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끝난 후 고루 앞의 공연장은 갑자기 썰렁해집니다.
출연자도 관객도 갑자기 무슨 할 일이 생각난 듯 뿔뿔이 흩어집니다.
우리 부부도 다시 마을 산책을 나섭니다.
작은 마을에 따로 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숙소에 들어갈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194ED84A4D4A41C528818A](http://cfile240.uf.daum.net/image/194ED84A4D4A41C528818A)
골목길이나 갈림길에는 이렇게 이정표가 있습니다.
우리 같은 여행객에게는 아주 유용한 나침반이 되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에도 이런 이정표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알아서는 안 되는 미래를 미리 알려고 하는 우리들...
현명해서일까요? 아니면 우둔해서일까요.
![16418A4A4D4A41C935B5A4](http://cfile207.uf.daum.net/image/16418A4A4D4A41C935B5A4)
아직 마을은 추수를 끝내지 않았나 봅니다.
공연을 보았던 관객의 대부분은 풍우교를 지나 마을을 떠납니다.
이곳에 숙박하는 관광객은 많지 않습니다.
![184F784A4D4A41D0250183](http://cfile232.uf.daum.net/image/184F784A4D4A41D0250183)
아마 이 사진에 생소하신 분도 계실 겁니다.
바로 우리가 어렸을 때 배운 문익점 선생이 붓뚜껍에 씨앗을 몰래 숨겨왔다고 하는 목화랍니다.
눈송이보다 탐스럽고 아름답습니다.
![2004A5504D4A44A80F26AE](http://cfile206.uf.daum.net/image/2004A5504D4A44A80F26AE)
이런 사유로 우리 민족에게는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솜이불이 생겼으며 cotton이라고 하는 천연옷감으로 말미암아
겨울에도 삼베옷으로 지내던 우리 선조가 겨울을 행복하게 지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마안짜이라는 마을의 밭에는 수확하고 남은 목화송이가 아직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마을에는 목화농사를 여태 짓나 봅니다.
![1549254A4D4A41D5294AF6](http://cfile201.uf.daum.net/image/1549254A4D4A41D5294AF6)
아직 추수를 끝내지 않은 논에는 벼가 익어 일렁이고 그 건너로는 조각루라고 하는 3층 형태의 집이 보입니다.
그런데 집의 규모가 상상외로 큽니다.
우리 민족이 살아왔던 좁은 평수와는 다르게 집을 크게 짓습니다.
![194D044A4D4A41DC29A9DD](http://cfile207.uf.daum.net/image/194D044A4D4A41DC29A9DD)
5개의 보탑이 웅장한 청양 영제교.
동족은 건축술에 대단한 재능이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고루와 풍우교를 만드는 것을 보면...
![144DE54A4D4A41E128738D](http://cfile215.uf.daum.net/image/144DE54A4D4A41E128738D)
보탑의 모양 중 한가운데 보탑은 나머지 탑과 다른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고루의 모습을 탑의 정상부에다 만들었습니다.
이 다리는 1962년 중국 우표로도 발행되었다고 하네요.
![19505F4A4D4A41E628EE44](http://cfile205.uf.daum.net/image/19505F4A4D4A41E628EE44)
3개의 교각으로 양쪽 끝 부분에 축대를 쌓아 만든 청양 풍우교는 아름다움에서도 최고입니다.
여행을 하는 중이라도 내 마음이 즐거우면 세상이 모두 아름답습니다.
![172DC4484D4A41EB2AC31B](http://cfile233.uf.daum.net/image/172DC4484D4A41EB2AC31B)
마을 건너 산 정상에는 누각을 만들어 전망대를 꾸며놓았습니다.
저곳을 올라가면, 마안짜이가 한눈에 들어올 겁니다.
![174015484D4A41F017C29B](http://cfile207.uf.daum.net/image/174015484D4A41F017C29B)
감나무의 감이 우리 시골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가고 친근한 느낌을 받나 봅니다.
![116074554D48FB5527DD49](http://cfile210.uf.daum.net/image/116074554D48FB5527DD49)
저녁에 다시 마을로 나와봅니다.
마을은 무척 어둡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소나기까지 내립니다.
그래도 나온 김에 풍우교까지 와 밤의 풍우교를 바라봅니다.
![155ED9554D48FB5B2D679E](http://cfile224.uf.daum.net/image/155ED9554D48FB5B2D679E)
청양 풍우교는 다른 곳 과는 다르게 조명을 건물에 직접 부착하지 않고 풍우교 밖에서 비추는
간접조명 방식을 택하였습니다.
이게 전기누전이나 다른 화재요인을 줄이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만 아름답겠습니까?
밤에 바라보는 청양 영제교도 아름답습니다.
![135F41554D48FB602B45E9](http://cfile208.uf.daum.net/image/135F41554D48FB602B45E9)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은 환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떠나는 여행길도 역시 환상이 아닙니다.
즐거움과 힘듦도 행복과 불행도 모두 사는 도중에 느끼듯이
여행길에서도 늘 함께합니다.
![175E29554D48FB692B660D](http://cfile204.uf.daum.net/image/175E29554D48FB692B660D)
누구를 미워한다는 것은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여행지가 싫고 힘들다고 하는 것은 내가 그곳을 좋아하기 때문일 겁니다.
![125D1E554D48FB7030B591](http://cfile239.uf.daum.net/image/125D1E554D48FB7030B591)
그러나 사실 나중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역설적으로
오히려 제일 힘들었던 곳이 대부분이잖아요.
이렇게 여행이란 느낌으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즐겁게 하고 기쁜 마음으로 다니다 보면 좀 더 우리 여행도 즐거워지지 않겠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에서도 마음 한 번 바꾸면 좀 더 윤택한 삶이 될 것 같습니다.
![155FE9554D48FB7529E8D3](http://cfile233.uf.daum.net/image/155FE9554D48FB7529E8D3)
여행 중에도 맛난 음식만 찾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것만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상대적입니다.
그들이 평소 먹는 음식에 잠자리가 오히려 편할 수 있습니다.
털털거리며 달리는 버스를 함께 타고 가다 보면 택시보다 더 가까이 그들에게 다가설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꾸미지 않은 그들의 삶 그대로를 함께하며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8630A554D48FB7A21DF3B](http://cfile236.uf.daum.net/image/18630A554D48FB7A21DF3B)
세상에 가장 지루한 일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입니다.
늘 행복만 하다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매일 화창한 날만 계속된다면 이 세상은 사막으로 변해있을 겁니다.
여행이란 아름다운 곳도 있고 무미건조한 곳도 있습니다.
![15174B544D48FB7F282278](http://cfile239.uf.daum.net/image/15174B544D48FB7F282278)
여행은 환상으로 떠났지만 결국은 현실로 돌아오더군요.
바로 우리가 늘 느끼는 일상이 우리의 행복이고 즐거움이고 아름다움입니다.
![1413EB544D48FB83329489](http://cfile239.uf.daum.net/image/1413EB544D48FB83329489)
때로는 느리게 조금은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일상속에서도 아름답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겠어요.
![18158C544D48FB872F78A1](http://cfile226.uf.daum.net/image/18158C544D48FB872F78A1)
너무 완벽하게 여행하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더러는 적당히 또 얼렁뚱땅 돌아보는 방법도 배워야 하겠어요.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은 다시 찾아가기 위해 남겨두어야 합니다.
![1512EB544D48FB8C368F95](http://cfile217.uf.daum.net/image/1512EB544D48FB8C368F95)
어떤 경우는 그들과 타협하는 방법도 배워야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여행하는 일 자체가 현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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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이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군요.
![1312F6544D48FB963B6BCA](http://cfile235.uf.daum.net/image/1312F6544D48FB963B6BCA)
아름다운 여행이란
마찬가지로 그곳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에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은 없나 봅니다.
![161303544D48FB9A37EADA](http://cfile226.uf.daum.net/image/161303544D48FB9A37EADA)
그 이유는 여행이나 삶은 현실이고
그 여행과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니까요.
이제 우리 부부도 조용하고 산책하기 좋은 마안짜이를 떠나 다랑논으로 이름난 롱성으로 가보렵니다.
하루 더 머무르고 싶지만, 여행 초반에 너무 예정에 없던 곳을 들려 이제 남은 시간이 빠듯해졌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을 준비하며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고 돈이 있으면, 동행이 없고...
동행이 있으면, 서로 시간이 맞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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