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거나 말거나 80일여행 17.. 지옥의버스..살아서 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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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거나 말거나 80일여행 17.. 지옥의버스..살아서 태국으로

태린 11 5730

11월26일..

드디어 이날이 오고야 말았다...

캄보디아를 등지고 태국으로 들어가는 날......

이런 나를 곱게 보내주기 싫었던 캄보디아였을까..

난..카오산에...반 시체로 도착한다...

7시30분버스...

그럼 일찍 도착해서 자리를 잡아야하는데......

나의 바램은 어제먹은 술에 비례해서 꿈과같은 이야기가 되고있었다..

가까스로 7시가 다되서야.. 짐을 챙겨서 나온다..

하지만...내 얼굴은.....어제 술독에서 수영한 탓으로 .......심한 숙취에 시달리는 얼굴..

내 속은 물이라도 한잔 마시면 바로...환상적인 분수쇼를 할 것 같은 ..나의 속..

그러고보니...배도 고프다....그러나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이때까지는 버스에서 걍 잠이나 자면서 술을 깨자는 아주 귀여운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

떠나기전에.....어제 가라오케요금의 반을 드리고....

골드스타스텝의 오토바이에 오른다....

다운타운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멋진2층버스들과 대형버스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당연히 그런종류의 버스라고 생각하고

예약티켓을 보여주었다...

그러나...그사람이 안내한 버스는......폐차직전의 미니버스였다....

허겅 더군다나...좌석이 맨뒷자리.......

아침도 먹지 못한난 바게뜨와 생수를 산다.....나중에 먹기로하고 차에오른다....

미니버스의 짐칸에 승객의 짐이 넣기에는.턱없이 작다..

결국 맨 뒷자리의 의자 뒷쪽에 베낭산을 쌓는다...

그 좁은 뒷자리에 5명이 짐짝처럼 끼워져 앉는다...

맨 뒷자리가 얼마나 좁은지....

큰키에 롱다리인..나는 군대 훈련소시절의 자세를 유지해야했다...

조금만 자세를 낮추면 무릎이 사정없이...앞의자를 공격한다...

다리 짧은 내옆의 웨스턴..아저씨는 가죽가방을.. 무릎에 올려놓고...꼭 잡고 있다..

가방이 나를 자꾸 건들인다.....짜증난다...

이가방이 캄보디아 국경까지 나를 짜증나게 한다...

7시30분 출발의 버스는 역시나 늦게 출발한다...

그좁은 버스에서...그것도 맨뒷자리에서..난....숙취와 두통에 시달리며

살기위해서(?) 바게뜨를 조심씩 뜯어먹고있었다..

10시가 좀넘어 버스가 다리밑공터에 도착한다....

SA701939.JPG

이런버스다...

내리란다 ㅡㅡ?

도착한것도 휴계소도 아닌데 내리란다...

따지고 들 힘도 없다 내렸다..

안내남인듯한 남자가 모라모라 떠들어댄다...

이윽고 저마다 자기베낭을 들고 걸어가는 승객들...

나역시 베낭을 짊어지고 뒤를 따른다..

강사이를 연결한 다리는 바리케이트로 막혀있고...

우리는 가방을 메고..다리를 건넌다...겁나 멀다 ㅡㅡ;;;;

땀 쥘쥘 흘리고 다리를 건너자 반대편에 미니버스한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짐을 미니버스에 옴기고 ...우리는 정해진 자리에 앉는다....

이거 모하는짓인지 첨에는 몰랐다...

버스를 갈아타고 다시 달린다...

나의 상태는 더 악화되고 있었다..

에어콘도 안나오는 버스에..짐짝처럼 끼워져앉아있다..좁아서 다리도 움직이지 못할정도다...

땀은 흐르고..배는 고프고...슬슬 열이 받기시작하는..

우리는 다시 강을 만난다....

SA701940.JPG

SA701941.JPG




역시나 전부 내린다...짐들은 안내남과 다른스텝들이 뗏목에 실어서 강 건너로 옴긴다..

승객들도 뗏목에 나누어 타고 강을 건넌다...

아침도 못먹고 ...점심먹으라고 휴계소에 차는 세워나 줄지...모는게 미지수다..

캄보디아돈이 이제 3000리엘 남았다..

가게에서 과자를 구입한다...

그리고 마냥.... 가게 앞에서 대기다...

버스가 언제 올지....모른다 ㅡㅡ;;

속이 안좋다...바게뜨먹은게....다시 나오고싶어한다....

그 좋아하는 담배도 못피우고 있다..

아까 담배하나피웠다가....순간 분수쇼하는줄 알았다..

날씨는 이런나를 조롱하듯...미친듯이 덥다 ..

구석에..베낭을 깔고 앉아서 ...눈풀린 좀비마냥 축 처져있었다...

안내남이 또 떠든다.....버스가 왔다는 소리겠지...

슬슬 좀비화되는 웨스턴들이 하나둘씩 생긴다.....그들을 따라 나도 버스로 향한다..

다시우리는 반복적으로 정해진자리에 앉고 버스는 출발한다...

또다시....강변 마을에 도착한다....

난민촌과 비교해도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 그런 강변마을...

앵벌이 꼬마들도 보이고...다 쓰러져가는 가게들도 보인다...

트럭들과 사람들이 배를 기다리고 있고

우리는 또 내린다 ㅠㅠ

이번에는 승객들만 내린다....

운전사와 안내남이 모라모라 떠들더니...기다리던 트럭들과 사람들을 무시한채

버스를 배에 싣는다..

트럭기사가 버스기사와 안내남과 다툰다...

아마도 배와 버스와의 무언의 뒷거래가 있나보다..

버스와 승객을 동시에 배로 나른다..

무사히 강을 건너서..또 이동한다...

그런데...의자뒤에 쌓아두었던..짐들이 아까부터 신경을 쓰이게 하더니..결국

맨뒷자리 5명을 덥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난으로 던진돌에 개구리 죽는것도 아니고...

한참 달리던 버스에서 베낭에 얻어맞는 엽기적이 사고가 생겼다..

안내남 사과는 고사하고..그냥 아무생각없이 베낭을 다시 쌓는다..

나의 정신은 이미...달나라로 가출한 상태고..

내몸은 이미 좀비로변한 상태다...눈은 풀리고 ...손가락 하나움직이기도 싫다..

따지기도 귀찮다 그냥 5명이 같이 당한거에 위안을 삼는다..

그래서 사진이....더이상 없다...

1시30분..

또.또..다리다....

이제는 다 체념했다..

승객들도..이제는 체념한듯 시키는대로...고분고분하다...

베낭을 메고 다리를 건너서...언덕을 오른다...이렇게 20여분을 올라가니..

버스가 대기하고있다..

전부가 땀을 흘리고..땅바닥에 퍼질러 앉는다...

땀을 많이 흘려서 숙취는 깬건가???

머리도 안아프고 속도 안아프다..

대신 머리는 무겁고 속은 감각이 없다...

한무리의 웨스턴들과 길바닥에 앉아서 담배를 피운다....

담배를 피운건지 몰 한건지 담배맛도 안난다..

그냥 입에서 쓴맛이난다....

빵한개 먹고 참 잘 버티고 있다....

버스좀비들은..좀비왕(안내남)의 명령에따라 하나둘씩 어기적 어기적 버스에 오른다..

또 달린다...

드디어 국경에 도착.....

실감이 안나는 상황......

짐을 수레에 싣는다...그렇게 우리의 짐은 단체로 이동중이고..

우리는 출입국 사무소로 걸어간다..

그곳에는 아직도 캄보디아를 잊지말라고....

담배팔이 앵벌이들이 우리를 잡는다...

그렇게 담배를 좀 사고..

그렇게 우리는 출입국을 마무리하고...다시 차를 타기위해...이동한다..

거기에는 미니벤들이 대기중이다..

꼬창 파타야 카오산등등으로 흩어지는 사람들...

티켓에 따라..벤들이 나누어지는 상황이다..

수레에서 짐을 찾아 메는데....팁을 요구한다 ㅡㅡ;

너같으면 주겠냐하느식으로 눈알에 힘을주고 인상을써본다....

낡은 미니벤이 왜 이렇게 반가운지...

좀비들이..백신을 맞고 살아나는 것 처럼...우리는 서로서로 인사을 했다...

차안에서..과자도 나누어먹는다....

3시15분...출발..

달린다...역시 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는 포장이 잘되어있고...낡았지만 미니벤은 편했다..

한참을 달리고....간이 정류장같은 곳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기다리린다... 차를 바꾸어 탄다고...

따지고 들 힘도 없다...그냥 그러려니 한다..

30여분이 지나..다른 벤이 도착한다...

순간 우리는 환호성을 지른다....

일제 최신 벤이다...

에어콘...춥다 ㅡㅡ;;;

자리는...다리를 쭈욱 뻗을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그렇게 어둠이 깔리자 우리는 출발한다...

한참을 달린다....가도가도 ...언제 도착하는지..모르겠다...

어제 11시간걸린다고 들었는데..

11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달리고 있다...

휴게소에 멈춘다....

화장실도 다녀오고...여기서 간단히....태국산..인스턴트죽으로 요기를 한다..

바트가 어디서 나왔냐고 태클거는 분들 있을거같다..

입국하던날 50$환전했다...바트로(환전안했음 버스는 어떻게 탔을까??)

또 달린다.....이미 창밖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나는 아무생각없이...어두운 창밖만 바라보고있었다..

드디어 사람들이 넘쳐나고 간판들 넘쳐나고...시끌시끌한...곳..

카오산에 도착한다..

이름도 기억이 안난다..같은 벤에 탓던 웨스턴두명과...같이 걷는다..

이름도 모를 게스트하우스에 따라들어갔다..

그렇게 방을 잡고

저녁을 먹으러 카오산 로드로 나섰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곳....노점상도 넘쳐나고..사람들도 넘쳐나고....

노점상에서 팟타이를 사먹기도하고..꼬치를 사먹기도하고.....

그렇게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잠이 안온다 ㅡㅡ;;;

넘 피곤해서 정신이 오히려 맑아지는 현상이 오고야 말았다..

그래서 말로만 듣던 생솜을 마셔보자는 생각으로 편의점으로 향했다..

어제 그렇게 퍼마시고....

덕분에 오늘 체험 삶의현장이 아닌 체험 좀비의현장을 당하고나서도..

난....피가 모자라 피가 모자라를 왜치듯이....술을 원했다....

편의점은 사람들로 가득하고......아무리 찾아도 맥주만 보일뿐...냉장고에는 생솜이 안보였다..

그래서 카운터로 갔다..

그냥.. '생솜' '생솜' 이라고 말을 했다..

정신없던 그 아가씨는 자리를 살짝 비켜서...카운터 뒷쪽의 술을 보여준다..

그런데 술이 넘 많다 ㅡㅡ 모가 생솜인지 모르겠다...

당신이 외국인이라면...편의점에서..

맥주종류를 소주종류를 구분하겠는가???????

그래서 손가락으로 다른 술 3가지를 찍어보았다..

검은색..투명..다른상표...

이 아가씨가 갑자기 인상을 팍쓴다...

그러면서 술병을 내앞에 내민다...바빠죽겠는데 귀찮게 하는건가보다..

그렇게 생솜이라는 술을 찾고 계산을 부탁했다..

역시 인상을 팍쓰더니..술을 확 낚아챈다...

그러고 술을 강하게 내려놓는다...

나도 순간...뚜껑이 열렸다

여자한테 욕한적 태어나서 첨이다...

계산을하고 ...욕을 해버렸다..

너 미쳣냐... 10+8을 왜쳤다..

순간 표정이 싹 바뀌는..그 아가씨..

술을 확 낚아채서 편의점을 나왔다..

그리고 안주삼아 꼬치를 몇개 사들고..방으로 돌아와..

꼬치와 피곤을 안주삼아...생솜을 나발불고 잠이 들었다..

나중에 알았다...생솜..숙취수준이 막걸리라는걸.....

이렇게 나의 첫 태국에서의 밤은 어이없이..흘러갔다..

*그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어이없는 하루였습니다....

공사중인도로..그리고..그당시 최근에 생긴노선인지..

엉망이 노선운용..엉망인 버스..엉망이 스텝들...

*아침 8시출발... 밤 9시 도착.

6번의 갈아타기 끝에 도착....

도로가 여기저기 공사중...

지금은 공사가 다 끝난는지 모르겠군요


*내일부터 태국에서의 3일간입니다...

태국여행기란으로 옴기겠습니다....(참 여기저기 메뚜기처럼 옴기네요)

그리고 3일뒤에 라오스로 갑니다... 그이야기는 라오스란으로 ㅎㅎ


11 Comments
stopy 2008.06.15 08:15  
  에고..너무 고생 많으셨네요! 한 두 번도 아니고 여섯번 씩이나 갈아타기! ㅠㅠ

그럼 태국 여행일기 게시판에서 또 뵙겠습니다^^
큰바위사랑 2008.06.15 14:30  
  라오스도 만만 찮을 겁니다...^^
태린 2008.06.16 11:18  
  여행중 최고의 위기순간이었습니다..
라오스버스는 자연을 즐기면서 아주 재미있게 타고
다녔습니다.....
찐이 2008.06.16 22:16  
  저두 캄보디아-태국 이동시 맨뒷좌석에 앉아서 아침7시에 출발에서 담날 새벽에 태국에 왔다는...ㅠ.ㅠ
태린 2008.06.17 02:16  
  헉 그럼 몇시간을 ;;;
로이킴 2008.06.18 19:07  
  고생많으셨습니다.
저도 작녁에 씨엠립에서부터 말레이 페낭까지 버스타고 갔었는데 그 때의 고생이 ..  지금은 추억이죠머 ^_^
앨리즈맘 2008.06.21 13:50  
  로이킴님 댓글에 다시 쓰러집니다
은별이 2008.07.02 13:03  
  너무 재밌어용~~
오랜만에 이렇게 재밌는 글이 올라오니 너무 신나요.
전 이번에 15일동안 9번째로 태국 다녀왔는데 글 올릴 엄두가 안나네요. 만약 올리면 님만큼 재밌게 쓰고 싶은 욕심땜에요. ^^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꼭 끝까지 마무리 잘 해주세요!!!! ^^
짱팩커 2008.07.11 12:32  
  ㅋㅎㅎ
저도 비슷한 경험을 했죠. 카오산 도착하고 동대문에 국수먹으러 갔는데 사장님께서 제눈을 제대로 보지 못하시더군요. 착하게 생긴 눈을 가진 전데... 왜...?
이유는 캄보디아에서 태국이동중 눈병에 걸렸던거죠. 왠지 눈이 답답하더라니...ㅋㅋㅋ
아마 이동중 버스안에서 옮긴듯하네요. 분명 내 옆에 앉았던 그 무례한 프랑스놈 때문인 듯 싶네요.
맨날2학년 2008.07.30 09:31  
  태린님 여행기 항상 재밌게 잘보고있어요 ^^
태순이 2008.09.03 06:21  
  제가 배를 선택한건 진짜 최고였던거군여
낭만적이고 시원하고 좋았던 기억이 ^^
잼있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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