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보남편과 아낙의 첫번째 배낭여행!!!(4편)
4. 기차타고 족자로..... (9월 30일)
택시타고 감비르역으로~~ 나는 버스타고 가자고 하고, 남편은 기차시간에 늦을지도 모르니까 택시타자고 하고..
그래 신랑말 듣는게 나을꺼 같아 택시를 탔는데 숙소에서 출발한지 불과 5분정도밖에 안된것 같은데 다왔단다.
그제는 한참을 갔었는데... 기사한테 진짜 여기가 감비르역 맞냐고 몇번을 확인. 어젠 버스정류장쪽으로 갔었고, 오늘은 그 반대편에 내려주니 우리가 헤메는게 당연하지. 기사는 맞다고를 반복한다. 웃음이 나왔다.
근데 문제는 환전을 못해서 어쩔까 하다가 역사안 1층에 있는 환전소로 갔다. 어제도 기차표 사느라 여기에서 환전을 했었기에 갔더니 오늘은 8,700루피란다. 어제는 9,000루피에 했는데....
"도둑 X 가자"란는 남편말에 그냥 나왔지만....... 우리는 여기서 환전을 했어야 했다. 크나큰 실수를 한것이다.
저녁에 더 적은금액에 환전했으니 ㅋ ㅋ
2층올라가는 문에서 기차표를 보여주자 "4번"이라고 알려준다. 4번홈이겠지.
올라가는 계단부터 사람들이 진을치고 앉아있었고, 2층에도 많은 사람들이 역사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4번홈쪽으로 사람들을 헤치며 가서 적당한 곳에 배낭을 내려놓자 의자에 앉아있던 청년이 자리를 양보하며 앉으라 한다.
그때부터 남편과 청년과 그의 여자친구와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짧은 영어와 짧은 인도네시아어, 그리고 바디랭귀지로 서로 재미있게 얘기하며 웃고 사탕나눠먹고 청년은 우리의기차표를 보고 자기가 아는한 자세히 알려주었다. 우리는 8시출발인데 30분은 연착될꺼라 청년이 말해는데 진짜 35분
늦게 기차가 출발했다. 그들은 7시30분에 다른곳으로 출발하였다.
기차를 기다리며 둘러보니 거의가 가족들과 동행이었다. 고향으로 가는지 아님 여행을 가는건지는 모르지만 꼬마부터 엄마,아빠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전가족이 함께하는게 보기 좋았다. 엄청나게 많은 인파는 출근길의 신도림역과 같았다.
8시출발 기차는 8시20분에 들어와 8시 35분에 출발하였다.
차창으로 모나스탑도 보이고 자카르타 시내를 뒤로하고선 천천히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보이는 바깥풍경은 우리나라 철로변과 다를게 하나도 없었고, 우리나라 예전 60~70년대의 모습과 흡사했다.
동요처럼 그야말로 기차길옆 오막살이도 보이고, 뛰어노는 아이들, 널려있는 빨래들.....
여승무원이 맛있는 홍차한잔씩 나눠주고, 점심을 주문받는 사람도 있는데 다른 여행기보면 기차타면 빵과 물이담긴 상자를 하나씩 준다고 했기에(여행기를 너무 많이 봤어~~ ㅋ ㅋ) 따로 점심주문은 안했다. 그거 먹을려고.....
근데 시간이 지나도 안주는거다.
남편 "난 밥을 먹어야 돼. 점심을 어떻게 굶어? 밥 시키자"
하여 나시고랭과 코피마니스를 남편것만 시켰다. 12시30분이 되자 그때서야 빵2개,사과1개,물, 쥬스 대추야자말린것, 물휴지, 냅킨이 들어있는 상자를
1개씩 주었다. 우씨~~~
진작 주었으면 점심 안시켰잖아~~~
밤기차는 추워서 담요도 지급하고 양말도 꼭 신으라고 하신분이 많은데 낮에 탄 기차는 햇빛이 비치어 한낮에는 에어컨이 가동하는데도 살짝 덥기도 했다.
화장실을 다녀온 남편이 하는말 "당신은 화장실 못가겠다" 한다.
그래서~~~ 안. 갔. 다.
시간이 지날수록 빽빽한 열대우림과 넓은벌판이 번갈아 나타나고, 추수끝난 누런논이 끝없이 펼쳐진다.
넓은평원이 양옆으로 저 멀리까지 펼쳐져있고 그 너머로 푸른숲이 울타리를 이룬것같은 벌판 한가운데를 기차가 달려가는데 그 풍경을 바라보던 남편이 하는말...
"저기 어딘가에서 사자나 기린이라도 나타나면 영락없는 세렝게티 평원이네" -세렝게티에 가보는게 꿈이라네-
끝없는 평원을 지나 출발한지 5시간이쯤 되자 멀리 높은 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얼마 높지않은것 같은 산을 기차는 힘겹게 그야말로 천천히 오르기도 하고, 초록과 황금색과 갈색의 눈부시게 아름다운색의 향연을 보여주기도 하고 높은 다리아래 협곡을 보여주기도 하며 기차는 달렸다.
간혹 나타나는 철로옆 주택가에서는 남루하지만 환한 웃음을 짓는 아이들이 달리는 기차를 향해 열심히 손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나도 같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것도 두손을.....
족자에 도착하니 4시50분.
기차역을 빠져나와 환전할곳을 찾아서 역근처에 있는 호텔로 가니 문이 닫혔다. 호텔경비원에게 물으니 르바란이라 14:00에 문을 닫았단다. 또한군데를 물어물어 찾아도 마찬가지....
당장 예약한 마노하라호텔까지 갈 택시비도 없는데 큰일이다. 할수없이 경찰의 도움으로 택시를 잡아 호텔에 도착해서 환전한후 택시비를 주기로 하고 호텔로 향했다.
금방 어두워진 거리를 1시간여 달려 마노하라호텔에 도착, 8,500루피로 환전하여 택시기사에게 차비를주었다.(속쓰려~~~)
택시기사가 처음에 20만루피를 불렀는데 어느분인가 15만루피에 갔다기에 15만으로 하여 갔는데 너무많이 준것같았다.
10만루피도 가능하지 않을까? 다음날 우리가 로칼버스로 1인당 2만루피에 족자에 갔으니까.....
숙소에 짐을 풀고 야외에 위치한 호텔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은후 다음날 일출투어를 신청하려니까 새벽 4시30분까지 로비로 나오라길래 그냥 들어왔다. 어차피 아침에 일찍 일어날꺼니까 일어나는대로 가보자고 했다.
내일아침이면 내가 그토록 보고싶던 '보로부도르 사원'을 볼수있다니 가슴이 벅차다.
인도네시아에 온 첫번째 목적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오늘의 교훈 : 환전은 미리미리 하자. 급할수록 손해가 막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