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21 족자카르타 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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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21 족자카르타 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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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0대 중반으로 중학교 1학년인 막내와 둘이 인도네시아를 다녀왔습니다. 일정은 2005년 1월 5일 출발하여 자카르타 - 족자카르타 - 발리 - 방콕 - 인천으로 1월 25일 귀국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2005. 01. 12(수)
족자카르타 - 새시장




새들의 영양식 개미알, 불을 붙여서 도망가는 개미들을 통제한다. - 매우 과학적?



오늘은 ‘보로모 화산’으로 가는 날이다. 어제 저녁 우리의 여행을 계획해준 ‘아구스AGUS’와 만나서 맥주를 한 잔 했다. 서로 공생관계이겠지만, 이 사람으로 인해서 족자카르타에서의 여행이 편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 따라 완벽하게 계획을 짜 주었을 뿐 아니라, 그 계획을 성실하게 실천해 주었기 때문에 고맙기도 했다. 그는 30대 중반의 ‘무슬림 Islam 敎’으로 한명의 아내와 네 살짜리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장난삼아 ‘무슬림은 아내를 여러 명 거느릴 수 있잖아!’ 했더니 경제적으로 살기가 어렵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어느 나라나 가장의 어깨는 무거운 것 같다. 또 가장(家長)이 되면 그 책임감에 시달리는 것 같다. 이 사람도 ‘요즘 관광객은 없는데 딸아이는 자전거 사달라고 매일 조른다.’고 했다. 이슬람교는 그 교리가 ‘금주(禁酒)’이기 때문에 손님 대접으로 한두 잔 마시지 우리의 음주(飮酒) 문화와는 다른 듯 했다.



혹시 필요하신 분 있을 지 몰라 아구스AGUS’ 에 대해 적어 놓습니다. 성실한 사람입니다. 족자에 오시기 전에 전화 주시면 시간맞춰 마중을 나가겠다고 합니다. 기차역이던 공항이던간에.

족자의 삐끼 아구스AGUS
전화번호 0274 7422 169
주소 SITI SEWV GT 1/374 YOGYAKARTA INDONESIA
이메일 NABILLA_YOYOR@YAHOO.COM



5시 30분 일어났다. 오늘은 9시에 픽업이 예정되어 있다. 그 전에 ‘새시장’을 구경할 것을 계획하였다. 6시에 소소로 거리로 나가니, 묘하게 몸을 구부려 뻬짝에 누워있던 사람이 재빨리 눈치를 챈다.

‘뻬짝 타라.’
‘새시장 가자’

잠시 흥정은 했지만 10,000Rp에 왕복해 주기로 흥정을 했다. 몇 번 이야기했지만, 족자의 거리는 일방통행 때문에 금방 방향감각이 상실된다. 빙빙 돌아서 가기 때문에 얼마만한 거리인지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한참 가니 ‘따만사리’입간판이 커다랗게 있다. 그러자 입간판에서 몇 십 미터 떨어진 지점에 뻬짝을 세운다.

‘여기가 새시장이다. 나는 요자리에서 기다리겠다.’

내리긴 내렸는데 정보에서처럼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새시장은 7시는 되어야 본격적으로 가게 문을 연다고 한다. 우리가 너무 일찍 왔다. 그래도 기웃거려 보니 큰길 쪽으로 난 가게들은 문을 열었다. 큰길 쪽으로는 ‘새먹이’를 주로 취급하고 있다. 새들이 즐겨먹는 온갖 곡물류와 새둥지, 새 장난감? 그리고 큰 장에는 새 먹이 중 고급에 속하는 귀뚜라미, 그리고 그것보다 더 고급의 개미 알. 개미 알을 처음 보았을 때 바로 무엇인지 몰랐다. 입이 넓은 함지박 같은 그릇에 하얀 쌀알 같은 것이 잔뜩 들어 있는데, 쌀알 보다는 작고, 그 위에 무엇이 꾸물거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빨간 개미들이 우왕좌왕하는데 그 많은 것이 모두 말랑말랑한 개미 알인 것이다. 빨간 개미들이 함지박을 탈출하려고 가장자리로 기어오르니 가게 아줌마는 신문지에 불을 붙여 함지박 둘레를 휘휘 돌린다. 그러면 무수히 기어오르던 개미들은 안쪽으로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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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알, 저 많은 것을 어디에서 어떻게 구했을까? 모르는 것은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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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영양간식 귀뚜라미, 그런데 귀뚜라미는 어떻게 팔까? 한마리씩 세어서 팔까? 아니면 한되 두되 그렇게 팔까!



안쪽으로 들어가니 새를 파는 가게들이 한두 개 문을 열었다. 일단 시간을 보내기 위해 새시장을 곧장 가로질러 갔다. 끝까지 가면 마치 길이 끝난 것 같이 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미장원 앞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면 커다란 건물의 폐허가 있다. 1700년대 중반에 지어진 궁전의 일부라고 한다. 왕조가 망하고 전쟁에 부서지고, 지진에 무너져 지금의 폐허로 변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건물이 서 있을 때의 위용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중앙 홀의 천장은 1,2층을 하나로 사용하여 높직하게 되어있고, 회칠의 흔적이 남아있는 아치형이다. 여기에 천장벽화가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니 얼마나 호화스러웠을까? 철근을 쓰지 않고 벽돌을 쌓아올려 지은 건물이기에 벽의 두께가 50cm는 되는 것 같다. 계단을 통해 위로 올라가면 슬래브 형태의 평평한 지붕이 된다. 그렇지 않아도 이 건물이 있는 장소는 족자카르타 시내에서 유일하게 있는 언덕이다. 그 위에 테라스를 만들었으니 족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옛날 지금보다 집들도 드물었을 것이고, 높은 건물도 없었을 테니 이곳에서 나의 통치구역을 내려다보는 왕의 기분이 어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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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왕궁의 중앙홀 이었던 곳의 모습. 엄청 두꺼운 벽이 인상적이다. 천정이나 벽의 일부에는 아직도 흰색 회칠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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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성의 테라스에서 보이는 옛성의 모습,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니 그 사이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특히 새시장 옆에 있는 생활품을 파는 시장은 많이 붐빈다. 이곳에서 파는 물건들을 보니 식당, 포장마차 등에 있는 것들이다. 우리가 즐겨 먹었던 사떼 - 꼬치 - 도 쌓아놓고 팔고 있다. 물건 값 또한 저렴해서 한 노점에서 둘이 이것저것 집어먹고도 5,000Rp로 계산이 된다. 생선, 생닭, 과일, 야채, 사떼를 굽기 위한 숯까지 정말 없는 것이 없는 시장이다.

새시장도 많은 가게가 문을 열었다. 여러 종류의 새와, 파충류, 햄스터 같은 애완동물, 박쥐 비둘기…. 그중에 압권인 것은 늠름한 모습의 투계(鬪鷄)였다. 붉은 목에 형형한 눈, 보기에도 튼튼한 다리, 우리가 먹는 통닭의 이미지는 어디에도 없다. 일찍이 프랑스가 국가의 문장(紋章)으로 ‘닭’을 선택할 때 본 것이 바로 투계(鬪鷄)였던 것 같다.

다시 뻬짝을 타고 머라피호텔로 왔다. ‘저기에 삼성 표시가 있네, 엘지 마크도 있네…’라며 우리 상표를 반갑게 찾아보다 보니 어느새 다 왔다. 아마도 가는 길 보다 오는 길은 짧은 모양이었다.


--- 다음은 악전고투 보로모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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