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게 없는 상해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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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게 없는 상해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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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무거운 짐은 호스텔에 맡겨두고 왔기 때문에 짐이래야 수건과 가이

드북이 전부...가방을 둘러메고 꺠끗하고 저렴한 숙소를 찾아 시탕을 돌았는

데..

시탕.. 쿠쿠.. 어찌나 작은 곳인지.. 숙소 찾아 다니다 한바퀴 다 돌아봤다는..

숙소들은 여기 저기 굉장히 흔하지만 대부분이 음식점과 겸하고 있고 너무 추

레해 보여서 감히-?- 방을 보자고 말하기도 겁나는 분위기..

도대체.. 중여동에서 입이 닳도록 말하던 내부가 리노베이션 되어 있다는 숙

소는 어디 있는건가..

그러다 발견한 숙소 골목..

기와박물관과 단추 박물관이 있는 골목이 깨끗한 숙소들이 몰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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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첫번째 집, 래봉객잔- 객잔은 여관이라는 의미. 봉황이 오는 숙소 정도

의 의미?

일단 방을 보여달라고 했다. 너무 멋져라는 말이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은 화장실, 냉난방기, 정수기, 티비에 DVD까지 갖춰진 나름 깔끔

한 방..110위엔을 부르길래 주중인데다가 혼자 여행하는 학생이니 깍아달라

고 해서 90위엔에 묵을 수 있었다.

시탕은 워낙 상해와 가까운, 잘 알려진 곳이라 주말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

다..

이 좁은 동네가 주말이면 중국인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법석댄단다.

숙소가격은 당연히 튀고..

짐을 내려놓고 온 몸을 핫팩으로 도배한 후 본격적인 시탕 탐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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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탕에 왔던 가장 큰 이유는.. 관광지로 변하기 전의 순수한 강남 수향의 분위

기를 느끼고 싶어서 였다. 그런 의미에서는 탁월한 선택.

비록 관광객들이 정신없이 휩쓸고 지나다니는 곳이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사

람들이 시탕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11시 부터 4시까지의 패키지 방문 시

간이 지나고 나면 시탕은 정말 중국 족자에서나 보단 강남 수향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내가 방문했던 그 날은 특히나 춥고 바람이 무지하게 많이 불던 때여서 관광

객은 나와 한 일본 여자아이가 전부인듯..

돌아다니며 여행객으로 보였던 사람은 그 일본 여학생이 유일..

나머지는 그 곳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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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을 때면 운하 보트를 타고 유유자적 뱃머리를 돌려 여기 조기 돌아보

는 것도 너무 멋질 듯 했다.

겨울 나무들이 비춰지는 운하 풍경도 나름 운치있긴 했지만..

꽃피는 봄날의 한적한 시탕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 속에서 복사꽃이 흩어지는 나무 아래를 배를 저어 돌아보는 그림을 그

려 본다.

서로 만나니 꽃이 하늘에 가득하고

서로 헤어지니 꽃이 물에 떨어집니다.

봄빛은 꿈 속같고

흐르는 물은 아득히 천리입니다.

相逢花滿天

相別花在水

春光如夢中

流水香千里

또 한차례의 칼바람이 휘몰아 쳤다. 바람을 피하고자 무작정 뛰어든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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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공포의 취두부 가게였다.

세상에서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던 Entendu를 한번에 초토화시켰던 초

두부..어젯밤 호스텔에서 만난 한국 학생이 어떤 취두부는 먹을만하다고 해

서 다시 도전해 보기로 결심

세상에 불가능은 없는 거라구 (내가 못먹는 음식이 존재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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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초두부 전문점이라 주문을 하면 아주머니가 그 자리에서 직접 튀겨 주셨

다. 텅빈 가게안으로 무작정 뛰어 든 터라

- 주중이라 마을 전체를 통틀어 외지인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태세였음..

초두부 튀김 1인분을 시키고 바람을 피했다.

잠시 후 튀겨져 나온 초두부.. 다행히 대만 길거리에서 팔던 것들보단 냄새가

덜 지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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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덮여진 초콜렛 처럼 보이는건 간장 베이스의 짠맛이 나는 소스고 빨간

건 매운 소스다.

냄새는 훨씬 덜 했고 바삭바삭한 겉과 몰캉 몰캉한 속살의 두부는..

그나마 대만에서 질겁했던 취두부의 공포를 조금은 해소시켜 주었지만..

그래도 한 접시 더~~!! 를 외치게 까지는 안되었다.

역시 첫키스의 추억은 무서운거야.. 쿠쿠쿠...

초두부를 다 먹고 다시 바람부는 길거리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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