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뒤죽박죽 자바섬 뒤집기 - 꿈에궁전 뜨라왕안으로
11일차 -꿈에 궁전 뜨라왕안으로
요즘들어 아침6시가 기상시간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 라는 속담에도 있듯이 아침일찍 나다니다 보면 볼거리가 있게 마련이다. P형하고 서서히 걸어서 어제 기사네 동네에 들어선다.
이른 시간임에도 학생들이 학교에 가느라 모두들 바쁘다. 학생들 뒤를 따라 학교 내 까지 들어서자 외국인의 출현에 모두들 신기해하고 초등생들은 달려와서 사진찍어 달래고, 우리가 가는 곳마다 쫓아다닌다. 좀 컷다고 중학생들은 카메라를 들이데면 피하기도 하고, 얼굴을 가리기도 한다.
이곳은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같이 있다. 학교 운동장 구석에 불량식품을 파는 아줌마들이 자리를 잡고 아이들은 주위에서 떠날지를 모른다. 한아이가 먹고 싶은데, 돈은없고, 그냥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2000루피(200원)를 주고 사탕하나를 사서 주자, 부끄러운 듯 망설이면서 겨우 받는다.
나오는 길에 아이들 단체사진도 찍어주고, 지나가는 아이들 손잡고 등교하는 모습도 찍어주기도 했다. 학교 입구에 밥파는 노점상이 있다. 흙미로 만든 찹쌀밥이다. 맛을 보니 우리네 찰밥하고 거의 유사하다. 김치 또한 우리의 고춧가루 없는 열무김치고 비슷하다.
밥을 사고 있는데, 옆에서 관심을 보이는 40대 중반의 아줌마가 서성이면서 뭔가 말을 걸어오고 싶어하는 것이다. 알고보니 이곳 선생님인데, 뭐 도와줄 것 없냐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다. 나하고는 동갑나기 그래서 5분만에 친구가 되었고, 연수차 싱가폴을 다녀오고 영어가 유창한 엘리트 선생님이다. 20분떨어진 시내에서 카풀로 출퇴근을 하고, 남편은 공무원이며, 아이들은 다 커서 외지에 나가 있다고 한다.
찰밥 두덩이와 김치를 사서 숙소에 와보니 다들 아침을 먹을 참이다. 가져온 밥을 펼쳐놓으니 앞뒤 안가리고 맨손으로 덤벼들어 손으로 먹기시작한다. 한참을 먹다가 배가 어느정도 부르자 그때서야 어느 형님이 젓가락도 없이 먹었네! 하면서 손가락을 쪽소리 나게 빠는게 아닌가? 이제야 정신이 드신 모양이다.
오늘은 뜨라왕안 으로 가는 날이다. 원래계획은 여기서 방살까지 택시로 가서 방살에서 뜨라왕안 까지 배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제 예전 사장님이 보트로 바로가시면 주변경치도 좋고, 시간도 절약될 수 있다면서 제안을 하신다. 우리야 좋지만 사장님을 번거롭게 해드린 것 같아서 잠시 망설였다.
보트한대에 35만루피, 다소 비싼가격이지만 바닷가 풍경을 볼 수 있고, 시간도 절약되어서 흔쾌히 승낙을 하고 아침 9시에 보트를 타기로 했다.
9시 출발한 보트는 해안가를 멀리 벗어나지 않은 곳을 깃점으로 일정한거리를 유지한체 뜨라왕안 으로 가는데, 해안경치도 쥑이고, 바닷속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바닷물이 또한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20여미터 깊은바닷속의 물고기까지 다 볼 수 있는 바다는 흔치 않을 것이다. 1시간가량 가서 드디어 뜨라왕안에 도착하고 선착장이 아닌 모랫사장에 배낭을 메고 내리게 되었다. 마침 원숭이 한 마리가 나무에 메어져 있고, 그 밑에 앉은 우리일행의 머리털을 골라주느라 여념이 없는 원숭이! 같은영장류 이긴 하지만 너하고 수준이 좀 달라! 그래도 동족의 털에 묻은 어떤것도 용서치 않겟다는 일념으로 정성을 다해 털 고르기를 한다.
싼 숙소를 구하려고 해변을 걷다가 카페 종업원에게 싼방 있는데 아냐? 하자 자기가 압장서서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구해준다. 해변하고는 다소 떨어진 곳이다. 50미터정도, 바닷가도 안보이고, 지붕은 스레트(열받음 무진장 더움), 벽은 브로크 더위에 취약한 것은 모두 갖추고 있음. 일단 짐을 풀고, 스노쿨링 장비를 빌려서 해변가로 가서 나무그늘아래 누워서 이리저리 살펴보니 어디선가 나타난 글래머 서양여의 모습이 눈에 확 띤다.
그냥 글레머가 아니라 웃통을 확 벗어버린 글래머.................. 거의 환상적이긴 하지만 몸매가 부담이 가기도 하다. 영장류 수것들이란 것이 꼭 이런상황에서 어찌어찌 한번 훔쳐볼려고 하는 것이 본능인가보다. 일단은 선그라스를 끼고 그 옆을 지나면서 곁눈질로 살짝 살짝 보면서 간다. 저만치 가다가 다시 되돌아온다. 몇 번 하다보면 속보이는 것 같아서 더 이상 못한다. 보여준사람은 마무렇지도 않다. 좀 대담해지면서 선글라스 벗어버리고, 그냥 쳐다보면서 그 옆에 앉아서 논다. 빤히 쳐다볼 수 없어서 가끔은 딴짓을 한다. 잠시후 다가가서 사진한장 같이 찍자고 한다. 민망해 하면서 마지못해 응해준다. 여자가 저를 좋아하는B줄로 착각하는 상태에 빠진다.
다가가서 다시 사진찍기를 요청하면서 어께에 손을 살짝 올려놓으면서 다른 부위를 만진다. 따귀가 얼얼하면서 하늘에 웬별이 보인다. 카메라 들고 36계다. 이런 영장류 숫컷이 우리 일행에도 꼭 있다. 결국 그날은 그 해변으로 못가고 다른 곳으로 옮겼다.
오늘 백숙을 먹자는 제안에 주인에게 말하자 흔쾌히 닭을 사보겠다고 한다. 15만루피에 닭4마리를 사온 것이다. 크지도 않고, 중닭.... 닭을잡아야 하는데.... 물을 끓이지 않는다. 그냥 목비틀어서 잡고 생닭 털 뽑는다. 두 내외가 한시간 이상 떨 뽑고나서 마늘하고, 쌀을 뱃속에 넣고 소금간을 한후 곤로불에 올려놓는다. 대가리 발목 내장은 주인이 먹는다면서 가져가면 어떻겠냐고 하는데 할말이 없다. 물론 가져가도 되지만.......... 미안하게끔...
옜날 시골에서 쓰던 석유곤로가 이곳에서는 부엌의 중요한 취사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냉장고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큰 가게나 부잣집에서 쓰는 물건이다. 시골가게에 가면 냉장고가 없어서 시원한 음료는 맛보기 힘들다.
이렇게 두어시간 닭을 삶아서 꺼네보니 마침 먹기 좋게 익었다. 만리타향 이국에서 백숙이라니? 기대에 찬 마음으로 숟가락질을 해대는데, 한동안 아무말이 없다. 먹는데 정신이 팔린 사람들 반쯤 먹었을때 드디어 말문이 열리면서 맛있네! 야! 소주 없어! 이제야 제정신이 드는 모양이다. 모처럼 음식다운 음식을 먹어본터라 그럴 것이다.
주인집 앞마당에 야자나무 몇그루가 있다. 주인집 사위녀석 먹고 싶으면 말하라면서 말하기도 전에 올라가더니만 서너개를 따온다. 성의를 생각해서 하나씩 먹어보는데, 바로딴것이라 시원하지가 않아서 맛은 닉닉한편이다. 저녁을 때웟것다. 서서히 밤거리를 나가볼 생각이다.
깔끔하게 무슬림 복장으로 차려입은 주인아저씨 또 예배당에가신다. 하루에 다섯 번 간다고 한다. 예배는 해의 움직임에 따라 하루 다섯 차례의 시간에 맞추어 반드시 예배를 올려야합니다. 그 다섯 차례는 새벽 (파즈르), 정오 (주흐르), 오후 (아스르), 일몰 (마그립), 밤 (이샤) 예배로, 새벽은 동이 막 터올 무렵 검은 실과 흰 실이 구분되기 시작할 때, 정오 예배는 하루 중 해가 한 가운데 있을 때, 오후 예배는 해가 기울기 시작하여 햇빛이 노래지기 시작할 때, 일몰 예배는 해가 막 떨어진 직후에, 밤 예배는 완전히 어두워져서 흰 실과 검은 실이 구분되지 않을 때 드린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몇시 몇시 정해진 것이 아니고, 해의 길고 짧음에 따라, 여름엔 새벽 예배가 3시대 까지 빨라지고 밤 예배는 9시대까지 늦어지기도 한답니다.
한참의 설교를 듣고 일행은 밤마실을 가기로 했는데, 낮에 좋은술집을 안내해주고 자기가 술도 한잔 사준다던현지인과 함께 해변가 까페로 가봤는데, 웬걸.... 아까 들려서 시끄럽다고 나온곳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이봐 친구 우리 그냥 들어갈게, 왜그래? 아냐 시끄러운곳은 질색이야. 아까 여기들렸다가 간곳이야.
모처럼 술한잔사고 외국인과 친구도 되어보고 싶었던 현지인 친구녀석이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방문을 열고 들어와 보니 고양이 녀석이 내방을 차지하고 있다. 쫓아내도 나가질 않는다. 결국 들어서 밖으로 내놓을 수 밖에 ............... 참 고양이가 많은섬인 것 같다. 고양이 천국섬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이곳 뜨라왕안은 오토바이 차량등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교통수단은 일체 없다. 또 경찰도 없는 것이 특징이다. 사워물도 소금기가 섞여서 끈적끈적한 것이 씻어도 씻은 것 같지 않다. 마차와 자전가가 섬내 유일한 교통수단이나. 무슬림 기도시간을 알리는 스피커 소리만 없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이다. 현지인들은 천국갈려고 울려대는 스피커 소리가 외지인들에게는 이소리만 없으면 천국같은 곳이라 하니 .......... 참 뭐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