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고 특별할 거 없는 여행기16 (치앙마이_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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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고 특별할 거 없는 여행기16 (치앙마이_방콕)

돌땡이 14 668

 

   터벅터벅..   =_=

  지금 시각 새벽 5시 꿈속에 언니인지 형인지 모를 인간들이 주위를 맴도는 악몽을 휘젖고

  나와있다.

 

   몬쨈때 입었던 긴팔 기모 후드에 긴 청바지를 다시 채비하고 나와있다.

  추운 건.. 싫다;  >.<

 

   그랩으로 도이수텝을 찾으니 대여섯대 차가 보인다. 오잉~ 부지런한 사람들 진짜 많다.

  젊은 청년이 나를 태운다.

  이른 새벽에 왜 일어나있고 물으니 새벽에 호텔 손님을 공항에 데려다 주었단다..

  낮에는 또 다른 일은 한다고.. 정말 부지런한 사람이다. 나도 빨리 일을 다시 시작해야지;

 

   도이수텝에 도착했다.

   아직은 캄캄한 밤이다. 출입증을 검사하는 승려도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나처럼 일출을

   보려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

   개도 주위에 얼쩡거린다. 하지만 내 빵은 건드릴 수 없을걸 --+ (전날 편의점에서 미리 사 놨음;)

 

    올드시티 중간에 위치한 숙소에서 도이수텝 전망대까지 정확히 한시간 걸렸다..

    (그랩택시로 도이수텝에 도달하는데 대략 40~50분 걸린다고 보면 정확함 -_-b)

   아... 어제도 그냥 출발했으면 일출 볼 수 있었는데...

 

  

    아직 시간이 멀었다.

    주위 사람이 없는 쪽으로 가서 주섬주섬 빵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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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외국여행 때 돌아오는 밤비행기편에서 창문에 얼굴을 문대면서 밖을 바라보던

    기억이 떠올라 혼자 피식했다. 

      조용하고 조금은 춥고 한적하다.

     뭔가 주변인이 되어 나와 상관없는 어느 도시를 바라보는 기분이다..

     어.. 기분이 아니라 딱 그게 나구나...

 

      어떻게 보면 서울에서 보던 야경과도 비슷한데.. 뭔가 다르다.. 티비를 보다가 음소거를

     할 때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할 수 없는 느낌. 여기를 그렇게 알 수 없는 기분으로 떠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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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떠올려 보면 이 때가 난 제일 좋은 것 같다.

      이 세계의 시작을 알려주는 듯이, 생명을 깨우는 듯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몸은 추워지고 있지만 꼼짝않고 그냥 바라보았다.

      지금 막 오는 관광객들도 "Ah...." 단 한마디만 내 뱉을 뿐

      어느 누구도 움직이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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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출 시간이 다가오지만 해가 보이는 기색은 없다.

      또 구름에 안 보이는 걸까 그래도 오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힘든 나를 어느 때보다 위로해주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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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해가 뜨는 줄 알았다.. 근데 시간은 이미 지나 있었고

      수면에 비친 해라는 걸 조금 지나서야 할게 되었다.

       물에 반사되는 빛의 강렬함은 직접 보는 것과 차이를 알 수 없을 만큼 눈부셨다. 하지만

      그 각도를 벗어나면 똑바로 이 광경을 볼 수 있다.

       

       나에게 주는 작은 배려 혹은 선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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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차 어택이다. 어쨌든 일출을 보여주긴 보여줬다.

       치앙마이의 밀당은 정말 대단하다.. 아니 빠이가 나쁜거지...

 

        기둥에 기대 앉아 하염없이 해를 바라보는 어떤 여자분을 따라하려 했지만

       내 망막은 나에게 그런 스웩을 허락하지 않는다.. 눈 감고 있어도 쉽지 않은데??

 

        태양의 강렬함같은 마음을 얻을 수 없을까..

       지치고 무너진 나에게 따뜻한 햇살이 느껴진다. 나를 도닥여 주는 것 처럼

      

        정말 내일 치앙마이를 떠나는 걸 알았나 보다. 아쉬움없이 후련하게 보내주는 듯하다.

       그래도 난 또 오고 싶은 걸...

 

 

       

 

        그럴 분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도보로 도이수텝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분들께 제 소견을

       말씀드립니다.  "놉!"

        

        분명 아침시간이고 기분도 좋았고 500을 내라는 비아냥 거리는 성태우 기사의 웃음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잠깐의 고민 끝에 그냥 걸어 내려갔다.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는

       구글맵의 정보..

        오케이. 뭐 우리 동네 뒷산 두시간 보행도 종종하던 나에게 이정도는 뭐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는 맘에 호기롭게 내려갔다.

 

        터벅터벅..  '쌩~~'  "오우쒸!"  ,

         터벅터벅..  '쌩~~'  "오우쒸?!" ,

           ...

 

        그렇다.. 내려가면서 안 좋은 점은 햇빛이 생각보다 빨리 내리쬐면서 더워진다는 점도

       있지만 제일 안 좋은 점은..

 

        인도가 없다! 라는 것이다. 아스팔트 옆 흙길은 먼지나 너무 풀풀나거나 혹은 진흙이다..

       주위를 쌩쌩 다니는 차 때문에 에어팟을 끼고 음악 듣기고 좀 거시기 했다.

 

        성태우를 타려고 했지만 다들 안 된다고 하고...

       짜증이 나면서 말도 무거워 지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달래며 그렇게 두 시간 넘게

       거의 걸어왔다. 지도를 보니 거의 다 내려왔다.

       

        ....  그래도 40분은 더 가야 한단다. 

        그랩을 킨다... 물론 첫 시도는 아니다;;;;

 

        한 대가 걸렸다!!!!  19분 걸리는데 안 기다릴 이유가 없다. -_-a

       여성 운전자분들이 정말 착하시다. ㅠㅠㅠㅠ (그랩 수십차례 탄 통계상 드라이버에게 안 좋은

       코스에 여성 운전자 분들이 많이 오셨음;)

 

  

        숙소에 오니 빠이에서 본 J군이 와 있다. ㅋㅋ

       함께 토요바자를 보다가 헤어지고 난 더 구경을 했다.

       J군 토요바자 엄청 크다... 미안해 내가 모르고 생각보다 작다고 했어.

       안쪽으로 들어가니 꽤... 길고 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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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바자에서 하나 건진 인사이드아웃의 sadness 캐릭터 티와

       숙소 근처에서 어묵국수. (T-shirt 100밧)

        쌀국수는 역시... 넘나 맛있다b

       

     

 

       이번 여행에서 치앙마이를 가는 결정을 한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좋은 사람을 만났고 멋진 풍경을 보고 맛난 것들을 잔뜩 먹었다.

       이 곳에서 생각보다 훌륭하게 치유받았다. 감사하다. 너무나도..

       

 

 
  

      
 

        
       

14 Comments
물에깃든달 2018.01.05 06:59  
우아 고생하셨군요=ㅁㅠ;; 근데 걸어서 내려오시다니 ㄷㄷㄷㄷ
이왕 걸어오실거면 중간에 왓파랏이라는 사원 들르셔도 됐을듯 했는데...아쉽네요...
요기https://goo.gl/maps/WvRHyiTvviE2
어째든 대단하십니다=ㅅ=b
돌땡이 2018.01.06 17:03  
아.. 말씀하셨던 사원인지는 모르겠는데 가는 길에 뭐가 있긴 있더라구요.
근데 슬슬 덥고 지치면서 미리 질려가던 터라서요 여유가 없었어요 ㅠㅠ
무식하기로는 참 대단했던 거 같아요 ㅋㅋㅋㅋ
깟수언깨우 2018.01.05 15:22  
날씨가 좋아서 일몰이 너무 잘보였네요 ㅠㅠㅠㅠㅠ 전 어제 투어로 갔는데 날씨가 흐려서 구름만 보다와서 아쉬웠는데 ㅠㅠㅠㅠㅠ 그런데 걸어서 내려오셨나요? 우왕........................존경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전 투어봉고차타고 올라가고 내려 왔는데 너무 쏠리고 ㅠㅠㅠㅠ 무섭고 ㅠㅠㅠㅠㅠㅠ 그 좁을 길을 걸어내려오시더니 멋집니다...ㅠ
돌땡이 2018.01.06 17:05  
이미 지나버린 지금은 그냥 무용담인데요.
점점 내려가면서 신발에 흙은 계속 들어가고 무엇보다 햇빛때문에 너무 더워지니까
진짜 힘들었던 크흑~ ㅠㅠㅠㅠㅠ
단단히 맘먹고 내려가야 합니다. -_-;
내안의구름 2018.01.05 17:04  
ㅋㅋㅋㅋㅋ여행기 잘 봤어요 ! 저도 다음번에는 시간 많이 내서 방콕 말구 치앙마이를 꼭 들려볼려구요....
돌땡이 2018.01.06 17:07  
방콕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도시더라구요 :)
케로러 2018.01.09 18:16  
방콕 가는데 유용한 정보 감사해요 자세하게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돌땡이 2018.01.14 16:22  
도움이 된다니 저도 기쁘네요 :)
레인2 2018.01.10 21:50  
야경이랑 일출사진이 정말 멋지네요 ㅠㅠ
돌땡이 2018.01.14 16:23  
어 그냥 아이폰으로 찍은 거예요 ^^;
그냥 자연이 훌륭한거죠b
산에사는거북이 2018.01.11 07:47  
치앙마이를 가보고 싶게 만드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언젠간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글 재미있게 잘 읽었네요. 감사감사^^
돌땡이 2018.01.14 16:23  
재밌게 읽으셨다니 감사하구요
치앙마이 꼭 가보세요~ :)
내가뭔데 2018.01.13 14:01  
이번에 치앙마이 가는데... 저도 돌땡이ㅎㅎ 님처럼 일출보러 가야겟어요
돌땡이 2018.01.14 16:26  
네 꼭 가 보세요 강추입니다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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