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여행 보고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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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여행 보고서 5

방학마다 1 2589
다섯째날 -12일 씨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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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밀리아 캄퐁플럭을 가기로 한 날.
아침에 컵라면을 먹으려고 물을 받아놓고 기다리는데 옆에 식사하는 중년 여성분이 혼자다.
여행지에서 외롭게 혼자 식사하시냐고 물으니 혼자 왔단다. 어디서 오셨냐니 그냥 프놈펜에 사신단다.
신선생님은 교포가 아니라 코이카 시니어 단원으로 현지 초등학교 양호교사로 임하여 1년 6개월 근무
후에 복귀직전에 마지막 휴가를 받고 여행 중이시란다.
여행일정을 물으니 우리의 목적지. 즉각 합류하기로 하고 함께 다니게 되었다.
현지어도 능통하고, 사정에 밝은 분이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뚝뚝이를 타고 다니는 길이었지만 피곤하지도 지루한 줄도 몰랐다.
 

그제 비자발급과 어제 시주돈 이야기를 하니 아무것도 아니란다. 지금은 특히 선거철이라 더 그렇단다.
없는 돈에 선거를 치르는 훈센정부는 금권선거를 하면서 공무원 월급도 두 달 동안 지급을 안했단다.
동료교사가 전기료를 못 내서 자기에게 돈을 빌리는 마당에 경찰들의 그런 행위들은 캄보디아 인들의 관점에서는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아이들을 위해 학용품을 교장에게 주면 학생들에게 나누어주지 않고 그것들을 시장에 내다팔아 자신의 것으로 가진단다. 그들에게는 나눔이 잘 없단다.
반드시 물품을 지급해도 기부자가 일일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만 골고루 돌아간단다.
참으로 어이없지만 그들에게는 그게 정상이란다. 시골길 노점에서 직접 그런 경험을 해 보기도 했다.
꼬마아이들이 웅덩이에서 빗속에 수영하는 모습을 보다가, 사탕을 한 움큼 주고 나누어 가지라고 하니
혼자서 다 잡고 나누어주지 않는다. 형인 듯 한 아이가 하나 달라고 하나 역시 반응이 없다.
누군가가 그냥 나누어 주는 것은 받는 사람이 모두 가지는 것.
그게 그들의 일상에서 만들어진 생존본능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반드시 기억하고 있자.
동남아인들의 특이한 생존문화다. 그래도 자존심은 센 사람들이란다.
그래서 자존심을 잘 못 건드리면 사소한 시비로도 총질을 한단다.
심지어 감옥에 간 사람 중에도 공동급식의 개념이 없어서 굶어죽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도둑질을 하거나 나쁜 짓을 해도 어지간하면 고발하여 감옥에 가게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잘못하면 보복을 당하니까.
그리고 크메르루즈 시절의 영향으로 남의 일에 되도록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뇌물이 만연한 사회란다.
 

두 시간여를 달려 먼저 도착한 곳은 뱅밀리아. 폐허가 된 사원인데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사원은 마치 홍수에 잠긴 듯 주위 헤자에 물이 가득하다.
신선생님의 설명에 따르면 홍수가 나면 사원이 물위에 뜬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법하다.
몇 아름은 된 듯한 나무가 뿌리를 내릴 곳이 없자 무너진 석벽을 감고 몇 미터 아래로 잔가지를 뻗어서도
기어코 생명을 이어가고, 아름드리가 되어 있음을 보면서 자연의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이 절로난다.
 

입구에서부터 잔뜩 모여 있던 아이들이 모두 거지인줄 알았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재미있다.
젊은 여성들이 무너진 석벽들에 발디디기 힘들어할 때 손을 잡아주며 안전한 길안내를 해준다.
관광객들이 모델이 되어 달라하니 거리낌 없이 물에 뛰어들거나 나무위로 올라가 포즈도 취한다.
물이 찬 지하 암흑통로에서는 불빛을 밝혀주고 징검다리를 찾아준다.
그렇게 길안내를 하더니 팁을 받는다.
관광지에서 훌륭한 현지 서비스라는 생각에 아쉽기도 했고, 대견하기도 했다.
앙코르톰이나 앙코르왓에 비하면 아주 규모가 작은 사원임에도 정말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앙코르왓은 일본인들이 복원한다고 여기저기 시멘트를 발라놓아 보기 그랬는데,
여기는 오히려 그냥 무너진 그대로 둔 것이 운치 있다.
 

다음으로 들린 곳은 깜퐁플럭-똔레샵 호수와 연결된 캄보디아 전통수상가옥마을이다.
비가 간간히 뿌리는 날씨에 10여명이 탈수 있는 모터선을 타고 20여분을 달렸다.
수상가옥이 몇 백 채가 보이는데 모든 생활상이 한눈에 다 들어왔다.
기둥의 높이가 10미터가 넘는 것으로 봐서 홍수가 나면 아주 크게 나나보다.
3층 구조로 지은 것도 보이네. 집집마다 틈틈이 조그만 조각배가 다 있다. 그들의 자가용인 모양이다.
땔감도 집에 쌓아두고 있는데, 나무 기둥이 저렇게 물에 잠겨 있으면 언젠가는 기둥이 썩어 집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하니 물에 잠길수록 더 단단해지는 나무란다. 참 신기하다.
몇 십년을 저렇게 버틸 수 있다니....
수상휴게소에 들르니 조각배로 옮겨 타란다.
1인당 5달러씩의 비용으로 조각배를 타니 아줌마 솜씨가 정말 노련하다.
느긋하게 나무사이로 헤젓고 다니는데 마치 악어사냥을 나온 사냥꾼의 심정이 되었다가
후크선장에 잡혀가는 웬디의 심정도 되었다가...
흙탕물에 깊이를 알수 없어서 혹시 뒤집히면 하는 불안감도 함께한다.
한 20분을 돌아 다시 모터선으로 옮겨타니 속도를 높여 똔레샾으로 달린다.
반대편이지만 호수의 넓이가 얼마나 되는지 끝이 없다.
황토색 물빛이 아니라면 바다라 해도 전혀 모를 터....
 

저녁에 숙소 근처 청기와에서 신선생님과 함께 간단히 막걸리 한잔 곁들인 된장찌개 식사.
가능하면 외국 나와서 한국음식 먹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신선생님은 타국살이에 오랜만에 맛보는 된장찌개라 너무 즐거워하시기에 함께 했다.
참으로 푸짐하고 맛도 좋다. 다른 안주 필요 없이 충분했다. 청기와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다시 밤이 되어 어제 만났던 초등교사들과 맥주 한 잔.
나이트 겸 바에서 맥주한잔 먹는데 대화가 안된다. 너무 시끄럽다. 내일의 일정을 생각하여 일찍 귀가.
 

결산 : 뱅밀리아 입장료 10$, 캄퐁플럭 입장료 20$, 쪽배 10$, 뚝뚝이 47$, 저녁 29$, 숙소 15$
합계 : 150$ = 한화 약 18만원
예산합계 22만원
 

1 Comments
수잔문 2014.11.23 22:30  
방학마다님 긴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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