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거리에서~
어두워 지는 거리에 서있다.
고성 건물 네온 간판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고 쩐위엔 버스 터미널 광장에서
구두를 닦던 아줌마들도 하나둘 구두통을 메고 집으로 돌아가고
아줌마들이 구두를 닦던 자리에 포장마차 천막이 세워 지고
길거리에도 포장마차 천막이 들어선다.
어둠이 땅거미 처럼 엉금엉금 기어 올라온다.
어둠이 좋다.
어둠이 내몸을 부드럽게 감싸는듯 푸근하다.
오늘 내가 머물고 있는 노향빈관 아줌마는 아직도 손님 한사람
잡지 못하고 터미널 광장을 맴돌고 있다.
나를 보고 반가운 얼굴 표정에 미소를 머금고 내곁으로 다가와
저녁은 먹었냐고 묻는다.
오늘 아줌마가 입고 있는 빨간 겨울 외투가 화사하니 돋보인다.
아줌마는 버스터미널위 대형 풍경구 사진을 가르키며 가봤냐고 묻는다.
잠시후 아줌마가 터미널 광장을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손님을 찿고 있다.
포장마차 꼬치 구이 천막엔 아직 술손님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나도 예전 같으면 벌써 포장마차에 한자리 차지하고 맥주 한잔 분위기
잡고 마시고 있겠지만 요즘 나는 몸을 사리고 있기에 그냥 길거리에서
어두워 지는 거리에 오고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푸근하게 느껴지는 어둠 내리는 고성 풍경에 내몸을 편안히 맡기고 있다.
편하다.
푸근하다.
어둠이 내몸을 핥고 있다.
어둠이 이렇게 편하고 푸근하게 느껴지는걸,
길거리를 오고가는 사람들이 친구처럼 정겹게 느껴지는걸,
어두워 지는 거리에서 난 행복하다.
외롭지 않다.
어두워 지는 거리 풍경이 울렁울렁 아름답다.
나는 어두워진 고성 풍경에 풍덩 빠져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