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마트라 1일 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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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마트라 1일, 2015년 2월 19일
베트남, 미얀마를 거친 나의 여행은 계속 길 위에 있길 원했다. 그래서 이곳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메단공항에 내려 도착비자를 받고 있다. 사실 이틀 전만 해도 피로에, 외로움에, 체한 거에, 장염에, 탈진에... 집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다음날 몸이 나아지자 마음도 변했다. 일사천리로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하고 여행정보를 찾아 챙겼다. 순식간에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난 인도네시아로 향하고 있었다.
메단 공항 Medan (KNO) Kualanamu International Airport
도착비자는 35달러. 짐을 찾아 입국장을 나왔다. 수마트라는 작년에 오려고 했었는데 화산이 터지는 바람에 다음으로 미뤄뒀던 곳이다. 그러다 이번 여행은 우선 베트남과 미얀마까지는 정했고, 그 다음은 여행하면서 결정하자고 생각했었는데, 그 결정을 수마트라로 한 것이다.
언제나 공항건물을 나올 때 느끼는 설렘과 긴장이 정말 좋다! 이 짧은 순간의 짜릿함은 강력한 행복이다. 공항을 나와 여행지로 본격적으로 들어서는 이 순간에 느끼는 짧지만 거대한 감정의 폭풍은 모험심과 호기심과 두려움과 기대감으로 날 가득 채운다. 그리고 지금 이곳 수마트라는 갑자기 온 곳이어서 더욱 가슴이 뛴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몇 몇의 기사님들이 택시를 탈것인지 묻는다. 가볍게 미소 지으며 공항버스 탈거라고 말하고 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공항을 나와 오른쪽으로 가면 공항버스정류장이 있다. 가는 도중 공항버스에서 일하는 분을 만나 그분의 안내로 정류장에 도착했다.
“제가 예약한 호텔이 House of Zaza Zizi인데 여기 아세요?”
주소를 보여주며 물었다.
“알아요”
“이곳에 내려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
다시 한 번 물었다. 역시 내려줄 수 있단다.
“고맙습니다! ‘아싸! 좋아! 숙소까지 한 방에 가겠구나’”
배낭을 버스에 싣고 물었다.
“담배 하나 피우고 와도 되나요?”
천천히 낯선 풍경을 눈으로 훑으며 그 안으로 연기를 흩뿌렸다. 설렘과 두려움의 감정에 익숙해지자 긴장이 조금 가라앉으며 편안해졌다. “이제 공항버스도 찾았고, 숙소에 내려준다고 하니 바로 가서 쉬면된다. 그리고 내일 뭐할지 생각하는 “여행의 행복한 시간”을 시원하게 샤워하고 가져야지!” “여행의 행복한 시간”을 생각하니 다시 설렌다.
7시 정도에 출발한 버스는 중간에 손님들이 타고 내리며 달려 8시 반경에 도착했다. 그런데 도착한 곳은 내가 부탁한 숙소가 아닌 버스 종점. 모두 다 내린다. ‘이게 뭐지? 아까 분명히 숙소에 내려준다고 했었는데’ 혹시 몰라 중간에 버스기사님이 요금 받을 때 다시 한 번 확실하게 물어봤었다. 대답은 역시 같았다. 호텔에 내려준단다. 그러나 이곳은 내가 예약한 숙소가 아니다. 큰 쇼핑몰 입구다. 버스기사님에게 “아까 호텔에 내려준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자 아무렇지도 않게 택시타고 가란다. ‘이런!’ 잠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어쩌랴 택시 타야지... 중간에 서양여행자들 몇 명이 기사님에게 뭐라고 물어본 후 서둘러 내리던데 나도 물어볼걸 그랬다. 하지만 이미 도착했으니 어쩌랴, 택시를 알아보자. 공항에서 이곳까지 온 여행자는 두 명. 나와 일본인으로 보이는 사람 한 명이다. 혹시 숙소가 어딘지, 같으면 같이 타고 갈까 하고 물어봤는데, 다른 곳이었다. ‘결국 혼자서 타고 가야겠군’. 쇼핑몰 앞이라 택시가 자주 들어왔다. 택시기사님이 내가 가려는 호텔이 여기서 멀다며 50,000루피아를 불렀지만 깎아서 40,000루피아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멀긴! 10분만에 도착했다. 호텔 주소근처에 와서 이리저리 둘러보며 찾는데 호텔밖에 나와 있던 직원분이 알아보고 안내해줬다. 택시비는 바가지 쓴 것 같다. 차라리 더 기다렸다가 블루버드택시 타고 미터요금으로 올걸 그랬다. 그때는 이런 생각할 경황이 없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블루버드택시가 믿을만하다. 깔끔하고 안전한 택시를 타려면 블루버드택시(차 위에 새가 그려져 있음)를 타면 된다. 대부분 기사들이 영어가 가능하고, 요금도 미터로 계산하고, 길도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숙소나 식당에서 택시를 부를 때 블루버드택시를 부탁하면 불러준다. 작년에 발리와 롬복에서 이용해봤는데 괜찮았다.
숙소 House of Zaza Zizi
숙소 직원분의 안내로 건물로 들어가니 식당이었다. 1층은 식당이고 그 위층부터 방이다. 이곳은 아고다에서 후기가 괜찮아서 예약했다. 그러나 꽝! 방문을 여는 순간 ‘이건 뭐지?’ 했다! 오래되고 낡았는데 관리가 잘 안 돼 퀘퀘하고, 방도 작은데 창문도 없고, 벽은 얼룩덜룩한데다가 모기 잡은 흔적들이, 욕실은 답답할 만큼 좁고... 실망이다.
‘왜 이런 곳을 깨끗하다고 추천한 것일까? 그 사람들이 왔을 때는 깨끗했나? 청결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래도 여긴 아니다. 가격대비 괜찮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저렴하지만 깨끗하지는 않다고 해야 하지 않았을까?’
조금 화가 났다. 너무 심란해서 다른 방도 봤다. 비슷하다. 다른 건 방의 크기와 침대가 조금 크고 창문이 있다는 것. 그리고 50,000루피아 더 비싸다는 것. ‘창문이라도 있으니 옮길까? 옮긴다고 다를까?’ 고민하다가 ‘우선 밥을 먹자, 먹으면서 생각해보자, 뭘 먹으면 이 위기를 극복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벌써 9시 반이다. 시간도 늦었고 오늘이 설날이라 식당들이 쉰단다. 우리와 설날이 같다. 그래서 바로 앞의 쇼핑몰에서 조금 비싸지만(그래도 비교적 싼 곳을 찾아) 닭고기 볶음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물 하나 사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밥 먹으면서 결정했다. ‘옮겨야겠다. 이런 상황이라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오늘은 우선 창문 있는 방으로 바꾸고, 내일 다른 숙소를 알아봐서 옮기자’ 짐을 풀고 시원하게 샤워하고 잤다.
여행정보
시간 |
비용(루피아) |
내용 |
18:30 |
$35.00 |
메단 쿠알라나무공항(KUALANAMU AIRPORT) 도착 도착비자(100$내고 60$+60,000루피아 받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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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전 : 입국 층에만 환전소가 있다. 에스컬레이터 앞에 두 곳이 있고, 매우 적극적으로 환전을 권한다. 하지만 환율이 안 좋다. 당시 1$=11,000루피아였는데 시내 환전소는 1$=12,500루피아였다. 루피아가 없다면 당장 쓸 돈 조금만 환전하는 것이 좋겠다. 출발층에는 환전소 없음. |
19:00-20:30 |
20,000 |
공항버스 : 공항 - 메단(Medan)시내 공항을 나오면 많은 택시기사들이 택시를 타라고 함. 공항건물을 나와서 오른쪽으로 가면 공항버스 타는 곳이 있으며, 오른쪽으로 가면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알려줌. 비교적 깨끗한 미니버스이며, 중간에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것으로 봐서 원하는 곳에 세워주는 것 같다. |
20:50-21:00 |
40,000 |
택시 : 공항버스 종점 - 숙소 |
21:00-21:30 |
$15.14 +50,000 |
메단 숙소 : House of Zaza Zizi 조식포함 싱글베드 15.14달러(에어컨, 욕실포함) 조식포함 더블베드(창문 있음, 에어컨, 욕실포함) 싱글보다 50,000루피아 더 비쌈. WIFI 1층 식당에서만 가능. 오래되고 낡았는데 관리가 잘 안 돼 퀘퀘하고, 방도 작은데 창문도 없고, 벽은 얼룩덜룩한데다가 모기 잡은 흔적들이 있으며, 욕실은 답답할 만큼 좁다. 바로 앞에 큰 쇼핑몰이 있다. |
21:30-22:30 |
24,200 |
저녁 - 숙소 근처의 쇼핑몰에서 저녁식사. 대부분 비싸서 싼 곳을 찾아 닭고기 볶음밥 먹음. |
3,000 |
물 - 쇼핑몰 가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