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원 소심녀 ☆ 67일 혼자 여행하기 - 15~16일째 깐짜,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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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원 소심녀 ☆ 67일 혼자 여행하기 - 15~16일째 깐짜,방콕

이상한 나라 16 4136

2008년 1월 9일 여행 15일째

오늘은 특별히 할 일이 없다. 깐짜나부리에서 대충 볼껀 다 본거 같고...
누가 타이거 템플을 얘기해서 갈까말까 살짝 고민도 했지만...동물원에 애들 갇혀 있는걸 상당히 싫어해서...관두기로 했다. 거기도 그를까바...
관광객의 노리개로 전락한 타이거...정글에서는 위풍당당했을 그 모습을 상상하며 안타까워할 내 모습이 더 안타까운게다...
그리고 오늘은 좀 쉬고 싶었다.
누군가랑 계속 같이 있는다는거...스트레스 받는다기 보단...혼자 댕길때보다 조금 지친다. 원래도 내가 그리 말을 많이 하는 성격이 아닌지라...종일 같이 다니면서 끊임없는 대화를 하는건 상당한 체력이 소모되는 것 같다.
체력 비축을 위한 늘어짐이 필요하다. 우리 숙소 늘어지기 딱 좋아.

아침을 먹고 정말 어디갈지 고민고민을 했다. 언니가 가져온 가이드북을 열씨미 보며 갈만한데를 뒤져봐도...딱히 증말 없다. 헬파이어 패스 라는게 있네...그때도 그게 뭔지는 잘 몰랐지만 (지금도 모르겠다) 어째뜬 가이드북에 나온것중에 만만해 보인다. 그래 거기 가보까?
일단 뭐든 터미널에서 시작할테니...터미널루 가는데, 평소의 나같으면 산책삼아 걸었을 길을 동행이 있다보니 성태우를 잡아타게 되었다. 그리구 이날은 무척이나 더웠다.
깐짜 성태우...완전 빅 트럭이다. 여느 썽태우 보다...안귀엽다--;; 내가 꼭 짐짝이 된 기분.
근데 막상 터미널에 가니 뭔지도 모르는 헬파이어 패스에 가기가 상당히 귀찮다. 물론 당시는 가이드북을 읽어서 헬파이어 패스가 뭔지 알았겠지만 열정적으로 가자고 할 만큼 가고자 하는 욕망이 그리 쎄지 않은데다가...어제 피로의 여파로 쌍꺼풀이 진하게 져서 눈이 잘 안떠진다. 낮잠이나 자구 싶어.

터미널 옆 마켓이나 살짝 구경하자 했지만...볼꺼 별루 없다--;
그냥 뭐 늘 그렇듯 뭐먹을까...이것만 생각해서 긍가..
방콕 차이나 타운에서 첨 먹은 꿔이 띠어우를 먹었지만 뭐 이렇게 달어...이나라 음식문화는 살짝 이해가 안되는 것이... 살짝 짭잘하게 먹어야 할 건 설탕쳐서 달게 만들고...달게 먹어야하는 과일은 순대 소금 같은거 쳐서 짜게 먹는다...왜그러는 건데??
어쩌면 불교 국가 국민으로서 음식 맛에서도 중도를 지키는 건가?

화장실이 가구 싶다. 태국에서 공중 화장실에 대해 상당한 불신을 갖고 있는 바...저기 백화점처럼 보이는 건물까지 가야겠다. 아래서 기다렸다. 물론 그 사이를 참지 못하고 KFC에서 단촐한 간식 하나 사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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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비해...저 새우 고로케...느무 단촐하다.)

어디 갈까 또 고민...그래 어제 갔던 콰이강의 다리 앞의 유명 레스토랑에 가서 늘어지자. 장소를 옮겨가며 늘어지는거야. 어때.
나만의 성태우 식별법- 무조건 사람들 타고 있는 성태우를 타니...역시나 예상대로 그 앞으로 가는구나. 이럴때마다 흐뭇하단 말이야...

강변에서 차 한잔 하고 있노나리...마치 가보지도 않은 베트남에 와 있는 기분이다. 왜 그...흔히 생각하는 베트남 이미지...
강변...꾸정물 강...그 강변........ 간간히 보이는 배...

15Kancha04.JPG
(언니의 얼굴은 초상권 침해의 우려가 있어 블러 처리...)

푸욱 늘어진다. 늘어져!
언니가 자꾸 캄보디아에 가자구 꼬신다... 캄보디아...증말 생각해본적 없었다.
유적지에 별루 관심이 없었는데...글고 사실 지식도 많이 부족하고...
근데 접때 갔던 파타야의 미니씨암이 떠오른다. 음...앙코르왓 모형물이 딴거보다 컸었지...흠...살짝 땡긴다. 순전히..단지...그 미니어쳐때문에 살짝 땡긴다. 갈까? 말까???

오늘도 졸리 프록에서 밥을 먹었다. 여기는 가격 싸구 맛도 좋고 분위기도 괜찮고...거기에 살짝 불친절한 매력(?) 까지 있다. 마치 욕쟁이 할머니네 집에 계속가는 것 같은...그런 느낌..
그리곤 또 수영을 했다. 이번여행에서 내가 언제 수영장 딸린 숙소에서 묵어보겠냐 하는 생각에...추워서 바들바들 떨면서도 기어코 밤에 수영장에 들가고야 말았다.
이게 진정한 한량의 삶이구나..좋다 좋아~


2008년 1월 10일 여행 16일째

언니는 계속 캄보디아에 가자 그러구...나는 그렇게 캄보디아에 갈까말까 고민했는데...막상 가는 교통편을 알아본건 나였다 -.-;; 나중에도 역시나 내가 두고두고 언니를 놀렸던건...어쩜 그리 준비 없이 다니냐는 거였다. 문제는 언니가 영어에도 그리 능통하진 못하다는거. 그치만 어쩜 그리 낙천적일수가! 나랑 다닐때는 내가 알아보고 댕기는걸 좋아라하는 성격이니까 전혀 상관 없지만...혼자서는 도대체 어떻게 깐짜나부리까지 넘어왔는지도 싱기할 따름이다. 가끔 내가 마구 놀리기도 했다.^^

캄보댜 국경까지 카지노 버스를 타고 가기로 결심했다. 뭔가 조금 레어한 방법인거 같애서...구미가 확 당겼다. 이런건 동행이 있을때 하는게 좋아 흠~약간 더 저렴하다는 얘기도 좋고~
그래서 카오산이 아닌 실롬에...예전에 갔던 Take a nap으로 갔다. 여전히 친절한 언니들~ 그리고 여전히 비어있는 도미토리~
오늘은 언니들이 좀 더 예쁜방을 주더라

16TakeANap01.JPG


어제 캄보댜 가기로 결정한 주제에 언니한테 내가 가는길을 안다고 큰소리 뻥뻥 쳤더니 슬슬 불안하다. 난 뭘 믿고 큰소리 칭겨?? 숙소 언니들한테 물어봐도 근처 카지노 버스 같은건 모른단다...헛.....
에이~ 몰라몰라~ 앙그러면 터미날까지 택시 타지뭐...오올...많이 대담해졌다. 택시를 탈 생각도 하고... 카지노 버스를 타는 곳이라는 HSBC 빌딩의 위치만 대강 알아놓고 오늘은 방콕에서 늘어지기를 단행하였다.
스타벅스 커피한잔으로 카페인 충전 해주시고, 길거리 음식 덮밥으로 걸신님께 제물도 바쳤다. 깐짜나부리와 물가 차이에 적응 못해서 레스토랑은 가질 못했지만...실롬의 길거리 덮밥...25밧에 완전 맛있었다. 의사소통이 잘 안되서 길거리서 온몸을 이용해 춤을 춰야하는에 흠이지만.....이맘때 든 생각이지만...바디랭귀지를 춤으로 만들수 있을것 같다. "워러춤~" "얼마예요 춤~" 이렁거... 원더걸스 같은 애들이 추면 이 춤도 전혀 우습지 않을꺼야...

16Bangkok01.JPG

역시나 하릴없이 보내는 한량의 하루. 살것도 아니면서 짐톰슨도 가보고 씨암도 가보고...

16Bangkok04.JPG
(여기...젠 인거 같다...오늘 사진을 너무 안찍은거 같애서 찍었는데...역시 별 느낌없이 찍은거라 기억이 잘 안난다)

16Bangkok06.JPG
(슬슬 사람들이 진정 태국 아이로 착각하곤 한다... 이 사진을 보니...스스로도 이해가 되려한다.)

혼자 다닐땐 별걸 안해도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감흥을 느끼고 이런저런 작은...그치만 나름 다이나믹한 일들이 있곤 했던거 같은데......둘이 다니니까 모르겠다. 잘.
물론 둘이서 다님에 장점이 참 많고 언니는 참 좋은 사람이고 나름 마음도 잘 맞지만...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기대감을 가지고 마음을 열려 애쓰는 과정이 조금 소멸되어 가는 것 같아 약간은 안타깝기도 하다.
그냥 내 개인의 행동 패턴과 둘이 다닐때의 패턴이 조금 달라서 오는 불편한 생각들이랄까... 아무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가끔씩 불쑥 느껴지는 불편함을 다스릴 여유가 없어서 인 것 같다. 며칠이나 되었다고 이런 생각인가...
좀더 편안해지고 싶은데... 다시 혼자가 되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라... 뭐랄까 이런 머리 아프고 쓰잘데기 없는 생각의 과정 같은거 없었으면 좋겠는데...나는 여전히 마음 놓는 법, 마음 여는 법을 익히지 못한 것만 같다.

낼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
캄보디아...
난생 처음으로...육로로 국경을 넘는다. 분단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육로로 국경을 넘는 다는 건...말할 수 없는.......
그래...말하지 말자. 사실 여느 책들에서 심각하게 말하는 그 감흥이란거...실제로 벅차오르는 감동 같은거... 그거 아무리 생각해도 문어체적 감상인거 같다... 젠장 어디가 어디야? 얼로가야해? 왤케 비싸? 이런 생각을 먼저할텐데... 나는 내 여행기가 진짜 그 순간 느꼈던 그대로 - 조금 솔직했음 좋겠다.
지금 이순간은 낼 5시에 버스를 잘 알아볼 수 있을까? 가 젤 큰 걱정이었고...낼 아침밥 못먹고 쓰러지면 어떡하지? 가 둘째 걱정이었다. -.-;;

* 그리고....목말라서 산 녹차가...우웩이다. Original Japanese Green Tea...라 씌여있는데...일본인들...차 맛을 모르는 걸까--? 아니면 설탕물을 일본 녹차라고 뻥쳐서 파는 걸까...

16 Comments
형통 2008.03.13 20:23  
  ㅋㅋㅋ, 님의 글 잼있게 읽고 있슴다. 필력이 대단,,,
2주전 카오산 과 파타야가 생각나는 군요.,,,, 또 열심히 살아야 지요 ㅋㅋㅋ,,, 그런데 궁금한게 있어서요,,,
짐 이 상당히 많으신걸루 아는데 여행다니실때 어떻게 보관하세요????? 
열혈쵸코 2008.03.13 22:30  
  결국은 동행을 선택하셨지만, 지친다고 하시니 혼자였으면 어땠을까..아쉬움이 드네요. 어떤 선택이나 장단점이 있는법. 부디 즐거우셨기를 바랍니다.
시골길 2008.03.13 23:28  
  [[헤헷]] 아~쭈 좋심다..무대뽀 정신으로 카지노 버스타고 캄보디아로 넘어가기... 가장 마음에 드는 여행컨셉으로 접어 드셨네요,,ㅋㅋ
녹차 .. 그 거 완전 '뻥' 맞습니다.. [[으힛]]
차차차 2008.03.14 09:30  
  카지노 버스가 젤 편하지요. 탁월한 선택이네요...
어리버리 미끼 2008.03.14 10:14  
  룸피니공원에서 앞 카지노버스 탑승이말만듣고...몇년전에 헤매이던기억이 나네요...^^* 요즘도 공짜인가요?
필리핀 2008.03.14 11:22  
  아직 아침도 못 먹었는데
4번째 사진의 음식이 넘넘 맛나 보이네여...[[그렁그렁]][[그렁그렁]]
이상한 나라 2008.03.14 21:28  
  짐이요. 큰배낭하나, 작은 옆으로메는 가방하나, 크로스백하나였구요. 도합 20키로쯤 나갔어요. 이때까지는 바리바리 메구다녔구요. 나중에 방콕이 집쯤으로 여겨질때쯤엔 큰배낭은 묵었던 숙소등지에 하루 10밧주고 맡기구댕겼어요^^

카지노버스 공짜였었어요???...와...그럼 짐 디게 마니 올랐네요. 근데 뻐스타구 국경넘어간 얘기는 낼 쓸께요...오늘 왠지 두통이...흣. 글구 낼 중요 면접이^^;;
차차차 2008.03.15 09:04  
  헉! 카지노버스가 공짜라구요?
외국인 200밭 내국인 100밭 아닌가요?
기쁜걸 2008.03.15 13:23  
  재밌게 늘 읽고 있어요!!!
alexis 2008.03.15 15:52  
  저와 같은 꿈을 꾸시네요...한량^^;;
너무 재밋게 읽고있어요~
킴3킴3 2008.03.15 21:38  
  재밌게 다녀오셨네요 은희누나 ㅎ, 이래서 세상이 좁다니까..
구름사다리 2008.03.16 13:10  
  시간이 갈수록 점점 현지인이 되어가네요...ㅎㅎ..재밌게 잘 보구 있어요...^^
이상한 나라 2008.03.16 21:15  
  헛...킴3킴3...뉘야??? 뉘길래 나의 정체를 알고잇는겨...
예로 2008.03.25 00:17  
  현지인 끼지는 아니어도 장기체류 가이드 처럼 보이는 군요~^^


점점  방콕이 고향화 되는 기간
못된바보 2008.03.25 20:39  
  룸피니 공원 동상앞에서 기다리면, 누구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화려한 이층짜리 관광버스가 멈춰요.. 언제부터인가 현지인 100밧, 외국인 200밧이 됐네요..
saebyuk 2008.03.31 18:08  
  와~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며 혼자 쭐래쭐래 많이 돌아다녔는데.. 특히 (마지막-1) 단락의 글은. 정말 완전 동감해요... 육로로 국경을 넘는다는 것.. 저도 처음 육로로 국경 넘은게 태국->캄보디아였거든요..  돌아다니는 말에 의하면 태국->캄보디아가 남한->북한 이라는 얘기도 있어서...  T.T 그런 얘기도 있지만... 정말 당장의 고민은... 이게 맞는 길일까. 버스 놓치면 어떻하지...밥은 언제 먹지? 화장실은 언제 미리 갔다오지? 아주 단순한 고민들...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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