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발리] 7.꾸따에서 병 들어서 먹고 자고 잉여인간스러웠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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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발리] 7.꾸따에서 병 들어서 먹고 자고 잉여인간스러웠던 날들

고구마 2 1666

 

우붓에서의 두번째 숙소인 suarsena 하우스 방갈로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꾸따로 떠나는 날 아침... 그동안의 숙박요금을 계산하려는데 우리가 이곳에서 3박을 했건만 이집 스탭은 우리가 4박을 했다고 한다.

망할 놈의 우붓(우붓을 좋아하는데 이 순간 심사가 뒤틀려서... 죄송합니다요.) 이번엔 우리랑 합이 잘 안맞나?

방으로 돌아와서 첫날 받은 영수증을 찾아들고 내려갔더니 손가락을 폈다 말았다 하면서 셈해보더니 3박이 맞단다. 당연히 3박이지...

 

 

우붓 시내 중심가 가까이 있는 수아르세나











 

하여튼 우붓에서의 몇날을 보내고 우리는 다시금 꾸따로 돌아왔다. 꾸따로 돌아올때는 쁘라마를 이용하지않고 숙소에서 컨택해주는 셔틀 서비스를 이용해서 왔는데 가격은 쁘라마랑 똑같이 1인당 6만루피아였다. 근데 숙소에서 쁘라마까지 걸어갈래면 배낭을 메고 하누만 거리 남쪽까지 한참을 걸어야해서 그냥 숙소에서 픽업해준다길래 여기걸 이용했는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었다.

스탭이 이끄는데로 숙소근처의 작은 구멍가게 여행사에서 대기하고 있다보니 작은 밴 한대가 우리앞에 스르륵 선다. 그래서 우리가 맨 처음으로 차에 타려고 했더니만 차안이 텅텅 비어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사가 맨뒤 구석좌석으로 가라면서 약간 수줍게 웃는거다. 차는 기사가 하라는데로 해야되니까 맨뒷자리로 갔는데 거기는 옆에 배낭이 산처럼 쌓여있고 다소 좁은 2인석자리.

뒤이어 우리 앞줄에 서양인 여자둘이 각각 창가를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태운 2명은 덩치큰 서양남자가 한명,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 뭐 이랬다. 서양남자는 운전석 옆자리를 차지했고 우리 앞줄 가운데 자리가 여자친구의 자리가 되었다.

동남아 다니다보면 이런 경우를 가끔가다 만나게 되는데 우리 덩치가 작다고 생각해서 다소 좁은 자리 또는 후미진 자리에다가 배정해주는거다. 먼저 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할 수 없지 뭐... 이 정도의 일이란 장기여행에서 뭐 별것도 아니다.

 

그렇게 출발한 차는 운전자까지 7명에 배낭까지 빼곡하게 실은채 달리고 달려서 마침내 꾸따의 베모코너 식당 근처에 내려줬고, 한시간 20분만에 우붓에서 꾸따까지 도착한 우리는 다시금 배낭을 메고 미리 예약을 해둔 숙소를 향해 타박타박 걸어나갔다.

물라스티거리 근처의 ‘세레라serela 르기안 발리 호텔’은 1박에 25달러, 그러니까 루피아로 치자면 한 340,000루피정도의 새로 오픈한 중급 숙소였다. 오픈한지는 얼마안되었지만 방의 분위기가 약간 비지니스 호텔같이 컴팩트하고 샤워장의 물이 잘 안빠져서 호불호는 갈릴 숙소였는데 뭐 지불한 가격에 비하자면 수긍이 가는 곳이었다. 나름 작은 수영장도 있고 전반적으로다가 그다지 맛있진 않았던 아침식사야 뭐 이런류의 호텔에서 주는 간소한 차림이였지만 기대치않았던 치즈도 있고해서 좋았던 곳....

 

 

세레라 르기안 호텔

 

 

 


 

 









 

이즈음해서 우리가 집을 나와 동가식서가숙한지도 거의 두 달 가량이 되는데, 장기여행 나와서 두 달 쯤 되면 여행독이 오를대로 오르고 몸에 있는 에너지가 방전이 되면서 몸살 같은 증상이 마치 한번은 치러야할 홍역처럼 꼭 찾아오곤했었다.

 

꾸따로 돌아온 이때가 바로 그런시기여서 그런가... 둘다 컨디션이 좋지못해서 뼈마디도 욱씬거리는거 같고 자고 일어나도 늘 피곤한... 무기력상태에 접어들게된다.

사실 꾸따바다는 역동적인 서핑으로 유명한 곳인데, 아이구... 그 서핑이란걸 대략 흉내라도 내볼려면 적어도 나이가 30대는 되야될거 같은데다가, 우리같이 근육없는 말랑한 팔과 다리를 가진 캐릭터들은 그냥 남들 다 하니까 그 보드 들고 멋모르고 시도했다가는 금방 뼈와 살이 분리될것만 같았다. 보드를 타는건 고사하고 그걸 들고 바다에 입수하는거조차 제대로 할런지 모르겠다. 그리고 보드 타는 사람들을 봐도 다들 젊다. 이 서핑은 서양인들에게도 나이 좀 든 사람에게는 무리수일지도 몰라...

 

좀더 편안하고 고급스럽게 바다를 즐기려면 누사 렘봉안 쪽으로 출격하는 하루짜리 크루즈투어를 하면 되는데... 우리는 앞으로 아멧과 길리를 갈꺼라서 이런류의 해상투어에 거의 관심이 가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저 느즈막이 일어나 호텔에서 마련한 간단한 뷔페식 아침을 먹고는 숙소에서 나가 바다를 좀 바라보고, 또 밥 찾아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고... 그외에는 뭘 했더라... 소소하게나마 바닷가에서 입을 옷가지들이나 쇼핑하면서 여유롭고 잉여스럽게 보낸 꾸따에서의 날들이었다.

이렇게나마 힘을 비축해놔야지 앞으로 이어질 해변의 여정들을... 그나마 제대로 타박타박 두발로 누릴수가 있다며 서로가 서로에게 이 게으름에 대한 위로를 하면서 말이다.

 

 

하늘로 올라가는 배 (연)


 



 




2 Comments
필리핀 2015.12.03 18:28  
제가 보기엔 두 분 여행 스케줄이 좀 어긋나서 한번씩 몸살을 앓는 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나라 날씨가 좋은 봄가을에는 한국에서 지내고

추운 겨울이나 어차피 더운 여름에 여행을 하면 좋을텐데

그 반대로 하고 있으니 몸이 못 견디는지도 ㅠㅠ
알뜰공주 2015.12.04 11:25  
고구마님, 요술왕자님 얼른 나으셔서 씩씩하게 여행하시길 빌게요.

늘 건강에 유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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