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East. 04. 쁘람바난 Pramba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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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East. 04. 쁘람바난 Prambanan

명랑쾌활 0 2770
벌써 여러 사람들이 일반 버스로 쁘람바난을 여행했다는 정보에 선뜻 일반버스로 나서봤다.

공항과 마찬가지로, 말리오보로 거리에서 쁘람바난 가는 버스도 반대쪽으로 가는 버스와 정류장이 같다.

내려서 한 10분 걸어가야 한다.
길은 제법 걸을만 하다.
무슨 소리냐고?
인니에서 이렇게 보도블럭 넓고 차도와 확실하게 구분된 길은 드물다.
인니의 길들은 보행자에게 매우 불친절하다.

척하니 쁘람바난이라고 써 있지만, 이 곳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문이다.
저 빨간 색 표시는 집 모양이 아니라 더 걸어가라는 화살표다.

관광객들이 출입하는 곳보다 더 가깝다.
심지어 나처럼 걸어오는 사람들을 위한 출입문보다 훨씩 좋기까지 하다. ㅋㅋ

겨울이 없는 지라, 흔하디 흔한게 잔디인 나라가 인니다.
저렇게 잔디밭 안으로 주차해도 누가 뭐라는 사람 없다.

자, 이리로 들어가면 된다는 건데...

출입문이 이렇다.
아까 직원 출입문이랑 비교해 보라.
이거야 원, 일하는 사람들 출입하는 뒷문도 아니고... -_-;
관광객은 당연히 차를 타고 올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기껏 행상들이나 이리로 다닌다.

역시나 질펀하게 늘어선 가게들.

보로부두르처럼 외국인 창구가 따로 있지는 않다.
하지만 역시나 외국인은 비싸다. (아마 10불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 후진국이 외국인에게 비싸게 받는 거야 못살아서 그러려니 하지만, 인니는 스스로 대국이라 자칭하는 나라라 좀 재수 없다.
적어도 상도덕과 윤리가 있다면, 더 비싼 비용에는 그에 합당한 서비스가 따라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비싼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강제 구걸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외국인은 돈이 많으니까 더 받아도 돼. 이게 거지 근성이지 뭔가. 돈 많은데 보태준거 있나?)
이래서야 다른 나라에 간 인니인을, 인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해도 할 말 없지 않겠나?
당신들은 돈 많이 받아내고 서비스가 같은 대신, 우리 나라는 돈 똑같이 받고 푸대접을 하겠소, 이럼 어쩔건가.

다행히 이 곳도 KITAS가 적용 되기 때문에 당당하게 만 5천 루피아만 내고 입장.

제법 한참을 걸어,

이제야 쁘람바난이 보인다.
저 나무 밑에 사람들 모델 촬영 아니다.
인니인들은 사진 찍었다 하면 지가 모델이라도 되는 양, 무지 진지하게 열심히 찍는다.

어디서 많이 본 구조.
믄둣 사원이 이런 식이었다.
불상이 아니라는 것이 다른 점이랄까.

뒤에 계신 두 분이 왠지 코믹스럽다.

힌두 사원과 질밥을 둘러쓴 무슬림 관광객들.

좁아 터지고 가파른 계단을 꾸역꾸역 부대끼며 오른다.

현지 학생들의 단체관람이 많았다.
자랑스러운 힌두의 유산이라고 가르칠까?

한 켠에 보이는 캠핑장.
오, 저 삼각형 텐트라니... 진정한 캠핑의 리얼함을 즐길 수 있겠군.
물, 화장실, 전기 따위는 있을라나?
캠핑이 취미인 친구네 장비 가지고 여기 오면 왕 되겠다.

캠핑장 너머로 보이는 구조물은 6~8월까지만 한시적으로 하는 라마야나 공연 쁘람바난 특설 공연장이다.
조명도 멋지게 쏜다는데, 그걸 보면서 캠핑하는 것도 제법 각별하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한 켠에서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애들이 소풍왔는지 이런 저런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래, 외국인에게야 세계적인 유적지니 뭐니 하겠지만, 니들에겐 그냥 동네에 있는 넓은 잔디밭이겠지.
쁘람바난 앞마당에서 수건 돌리기 하고 노는 재미가 쏠쏠하겠다.

힌두교 유적지에는 어인 일이십니까, 스님들?
소승불교 쪽은 힌두교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던데, 아마 그쪽 스님들인듯.
누구 돈으로 어떻게 왔는지 잠깐 궁금했다.
같이 포즈를 취하는 저 사람들은 아마도 싱가폴 아니면 태국 사람이 아닐까 싶다.
(쓸 데 없고, 근거도 없는 추측)

사진이 작아서 잘 구분이 갈라나 모르겠는데, 저 검은 하의에 하얀 상의 입은 아줌마 얇은 레깅스만 입었다.
인니 사람 말고 저렇게 입는 사람 못봤다.
학교에서도 저렇게 입는 여대생들 종종 있다.
미니스커트는 눈총을 줘도 저건 괜찮은가 보다.
내가 보기엔 더 뜨악한 패션인데... -ㅂ-
역시나 점점 더 알 수 없는게 인니다.

나름 여러가지로 관광꺼리를 개발하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뜬금없이 말이라니...
쁘람바난을 말 타고 달린다?

일부러 고전적인 멋을 내려고 한 것인지, 무지 우중충한 색깔의 기차도 다닌다.
사진 잘 보면 맨 뒷 자리에 아까 그 스님 네 분이 떡하니 타고 있다. ㅋㅋ

고대 쁘람바난의 승려들이 무공수련을 했을 것 같은 징검다리.

쁘람바난 사원 이외의 것들은 볼 거 없다지만,

생생한 공사 현장은 볼 수 있었다.

인부들이 묵는 숙소인지 사무실인지도 이렇게 볼 수 있었고.

이쯤해서 목 탄다 싶었는데, 어디선가 바람같이 자전거로 나타나서 음료수를 팔고 가신 아줌마.
고마워유.

사원보다는 그냥 고적하니 산책하기 좋은 길이었다.

바로 저 커플처럼.
왼 쪽 백금발의 아가씨는 다릴 한나 닮은 출중한 외모에 쭉빵한 몸매로 좌중의 시선을 받았다.
다만 화장실 갔다가 나올 때의 그 끔찍하다는 표정은... ㅋㅋㅋ
뭐 그냥 우연히 본 것 뿐이다.

인니에서는 대나무가 정말 유용하게 여기저기 쓰인다.
한국에서는 대나무가 겨울을 상징하는데, 그런 것 치고는 열대에서도 잘도 자란다.

틀린 그림 찾기.

현지인들 사는 동네 쪽은 울타리도 그리 야박하지 않다.

그래서 동네 꼬마들은 훌쩍훌쩍 넘어와 좋은 잔디 구장에서 볼 차고 논다.
유적이라지만 저런 것도 좋지 않나 싶다.
잔디를 보호하겠다고 사람 못들어가게 하는 한국처럼 우스운 나라도 없다.
그럴거면 꽃이나 나무를 키우던가, 아니면 벼라도 심던가.
애들 뛰어 놀아도 다치지 말라고 까는게 잔디밭 아닌가?

뭔가 나무 열매 따려고 기다란 작대기 들고 온 아줌마도 있고.
뭐 좋지 않나?

쁘람바난 내부에 있는 식당.
가격 저 정도면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
맛이야 안먹어 봤으니 모르겠지만, 가격 때문이라면 괜찮으니 먹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사슴도 키운다.
식용으로 키우는건 아니겠지?

몇 마리 없나 했더니, 저 구석 쪽으로 암컷들이 우글우글.
한 두 마리 잡아도 표 안나겠다 싶다.

때를 적당히 맞춰 온 관계로 고즈넉한 석양 속의 쁘람바난을 볼 수 있었다.
거의 문 닫을 때라 사람도 거의 없었고.

보로부두르 때 경험을 되살려 이번엔 들어온 곳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역시나 나가는 문을 따로 있다.
그 문을 나서니 이렇게 노골적으로 철책으로 막아놨다.
저 철책 너머가 들어가는 쪽 공간이다.
나가려면 어차피 저쪽으로 가야 하는데, 덕분에 빙 돌아 가야 한다.
이게 인니 관광 산업의 현 수준이다.

쉣! 그래서 이런 곳을 또 뚫고 지나가야 했다. -_-;;

아주 그냥 눈이 번쩍번쩍 한다. ㄷㄷㄷ
이 인니식 같이 먹고 살자 시스템은 어딜 가던 두고두고 사람 괴롭혔다.


* 트랜스 족자는 3천 루피아만 내면 몇 번이던 갈아타며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정류장 건물을 나서면, 다시 들어올 때는 다시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소스로 위자야 거리 앞 정류장에서 종점인 쁘람바난까지는 대략 40분~1시간 정도 걸립니다.
  쁘람바난 정류장에서 쁘람바난 사원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데, 길 자체는 넓고 간단하니 아무에게나 물어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굳이 베짜 따위는 탈 필요는 없습니다.

** 석양에 맞춰 가고 싶다면 소스로 위자야에서 오후 두시 반 쯤 출발하면 딱 적당합니다.
  전체를 느긋하게 걸어서 돌아보는데 1시간 반이면 충분합니다.
  그 밖에 식사를 한다던가 할 거라면 여기에 그만큼 시간을 더 계산하시면 될 겁니다.

*** 보로부두르나 쁘람바난은 오후 5시에 문을 닫습니다.
  그렇다고 5시까지 다 내쫓는 건 아니고,  4시 반 쯤이면 안내 방송이 나오고 5시 반 쯤까지는 느긋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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