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Seasons Resort Legian
발리에서의 첫번째 숙소는 All Seasons Resort Legian 입니다. (http://www.allseasonslegian.com/)
이번 여행에서 숙소 예약은 http://balisurf.net 과 http://asiarooms.com 을 주로 이용했는데 올시즌즈는 발리서프를 이용해서 예약하였습니다.
이름 그대로 Legian 지역에 있고 도보로 10여분이면 해변에 닿을 수 있습니다.
숙소에 하루종일 있을 것이 아니고 여기저기 빨빨 거리고 돌아다닐 터라 깨끗하고 저렴하고 접근성 좋고 가끔 낮에 수영 한번 할 수 있으면 만족스러울 숙소 선정이 될텐데 그 기준에 잘 맞는 곳이라 생각되는군요.
고급스럽다는 느낌까진 들지 않고 젊고 실용적이라는 느낌이 더 많이 납니다.
시설 좋은 유스호스텔의 더블룸 feel... 이라고 하면 너무 심했나..?
숙박비 안에는 칵테일 2잔과 이 리조트의 스파샵인 GIRI LOKA Spa에서의 마사지 서비스(단, 1인용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Kuta에서 식사와 쇼핑을 마치고 돌아온 둘째날 밤, 아기야 늦게 재우나 마나 로비에 나와서 웰컴드링크 격인 칵테일 2잔을 주문하여 부부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밤을 즐깁니다.
숙박요금에 포함된 리조트내 GIRI LOKA Spa 에서 마사지. 규모도 예상 외로 좀 되고 시설도 깨끗, 쾌적합니다. 꽁짜 손님이라 괄시 않고 잠시 기다리고 있자니 인상 좋은 남자분 오셔서 단 20분이지만 정성스럽게 마사지를 해 주십니다. 하루종일 땀흘리며 걷다가 받는 전신 마사지라서인지 그 짧은 시간에 코까지 골며 잤습니다.
소정의 팁을 드리고 서로 웃으며 기분 좋게 스파 문을 나서니 낮 동안 눈부신 햇살 아래에서 반짝반짝 빛나던 풀장이 고즈넉한 붉은 빛에 드리워져 있군요.
조식부페는 그냥 그럭저럭 아침식사로 즐길만 합니다. 식단이 좀 엉성하긴 하지만 있는 음식들은 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우리 부부가 보기에 이 곳의 최대 장점은 전체적으로 젊음이 넘치는 분위기입니다. 일례로 사진에 보다시피 직원들의 복장도 전통의상이나 정장 스타일이 아니라 하나같이 반바지에 밝은 색 티셔츠 유니폼입니다.
이 곳에서 첫날밤을 보낸 후 다음 날이 주일(일요일)이라 교회에 가야 했죠. 근처에 개신교회가 있는 걸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왔는데 잘 찾을 수가 없어서 아침식사를 하는 카페의 한 여직원에게 물어봤더니, 그 여직원부터 시작해서, 그 교회를 제게 찾아 준다고 출근해 있는 전직원들 아죠 난리가 났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마치 사건 수사를 하듯이 캐물어 가다가 마침내 근처 교회 위치를 아는 직원을 찾아내었습니다. 이 매끈하게 생긴 미소년 직원 자세하고 친절하면서도 발랄한 톤으로 교회 위치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빨강, 파랑 티셔츠를 입은 젊은 직원들의 재기발랄친근친절함, 이런 점에서 아주 시설 좋은 유스호스텔 같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습니다.
수영장은 크진 않지만 수질 관리 잘 되고 있는, 매우 깨끗한 편입니다.
날씨가 너무 좋았던 탓에 데크가 뜨거워 아기가 걸을 때마다 뜨겁다고 울부짖긴 했지만...
유아풀과 떨어져 있는 풀 옆으로는 폭포 처럼 물이 흘러내리게 되어 있어서 아기를 튜브에 태워 왔다갔다 지나가길 했더니 좋아서 자지러집니다.
평소에 씻기지도 않았나 부모들이 의심받을만큼 아기 단얼이 넘 재밌게 놀다가 결국 입술이 파래질 정도가 되어 긴급 出水!
아침 일찍 르기안 지역의 한 거리. 새벽시장(Pasar Pagi)을 가보기 위해 나선 길이었지요.
올시즌즈에서 남동쪽 아래로 20여분쯤 걸어가다 보면 새벽시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6시가 막 넘은 아주 이른 시간이었지만 물건을 팔러 혹은 사러 온 사람들의 오토바이가 가득 주차된 왁자지껄한 시장은 이미 우리가 아는 "재래시장" 바로 그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이번엔 서쪽으로 느린 걸음에 넉넉히 한 10여분만 걸어가면
해변으로 가는 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탁 트인 바다를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는 바로 샌달 벗고 바닷물에 발을 적시웁니다.
해변엔 현지 주민들, 아마 장기 체류 중인 것처럼 보이는 외국인들,
우리 가족들처럼 뜨내기 여름휴가족들로서 발리 왔으니 바다 한번 봐야지 하는 티 팍팍 내며 온 일군의 무리들 등등으로 활기가 넘칩니다.
아기에게도 아침 눈을 뜨자 마자 맞다 뜨린 바다는 그 좋아하는 밥도 잊게 만드는 (우리 아기가 바로 그, 눈 뜨면 바로 식탁에 앉는다는 식탐 백단얼 선생님이십니다) 힘이 있는지 아빠와 엄마 손을 잡은 채 한참을 말없이, 쉴새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그저 바라보는군요.
꼬마 철학자 아니야? 여보, 얘 철학과 보내야겠어 소질이 보여! 싶은 순간 "안아춰!" 하며 달려드는, 결국 애기. 어우 근데 얘는 목마를 타면 엉덩이를 좀 아래로 내리지, 아빠 목 위에 바짝 걸터 앉아서 목마 한번 태우고 나면 목뼈 굽어지겠음이얌!
아주 고급 리조트는 아니지만, 앞서 썼듯, 저렴한 가격, 시내 접근성, 친절하고 무난한 분위기나 시설을 원하신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만한 곳이라는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