려 배낭을 찾아 기차역으로 가야 합니다.

이제 우리도 많은 사람이 여행하기를 원하는 꾸이린을 떠나야 할 시간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외국여행의 첫걸음처럼 생각되는 관광지가 꾸이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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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인은 배낭여행보다 여행사를 통해 이곳을 옵니다.

그러나 사실 이런 곳은 여행사를 따라 휙~ 돌아버리고 가면 뭔가 모자라는 것처럼 느껴져 밥숟가락 놓기 섭섭하듯...

그래서 배낭여행을 와 며칠 푹 쉬었다가 가면 좋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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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비행기 직항마저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배낭여행을 꿈꾸지만, 혹시 외국여행이 두려우신 분은 꾸이린부터 시작하세요.

여기에 와서 만족하지 못하신다면 여행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분이실 겁니다.

그만큼 이곳은 여행의 시작점이 되실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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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곳을 가지 않아도 좋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가 아무 곳이나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아도 좋습니다.

먼 곳은 먼곳대로...

가까운 곳은 가까운대로 좋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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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시내에도 공원이 많고 또 그 공원이 모두 둘러볼 만한 곳이기에....

양수오와 함께 둘러보기도 좋습니다.

씽핑으로 올라가 배를 타도 좋습니다.

여느 관광지처럼 비싸지 않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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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의 서쪽 끝에는 갑문이 있습니다.

호수의 물과 강이 합쳐지는 곳에는 갑문을 만들어 배를 운행합니다.

강물의 수위 낮은 시기라 그런가요?

호수의 수위와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그러기에 배가 강과 호수를 드나들 때 갑문을 만들어 물 높이를 같게 하며 드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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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신호등도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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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 세워진 신호등이 보이시죠?

파란 불이 켜져야 배가 호수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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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팡(石舫 : 석방)이라고 하는 돌로 만든 배모형입니다.

우리 생각에 물에 뜰 수도 없는 돌로 왜 배를 만들었을까 의문을 가지게 되잖아요.

그 사연을 거슬러 올라가면 춘추시대 사상가였던 순자로까지 올라간다 하네요.

그가 했다는 말 한마디가 여기 뿐 아니라 여러곳에 이렇게 호수에 배를 만들었다 하네요.

 

군자주야, 서인자수야(君者舟也, 庶人者水也)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하기도 합니다.

"이 말은 군주는 배고 백성은 그 배를 받치는 물이다."라는 말이랍니다.

어찌보면 백성을 물로 보고 하는 건방진 생각 같지만,

백성은 편안할 때는 배를 받들어 주지만 화가 나면 그 배를 들러 엎어버릴 수 있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水能載舟, 亦能覆舟 : 수능재주, 역능복주)

그러니 백성을 물로 보지만 말고 무서운 지 알라는 말이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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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남문(古南門)이라는 옛 성벽에 남아 있는 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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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성벽을 끼고 뒤로 돌아가니 화장실이 있습니다.

물론 무료화장실로 깨끗한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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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이 호수의 꿈동이이며 자랑거리겠지요.

반얀트리라는 용수(榕樹)입니다.

이 호수의 이름이 용호(榕湖)가 아니겠습니까?

이 나무의 이름을 빌려 와 용호라고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나무가 참 잘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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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건너로 삼호(杉湖)가 있고 삼호보다 더 유명한 일월쌍탑이 보이는군요.

낮에 바라보니 그냥 그렇습니다.

저 탑은 밤에 불을 밝혀야 제값을 하는 탑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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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도 웨딩사진을 찍으러 많은 선남선녀가 모이는 곳입니다.

호수를 거닐다 보니 무척 많은 사람이 웨딩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이제 저들도 세월이 흘러 새로운 커플이 탄생될 때 지금을 회상하며 그리워하겠지요.

세월은 이렇게 흘러가나 봅니다.

우리의 삶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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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도우미도 없습니까?

신랑이 신부의 드레스를 들어 올리고 걷는군요.

인심 한 번 사납네요.

뭐 그래도 신랑 처지에서는 지금은 전혀 힘들지 않을 겁니다.

지금은 새털처럼 가볍지만, 세월이 흘러 시간이 지나면....

남편에게는 저런 것을 드는 일이 엄청나게 힘이 드는 일입니다.

아마도 지구를 드는 힘과 비슷한 힘이 들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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桂林山水 甲天下라는 말이 빈말은 아닐 겝니다.

꾸이린에 솟은 봉우리 숫자가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누구는 몇만 개에서 몇십만 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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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이린을 또 山靑, 水秀, 洞奇, 石美라고도 한다네요.

어느 말을 갖다 붙인들 꾸이린을 모두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정말 꾸이린은 중국에서도 복받은 지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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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이곳을 찾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생각이겠지요.

그래서 그 표현은 이곳을 찾아오실 분을 위해 비워두어야 합니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말은 願作 桂林人, 不願作 神仙이라는 말이면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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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이린 여행은 모든 사람의 로망입니다.

어디 한국인만 그럴까요?

중국사람도 꾸이린을 한 번 둘러보는 게 원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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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니 길거리에서 건포도를 팔고 있습니다.

시짱에서 온 회족사람이 팔고 있습니다.

회족사람은 머리에 모자를 썼으며 얼굴 생김이 완전히 달라 금방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 것이 이 진(한 근)에 20원이고 오른쪽은 10원입니다.

각각 두 종류의 건포도를 사서 맛을 보니 무척 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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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기차를 타고 광저우로 갑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장거리 이동인 셈입니다.

 

숙소에 오는 길에 마눌님이 발마사지를 받고 싶다고 하여 숙소 옆에 있는 마사지 집에 들어가 1시간짜리 30원 마사지를 받습니다.

佳人은 다른 사람 손이 닿는 게 싫어 원래 마사지를 받지 않기에 혼자 대기실에서 TV로 중계되는 아시안 게임 구경을 합니다.

대부분 중계는 중국 경기 위주라 재미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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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타고 갈 기차는 밤 9시 23분 출발입니다.

마사지를 끝내고 숙소에 돌아와 배낭을 챙겨 메고 길을 건너 꾸이린 역으로 갑니다.

대기실에서 세수하고 양치하고...

뜨거운 물에 커피까지 한 잔 타서 마십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 서양인 젊은이 두 명이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앉아 있기에 춥지 않으냐고 하니 스웨덴에서 왔답니다.

그러니 고향이 추운 동네라 이 정도의 추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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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와봤느냐고 물어보니 아직 오지 않았답니다.

다음에는 원더풀 코리아에 꼭 오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젊은이가 우리 부부를 양수오에서 봤다는 겁니다.

 

양수오 어디에서 보았느냐고 하니 위에량산 가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자기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어 기억한다고 하네요.

나이 든 부부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하네요.

우리 부부는 걸어가며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 대부분에게 손을 흔들고 "안녕하세요~"를 외쳤거든요.

그래서 중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했답니다. 중국인은 먼저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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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차를 타고 밤을 새우며 광저우로 달려갑니다.

여행의 시작을 광저우에서 했고 마지막을 광저우에서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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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여행계획을 잡을 때 광저우에서 2박 정도는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광저우에서는 1박도 하지 못하게 되네요.

이제 우리 여행도 마지막 책장을 열어봅니다.

지난 여행을 다시 생각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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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누구네 가게입니까?

좌청룡 우백호로 한국의 두 휴대전화 업체의 가게가 전자상가 입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다짜이 마을에서 만난 야오족 여인을 죽자고 따라다닌 순이 신랑 만득이네 휴대전화 가게가 아니겠습니까?

들어가 아직도 덜수 마누라가 당신을 그리며 가끔 산꼭대기에 올라가 멍하니 다랑논만 바라보고 산다고 안부나 전해주고 갈까요?

남의 가정에 부부 싸움 붙일 일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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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탄 기차 침대칸은 6인실로 아래층에는 걸터앉을 수 있지만, 중이나 상층은 앉을 수 조차 없어 눕기만 해야 합니다.

가격은 아래부터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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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번 우리 여행의 처음이자 마지막 도시인 광저우로 갑니다.

지난 34일을 회상하며 기억을 되살린다는 것은 우리 부부에게 또 하나의 추억이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당신 지난 한 달간 힘들지 않았나요?

즐겁고 행복했나요?

비록, 고생스런 여행길이지만, 우리 둘 만의 여행이라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침만 잔뜩해대는 佳人과 함께 여행하다 보니 오히려 걱정만 한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부부 둘 만의 여행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필요하지 않을까요?

서로서로 의지하며 비록 지난 세월이 유수와 같다 해도

남은 시간은 촌음을 아껴야 하며 더군다나 둘 만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뭔지 몰라도 좋습니다.

정이 뭔지도 몰라도 좋습니다.

 

그냥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여행을 떠나 보세요.

이제는 상대를 위하여 나의 시간을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게 부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부란 하나이며 동시에 둘입니다.

지금까지 나를 위해 세월을 보내며 지낸 배우자를 위해 이제부터 내 시간을 쪼개어 보답하는 게 어떨까요? 

 

채우는 것만이 부부간의 일이 아니고 비우는 것도 부부간에 해야 할 일이니까요.

그러기에 언제까지나 바쁘다고만 하실 겁니까?

이제 여보, 당신을 위해 내 시간을 나눌 때입니다.

그게 사랑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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