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루 in 비엣남 6
2008년 7월 28일 7:30 am. 날이밝았다.
아직 상점들은 문을 꼭꼭 닫아놓고 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며칠간 있던 동행자 없이 혼자 잠을 잔다는건..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허전함..
그치만 이것도 잠시뿐..곧 익숙해질 것이다.
잠이덜깬 상태로 화장실로 가던중 발견한..
하룻밤의 동침자.
사실 벌레를 세상에서 젤 무서워하는 난
저놈을 보고 엉덩방아를 찔뻔했다.
"하마터면 그대를 밟을 뻔 했자나요."
but..그분은 이미 이세상을 떠난듯 하다..
아직도 세상을 떠난 이유가 궁금하지만..
매우 편안한 자세로 가신것 같다.
8시20분까지 무이네행 오픈버스를
타기 위해..티켓을 예매했던 여행사앞으로 가야한다.
나짱에서의 마지막 세수를 하고
호텔앞에서 반미 하나를 사먹는다. 10000동.
근데 진짜 맛있다. 아줌마가 만들땐..별것 안넣는거 같고
부실해보였는데..맛이 끝내준다..아마도 비밀소스가 있는듯하다.
사진찍는걸 아시고 수줍어하시는 아주머니. 고마워요~맛있게먹었어요~!
약속시간이 조금지나고 나타난 침대버스. 베트남에서 처음타는 침대버스다. 버스에는
HANH CAFE라는 글자가 선명하고.. 배정받은 좌석에 몸을 올린다.
특이한건 버스입구에서 신발을 벗어 비닐에 넣고 버스안에선 맨발로 댕긴다.
버스안에는 현지인 반, 서양인 반으로 꽉찬다.
버스는 나짱을 여러군데에서 멈춰서 사람들을 태운다. 아마 여러 여행사에서
예매한 사람들을 태워가는듯 하다.
그로인해 나짱안에서만 한시간여가 흐르고..나짱을 벗어나기전 주유소에서..
주유원이 주유건을 앞에 놓고 있는 모습이 먼가 이색적이다.
버스는 어느새 나짱을 벗어나고..사람과 건물이 드문곳을 내내 달린다..
버스에 타있는 동안 일기도 쓰고 그동안 찍은 사진들 보며 킥킥 대기도 하고..
낮잠도 푸욱잔다.
자다가 일어나니 불쑥 튀어나온 큰 바위가 있길래 ..찰칵.
잘은 모르지만 아무래도 무이네에 가까이 온것 같다.
바다를 따라 남쪽으로 남쪽으로..
사막지역도 지나는데..혹시 저기가 화이트 샌듄?레드 샌듄??
바로옆 침대 2층에 있던 현지인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무이네가 맞단다. 드뎌 왔구나 무이네.
첫인상은 그냥 한적한 어촌마을이다.
이리저리 뒤척이며 4-5시간여를 달려온 사람들은 부산하게 일어나 짐을 정리한다.
버스는 무이네의 중심지 같은 길을 따라 가다가 무이네한카페에서 내려준다.
내리자 마자 몇명의 모토바이크호객꾼들이있지만 그렇게 심하진 않다.
그냥 내가 필요하면 타고 아니면 말고 정도.
일단 밥을 먹자.
새우가 듬뿍들은 볶음밥과 오징어구이, 갈비구이같은것.
특히 볶음밥의 새우의 양과 오징어구이의 맛이 ..먼가 무이네에선
재밌게 보낼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든다.
고민끝에 고른방.
처음 찾아간 방갈로리조트의 수영장과 이곳의 방앞의 바다 사이에 많이고민했다.
내방앞에 창문하나 사이로 바로 바다가 있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는 모습을 상상하니
고민끝. 바로결정.ㅋ
방앞 테이블에서 이번여행중 읽으려고 가져온 '시크릿'의
첫장을 넘긴다.
바다바람이 너무 시원하다.
먼바다에 먼가 움직이는게 보여 확대해서 사진기로 찍으니
바다한가운데서 낙하산같은것에 의지해서 바다위로 보드를 타고있다.
세상엔 내가 모르는게 너무 많다.
근데 사진기가 똑딱이라 줌을 최대로 땡기니 화질이 최악이네.ㅋ
방 앞 해변을 따라 걸어본다.
먼가 혼자 불쑥 튀어나와있는 야자수가 쌩뚱맞기도 하고..
애처롭다는 생각도 든다.
조금더 가니 아예 때로 기울어져 있네.ㅋ
아무래도 긴시간동안 해를 따라 다들 자신들의 몸을 뉘였나보다.
작은 고기잡이배.
무이네의 명물 바구니배도 한켠에 놓여있다.
넓은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픈 뱃머리.
색감이 아름답고..문양이 태극문양인게 신기하구나..
백사장 한켠엔 조개껍질이 깔려있는데..옛날 어렸을적 조개싸움하던게 생각난다
그때 꼬막은 완전 얍사비였는데..ㅋ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길..해는 뉘역뉘역 진다..
바다위에서 느즈막히 해수욕하는 사람들과..
저멀리 떠있는 바구니배들..
잠시 산책하고 오니 방앞 선텐침대에는 세명의
금발들이 누워있다.
사실 해도 졌는데.. 그닥 어울리는 배경은 아니네.ㅋ
이곳이 오늘밤묵을 BAO TRAN.
방앞에 바로 해변이 펼쳐져 있는 방을 하루에 18$에 묵을수있다니..
물론 남미나 동남아의 더 알려지지 않은곳은 더 싼곳도 있겠지만..
아무튼..여기..대만족이다.
나짱에서 예약한 무이네-호치민 오픈버스 컨펌하러
신카페로 가는길이다.
한 남매가 배드민턴을 열심히 치고 있는데..
왔다갔다 두번이 이어지지가 않는다.
그래도 두 남매의 얼굴에선 우리네 저 또래들에선 볼수 없는
진정한 행복함이 느껴진다.
인도 한편에선 해산물들을 펼쳐놓고
구입하면 바로 즉석에서 요리도 해준다.
우리네 포장마차랄까나..
석양과 야자수..맘에드는 풍경이다.
걸어서 3분거리의 신카페.
국제전화 여부도 물어보지만 국제전화는 안되고..
예약한 표만 컨펌한다.
근데 내일 오전에 지프투어를 하고 1시 오픈버스로 호치민으로
예약했던 표를 하루 뒤로 바꾼다.
무이네..느낌이 좋아서 하루 더 여유있게 보고싶다.
이것저것 물어봐도 친철하게 답해준 신카페 직원분.
사진찍어도 되냐고 하니까 포즈도 취해주고..
찍은거 보여주니까 대게 맘에 안들어하는 표정이다.ㅋ
방에돌아오니 파도가 제법 쎄졌다.
그리고 점점 방앞으로 밀물이 밀려오는 느낌이다.
아름다운 석양을 허접한 사진기술과 딸리는 카메라로..
흔들흔들..
저녁으로 다금바리 회를 먹으러왔다.
한국에선 진자 비싸다는데..
이곳에선 진짜 싸다.
새우도 먹자!~
분위기는 소박하지만..
가격도 소박하다..
사이공맥주 한병과 처음먹어보는 새우회..그리고 회를하고 남은
새우머리를 저렇게 익혀주는데..나름 맛있다.
새우의 반은 회로..반은 대하구이로 ..
내입맛엔 처음먹는 회보단..그래도 익숙한 대하구이가 맛있다.캬~
그리고 이어나온 다금바리 회. 쫄깃쫄깃한게 맛있는데..
살살녹는정돈 아니구나.ㅋ
처음에 스시해달라고 하니까
무슨말인지 잘 못알아듣는것이..
회는 현지인들은 잘 안먹고 한국인이나 일본인같은 관광객만 먹는 느낌이다.
간장은 나오는데 와사비는 사야한다.
아쉽게도 초장은 없댄다..초장만 있음 딱인데..큭.
한국처럼 회치고 남은걸로 매운탕도 나오고..
사진상으론 김때문에 뿌옇지만..정말 맛있다.
시원한게..한국인 입맛에 딱이다.
식탁밑에는 야옹이가 밥달라고 어슬렁 어슬렁..
생선뼈 하나 던져주니 고양이 아니랄까봐..싹싹발라먹는구나..
가필드 같은자식.ㅋ
식사를 마치고..
이곳이 저녁을 거하게..맛있게 먹은곳이다..
두집이 연달아 붙어있는데..오른쪽집이 손님도 많고
좀 알려진곳인것 같다. 밥을 먹는중에 다른 한국 가족여행객
들도 식사를 하러 온거보니..
밥을먹고 인터넷좀 할까하고 숙소바로옆 인터넷룸으로 가지만..
이상하게 옆에서 오락하고 있는 현지인들은 잘되는데..
한국사이트는 잘 안들어가진다.
신기한건 싸이월드 주소를 치고 들어가니
베트남 싸이월드로 들어가진다.
옆에 여학생은 신기한지 대놓고 계속 쳐다보고..
결국 암것도 못하고 3000VND 지불후 방으로 온다..
무이네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파도소리가 철썩철썩..살짝 무섭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