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를 빙자한 주뇽이의 북경여행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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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를 빙자한 주뇽이의 북경여행기(4)

하로동선 0 2995
-왕부정거리-

북경에 오면 꼭 한번 들러야 할 곳. 저녁을 먹고 학생들이 보고서 쓰는 모습을 둘러 본 다음 모두들 차를 타고 서울로 치면 명동과 같은 왕부정거리로 나섰다. 원래는 개인적으로 나오려했으나 원하는 선생님들이 많아서 아예 버스 한대를 대절해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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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에 만들어져서 이제는 100년을 넘긴 왕부정 천주교교회는 야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시간이 늦은 관계로 잠겨서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으나 지금도 미사시간표가 어엿이 붙어있는 서울의 명동성당 같은 곳이다. 들은 이야기로는 우리나라의 무슨 드라마에도 나왔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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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적지는 왕부정거리의 명물인 88개의 노점이다. (예전에 왔을 때는 여기를 안오고 길건너 [샤오츠지에]로 가는 바람에 여기 구경을 못했었다.) 갑자기 선생님들이 떼로 나타나자 상인들의 호객행위가 시작되고, 좌판에 높인 갖가지 혐오식품을 보니 입안에 절로 군침이 돈다. 초두부, 소불알, 번데기, 불가사리, 전갈, 탕후루, 구운 옥수수, 코코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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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갈은 그 중 값이 가장 비싸서 50위안이니 우리 돈으로는 만원이 넘는다. 이걸 주문했더니 기름에 튀겨주는데 맛은 제일 별로였다. 우선 껍질이 너무 두꺼워서 마치 꽃게를 껍질까지 통째로 먹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살점도 얼마없는데 껍질을 발리기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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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불가사리가 좋았다. 난 처음에 그냥 먹는 건줄 알고 집어들었는데 그런 내 모습에 상인이 웃는다. 기름에 튀겨야지... 먹기 좋게 잘라 주는데 그러면 사진빨이 안 받아서 옆에 것을 들고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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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는 이곳의 별미이고 정말 최고의 간식이다. 저걸 보니 집에 있는 아이들이 생각났다. '얼마나 좋아할까...' 어떻게 가지고 가볼 생각도 했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탕후루를 위해서라도 꼭 아내와 아이들을 데려오고 싶다.
소불알을 먹으니 속이 좀 메스꺼워서 술 생각이 났다. 아닌게 아니라 가이드는 싸지만 독한 술을 들고 다니며 선생님들에게 따라 준다. 나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초두부를 먹은 사람이 있느냐?"기에 내가 손을 들었더니(당연히 나 혼자) 선물로 그 독주를 주었다. [초두부]도 내가 큰 기대를 했던 음식인데(삭힌 두부라니 얼마나 냄새가 독할까 하고) 냄새는 별로 심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의 두부부침보다 맛있었다.

-북경대 교수 강의-

1월21일(수). 오전에 북경대 지구물리학부 쩐방지아교수님의 강의가 있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우리가 직접 북경대로 가는 것이다. 중국 최고의 대학... 미국에서는 세계의 대학순위를 200위까지 매기곤 하는데 기관도 여러곳이고 순위를 해마다 매기기 때문에 그때마다 결과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의 동경대, 경도대 그리고 중국의 이곳이 TOP20 안에 드는 명문대학이다. 세계 20위권이면 영국의 옥스포드, 케임브리지, 프랑스의 소르본느 등과 수준을 함께 하는 최상위권 대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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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 안으로 들어서자 캠퍼스가 눈에 들어오는데 건물들도 다 큼직큼직하고 아침 시간이라 수업들으러 가는 학생들의 분주한 모습이 보인다. 나도 이런데와서 공부했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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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향한 곳은 지구물리학부 건물. 강의실로 들어서니 준비가 한창이다. 오늘의 주제는 "세계 환경문제와 보전기술"이고, 통역은 이 대학의 조선족 출신 주옥화 교수님이 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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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달리 오늘은 통역을 교수님이 하시니까 상황이 달랐다. 물론 주 교수님이 경상학부 교수여서 환경문제에 관해 통역하는데는 전문용어 같은 것을 말할 때 약간씩 어려움이 느껴지기도 하였는데 그때는 선생님들이 나서면 되었기 때문에 강의는 물 흐르듯이 원만하게 진행되었다.
이어지는 질의 응답시간. 이번에도 우리의 슈퍼영재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고 질문하기 위해 아우성을 쳤다. 지난번에도 말했듯 이런 모습은 이들이 일반학생과 크게 다른 점이다.
나는 쉬는 시간에 가서 교수님께 싸인을 부탁했는데, 교수님께서는 친절하게 이메일주소까지 알려주셨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한문으로 씌어진 그 분의 성함을 읽을수가 없다. "How can I read your name?"이라고 물어도 묵묵부답. 북경대 교수이신 분이 이런 간단한 영어를 못할리는 없을텐데...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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