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소녀 삼천포의 나홀로 네팔 여행ㅡ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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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소녀 삼천포의 나홀로 네팔 여행ㅡ3

삼천포 18 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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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글쓰기니까 순서도 내 맘대로.
이번엔 여행중 제일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들을 쓰려구. 왜냐면...내 맘이라고 했자나여..헤헤^^

 

(마틴과 알렉스와 나의 이야기)
두달간의 네팔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쿤밍에서 열흘간 체류하는 일정중에 만났던 친구들이다.
두달동안 네팔에서 넘치도록 행복했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났던 나는

네팔을 떠나는게 너무나 아쉽고 싫어서 괜히 쿤밍이라는 도시가 미워질 정도였다.ㅋㅋㅋ

그래서 도착날 묵을 게스트하우스 외에는 거의 아무런 정보도 없이 누가 등 떠밀어서 보낸것도 아닌데

혼자 뾰로통해서 쿤밍 공항에 도착해서는 아, 역시 쿤밍은 공항에서부터 정이 안 가네 라고

중얼대며 틱틱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네팔과의 이별을 못견뎌하는 내맘은 내맘이고 어쨌든 낯선 곳에서

내 한 몸 쉴 곳을 찾아야 했기에 늦은 밤이라 택시를 타려고 줄을 서는데

공항 안전 요원이고 택시 기사건간에 죄다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하는거다.ㅡㅡ

숙소 주소를 적은 종이를 보여주려 해도 죄다 보지도 않고 고개를 절레절레 ㅋㅋㅋ
내 앞에 줄 서 있는 중국인 남자 두 명에게 물어보려고 말을 거는데

익스큐즈미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단호하게 놉! 하고 고개를 돌려버린다.

중국인들은 왜이렇게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조금 상처받고 무안해진 맘을 달래고 있는데 잠시후 단호한 놉!의 주인공들이 뒤로 돌더니

나에게 그들의 폰을 보여준다. 둘이 머리를 맞대고 뭘하나 했더니

나에게 보여주려고 숙소 위치를 찾고 있었던 것.

영어를 거의 못하는 그들이 손짓발짓으로 나에게 설명을 해준다.

자기들도 성도에서 출장 온거라 지금 숙소를 구하러 가는 중이니 택시를 함께 타고 가자고,

여자 혼자 가면 위험하다고. 나는 잠시 망설인다. 지금은 밤 10시 반.

혼자 택시를 타기도 무섭고 낯선 중국인들과 함께 가기도 좀 무섭다.
주워들은 카더라 통신의 중국택시 인신매매, 장기밀매ㅋㅋㅋ뭐 이런것도 떠오르고ㅋㅋ
남자애(ㅋㅋ진짜 애같았음.한명은 고딩 정도로 보였으니까)들을 보니 옷도 깔끔하니 세련됐고

인상도 순둥순둥하니 선해보인다. 둘다. 폰도 최신폰이고 들고 있는 가방도 꽤 명품이다.

적어도 때가 꼬질꼬질한 대형 배낭을 매고 쭈굴쭈굴하게 서있는 거지같은 나를 팔아먹을 정도로

없어보이는 사람들은 아닌것 같아서 나는 그들과 함께 움직이기로 한다.
그들이 바로 마틴과 알렉스이다.
영어도 못하면서 이름만 마틴과 알렉스임ㅋㅋ중국식 이름이 발음하기 너무 어려워

나 부르기 편하라고 지들끼리 급조한 이름이다.ㅋㅋㅋ
우리는 함께 택시를 탄다. 일행이 된 순간부터 나는 개널널해진다. 히힛.
내가 부탁한것도 아닌데 내 배낭을(엄청나게 많은 옷때문에 개무거운ㅋㅋ)대신 들어주고

보조 배낭까지 들어주고 나 넘어질까봐 부축까지ㅋㅋ

왜냐면 난 밤10시 반에도 썬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톱스타 돋네ㅋㅋ)앞이 잘 안보여ㅋ

누가 보면 심봉사인줄 알았겠지만ㅋㅋ콘택트렌즈를 낄 시간이 없어서 도수 들어간 썬글이라도

안쓰면 한치 앞도 안보이기때문에 ㅋㅋ어쩔 수 없이 썬글을 계속 끼고 있었음ㅋㅋ

꼴값 떠는거 절대 아녔음, 생존용이었음ㅡㅡㅋ
암튼 함께 택시를 타고 게스트하우스로 갔는데 공사중이라 문 닫음. 헐ㅡㅡ;;;

당황하는 나에게 걱정 말라고 내가 2순위로 적어온 곳으로 함께 가보자고 하는 착한 마틴네.

다시 택시를 돌려 2순위 숙소를 찾았는데 이번엔 또 입구에 이전 안내문이 붙어 있음. 헐~

황당함의 연속이다.
한밤중에 처음 와 본 도시에서 지리도 모르고 영어도 안통하고 와이파이도

안터지는 곳에서 만약 혼자였다면 두려움에 바지에 실례 했을 듯 ㅡ,.ㅡ;;;ㅋㅋㅋ

이전한 위치가 좀 멀어서 그냥 다시 택시 돌려서 마틴네가 찾아낸 가까운 호텔로.

싱글룸이 4만원인 깔끔하고 예쁜 호텔이다. 네팔에선 오천원짜리 방에서 지냈는데 ㅋㅋㅋ

그거랑 비교하니 어마어마한 사치같아서 망설이다가 밤도 늦고 해서 투숙하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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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로 꽉 찬 방.ㅋㅋㅋ 혼자 쓰기엔 괜춘함.

 

 

 

그런데 호텔 직원도 영어 한마디도 못함ㅡㅡ

그나마 영어가 좀 되는 마틴이 적극 도와줘서 간신히 체크인 했음.
택시비도 꽤 많이 나왔는데 마틴네가 절대 못내게 해서 ㅋㅋ진짜임, 뻥 아님ㅋㅋ

너는 우리나라에 온 손님이니까 우리가 대접해야 한다면서 ㅋㅋ개친절ㅋ^^

단호한 놉!쟁이들은 어디로 가셨나요? ㅋ
우여곡절의 체크인을 하고 나서,
배도 너무 고프고 또 나때문에 덩달아 개고생한 마틴네에게 신세도 갚을 겸 저녁을 사려고

함께 호텔 앞 포장마차촌으로 갔다.
종로 포장마차촌과 비슷한 풍경으로 거리 양쪽으로 포장마차가 길게 늘어서 있고,

노천 테이블마다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우리집 막냉이가 하얼빈 비어를 강추하던게 생각나서 하얼빈 비어를 마시고 싶다고 했더니

마틴이 포장마차 옆 편의점에서 한박스나 사왔다ㅋㅋㅋ역시 대륙남자 스케일ㅋ짱 커ㅋㅋ
포장마차 진열대로 가서 보니 네팔에선 구경도 할 수 없었던 해산물이 한가득 *-*

해산물을 소지섭보다도 더 좋아하는 나의 눈이 돌아가는 순간 ㅋㅋ

해삼, 멍게, 석화, 새우 등등 막 시키고 보니 테이블이 터질 듯 ㅋ

이정도면 충분하다 싶었는데 족발, 바베큐, 국수, 닭튀김 등등으로

십여가지나 더 시키고 오는 알렉스ㅋㅋ역시 대륙남자 스케일ㅋㅋㅋ따라잡을 수 없는 통 큰 스케일ㅋㅋ
그런데 그렇게나 많이 시켜놓고도 둘 다 거의 안먹음ㅡㅡ
마틴은 꼬챙이처럼 말라서 입이 짧음, 알렉스는 퉁퉁한 편이라 다이어트 중이라고 함ㅋㅋ

그렇다면 왜 때문에 저녁 먹으러 온겁니꽈?

그래서 결국 그 많은 음식 나혼자 처묵처묵했으니 개이득?? ㅋㅋ몸매 어쩔..

네팔에서도 엄청 잘 먹어서 나날이 살이 쪄서 다이어트가 시급하다며 노래를 불렀었는데

쿤밍에선 본격적인 아가리 다이어터 부활이다.ㅋㅋ입으로만 다이어트ㅋ
혼자 먹게 한다고 투덜투덜 대면서도 그 많은 음식 나 혼자 거의 다 먹었다는건 안자랑ㅋㅋㅋ
술도 한박스 다 마시자마자 한박스 더 사온 마틴ㅋㅋ대륙남자 그래 니네가 짱 먹어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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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직 반도 안나온 술상.ㅋㅋㅋ

 

 


마틴네는 쿤밍 근교 회사에 파견 나왔다며 아침에 떠나서 4~5일후에 이곳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알렉스가 대학 선배이자 작은 회사 오너이고 마틴은 학교 후배이자 부하 직원인 그런 관계다.
굉장히 어려보였는데 알렉스는 의외로 30대, 고딩처럼 보였던 마틴은 20대 중반이다. 캐동안.
마틴은 얘기를 하다보니 그래도 영어를 꽤 하는 편이다. 대화가 제법 잘 통한다.

니네들 공항에서 왜 그렇게 쌀쌀맞게 놉!했냐고 물어보니(나 쪼잔한 성격 답게뒤끝 작렬ㅋ)

되게 튀는ㅋㅋ 외국 여자가 한밤중에 시커먼 썬글을 쓰고 영어로 말을 걸길래

영어 울렁증 때문에 순간 너무 당황해서 그랬다고ㅋㅋㅋ그말을 듣고 보니 이해가 가긴 했다.

나란 사람 가뜩이나 키도 크고 인상도 강한데 썬글까지 썼으니 촘 쫄았을듯ㅋㅋ 급미안해짐^^;;;
다 먹고 나서 계산을 하려고 보니 알렉스가 이미 계산완료ㅋㅋ

나 계산 안하려고 신발끈 묶는 그런 치사한 사람 아닌데 중국 사람은 절대 손님에게

계산하게 하지 않는다며 둘이서 난리를 쳐서 할 수 없이ㅋㅋ이로써 갚아야 할 신세가 또 하나 늘었다.
그리고 마틴네는 최대한 일을 빨리 끝내고 올테니 나보고 떠나지 말고 있으라고 당부하고 떠났다.
나중에 들어보니 새벽같이 가느라 술이 덜 깨서 엄청 토하면서 갔다고ㅋㅋ

 


그들은 떠나고 술 때문에 늦잠을 잔 나는 근교 바위공원?뭐 그런곳을 갈 계획이었는데 포기하고

쿤밍 시내 구경에 나섰다. 내가 묵는 호텔이 번화가 한복판이라
돌아다니기는 편했다.
날씨는 선선하고 좋았으며 거리는 깨끗하고 청량했지만 네팔의 흙먼지와 매연에 익숙했던 나는

맑은 공기와 높은 빌딩 건물들이 가득한 세련된 도심이 어색해서 낯설게만 느껴졌다.
번화가 한가운데 공원에서 벼룩 시장이 열렸길래 구경했다. 팔찌며 반지부터 구형 카세트에

빗자루 쓰레받기까지 별의별 걸 다 팔고 있었다.
나는 팔찌 몇개를 샀다. 손가락 발가락을 다 동원해서
밀당을 주고 받아 깎아서 샀다. 나 흥정,밀당 이런거 되게 못하는데

꼭 사고 싶은게 있으면 잘 웃는 편이다. 활짝 웃으면서 공손공손하게 막 들이대면ㅋㅋ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대부분은 흔쾌히 깎아주신다.
시장을 막 돌아다니다 출출해서
시장 리어카에서 파는 아주 맵고 맛있는 국수도 사서 공원 벤치에서 먹었다.

너무 매워서 콧물을 질질 흘리는데 옆 벤치에 앉은 아저씨가 막 웃으며 휴지를 건네주셔서

배운 녀자답게 셰셰하고 인사한 뒤 코를 팽 하고 풀었다.

다 먹고 나니 너무너무 매워서 입술이 퉁퉁 부어서

안젤리나 졸리 입술처럼 졸리 섹시해져 있었다.ㅋㅋ 나 입술 보톡스 맞음 ㅋㅋ단돈 500원에 ㅋ
그리고 또 돌아다니다 보니 공원 한가운데서 발관리를 받는곳이 있길래 또 냉큼 의자에 앉았다.
아줌마가 내 발을 자기 허벅지에 올리더니 작은 플라스틱 통에서 알콜솜을 꺼내 닦아줬다.

그 통이 어찌나 더럽던지ㅋㅋ병균이랑 발톱 무좀이 옮을 것 같아 약간 소오름 ㅋ
발톱을 깎고 큐티클을 제거해줬다. 천원짜리 케언데 할 건 다한다.ㅋㅋ

엄지 발톱이 좀 멍들었는데(문에 찧었음ㅜㅜ) 그게 발톱에 낀 때로 보였는지

아줌마가 집요하게 후벼파다가 피 날 뻔ㅋㅋㅋ 덕분에 천원짜리 케어 받다가

세균 감염으로 돌아가실 뻔 ㅡㅡ
어쨌든 무사히 풋케어를 끝내고 보니 나 반딱반딱 빛나는 발톱 가진 고급진 여자 ㅋㅋㅋ
난 배낭 여행 중에도 풋케어 받는 고급진 여자니까 럭셔리한 백화점도 한 번 가주고

돌아오는 길엔 또다시 공원에 들러서 매운 국수 또 사먹음ㅋㅋ매워 죽을 뻔 했는데 나 은근 중독 됐음ㅋㅋ

또 콧물 질질 흘리며 다 먹고 입술 퉁퉁 부었음ㅋㅋ역시 입술 보톡스 대만족ㅋ

너무 매워서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그러다 겨땀까지 터짐ㅋㅋ겨터파크 개장ㅋㅋㅋ

 


다음날은 쿤밍에서 유명하다는 호수 공원에 놀러갔다. 호수 공원은 쏘쏘.

차라리 어제 갔던 벼룩시장이 더 흥미진진했다.
배가 고파서 식당에서 만두와 국수를 사먹었다. 말이 안 통하니 메뉴 주문하기도 참 힘들다.
식당 할머니와 멀뚱멀뚱 서로 딴 얘기만 하다가ㅋㅋ만두 사러온 어떤 훈남이 도와줘서 간신히 주문완료.
쿤밍에서 마틴 외에 영어 하는 사람 첨 봄ㅋㅋ
훈남 아니었으면 쫄쫄 굶을 뻔 했네.

 


호텔에 돌아오니 마틴네가 벌써 돌아와 있었다.
왜이렇게 빨리 돌아왔냐고 물어보니 나랑 놀고 싶어서 둘이 밤새워 몰아서

미친듯이 일 다하고 왔다고ㅋㅋ헐ㅋ대륙남자 너네 좀 짱ㅋㅋ
오늘은 반드시 신세를 갚고 싶어서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이미 인터넷으로

맛집 검색에 예약까지 다 해놨다고 따라오라고 한다. 얼~대륙남자 추진력 보소 ㅋㅋ
우리가 간 곳은 딱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중화요리 전문점. 약혼식 모임인지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도 보이고 실내도 꽤 고급스러워 보인다.
두부 요리가 먹고 싶어서 시켜달라고 했더니 연두부,튀김두부, 우유를 넣은 두부,마파 두부등

종류별로 다 시켜버리는 너란 남자ㅋㅋ대륙남자ㅋㅋ

그렇게 두부 요리를 시작으로 생선찜에 새우튀김에 꽃게 탕수육 등등에 온갖 고급진 요리를 다 먹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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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3kg나 찌워준 고마운(?)먹거리들.

 

 

역시나 입이 짧은 마틴과 다이어트중인 알렉스는 깨작대기만 하고

또 역시나 나만 파이팅중.(나 쿤밍에서만 3kg쪘음ㅋㅋ겨우 4일 동안에ㅋ)

맥주도 종류별로 하나씩 다 마셔보고.
나 내일 갑자기 떠나게 됐다고 하니 둘다 깜놀.
왜이렇게 빨리 떠나냐고, 너랑 더 놀고싶어서 일도 급하게 마무리하고 왔는데 하며

서운해하는 마틴네를 보니 짧은 시간이었지만 밥정(?)이 들어버린 나도 좀 아쉽긴 하다.

하지만 네팔 여행 말미부터 시작된 원인 모를 피부병이 쿤밍에 온 이후로는 더 심해져서

이제는 팔다리에 보기 흉한 두드러기까지 잔뜩 나서 가려움과 통증 때문에 괴로울 지경이라

일정을 앞당겨서 귀국해 피부과부터 가는게 급선무였다.
나의 팔에 난 상처를 보여주니 둘 다 깜놀 ㅋㅋ
잠시후 알렉스가 말없이 나가더니 한참만에 돌아온다.

돌아온 알렉스의 손에는 약국에서 사온 연고가 종류별로 몇개씩이나 들려있다.

하아~대륙남자 ㅋㅋ매력 쩌네 진짜ㅋㅋ 자상자상하게 연고를 발라주는 알렉스. 나 금사빤데ㅋㅋㅋ

다행히 난 얼빠이기도 해서 사랑에 빠지진 않았다ㅋㅋ왜냐면 알렉스는 홍금보를 닮았거든요 ㅋㅋㅋ
알렉스는 연고를 잔뜩 사다준걸로도 모자랐는지 유명한 피부과 의사한테 예약까지 해주겠다며

여기서 치료받으라고 한국에 가지 말라고 나를 붙잡는다.
치료비도 자기가 다 낼테니 걱정말라며.
나는 그런 그가 이상해서 물어본다. 나한테 왜
이렇게 잘 해주냐고? 궁금하기도 하고 사실 좀 부담스럽고 의심스럽기도 해서 ㅡㅡㅋ
그러자 알렉스가 서툰 영어로 마틴의 도움을 받아 말한다. 너는 우리나라에 온 귀한 손님이고

내가 처음으로 만난 외국 친구다. 그래서 더 잘해주고 싶다.

중국의 전통은 최선을 다해서 손님을 모시고 대접하는걸 미덕으로 여긴다.

가진게 없어도 손님 대접만은 극진히 하고싶어 하는게 중국인 마인든데

이깟 식사 몇푼에 병원비 따위가 대수냐, 다음에 우리가 한국에 놀러가면

그때는 맛있는 한국 음식 사주고 우리랑 놀아줘라...대충 이런 내용의 말을

더듬더듬 한참동안이나ㅋ그 말을 듣고 나 조금 감동했다ㅋㅋㅋ

나 왠만해선 감동 잘 안받는 아저씨 감성인데ㅋㅋ약간의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던

중국인에 대한 삐딱했던 시선도 얘네 덕분에 많이 사라졌다.
정말 진심을 다해 나에게 잘해주려고 애쓰는 마틴과 알렉스 덕분에 무매력으로 남을 뻔 했던

쿤밍에 대한 인상까지 좋아져 버렸으니 마틴아~알렉스야~니네 민간외교 대성공이야 ㅋㅋㅋ
그리고 그날밤도 역시나 알렉스가 밥값 계산.ㅡㅡ;;반도 못먹은 고급진 요리가 아까워서

포장해달라고 했더니 둘다 펄쩍 뛰며 극구 말림ㅋㅋ

귀빈이 모냥 빠지게 먹던걸 포장해가냐고ㅡ,ㅡ ㅋㅋㅋ먹고 싶으면 내일 또 사주겠다고 ㅡ,.ㅡ뉘예 뉘예;;;;
그치만 난 반대하든 말든 남은 음식 알뜰하게 전부 다 포장해와서 그날밤 호텔방에서

나혼자 맥주 안주로 다 먹어치워버렸다. ㅋㅋㅋ개미친 ㅋㅋㅋ나 푸드 파이터세요?ㅋㅋㅋ

내가 이 구역의 (입)맛깡패다!!!!! ㄷㄷㄷㄷㄷ
담날 아침에 복도에서 마주친 마틴이 내 얼굴을 보더니 깜놀ㅋㅋ하룻밤새 왤케 살이 쪘냐고ㅋㅋ

포장해 온 음식 다 먹어치우고 잤다고 하면 기절할까봐ㅋㅋ한국 여자의 이미지도 있고 해서ㅋㅋ

잠을 설쳤더니 좀 부었다고 개뻥ㅋㅋ믿거나 말거나 일단 뻥을 치는 거다ㅋㅋ

 

 


그리고 나는 친구들과 가족들 선물을 사러 번화가로.마틴네는 볼일을 보러 어딘가로.
오후에 다시 만나 함께 공항으로 가기로 하고.
길거리에서 갑오징어 튀긴거에 양념장 발라주는거(이름 모름) 한 개 사먹었는데,

미친ㅋㅋ개맛있어ㅋㅋㅋ너무너무 맛있어서 다섯개나 사 먹었다.ㅋㅋ

게걸스럽게 먹다가 옷에다 양념장 질질 다 흘려서 원피스도 하나 새로 사서 갈아입고. ㅡ,.ㅡ

사실은 핑계임. 원피스가 너무 예뻐서 사고싶었음. 전날부터 찜 해놨었음.

번화가 뒷골목쪽으로 소호거리처럼 작은 디자이너샵이 많았음. 의외로 예쁜 옷들도 많았고.
특히 원피스 종류가 예쁜게 정말 많아서 다 사고 싶었으나 꾹 참고 딱 한벌만 샀음.

그 돈 아껴서 한국 가서 막걸리 사먹으려고ㅋㅋㅋㅋㅋ
소호 골목을 막 돌아다니다보니 엄청 맛있어보이는 식당이 있어서 들어갔다.

사진이 첨부된 메뉴판을 보고 손짓 발짓으로 주문 완료. 오징어 통구이를 5개나 사먹었는데도

뇌속은 청순해서 기억력 제로 상태.

의욕적인 공복(??)상태로 고기덮밥 한접시와 만두 한 판 클리어.

반찬으로 시킨 채소 볶음이랑 해파리 냉채도 싹싹 다 비우고.그래도 뭔가 아쉬워서

내가 젤 좋아하는 청경채 볶음 추가해서 박박 다 긁어 먹고 피니시.

손님이 없어서 무료했는지 나만 쳐다보고 있던 주인 할아버지 껄껄껄 웃으시더니 엄지척! ㅋㅋ

전세계 식당은 내가 깬다!!!!!ㄷㄷㄷ보고 있나?? 맛있는 녀석들!!!!!



쇼핑(을 빙자한 먹방)을 하고 돌아오니

알렉스가 호텔 앞 큰길까지 나와서 목을 빼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혹시 길을 잃었을까봐 걱정돼서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ㅋㅋ

하아~ 다정다정한 대륙남자의 매력ㅋㅋ에 혹하기엔 난 얼빠라ㅋㅋ홍금보 안녕! ^^
공항으로 가기 전에 저녁을 먹으러 근처 식당으로 갔다.

양도 엄청 많고 고명이 잔뜩 들어가서 맛있어 보이는 국수가 나왔는데,

지난밤에 내가 저지른 짓이 있는지라 ㅋㅋ무슨 푸드 파이터도 아니고,

한밤중에 요리를 몇접시나 먹어 치웠더니 하룻밤 새에 살이 너무 쪄서 원피스 지퍼가 자꾸 낑겨서ㅋㅋ

게다가 낮에 가볍게(???ㅋㅋ)먹은것들도 있고 해서 다이어트에 대한 의무감에

먹고 싶은 걸 참느라 좀 깨작거렸더니 ㅋㅋ맛 없어서 안먹는 줄 알고,

나가서 딴 데 가서 다른거 먹자고 나를 끌고 나가는데ㅋㅋ하아~ 대륙남자 박력 터지는 거 보소ㅋㅋ

결국 맛있는 국수는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하고 울면서 나왔음ㅡㅡㅋ



공항에 도착해 작별인사를 하는데 마틴이 선물이라며목에 걸고 있던 옥목걸이를 내게 걸어준다.
나는 낮에 쇼핑하면서 산 전통과자랑 조각케잌을 간식겸 선물로 줬는데 둘 다 또 극구 사양ㅡㅡ;;
손님한테 받을 순 없다며 ㅋㅋ너나 먹으라고ㅋ어라?나 푸드 파이터인거 눈치 챈거야?ㅋㅋ
그래도 억지로 그것만이라도 가다가 먹으라고 앵겨주고 나서 이별의 아쉬움에

괜히 쭈뼛쭈볏 대며 작별인사를 하다가 셋이 와락 끌어안고 짜요!(읭?)를 외치며 이별.
엘리베이터를 타고 닫힘 버튼을 누르다 알렉스와 마지막으로 눈이 마주쳤는데 읭?

입을 삐죽삐죽대며 울상이다. ;;;;
나 급당황했지만 이미 엘리베이터는 내려가고.
아저씨 감성의 나와 소녀 감성의 내가 뒤섞여 조금 혼란스럽다.

재빨리 열림 버튼을 다시 누르고 내려서 토닥토닥 해줄걸 그랬나 하는 소녀와

이깟 헤어짐이 뭐 대수라고, 사내놈은 더 강하게 키워야해 라고 주장하는 아저씨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뭐 그래봤자 이미 버스는 아니 비행기는 떠났으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긴 했지만...
그렇게 국내선을 타고 그들이 먼저 떠나고 나는 몇시간 뒤에 출발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나는 그들이 마지막까지 자상하게 챙겨주고 간

생수를 마시고 초콜렛과 과자를 먹으며 알뜰하게 살을 더 찌웠다.

(맛있는 녀석들에 삼천포를 캐스팅하라!!!! 하라!!!하라!!!!!)




두달전 낯선 쿤밍 공항에서 나 혼자 시작했던 여행을 두달 후 나는 같은 공항에서

이번에는 셋이 함께 마무리 하고 있었다.
그것도 완벽한 해피 엔딩으로.
나의 첫 여행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끝낼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웠던 친구들,

마틴과 알렉스를 마음에 담고 나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러 간다.

친구들아... 잘 지내고 있니?

보고싶다. 친구들아. ㅋㅋ

 

 

 

 

 

* 여행기 시작과 동시에 마무리하는 패기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무리는 아니고, 그냥 맘 가는대로, 뒤죽박죽 쓰려고요.

   어차피 백수건달의 유람기라 순서는 큰 의미가 없을 듯 합니다.

   저의 여행기에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께는 언제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18 Comments
snsqncj 2015.07.03 14:15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오래동안 많은 글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삼천포 2015.07.03 14:53  
오랫동안 쓰기엔 내용이 다 비슷비슷해서 ^^;;
재밌게 읽어주시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디아맨 2015.07.03 21:39  
너무해욧...알렉스가 가여워요..
예전에 제가 굴을 올렷는대..누가 그러더라고요..제가  여자맘에 안들어서 그런거라고.... 그여자도..얼빠엿나 보네요..
알렉스가...훅흑
추신:베트남 여행기 못찿갯어요..혹시 삼천포님 홈피가면 볼수잇나요? 주소좀....
삼천포 2015.07.04 08:33  
ㅋㅋㅋㅋㅋ알렉스와 저는 썸타는 관계가 아니라 동성친구같은 느낌이었어요ㅋㅋ
베트남 여행기는 한 번 날려먹고 정신차리고 다시 썼었는데 실수로 또 날라갔어요.ㅠ.ㅠ홈피는 지금은 안하구요.
혹시라도 누군가 스크랩 해가셨으면 저 좀 주세요.ㅠ.ㅠ
디아맨 2015.07.04 09:36  
흥!! 이런말 아시죠? 남자는 다 늑대야!! 다 도둑이야!!^^;;
에고 즐거움이 끝낫군요.. 필리핀 여행기는 사람들이 모라 그래서 접으셧단 글은 봣고.. 베트남 여행기도 없으시다니...
꾸냥하오 2015.07.08 03:01  
내 사촌언니들은 다들 얼빠셔ㅋㅋㅋㅋ
삼천포 2015.07.08 10:03  
ㅋㅋㅋ마동석이 이상형인 어린이도 있는데ㅋ
september 2015.07.13 22:05  
밤중에 선구리쓴  되게티는 외국여자 ㅋㅋㅋㅋ 

삼천포님 인복 이 좋은걸가요? 인물이좋은걸가요?퀴즈~ㅋㅋ
삼천포 2015.07.14 02:07  
제 친구 망구가 저더러 인복이 넘친다고 그것도 타고난 복이라고 했었는데, 정말 맞는 말인것 같아요^^
그래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늙어갈수록ㅋㅋ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렸을 땐 그 고마움을 잘 몰랐어요^^;;
K양 2015.07.14 14:43  
마틴과 알렉스..
부러운 인맥이네요
특히 막 자꾸 맛있는거 사주는 사람 저도 엄청 좋아하는데.. ㅎㅎ
전 아직도 운남에 안가고 아껴두고 있답니다
저도 운남 여행할때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삼천포 2015.07.14 14:59  
마틴네가 성도에 놀러오라고 쿤밍이랑은 비교도 안되게
맛있는 먹거리의 천국이라고, 풀코스로 쏜다고 하는데
무서워서 못가고 있어요 ㅋㅋ더 돼지 될까봐ㅋㅋ
여행가실 때 중국어 앱이나 포켓 중국어 책 필수지참 하세요.
상상 이상으로 영어가 안통해서 천불날 뻔ㅋㅋ
ㅜㅜ
Cal 2015.09.23 18:56  
오, 저라도 음식 싸 왔겠어요!  귀빈은 그러는 거 아니라는 이야기가 정말 스윗하지만, 모처럼 사 주는 거 그렇게 고맙게 잘 먹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요.  삼천포님, 아주 잘 하셨습니다!
삼천포 2015.09.24 14:00  
우왕~Cal님^^
제가 좋아하는 여행기의 여주인공님ㅎㅎ
저처럼 음식을 귀히 여겨 버리지 못하고 아끼는 사람
(이라 쓰고 대식가라고 읽는다.히히) 이신가요?^^;;
외국인투자자 2015.10.11 21:07  
맛있는녀석들에 삼천포님을 캐스팅하라 ㅋㅋ
어쩜 글케 인복과 식복을 타고나셨는지 부럽삼
여행기너무너무 잼나요~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으셔요 ㅎ
삼천포 2015.10.11 21:51  
맛있는 녀석들의 덕후로써 ㅋㅋㅋ
김준현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ㅋㅋㅋ
거의 10년째 재밌게 읽어주시니
제가 더 감사해용^^
세상만사 2015.12.07 12:03  
加油 jiāyóu 찌아요우 - 중국말로 아자/화이팅 이란 뜻이죠.

행복한 마무리네요.
삼천포 2015.12.08 08:35  
네, 정말 행복한 마무리였어요.
착한 친구들 덕분에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답니다.
난무엇일까 2017.11.24 17:44  
중독성이강합니다  푸드파이터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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