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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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싱~

향고을 4 1386

자오싱은 중국 귀주성 오지 마을로 동족들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동족 마을인데 500여가구 마을을 병풍처럼 산이 빙둘러 감싸고 있고 

마을 양쪽엔 누각 고루가 아름다운 자태로 우뚝 솟아있다.

 

재래시장 옆으로 작은 실개천이 흘러가고 개천가 옆에 

꽃처녀 동하가 운영하는 추미정 주빠가 자리잡고 있다.

 

버스도 리핑과 싼장에서 오고가는 버스가 하루 몇대 안다니는 

오지중 오지 마을이었다.


자오싱을 처음 갔을때 재래시장 앞에서 닭을 파는 아가씨를 보았다.

아가씨를 처음본순간 나는 전기에 감전된듯 찌릿한 전류가 흘렀다.

 

옛날 여인처럼 머리를 뒤로 틀어 올려 비녀를 꼽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옛날 순박한 우리 동네 이웃 누나의 얼굴이었다.

나는 그때 사진을 찍고 주소를 받아놓았다. 


나는 자오싱의 옛날 느낌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자오싱은 현대가 아니라 먼옛날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도 옛날 전통옷을 입고 있었고 재래시장도 

전통 시골 장터 분위기였다.

 

자오싱 빈관앞 공터에 과일 노점이 늘어서 있는데 

아가씨들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아가씨들은 낯모르는 이방인 여행자에게 살갑게 대해주었다.

 

학교 정문앞 장난감 문구 노점 앞으로 아이들이 몰려있었고 

한쪽 구석에선 남자애들이 딱지치기 구슬치기를 하고있었다.

 

우리나라 60년대 학교앞 풍경을 보는듯 하여 흐믓하였다.


과일 노점 길건너에 신발 잡화상이 있었는데 어느날 지나가다보니

예쁜 처녀가 잡화상에 앉자 햇빛을 받고 있었다.

 

처녀 이름이 동하 였는데 리핑 까오중 졸업하고 

집에서 부모님을 도와 신발 잡화상에 나와 있었고 

밤이 되면 실개천옆 추미정 주빠 술집을 

운영 하고 있었다.

 

그후 나는 추미정 주빠에 저녁 마다 들러 술을 마셨다.


밤이되면 도로옆 노점에서 꼬치구이를 파는데 밤하늘 달빛아래 

고루 누각옆으로 오고가는 사람들 분위기 하고 어우러져 

옛날 이야기 속에서나 나올듯한 묘한 풍경이었다.

 

내가 꼬치 구이 화롯가에 서서 양꼬치를 먹고 있으면 

꼬치굽는 아줌마는 자기딸내미 여학생을 노점으로 나오라고 부른듯 

실개천 골목길에서 나왔다.

 

아마 내분위기를 맞춰 꼬치 하나라도 더 팔아보려고 

노점 꼬치아줌마가 딸을 불러낸듯 보였다.

 

내가 양꼬치를 다먹고 자리를 뜨면 여학생은 

곧바로 실개천 골목안 집으로 들어갔다.


동하 처녀 추미정 주빠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데 한패거리로 

처녀 총각들이 들어왔다.

 

재래 시장을 오고 가며 보던 채소를 팔던 처녀들도 보였고 

자오싱 빈관 아들도 있었다.

 

오늘이 채소 장사 처녀 생일이라고, 친구들이 다함께 모여 

맥주에 빠이주를 섞어 마시며,노래를 부르고 분위기는 한껏 달아 올랐다.

 

재미있게 놀던 술에 취한 처녀 총각들이 값자기 생일 케이크 생크림을 

내얼굴에 사정없이 범벅을 만들어 놓고 뭐가 그리 신나고 재미있는지 

깔깔대며 웃었다.

 

나도 술에 취했고 기분 좋아서 처녀 총각들과 함께 웃었다.


밤늦게 내가 머물고 있는 개천가 빈관으로 돌아 가보니 문이 잠겨있었다.

내가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는 무슨 음~한 공사를 하는지 소식이 없었다.

 

하필이면 문을 열어 달라고 문을 두드리는 시각에 

아마도 중요한 밤~을 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고루 누각을 한바퀴 돌아와 다시 문을 두드렸다.

젊은 아줌마 주인은 문을 열어 주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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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rladbsk 2015.10.22 07:21  
항상 묘사한글에 제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읽고 있어요.향고을님 가시는곳마다
멋진풍경과 소소한 재미가 느껴집니다~
굿모닝ㅋㅋ
향고을 2015.10.22 09:37  
케이님 감사합니다.
제가 꿈꾸던 세상이 자오싱이었습니다.
옛날 모습이 좋았지요.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디아맨 2015.10.29 19:39  
향고울님 글을 읽다보면 정말 애잔한 상상력이 ^^
이번에도 재밋게 보고갑니다~
향고을 2015.10.30 16:41  
제가 오바를 한듯 합니다.ㅎㅎ
제 전문이 그쪽이다 보니 상상이 지나친면도 있구요.ㅎㅎ
자오싱 마음의 고향 같은곳입니다.
제가 평생 살고 싶은 그런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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