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족자 하늘에서 공중 부양하다.(2)
2012년 1월 7일 오후 8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인천 공항버스에 승차하였다.
밤 비행기라서 오후 9시쯤 공항에 도착하여 미처 못 한 환전도 조금하고 친구를 만나 여행자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니 이미 모든 보험사는 문을 닫은 상태 였다.
뜨아~, 보험사는 오후 9시까지만 하고 끝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인터넷으로 급하게 가입하려고 하니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당황스러웠다. 오늘이 일요일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고 친구와 함께 굳은 맹세를 한다. “우리 아무 사고 없이 잘 다녀오도록 노력해보자꾸나.” 별일 없어야 할 텐데... <1년 전 친구와 함께 한 미얀마 여행에서 벌레한테 물려서 입원까지 했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지나 간다.>
당초 인천에서 자카르타까지는 마일리지를 활용해서 직항편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일정이 변경되면서 부랴부랴 에어아시아를 발권하는 바람에 완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나에게는 완행이 더 체질에 맞는지도 모른다. 그놈의 담배가 피고 싶어서 5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면 공황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2012년 1월 8일 오전 0시
에어아시아 말레이시아 Kuala Lumpur행 비행기는 예정된 승객이 모두 탔다고 20분 빠른 0시에 인천 공항을 출발한다면서 비행기 문을 닫는다.
[여기서 에어아시아의 특징을 간단하게 설명 하겠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항공료는 일찍 발권하면 가격이 저렴한 편인데 에어아시아는 일찍 발권하면 손해일 수도 있습니다. 에어아시아는 프로모션을 잘 하기 때문에 출발하기 6주 전후부터 4주 전까지의 요금을 관심 있게 관찰하면 좋은 요금으로 발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고지합니다.
둘째, 기본적인 항공요금 이외의 모든 것은 돈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물조차도 사먹어야 한다는 거죠. 식사도 사먹어야 하며, 담요도 돈 주고 빌려야 합니다. 물론 발권할 때 컴포트 키트, 식사, 보험 등을 구입하면 조금은 돈을 절약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여행 가방(화물)의 무게도 7Kg 이상 되면 돈으로 해결해야 합니다.(노선에 따라 무게 기준은 달라요.)
넷째, 비행기 표만 딸랑 가지고 탑승 했다고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홍익회(?) 언니(스튜어디스)들이 밀차 끌고 다니면서 다 팔고 있거든요.
인천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말레이시아 현지 시간 기준으로 오전 6시쯤 도착했다.
활주로에서 버스타고 터미널 건물 앞에서 내린다. 건물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계단을 보면서 왼쪽으로 가는 환승 통로가 있습니다. 이 통로가 환승을 하는 곳으로 연결되는 곳입니다. 계단으로 올라가지 마세요. 여행 가방을 화물로 보낸 경우 인천에서 목적지까지 가방은 자동으로 이동 되는게 통상적입니다.
환승 창구에서 전자티켓을 보여주면 새로 비행기 표를 발권해 줍니다. 환승을 위한 대합실은 축구장만한 크기인데 별로 할 것은 없습니다. 1층에는 간이식당 1개, 빵집 1개, 환전소 2개, 책방 1개, 면세품(담배, 화장품, 잡화)점 1개, 기념품점 1개, 화장실이 있고요. 2층에는 도넛집 1개, 사탕집 1개, 가방집 1개, 기념품점 1개, 화장실 등이 있습니다. 달러나 링깃이 모두 통용 됩니다.
1층에서 국수 한 그릇 드시던지 2층 도넛 가게에서 커피하고 도넛 드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침 식사 하신 후 느긋하게 세수도 하시고 볼일도 보시고 음악 들으면서 다음 비행기를 기다립니다.
2012년 1월 8일 오전 9시 50분
말레이시아 Kuala Lumpur를 출발한 비행기는 오전 10시 50분에 인도네시아 Jakarta 공항에 도착한다.
<주의사항> 우리나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시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예) 대한민국 오전 11시 - 말레이시아 오전 10시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오전 9시 - 발리 오전 10시
2012년 1월 8일 오후 2시 40분
Yogyakartta행 비행기는 Jakarta 공항을 가쁜하게 이륙하여 기분 좋게 비행을 시작한다. 룰루랄라~ 1시간 뒤면 첫 번째 목적지인 족자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륙 후 20분이 지나면서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고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한다.
비행기가 덜덜덜 떨면서 마구 흔들리기 시작하더니만 갑자기 수직으로 뚝뚝 떨어지면서 요동을 친다.
몇 차례 떨어지니 기장이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이 순간 난 좌석에서 공중부양을 했다. 내 머리가 거의 비행기 천장에 닿을 뻔 했다. 심장은 철렁, 입에서는 아악~ 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정신이 혼미하다.
드디어 내가 인도네시아 상공에서 득도를 하고 공중부양까지 하는 내공을 쌓는 순간 였다. 그렇게도 해보고 싶었던 공중부양을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고 세상의 모든 신이시여 제발 살려주세요.”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수차례의 공중부양 끝에 족자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던 비행기는 착륙 직전에 갑자기 고도를 급 상승 한다. 이번엔 뒤로 누운 자세다. 정말 죽을 맛이다.
약 40분정도 선회 비행을 하던 비행기는 간신히 활주로에 착륙했다. 그 순간 탑승객 전원이 우뢰와 같은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나 살아 있는 거 맞지? 그리고 분명히 나 공중에서 공중부양 했다.
족자 공항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마중 나오신 루마자와 호텔 사장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방금 전 상황을 설명하면서 죽을뻔 했다고 하니 오히려 걱정을 해주셔서 감사할 뿐 였다.
족자 공항에서 루마자와 호텔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루마자와 호텔>
호텔과 여행업을 겸하는 루마자와는 직원들이 상냥하고 친절했으며, 아침은 한식으로 매일 메뉴가 바뀌어서 제공되었고, 사장님께서 환전도 해주시고 여러 가지 경험담도 이야기 해 주시고, 다양한 여행정보도 제공해주셨다. 또한 출발 전에 메일을 통해 여러 가지 상담도 해주셔서 여행 계획을 세우는데 엄청 도움이 되기도 했다. 루마자와 사장님 이메일 주소 : kandy0809@naver.com
저녁식사를 마치고 빈땅 맥주를 한잔 하면서 하루 종일 이동한 경로를 되돌아보면서 다음부터는 직항을 타는게 좋을 것 같다고 친구가 한마디 한다.
고지 : 경어를 사용하지 않은 점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요. 저는 에어아시아, 루마자와 호텔, 빈땅 맥주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