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Ducky 2 5704
나는 50대 중반으로 중학교 1학년인 막내와 둘이 인도네시아를 다녀왔습니다. 일정은 2005년 1월 5일 출발하여 자카르타 - 족자카르타 - 발리 - 방콕 - 인천으로 1월 25일 귀국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여행정보가 태국이나 캄보디아에 비해서 적습니다. 또한 사실과 다른 것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비행기표는 ‘오늘여행사 02-541-2040’에서 구입했고, 발리에서 비상사태때는 ‘유나트래블의 장영수 소장님 발리081-2381-2131’과 ‘펜조르투어의 김진철과장 발리081-2385-1581’한테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 여행을 끝낼 수 있게 해 준 고마운분들입니다.

프롤로그prolog 1

2004. 12. 26.

인도네시아에서 커다란 지진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요일 장인의 생일을 며칠 당겨서 식구들이 모여 식사를 하느라 하루 종일 뉴스를 접하지 못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종민이가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커다란 지진이 나서 사람들이 다치고, 지진으로 인한 해일이 일어서 피해가 났대요.” “ 그것을 ’쓰나미‘라고 하는 거야” 이때 까지만 해도 지진의 피해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을 들어가 보니, 지진의 피해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일어났음을 알았다. ’태사랑‘게시판에는 인도네시아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가 태국의 푸켓-피피 를 덥쳐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임시 게시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게시판에도 크게 신통한 소식은 없었다.



pro_001.jpg

해일의 순간 -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해일이 이는 바다를 찍은 사진

작년에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올해 정월달, 태국과 캄보디아를 다녀온 뒤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 떠오른 곳이 인도네시아였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아마도 캄보디아의 ‘앙코르 왓’ 유적에 버금가는 세계 3대 불교유적이라고하는 ‘보르부도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이왕 보기 시작한 것 세계 3대 유적을 모두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일꺼야!”하고 인도네시아를 목표로 1년을 준비하였다. 여름방학을 끝내고 부터는 여행사에 비행기 좌석을 예약하고, 인터넷을 뒤져 인도네시아의 정보를 모아 프린트를 하고 하나 둘 준비를 해서 이제 출발을 며칠 남겨놓고 카운트다운을 시작한 지금 인도네시아의 지진 소식이 들어온 것이다.



2004. 12. 27.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집어드니 1면에서부터 인도네시아 지진 소식이 크게 실렸다. 그런데 기사는 정작 인도네시아의 피해상황보다 다른 나라의 피해상황을 더 많이 소개하고 있었다. 그것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쪽 끝 ‘아체’ 지방의 앞바다에서 26일 일요일 오전 8시 30분 쯤 일어난 지진이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큰 지진으로 진도 8.9를 기록했는데 곧이어 수정하여 진도 9로 발표되었다는 내용과, 지진의 영향으로 일어난 쓰나미가 약 1시간 뒤 500km 정도 떨어진 태국의 휴양지 푸켓을 덥쳤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던 수많은 관광객들이 미쳐 피할 사이도 없이 파도에 휩쓸려 수 백명이 죽거나 다쳤다는 소식에, 이 쓰나미는 버마,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를 덥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과 몇 장의 사진이 신문을 장식하고 있었다.


우리가 인도네시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진심이든 아니든 한 번씩 물어봐 주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여행을 계속할 것인가?” 그러나 이런 상황이란 것은 언제나 같은 것이다. 작년에 태국과 캄보디아를 갈 때에도 마침 ‘조류독감’이 창궐해서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 태국 현지에서 TV 뉴스를 보면 마치 우주인과 같은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닭들을 수거해서 파묻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것을 보면서도 태국을 돌아다녔다.



인도네시아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기를 읽을 때마다 나타나는 글귀는 ‘인도네시아는 치안이 불안하다.’ ‘거지와 깡패, 소매치기가 대낮에도 활보하며 강도가 득시글 거린다.’ 또한 거의 모든 인도네시아 가이드북에는 ‘인도네시아는 매우 위험하니 절대 버스를 타지 말고 택시만을 타고 이동할 것’이라고 쓰여 있을 뿐 아니라 ‘택시도 위험하니 꼭 불르버드 택시나 실버버드 택시만 타라’고 하면서 이 불르버드 택시를 타는 법 까지 쓰여 있을 정도로 살벌하고 위험하며, 사람 못살 동네 같이 적어 놓고 있었다. 그러나 위험한 곳에는 위험한대로 위험(危險)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고, 안전한 곳에는 안전한대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여행지 아닌가? 우리는 여행계획을 강행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인도네시아 소식은 조금은 ‘어떨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pro_002.jpg

물에잠긴 건물의 모습, 무너지고 파손된 건물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 -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중에서



pro_003.jpg

인도네시아 아체지역의 어느 도시라고 소개된 인터넷 사진, 모두 파손되고 이슬람 성당 만 덩그라니 남아있다.



2004. 12. 28.


계획에는 비행기표 결재를 내일 하게 되어있었는데 우리가 예약한 타이항공에서 이때가 성수기임을 고려해서 출발 10일전 까지 결재를 해 주기를 원해 지난 24일 비행기 요금을 결재했다. 지금 이 사고로 인도네시아행 비행기 요금이 오를지 내릴지 모르겠다. 아마도 내리겠지, 괜히 배가 아파지는 것 같다.


어제까지의 인도네시아 지진으로 인한 해일(海溢) 쓰나미의 파고는 오늘 와서 사뭇 달라지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쓰나미의 피해가 너무 커서 미쳐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사고가 일어난지 3일이 되니 조금은 정신이 들었는지 어제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피해상황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사상자가 끔찍하게 늘어나기 시작하여 지금 뉴스 발표는 사망자만 곧 10만명을 넘을 것 같다는 것이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곳은 지진이 일어난 당사국인 인도네사아고 수마트라섬 북쪽은 인도네시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어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관계로 집계가 늦어지고 있는데, 진앙지(震央地) 부근의 몇 개의 섬에서는 주민의 반수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 다음은 인도양의 섬나라 ‘스리랑카’로 바닷가에 사는 가난한 어부들과 그의 가족들이 주로 피해자였다. 이들의 참상은 가난과 함께 더 뛰어나 차마 못 볼 정도다. 다음 역시 인도 바닷가 어부들과 가족들의 피해가 컸다고 한다. 거기에 비해 태국의 피해는 거의 관광지의 관광객과 그리고 그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들이 피해자였다.




pro_004.jpg

태국 카오락지역이라고 소개된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 쓰나미 전과 후의 모습을 비교해 주는 사진.



2005. 01. 02

새해가 밝고 서남아시아 ‘쓰나미’ 피해상황도 이제는 거의 종합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망자는 약 15만명으로 추산이 되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해도 사망확인 12명에 실종 8명 그리고 소재확인이 되지 않은 사람이 약 200명 정도로 발표되고 있다. 소재확인이 되지 않은 사람들이 모두 피해지역에 있었다고 생각할 수 없고, 또 이 기회에 소재를 확인하고자 신고한 사람들도 있어 이들의 사망여부는 좀더 있어야 될 것인데, 각국 정부의 출입국 기록이 정리되어야 할 것 같다.

의외로 유럽국가의 사람들이 많이 희생되었는데 이는 크리스마스휴가를 맞이하여 따뜻하고도 물가가 싼 서남아시아로 여행을 온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노라’하는 유명인사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다행이도 이들은 사망(死亡)을 면할 수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은 서독의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홍콩의 영화배우 황비홍의 주인공 ‘이연걸’도 끼어 있었다.

사람들의 생명력이 강한 것인지 나 아닌 남의 피해에 무관심한 것인지 피해를 덜 입은 비치Bach에는 술집과 바Bar, 그리고 해변에는 수영을 즐기는 관광객이 있다고 한다.
한 유럽인은 “쓰나미가 피해를 입혔지만 그렇다고 내가 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기왕 온 휴가이니 마저 즐기고 가야겠다.”라고 했다고 한다.
하긴 우리도 주변 사람들이 모두 “이런 상황에도 갈 것인가?” 물어오는 와중에 굳게 “그래도 출발한다.”라고 대답하고 있으니 …




2005. 01. 04



필요한 물건구입을 끝내고 아침에 환전(換錢)을 하고 왔다. 회현동에 있는 우리은행 본점이 항상 태국 ‘밧’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로 갔다. 달러는 약 1060원 정도 하며, 밧은 27원이 조금 넘는 것 같았다. 작년에 갈 때에 비하면 원화가치가 많이 상승한 것인지 달러가 내려간 것인지 잘 모르겠다. 작년에는 달러는 약 1200원 정도 한 것 같고 밧은 31원이 조금 넘었던 것 같았다.
일단 배낭을 꾸려 보는데 그렇게 계획을 세웠건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좌충우돌 배낭의 상하가 자꾸 바뀐다. 필요한 물건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 꼭 필요한 것만 쌌다. 일단 내일 다시 배낭을 꾸리기로 하고 대강 추스려 놓았는데, 처음에는 배낭의 반 밖에 안 될 것 같더니만 이것저것 모으니 두개의 배낭이 모두 찬다.



배낭 꾸린 물품을 대강 챙겨보면

1. 의류
긴바지 2벌, 반바지 2벌 길팔티셔츠 1벌, 반팔 티셔츠 2벌 민소매티셔츠 2벌, 내복 3벌, 방풍잠바 양말 수영복은 나와 종민이 모두 공통사항이며 서울을 떠날 때 긴바지에 반팔티와 긴팔티셔츠를 입고 잠바를 입어 최대한 보온을 한다.

2. 의약품
진통제, 소화제, 정로환, 대일밴드, 후시딘, 모기퇴치제, 모기향, 물린디

3. 위생용품
스포츠타올 3매, 로숀, 선크림, 때수건, 면도기, 치약 치솔등

4. 기록용품
볼펜 3자루, 포스트잇, 카메라 2대, 메모리, 충전기,

5. 기타
소형랜턴, 소형망원경, 안경, 선그라스, 담배, 라이타, 계산기 등.


* 후기
* 밴드, 후시딘 물린디는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다. 특히 물린디가 없었다면 모기에 물린 자리가 가려워서 더욱 고생을 했을 것 같다. 모기향은 코일형과 액체 모기향을 가져갔는데 발리 섬에서 최악의 경험은 이 두 가지 모두가 강력한 모기 퇴치의 기능이 부족했다. 할 수 없이 '서클 K'에서 현지 모기향을 구입했는데 모기 퇴치 기능은 좋았는데 불이 잘 꺼졌다. 그래도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 선크림은 서울 출발 시 겨울이라 다양한 제품이 없었다. 현지에 가니 현지 상황에 맞는 다양한 제품이 있어 다시 구입했다. 이것도 미리 준비하지 않고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 때수건은 탁월한 선택이다. 샤워할 때 사용하면 몸을 청결하게 할 수 있다. 특히 현지에 가면 맨발에 슬리퍼가 보통인데 발을 깨끗이 하는데 유용하다. 거품 수건도 가져가면 좋을 듯하다. 현지에서 구입할 수 없다.
* 발리 해변에 있을 때 터보라이타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바람이 세어서 담배 한번 피우기 정말 어려웠다.
* 다 아시겠지만 동남아 가시는 분은 공항 면세점에서 담배 살 필요가 없다. 거의 모든 담배가 1달러 미만이다. 우리나라 담배 ‘에세’나, ‘타임’은 거의 모든 곳에 있다.
* 작은 포스트잇은 필요에 의해 사용하는 메모지로 좋다. 게스트하우스 방문에 붇여놓고 메모해 놓으면 절대 잊어버릴리가 없어 유용했다.

이상의 물품을 두개의 배낭에 넣고 옆으로 매는 작은 가방 하나와 접는 배낭 하나를 꾸렸다. 흔히들 ‘배낭여행’이라는 이름에 맞게 배낭을 고집하는 사람도 많은데 코스가 험하지 않다면 ‘바퀴달린 작은 가방’도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짐의 보관과 정리에는 유용하다. 선택은 각자가 고민해서 할 일이다.

가이드북
책 : 중앙 M&B ‘발리 인도네사아’ ‘동남아 100배 즐기기’ 등. 그 유명한 ‘론니플래닛’은 가격도 비싸고 아무리 쉬운 영어로 쓰였다 해도 영어에 자신이 없어서 구입하지 않았다.
인터넷 : 태사랑, 발리서프, 최자매이야기, 기타 여행사의 발리 정보들을 무작위로 복사해서 다시 정리하였다. 마지막에 요긴한 정보라고 생각되는 것들만 A4 용지에 2단 인쇄해서 책과 같이 만들어 갔다. 중간 중간에 비는 곳은 여행일지를 적는 난으로 요긴하게 사용하였다.

2 Comments
인니인다 2005.03.06 22:59  
  잘 올려주세요. 열심히 읽겠습니다.
조아남 2008.10.01 15:22  
  대단 하십니다. 즐겁게 잘 보겠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가신 루트를 따라가고 싶습니다.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