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지매의 여행기-여행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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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지매의 여행기-여행준비

조용히 2 3072
StartFragment 부산 아지매, 드디어 해외로 나가다!

내 인생 최초의 해외여행은 무조건 앙코르왓으로 정한지 몇년째.
벼르던 끝에 드디어 올겨울 떠났다. 근데 생각만 하고(항상 생각만 앞서는 내 성격ㅠㅠ) 막상 가려니 대책이 안선다. 여기 저기 알아보니 같이 갈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하나는 미얀마가지고 꼬시고(아니 앙코로왓도 겨우 갈까 말까한 경비로 160여만원짜리를 무슨 수로 가냐고) 하나는 규슈간다하고.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가 안나서 패키지로 갈까 알아보니 짧은 날짜에 가격은 비싸고(싸게 보여도 추가되는 게 많단다). 앙코르정도는 혼자서도 갈 수 있다는 얘기에 혼자가기로 작정을 했다. 태사랑이랑 캄보디아 여행자클럽에 부랴부랴 가입해서 여행기도 읽어보고 정보도 찾고.


간단하게 이렇게 썼지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나이들면서 가장 두드러지는게 용기가 없어진다는 것. 40대 아줌마 혼자서 배낭여행이라니! 아들애는 말린다(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있는 걸 보면서 마지막까지 말렸다^^). 맘이 변할까봐 표부터 일단 샀다. 다행히 태사랑에서 비슷한 일정인 사람을 만나 방콕서 만나기로 했다. 혼자라는 걱정은 조금 던 셈.

근데 정작 준비하는 단계가 되니 필요한게 너무 많다. 아니 내가 가진게 하나도 없다. 선글라스, 배낭, 사진기, 가벼운 운동화나 스포츠샌달, 작은 쌕.... 하나씩 장만해뒀어야 했는데 내가 봐도 너무 심하다. 이걸 다 장만하자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다.

일단 여행관련 자료는 반년전부터 준비하던 후배한테 빌렸다. 정작 준비한 사람은 상하이로 가고 준비도 안된 내가 책만 들고 갔다. 걸레쪽을 만들어서 갔고 오겠노라하고.(유주현책이랑 캄보디아전쟁책, 이지상책은 읽었는데 기억도 안나고. 앙코르왓에 대한 공부가 너무 부족했다. 서규석책은 밤에 볼거라고 가져갔는데 짐만 되었다. All about 앙코르왓은 들고다니기도 좋았고 유용했다)

여행기를 이것 저것 읽다보니 많은걸 가져갈 필요도 없겠다 싶기도 하고 돈도 부족해서 대충 챙기기로 했다. 집에 있던 낡은 운동화(비오면 바닥이 새지만 건기라 그럴 걱정은 없겠고-근데 나중에 비를 만나 혼난다ㅠㅠ), 불편해서 안쓰던 작은 끈가방(작은 가방은 하나 살려고 했는데 있는걸 놔두고 새로 사면 야단치면서 엄마는 왜 이걸 안쓰냐는 아들 질책에 할 수 없이 가져갔다), 여름 티 두개, 긴소매 남방 1개, 바지 두개를 넣었다. 배낭이랑 선글라스는 빌려달라 소리도 안했는데 우는 소리를 듣더만 다들 알아서 빌려주길래 감사한 맘으로 가져갔다^^(첨부터 선글라스는 가지라는걸 거절했다 결국 갔다와서 기증받았음^^)

사진기도 내가 언제부터 사진찍었냐,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사진들이 훨 좋더라며 아예 생각도 안했는데 막판에 갑자기 하나 사고 싶은 생각이 솟구쳤다. 이번 기회에 장만해야지 하고 밤내 뒤졌는데 인터넷으로 싸게 사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결국 포기. 몇 년동안 안쓰던 수동카메라를 가져가나 마나 출발전날 밤새 고민하다 일회용으로 내 얼굴만 담아오기로 했다.

산거는 선크림 하나. 슬리퍼랑 모자는 현지서 사기로 했다.

막판에 쓸데없는 짓을 하나 했다. 복대 대신 바지에 주머니를 만든 것. 여권 넣을 크기까지 세 개씩, 그것도 바지 두개에! 속옷에도 하나 했다. 새벽 2시반까지. 정작 아무 소용도 없었는데ㅠㅠ

2 Comments
앨리즈맘 2008.03.29 01:35  
  그러게여 40줄에 들어서니 없던 겁이라는게 생기내여,
달춘 2008.12.01 17:01  
우와 대단한 용기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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