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차 23박24일간의 인도네시아 투어(자바섬,발리,롬복)17일차 물리아리조트에서의 3일째
2013.11.16.(토) 17일차 물리아리조트에서의 3일째
이 리조트는 아무래도 중국 냄새가 많이 난다. 식당에 걸린 액자며 리조트내 조각상이며 그림등등이 중국스럽다.
부도도 인도네시아 사람인지 중국 사람이 인도네시아 복장을 하고 있는지 구분이 안 간다. 모든 건물은 대리석과 타일로 이루어져 있어 굉장히 고급스럽게 보인다. 그런데 뭔가 예술적 감각이나 아기자기한 화려함은 없고 크고 웅장하다.
오늘은 먹는 날이다. 조식 먹고 점심은 늦은 시간에 먹기로 했다. 애프터눈 티가 예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호텔 특전으로 애프터눈 티가 1회 포함되었던 것이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 오늘은 저녁을 먹지 않고 이 두 번의 식사로 끝내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조식은 일찍 먹고 점심은 최대한 늦게 먹기로 했다.
조식을 먹고 수영장에서 책을 읽고 수영하고를 반복했다.
애프터눈 티
애프터눈 티는 조금 기대를 하고 들어갔다. 조식보다 조금 더 다른 메뉴가 있었는데 그것은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게 있었다. 그런데 아침과 극명하게 차이 나는 것은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룸이 따로 구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내가 특히 좋아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아내는 룸에서 휴식을 취하고 나는 카메라를 들고 리조트 해변을 따라 왼쪽으로 갔다. 그런데 그 곳에는 빌리지가 있었다.
빌리지에는 가게가 있었는데 외국인들이 가게 앞 해변에서 선탠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쿠타나 다른 지역에서 하루 누사두아를 즐기기 위해 가게에서 점심이나 음료을 마시면서 선베드에서 선탠을 하기도 하고 바다에 들어가기도 하는 것이었다. 가만히 보니 우리는 그 넓은 전용해변을 가진 리조트에 묵으면서도 바다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가게를 지나 더 들어가니 그 곳에는 다른 리조트가 있었다. 즉 빌리지는 리조트와 리조트 사이에 조그만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거 본래의 주인은 객방에 살고 손님이 안방을 차지한 꼴이다. 허허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개인사원에서 만난 사람들
빌리지 안으로 들어가니 사원이 보인다. 그 곳에서는 젊은이 2명과 좀 나이든 중년의 사내가 있다. 사원 수리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사원 사진을 찍으니 일하던 젊은이가 들어오라고 한다. 그래서 사원 내부로 들어가 사진을 찍었는데 중년의 사내가 다가와서 앉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물과 비스켓을 내어온다. 더운데 물을 주니 너무 고마웠다. 그는 어디서 왔느냐? 인도네시아에 얼마나 있느냐? 인도네시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많은 질문을 했다. 나는 인도네시아에 얼마 전 우리나라 대통령이 다녀간 사실을 얘기하면서 아마도 한국과 앞으로 많은 교류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아직 멀었다고 하면서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옆에 있던 젊은이들은 일하다 나로 인해 휴식을 취하게 된 인부들이었는데 그 중년 사내가 부자라고 했다. 그는 이 사원을 소유한 사람이고 집은 따로 마을에 있다고 했다. 아들과 딸이 있는데 다 대학을 나와서 지금은 호텔에서 엔지니어와 호텔리어로 근무한다고 한다. 중년사내는 자신의 인생의 성공을 자랑스러워했는데 내가 그의 성공을 칭찬하자 너무 좋아했다. 물과 음식도 더 들기를 권했다. 이 중년 사내는 소피텔이라는 호텔에서 근무하는데 오래동안 30년 넘게 호텔에 근무했다고 한다. 지금은 최근에 오픈한 소피텔호텔에 근무하지만 여기 저기 럭셔리한 호텔에 근무한 경험을 얘기했다.
그와 한참을 얘기하다 돌아가야 한다고 인사를 하고 그들과 헤어져 왔다. 참 외국인에 대해 친절한 그들의 태도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외국인에 대해 조금 더 친절했으면 좋겠다. 브로모 이젠화산투어에서 만난 독일친구도 한국에 영어가 통하는지 물었고 사람들이 친절한지 영어를 사용하면서 투어가 가능한지 물가가 비싼지 싼지에 대해 물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백인에 대하여는 친절하지만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고 한국인 최군이 말할 때 부정하기 힘들었다. 우리도 조금 더 우리나라를 찾아주는 외국인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설혹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좋지 않은 행동을 할지라도.
이 나라 와서 좋지 않은 기억도 있었지만 오늘처럼 또 친절한 그들을 만나기도 한 것이 인도네시아에 대하여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아쉬운 것은 이때 찍은 사진들이 다 없다는 사실이다. 쿠타 에덴 호텔에서 사진들을 컴퓨터에 다운을 받았었는데 그날 이후 사진들이 메모리가 차면서 다운이 안 되는 즉 메모리가 잘못되었는지 인식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발리 누사두아에서 롬복의 일정은 동영상만 남고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다 날아간 상태이다. 그래서 지금 이 사진들도 핸드폰에 남아 있는 사진들이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