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게 없는 상해 19 - 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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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게 없는 상해 19 - 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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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궈지를 먹고 너무나 심하게 추운 상해의 야경을 따라 황포강 유람선을 타러 갔다.

이 날.. 완전 꺠달았다..

야경이고 무드고 뭐시기고 간에..

사람이 살고 봐야 보인다는거...

너무 추워서 - 방안에 있어도 추운데 (중국 난방시설 아시죠) 강가에서

밤바람 맞아가며 유람선을 탔으니.. ㅜ.ㅜ

그나마도 관광객용 유람선이 아닌 현지인들 이용하는 왕복선을 탔다.

샹그릴라 호텔 간판을 이정표 삼아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사진 전무)

사진기가 있었지만 손가락 하나 꼼짝할 수 없는 추위.. 아.. 정말 춥다.

거의 두달이 지나간 지금도.. 그때 그날 밤을 생각하면.. 어흑.. 치떨린다.

하여간.. 황포강은 아름다웠으나 악몽으로 남았다. ㅜ.ㅜ

서둘러 유스호스텔로 들어와 잠을 청했다.

어제와 달리 무척 따뜻한 방안 - 난방기를 어제는 누가 건들였던걸까?

하여간.. 상해에서 첨으로 따뜻하단 생각을 하며 오리털 파카를 벗고

잠을 잔 첫날.. 이게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일줄이야...


다음 날.. 눈을 뜨고 기절했다.

온 몸을.. 정말 목아래부터 양말 위 까지 고스란히, 빠짐없이 물린 벼룩의 흔적...

( 잠잘때도 추워서 양말 신는게 버릇이 됨. )

예전에 코따오에서 물렸던 바로 그 놈이다.

그때에는 허벅지를 공격당했었는데 (첨엔 모기인줄 알았음.)

벼룩과 모기는 조금 틀리다.

8인실이었는데.. 첫날은 a에서 잤다가 시탕 갔다오니 침대가 f로 바뀌었는데

내 바로 전에 잤던 누군가가 고이 내려놓고 간 모양이다.

어흑..

세상에나.. 벼룩이라니.. 그것도 온몸을..

정말 참기 힘든 ... 흥분 작렬 모드( 추위와 벼룩에 대한 ~~!!!)

안그래도 심한 추위로 정신이 반쯤 나가있는 상태였고

친절한-?- 상해 사람들에 대한 약간의 분노

그리고 벼룩에 대한 정신 수습 불가 상태의 혐오...

유스 호스텔을 체크아웃하고 호텔로 갔다.

수 년간의 수많은 배낭 여행을 통틀어 가장 비싼 숙박비가 이번 중국

여행을 통해 지출~~!!

대만에서 마지막을 보냈던 비싼 호텔

( 중급이지만.. 호스텔 애용자에겐 거금임. 거기다 대만은 호텔비가 비쌌거든

요. 그나마 티비로 궁이랑 커프 보면서 즐거웠고 욕실 시설이 꺠끗해서 불만

은 없엇지만요. )

서점 구경을 하다가 발견했던 푸지엔난루福建南路에 위치한 금강지성으로

두번 생각도 안하고 냉큼 짐을 싸서 도망을 가버렸다.

원래 금강지성은 인터넷으로 이용하면 1인실이 가격이 더 저렴한데

직접 가면 199 원이다.

1원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검색의 생활화가 되어 있는 entendu이지만..

벼룩과 추위는 나름 본능적인 생활감각도 마비시켜 버린다는걸 알게 되었다.

금강지성..

솔직히 그냥 그렇다. 카펫은 조금 더럽지만 욕실은 깨끗하고 침대는 청결하다.

벽걸이 티비와 기타 등등 모든 상태는 다 가격대비 괜찮음.. 문제는..

당연히 공짜인줄 알았던 티백이 무려 엄청난 가격~~!!!

체크인 하고 보니 철관음 티백이 있길래..

원래 호텔은 다 있나 보다. - 솔직히 다 있잖아요.

그래서 칠관음을 우려 먹고 났더니 쪽지에 유료라고 써있더군요.

잭일슨..

공짜 티백은 정수기 밑의 작은 상자에 따로 있더군요. ( 잘 보이지도 않음)

씁쓸한 상술같아 조금 기분은 안좋았지만..

뭐.. 덥석 낚인 놈이 잘못인거죠.

혹시 어디있을지도 모르는 벼룩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옷 죄다 빨고.

샤워를 수십번 하고..

몸을 녹이고..

여행 욕구가 몽창 사라지기 전에 하나라도 더 봐야겟다고 생각.

호텔을 나와 예원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칼바람속을 뚫고요.. ㅠ.ㅠ

(이게 정말 현명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나마 이게 유일하게 칼바람만 불어제낀 날이었구요.

그 다음날 부턴 우박과 비와 폭설이 교대로 쏟아지면서 기차 마비 사태가

그 다음 다음 날엔 단전과 단수 소식이..

그 다음 다음 다음 날에는.. 밥먹으로 호텔 밖으로 나가기도 두려워 지는

추위가 시작되었거든요. ㅠ.ㅠ

전.. 원래 상해가 그렇게 추운건줄 알았어요.

50년만의 대 혹한이었다는건 서울와서 알았음..

원래 여행하면서 날씨 복은 타고난 entendu 였는데..

그 동안의 액땜을 여기서 다 했나 봅니다. )

여행다니며 처음으로 호텔문앞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예원으로 이동..

이게 얼마나 대단한건줄 아십니까..

원래 대중교통 이용하는 맛에 배낭여행을 하는 저이거든요.

전철역까지 걸어가다가는.. 도저히 여행이고 뭐고 호텔방으로 기어들어올것 같은 추위였어요.

(실제로 그 다음날.. 전철역 도착해서 너무 추워서 쇼핑센타 가서 아이쇼핑만 하다 왔다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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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우핫~~!!!

이번 상해 여행 중.. 유일하게 찬찬히 둘러본 곳입니다.

(박물관 제외하구요. )

사진상은 잘 안보이지만 조금 거시기한 포즈였던 팬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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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큰 팬더 인형을 파는 선물가게들이 왕창 몰려있는 예원 상장

시즌이 시즌이다 보니( 음력설이 얼마 안남았던 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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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축제 분위기.. 예뻤어요. 밤에는 야경이 더 좋을것 같아서

해지면 한 번 더 와야지.. 했었지만..

아시죠. 추위..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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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문앞의 구곡교에서 한 컷.. 동서양을 막론하고 엄청난 숫자의 관광객들

이 늘 사진을 찍고 있는 곳이라.. 예정에도 없는 라틴계 남자 등장..

예원은 왠만하면 아침 일찍.. 개장과 동시에 들어가시기 추천해 드림

(전 개장과 함께 도착했는데도 한,중,일, 영,프 각국 대표 패키지 팀들과 함께 다녔어요.

어짜피 예원이 정원이다 보니.. 가는 곳이 정해져 있거든요.

한국 팀 인솔자의 설명은 솔직히 조금 건성 건성이구요.

비전문가인지 예원 자체에 대한 설명 보다는 수박 겉핥기식의 여행사멘트만

날리는 데다가가이드 눈치 보여서 오래 못듣겠더라구요.

영어쓰는 팀은 듣기는 편했지만 - 중국어에 비해 훨씬 편하죠..

달랑 신혼 부부 2명 설명해주는 분위기라.. 제가 끼면 너무 티가 나서 패스

중국어 팀.. 어휴.. 안그래도 시끄러운데 마이크까지 써가며 설명하더군요.

중국어 공부하는 셈 치고 계속 따라 다니며 들었는데..

확실히 자국 문화라 그런지.. 설명이 어찌나 긴지..

하다못해 바닥의 문양들까지 다 설명해 주더군요.

문제는 그걸 다 알아듣기에는 너무나 쪼달려 주시는 내 중국어 실력..

중간 정도 따라 다니다 독립해야 했다는..

일본 팀은.. 뭐.. 고멘나사이.. 이 정도의 실력이라 청취 불가능..

예원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앞에 위치한 정자가 '삼수당'

삼수당이라는 편액을 쓴 '채무'라는 사람이 꿈에서 삼수-벼이삭 3개를 줍고

그 후 황제의 신화가 되었다는 고사가 있음.

그래서 이 삼수- 벼이삭 3개 판앞에서 사진들을 무지 찍더군요.

덩달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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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하늘타리 2008.04.02 14:50  
  재밌는 여행기 잘 읽었어요~^^
어제 북경패키지3박4일 하고 왔는데,
상해도 가보고 싶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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