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힌분(탐꽁로)답사 사흘째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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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힌분(탐꽁로)답사 사흘째 6월 19일

줴길...

어젯밤 부터 전기가 나가버렸다. 잠깐의 정전이 아니란다. 남턴댐에서 전기를 공급받는데 수년전에는 비로 전신주가 넘어져서 이주일간 전기가 나가버린 적도 없다 한다. 언제 전기가 들어올 것이라고 물어보니 라오전력에서는 명확한 답이 없단다. 

낭패다. 전기가 나간 것도 문제지만 언제 전기가 들어올 지 모른다는 것이 불안스러웠다. 

나는 편치 않은 마음으로 아침을 먹고 꽁로마을로 다시 마실을 나왔다. 꽁로 마을을 천천히 구경하면서 어제 봐두었던 보이게스트하우스의 멋진 레스토랑을 목적지로 삼았다. 오리 새끼와 오리들, 닭들이 라오 전통 가옥의 아래층을 이용해서 젖은 몸을 말리는 것도 보고. 전통 마을의 구멍가게 다운 모습도 보고. 라오 가옥의 아래층을 막아서 현대적으로 꾸민 홈스테이용 가옥도 보였다. 전통식도 당연히 있고. 

  

강물은 많이 불어있고, 물은 황토와 석회 성분이 섞여 탁류가 되어 흐르고 있다. 레스토랑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여 레스토랑 주인인 쪼이가 가져다 주는 커피를 한잔 마셨다. 그는 차도 한잔 덤으로 가져다 주었다. 물론 덤이라고 공짜는 아니다. ㅎ

나는 쪼이에게 트렉킹 코스들을 물어보고, 그에게 가이드가 되어줄 것을 부탁했다. 자신의 생업이 있으니 장거리는 거부하고 짧은 코스만 가잔다. 한군데는 까송인데 Spring Water Cave라고 번역된 곳, 다른 곳은 여행책에도 전혀 소개되어 있지 않은 파씨양룽이라는 곳. 파씨양룽은 20일날 내가 우연히 가게 되었다. 왕위양(VangVieng)의 블루라군은 누가 처음 번역했는지 모르지만 맵씨있는 이름이다. 스프링워터동굴은 별로다. 비취천과 옥류라고 까쏭을 번역을 해버렸다. 다른 사람이 써주면 좋고, 아니면 나만 그리 부르면 그만이고. 60000낍으로 낙착을 봤다. 이거 엄청 내가 양보한 것이다. ㅎㅎ  꽁로 안쪽 마을 트렉킹 9킬로도 내가 50000낍으로 흥정을 하는 사람인데...비수기라 손님 한사람 없었다는데. 내일 아침에 비취천에, 오후에 파씨양룽에 가지고 구두로 약속을 했다. 

 

쪼이:보이게스트하우스 사장

 

강에서는 라오 전통 젓갈인 빠덱을 담그려고 여자들의 투망질이 한창이다. 그물이 펼쳐진 상태로 투망을 하는 도구를 까둥이라한다. 강에서는 까둥질이 한장이고 강변길에는 좋은 목을 잡으려고 까둥을 메고 여자들이 제법 부산하게 오가고 있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들에게 고기가 잘잡히는지 탐색도 하고. 그물을 손질하는 아낙도 있고. 

 

배터리도 다 되었고 해서 나는 점심을 먹을 겸 자전거도 빌릴 겸 해서 쏙싸이 게스트하우스 식당으로 갔다. 거기는 안면을 튼 프랑스 인턴 둘이서 진을 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3개월을 꽁로에서 프랑스 여행사의 인턴으로 있다. 이들의 임무는 여행지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과 프랑스로 데려갈 5명의 현지인을 선발하는 것이다. 현지인들은 프랑스로 가서 교육을 받고 꽁로와 꽁로 안쪽 마을에 한명씩 배치될 것이다. 이들이 현지인들의 교육을 일부 담당한다. 두 친구는 라오 중고등학교(마타뇸)에서 우등생 남자 애들 하나 잡아서 라오어를 배우고 있고 이 고등학생에게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를 가르친다. 밤에는 마을 사람들을 모아서 영어를 교육하는 자원봉사도 한다. 50명이나 왔다고 자랑질이다. 프랑스도 별 수 없다. 한때는 영어를 개무시 하더니 세계화시대가 되니 별 수 없나보다. 프랑스 인턴의 두 사람의 영어 발음이 깨끗하다. 콧소리가 많이 들어간 프랑스식 액센트가 섞인 영어는 국제회의에서 알아들으려면 머리가 아프다. 

프랑스 인턴들도 제대로 교육받고, 심지어 현지 직원이 될 지 사업의 파트너가 될 지 모르는 현지인들에 대한 교육도 철저하다. 프랑스가 서비스 강국이고, 웨이터도 전문직이 되는 이유를 여기서도 알 것 같다. 한국의 여행업계와 여행문화가 너무 다르다. 문화의 차이가 아니라 수준의 차이로 챙피스럽기까지 하다. 한국의 여행업은 덤핑으로 한국에서 메이저 여행사가 모객을 하고 그 부담을 현지에서 받아서 순환되는 구조. 관광객들이 싸게 상품을 구입한 만큼 '공정하게' 보답을 받게 되어있다. 현재로선 이런 관행이 어떻게 해소가 될 지 어떠한 낙관적인 전망도 안보인다. 다 지나가긴 하겠지만...

 

잠은 짠타에서 자면서 자전거는 쏙싸이에서 빌리자니 겸연쩍었다. 그러나 이곳저곳을 돌아보자면 발로만 도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1만낍으로 흥정을 해서 신나게 사이클링을 했다. 나힌 방향으로도 가고, 꽁로 동굴 방향으로도 가고. 생태 농장이라고 써있는 간판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으나 별 것이 없다. 천렵을 나온 부부를 보았을 뿐이고. 꽁로 동굴 매표소에 바짝 붙은 멋지게 지은 방갈로에도 가보았으나 가격이 쎄다. 판받. 라오스 돈으로 25만낍. 한국돈으로 3만원이 넘으니 가난한 여행자들에게는 부담스럽다. 방갈로 주인은 4륜구동의 멋진 Jeep을 닦고 있었다. 얼마주고 샀느냐고 부러움반 수작반으로 한담을 하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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