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에서 추천할만한 카페..일까?
일하는 호주인과 결혼한 여행사 직원. 결혼한지 일주일된 신혼 부부. 그녀는
한국에서도 일년동안 일했었다며 자신을 Kim 이라고 소개하더라. 중국어, 영어,
베트남어, 한국어. 무려 4개국어를 구사했다. 물론 베트남어와 한국어는 조금 약하지만.
Kim을 만난것은 숙소였다. 2층 건물이 두개인 전망 좋고 깨끗한 숙소인데,
건물 밖으로 계단을 오르는 구조였다.
1층에 그녀의 남편(30대 후반이나 40대로 보이는)이 들어가고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그녀가 나중에 찾아와 방으로 들어갔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그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유로피안이 여자를 사는건줄 알았다. 예쁜 얼굴.
작지만 나이스 바디, 나름 섹시한 옷을 입고 있어서 그런 오해를 했었다고
변명한다. 그럴일은 없겠지만 만약 그녀가 이글을 본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 - 정말 죄송합니다. -
어째든, Kim과 어찌어찌 말을 걸어 일행들과 한참을 이야기 했다.
그녀의 도움으로 여행사를 통해 무이네의 붉은 사막에서 일출을 보고 작은
그랜드 캐넌도 올랐으며 요정에 샘과 어촌마을을 가보았다(요정에 숲은 전. 혀. 가볼 가치가 없었지만).
그리고 호치민에 자신에 즐겨 간다는 카페 주소를 알려주었다. 이름하여 카페싸다.
부푼 기대를 안고 장시간 버스를 타고 호치민에 도착. 첫인상은 '번화하다'
수도인 하노이 보다 도로도 넓고 건물도 크고 예쁘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이
있어서 인지 대사관이나 대형상가등은 고풍스런 유럽풍에 건물들로 세워져
있었다. 그날은 숙소를 잡고 근처에서 간단히 현지맥주를 마시고 다음날 본격적인
도시 투어에 나섰다.
나머지는 각설하고 Kim이 알려준 카페를 찾아갔다. 주소를 보고서 찾아가기는
어려워서 큰마음 먹고 택시를 탔다. 택시가 내려준 곳은 Duxton Hotel 앞.
그곳에서 왼쪽으로 스무걸음 정도 걸으면 노점상이 있는 골목이 보인다.
까지 와서 일행들과 긴가민가 했다. 솔직히 '카페' 가 있을 만한곳으로 보이는가? 그렇지 않다.
어째든 잘못왔다 쳐도 일단 알려주었으니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주소에 적힌 53-2 번지를 찾았다.
서성이자 가게 주인이 나와 환대했다. Kim 에게 연락 받았다고.
그리고서 황급히 아이가 앉아서 놀던... 사진 오른쪽 아래에 있는 작은 테이블은 닦아 자리를 내주었다.
짜주었다고 일행이 말했다. 어째든 빨대로 커피와 연유를 섞고 얼음으로 시원해질 때까지 조금 기다린 다음
한모금 마셨다.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처럼 남국에 태양 역시 강렬했기에 프랑스 인들이
이런 좋은 환경을 자신들에 기호품을 생산하는데 활용해서라.. 생각 된다.
도저히 카페라고 생각할 수 없는 구멍가게에서 완전 실망한 상태로 아무 기대 없이 마신 한모금에 카페라떼.
차를 향이 아닌 맛으로 마시기에 커피도 자판기 커피를 좋아하는 내게도 커피에 향과 쌉싸름한 뒷맛에,
연유에 단맛이 느끼하거나 끈적이지 않게 조화되었다. 스타벅스등의 커피점을 자주 이용하는 일행들에
말을 빌려도 이와 동일한 찬사를 할것이다.
카페싸다 보다 조금 큰 플라스틱 병에 굵은 빨대를 꽂아 내준 음료는..
뭔가 형이학적인 모습이었다.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보니 개구리 알(;;)에 해초로 보이는 여러 내용물이 걸죽하게 들어 있었다.
말을 좀 그렇지만 나름 그렇게 징그럽지만은 않은 ^^;; 모습 이었다. 물론 개구리 알도 아..닐 것라 생각된다.
..맙소사! 세상에, 이럴수가! 어떻게 이런 맛이.. 마치, 마치 이건... 매니큐어?
다만 압도적인 매니큐어 향에 놀랄것이다.
하지만 매니큐어 향이 나는 음료라니 어디서 맛볼수 있겠는가!
오로지 베트남 호치민 구석진 골목에 작은 카페(일단은)에서만 맛볼 수 있다.
주인 아주머니는 화교 였다. 어쩌면 중국 어딘가에서도 맛볼 수 있을지도.
카페 주인 아주머니의 말로는 설 연휴기간에는 모든 물가가 두배로 뛴다고 한다.
베트남 북부에서 남부까지 내려오며 충분히 경험한 사실이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1달러 전후였다. 설 연휴 외에는 그 반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