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인니 기행을 마치며
배낭의 무게가 무거워지는 만큼 여행은 힘들어지지만 자신이 선택한 무게로부터 도망갈 길은 없다. 온전히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는 그 순간부터 시작이다. 삶도 이와 같다.
훌훌 털고 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흥분되는 경험이다. 뒤 돌아 볼 것이 많을 수록 높이 날 수 없고 멀리 갈 수 없다. 하지만 의식의 저 편까지 간 사람이나 그렇지 못 한 사람이나 똑같이 때가 되면 한 줌 재로 간다는 사실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비행중 운이 좋으면 태양과 물이 만들어 놓은 향연을 볼 수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인력거와 에어콘버스가 나란히 달린다.
밀월여행 온 커플은 내내 호숫가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그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었을까? 달콤할까? 아니면 가슴 애이는 아픔일까?
보통 여행도 아는 만큼 보인다. 한 달 여행을 위해 석 달은 공부해야 된다는 형님의 말씀에 공감한다. 하지만 피상적으로 밖에 알 수 없으므로 우리는 여정에서 매일 새롭게 배운다.
여우의 꽃신이 그러하듯 한 번 구걸의 달콤함에 익숙해지면 위험을 무디게 느낀다. 도로가 뚤리고 차량에서 던져지는 먹이들은 이들의 삶을 크게 변화 시켰을 것이다.
기억의 한계는 순간을 영원으로 포착하려는 욕망에 불을 당기고 그 기술은 끊임 없이 발전해 왔다. 기억의 실타래는 회상의 도구이자 정체성의 일부이다. 하지만 언젠가 그 마저도 놓고 가야 할 것이다.
짧은 여정에 긴 여행기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짧은 여정에 제가 얼마나 보았겠습니까? 그나마 본것 중 제가 기억하고 촬영한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며 게시판에 올린 것은 더 적습니다. 부족한 점 리플로 보강 해 주시고 알찬 여행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