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가족배낭여행(2)
북경-가족배낭여행(2)
10. 18 2013
북경 3박 4일 가족 배낭 여행의 첫째 날이다.
아내와 초등3학년 딸, 그리고 각자 배낭 한 개씩이다.
김해공항으로 가는 날, 택시를 탈까? 자동차로 가서 공항 주차장에 둘까?
에라 모르겠다. 그냥 차를 가지고 가서 공항 주차장에 두자.
출국 심사를 마치고 김해공항 2번 게이트 앞에서 오른 손엔 커피, 왼손엔 도넛.
두 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베이징 서우두 국제 공항에 안착했다.
배낭만 메고 떠났으니 짐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대로 고고싱!
입국 심사를 마치고 미리 공부한 대로 공항고속열차를 타러 갔다.
공항고속열차 매표소 앞, 드디어 중국어를 쓸 순간이다.
손 가락 세 개를 펴 보이면서 “싼장! (3장)”을 외치다.
외쳤다기 보다는 속삭이듯이 말했더니 정말로 표 세 장을 주고 거스름돈도 준다.
첫 중국어 “싼장”은 성공이다.
공항고속열차표 한 장에 25위엔 (25위엔*180원=4,500원).
한참을 달려 공항고속열차는 종착역인 동쯔먼(东直门)역에 도착했다.
열차 내에서는 노선 안내가 되어 있고 방송도 좋아서 전혀 문제가 없었다.
동쯔먼 역에서는 지하철 2호선을 바로 탈 수 있다.
이번에도 지하철 매표소에서 “싼장(3장)”을 외친다.
지철은 한 장에 2위엔(2위엔*180원=360원).
동쯔먼역에서 2호선을 타고 젠궈먼(建国门)역에서 다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천안문동역에 내렸다.
천안문 광장으로.
오늘은 천안문과 고궁박물원(자금성)을 둘러보기로 생각은 했다…
지철 밖으로 나와보니 베이징의 뿌연 하늘, 안개와 스모그가 반갑게 맞아 준다.
이런 날, 어린이에게는 마스크를...
사진를 찍고 걷다 보니 정양문(正阳门)이 나온다.
매점에서 스니커즈, 아이스바, 물을 사다. 꽤나 비싸다.
지하도를 건너서 걷다보니 이번엔 첸먼다제(前门大街)가 나온다.
아! 고궁박물원과는 반대 방향, 거꾸로 가고 있었다.
고궁박물원(자금성, The forbidden city)에 가야 하는데……
천안문 광장 건너편으로 가야 했는데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렸다.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한번쯤 와 보려고 했던 곳이 아니던가?
첸먼다제와 뒷골목을 둘러 본다.
나름 재미있다.
여행 경험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아내와 딸, 군것질을 시작한다.
많이 걸었나 보다. 다리도 아프고 호텔로 가고 싶다.
호텔 체크인을 위해서 북경에서 처음으로 택시 타기를 시도했다.
만만치 않네. 먼저 타는 놈이 임자다.
그래도 기회는 오는 법.
미리 프린트해 간 호텔 주소를 택시 기사에게 들이 밀었다.
그리고 택시 기사가 데려다 준 곳은 왕푸징의 남쪽이다.
이 택시 기사 호텔이름은 보지 않고 왕부정만 본 모양이다.
왕푸징 거리의 맥도날드에서 손가락으로 햄버거를 시켰다.
메뉴판에서 원하는 햄버거를 정확히 짚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한참을 걸어서 노보텔 피스 호텔에 도착.
별다른 문제없이 체크인을 마치고 잠깐 휴식.
저녁 식사를 위하여 왕푸징의 동방신천지 지하1층 푸드코드를 찾아갔다.
그런데 밥 시키기 정말 어렵다.
식사 두 개를 시켰는데 한 개만 준다.
다시 한 개를 더 시킨다.
머라, 머라 하는데 도저히 알아 들을 수가 없다.
그래도 무사히 저녁 식사를 마치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왕푸징 한길에서 칭따오 맥주를 샀다.
한 병에 10위엔 (1,800원), 이건 실패다.
나중에 알았지만 식품 파는 가게나 편의점에 가면 5.5 위엔이나 6위엔 (6위엔*180원=1,080원) 으로 칭다오 캔 맥주를 살 수 있었다.
칭다오 맥주, 독일군이 칭다오에 주둔하면서 만든 맥주의 전통을 이어 받아 독일 맥주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쌉쌀한 독일 맥주 맛이 살아있네~
북경의 첫 밤을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