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19일차 (말레이시아 - 말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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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동남아 3개국 기행 19일차 (말레이시아 - 말라카)

광팔이 0 2856
2002년 9월 30일 (월)

전날 술 잘받는다고 과음한 것이 문제였다. 과음의 후유증 때문에 하루종일 몸이 안좋았다. 속이 쓰리고 머리가 띵했다. 나오끼는 어제 나보다는 덜 마셨다. 나오끼는 자신의 여행 스케줄 때문에 말라카 구경을 안하고, 이날 바로 KL로 넘어간단다. 나오끼는 이날 오후에 KL행 고속버스를 타러 전날 우리가 내렸던 항투아 거리의 고속버스 터미널로 떠났다. 나는 너무 몸이 아파서 도저히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배웅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하고, 나중에 한국놀러오면 꼭 연락하자고, 서로 이메일 주소를 주고 받았다. 정말 어제 진짜 재미있게 노가리 까고 놀았다. 비록 안되는 짧은 수준의 어설픈 영어였지만...

너무 술을 마셔서 숙취 때문에 너무 피로했다. 나는 선풍기가 딸린 다른방으로 옮겨서, 하루종일 취침했다. 그런데 나 혼자만 지낼거기 때문에 싱글룸(13RM)을 얻을 생각이었는데, 싱글룸이 남은게 없어서 어쩔수 없이 더블룸(26RM)요금을 주고 그 방에 들어가서 자는 걸로 합의를 봐야 햇다. 주인이 요금을 2RM 깎아서 24RM으로 해줬다. 숙소를 다른데로 옮기자니,  몸이 안좋은데 무거운 짐들고 그렇게 하기가 귀찮았다. 빨리 방을 잡고 거기서 지친 몸을 눕히고 취침하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하도 속이 안좋아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하루 종일 자빠져 자다가 오후 3시경에 기상했다. 이 날은 이미 다 지나가서 관광하기에는 글렀다. 원래계획은 이날 하루종일 말라카 시내를 돌아보고, 명일 오전이나 점심먹고 바로 KL로 떠나는 계획이었는데, 몸이 아파서 하루 쉬어서 제대로 관광을 하려면, 또 하루를 머물러야 하게 됐다. 샤워좀 하고 나니까 숙취가 다 풀리는거 같다. 앞으로는 너무 무리하게 과음하지 말아야 겠다.  일어나서 땀에 쩔은 빨래들을 세탁기에 돌리고, HELLO 가이드 북을 보면서, 어디 어디를 돌아 볼건지 계획을 세웠다. 또 그 볼거리들이 전부 이 근방에 있기 때문에 걸어서 반나절이면 충분히 다 둘러볼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심심해서 거의저녁때가 다 돼서 TMR로 나와서 에콰토리얼 호텔을 지나니까 말레이시아 국기로 현수막 비슷한게 만들어져 있다. 길이 무슨 광장 같다. 이쪽길부터 가이드 북에 소개된 관광지들이 몰려 있다. 독립선언기념관-파모사 요새-세인트폴 교회-스타듀이스-크라이스트 교회 그 앞에 큰 차도를 가로지르면, 말라카 강변이 나오고, 그 강변에는 말라카강 관광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다리를 건너면, HSBC 은행이 있고, 그 쪽부터는 항제밧 거리, 차이나 타운이다. 간판마다 죄다 한자들이고, 중국식 사원, 중국 물건, 중국 전통 골동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이 쪽 코스를 도보로 훏어 보는에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말라카에 오니까 자전거 뒤에 인력거처럼 사람들을 태운 수레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를 '트라이 - 쇼'라고 한다. 말라카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교통수단이다. 태국으로 치면, 뚝뚝, 쌈러하고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재미 삼아 한번 타볼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헬로 말레이시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터무니 없는 바가지를 씌운다는 말을 보고 안탔다. 말라카 거리를 지나다니는데, 곳곳에서 트라이-쇼 기사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수시로 접근해서 호객행위를 하는데, 미치는 줄 알았다. 태국의 뚝뚝 기사들 같다. 트라이쇼 기사들은 연령대가 대체로 높은 편이다. 죄다 시꺼먼 피부의 말레이 인들이며, 다들 나이든 아저씨, 할아버지들이다. 회교도 복장에 두건을 쓴  사람들이 많다. 또 여기 오니까 KL보다 한국차가 많은거 같다. 여기서 카니발을 이날 10대 정도 본 것 같다. 그 외에 엘란트라, 소나타Ⅱ,소나타Ⅲ, EF소나타, 세피아, 아벨라...

말레이시아는 SAGA PROTON이라는 자체 개발한 다소 구린 디자인의 국산차가 주류이다. 하지만 일제차(도요타, 미스비시)가 다른 동남아 지역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이며, 한국차들이 그 틈바구니에서 고군분투하는 양상이다. 그래도  그많은 일제차들 틈에서 간간이 보이는 한국차들 보면, 대한민국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라카는 TMR 거리가 거의 아스팔트가 아닌 형형색객 칼라의 블록으로 되어 있어서, 차도인지, 인도인지 헷갈리기 쉽다. 그리고 곳곳에 신호등이 적어서 차가 오나 안오나 잘보고 요령껏 지나다녀야 한다. 차가 그렇게 고속으로 주행하지 않고, 운전자들도 보행자를 보호하는 기본 매너는 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교통사고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말라카는 중국계가 엄청 많은거 같다. KL보다도 중국계 인구, 한자로 된 간판의 수가 더 많은거 같다. 과거의 중국 명나라가 이곳을 점령한 이후에 화교들의 진출이 늘어나서, 이곳에 정착한 화교들이 대를 이어 이곳에 살게된 것이다. 또 이들은 원래 살고 있던 말레이인들 과도 결혼을 많이 해서 페라나칸(중국계와 말레이계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면서, 첸돌이라는 팥빙수처럼 얼음에 콩, 연유, 시럽등을 곁들어 만든 인도식 빙수를 먹어봤다. 더위를 식혀주는데 그만이다. 제법 맛있다.

저녁때 까지 TMR 근처를 돌다가 숙소주변으로 돌아가서 PC방에 들어갔다. 다음 싸이트에 들어가보니까 전날 부산아시안 게임이 개막했다고 나와 있었다. 내가 10월 13일 귀국할 예정인데, 귀국하고 그 다음날 끝날 예정이었다. 한 2주 정도의 일정으로 치러졌다. 나는 계속 여행할 거기 때문에 부산아시안 게임을 거의 못보고, 가끔씩 현지 방송보고, 우리나라 어떻게 됐는지 봐야 했다. 이날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하루종일 쉬어야 했다. 다시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관광을 시작하고, KL로 이동할 예정이다.

* 이날 쓴돈 : 17.4 RM
저녁식사(나시고랭) : 5.6 RM
음료수, 첸돌 : 1.5 RM
비누, 1회용 티슈 : 4.3 RM
인터넷 요금 : 6 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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