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에서 버스를 타고 호치민으로...
초보 배낭여행 11일째/ 11월 10일
하노이에서 시엠립으로 건너가 찬란한 앙코르 유적의 6일간 여행을 마치고 이제 베트남으로 버스를 타고
다시 넘어간다.
어제는 이번 여행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힘든 날이었다.
외국에 나와 한국인끼리 하는 말이 가장 어렵다고 느낀 날이었고 모든게 엉망인 날이었다.
호치민은 초행이고 사전에 아는 정보도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이곳 프놈펜 숙소에서 좋은 한국 여행자를 만났다.
이곳 숙소는 이번 24일간의 여행에서 가장 좋은 숙소였으나 식사는 별로였다.
숙박비는 20불로 아침식사는 무료제공이나 저녁식사는 김치찌게가 4불이다.
우리는 어젯밤 호텔 로비에서 40대의 한국인을 만났다.
그는 사업 구상차 베트남에서 1달정도를 체류할 예정인데 1주일째 이곳 프놈펜에 머무르고 있단다.
말씨가 처가쪽 사투리고 처남과도 같은 모습에 마치 처남을 대하는 듯 생각이 든다.
울 마눌님과는 학교도 이웃학교라 더욱 친근감을 느꼈으며 결과적으로 우리는 많은 여행 정보를
그분으로 부터 얻어 호치민 여행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여행안내서 한 권 없이 가방과 카메라만 들고 연식도 오래된 부부가 여행하는게 무척 딱해 보였는지.....
그이도 어젯밤 우리를 만나 자리에서 내일 호치민으로 들어 가겠다고 한다.
아마도 우리 부부 때문에 함께 하기로 한 듯 하다.
그래서 호치민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아침에 프놈펜의 한국인 호텔 사장이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 주기로 했다.
아침 일찍 우리는 함께 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을 했다.
매표소는 아래 사진처럼 그냥 길가에 임시로 만든 간이박스다.
7시 경에 도착하여 표를 구매한다.
버스 정류장도 그냥 길가에 있다.
우리가 타고 갈 버스는 메콩 익스프레스가 아니고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금호 삼코 버스다.
아침 7시 30분 출발하는 버스인데 타이어가 터져 수리를 한다.
언제 교환하고 또 언제 출발하나....
아침에 출발할 버스가 미리 정비도 하지 않고 출발시간이 다 되어서 수리를 한다는 말인가?
몇사람이 타이어의 나사를 풀다가 포기하고 모두 사라진다.
우쒸~~ 그럼 우린 어쩌란 말인가?
그래~ 기다림도 여행의 일부다.
호치민에 빨리 간다고 누가 상 주는 것도 아닌데....
아저씨~ 버스 바닥을 쳐다보면 바퀴가 자동으로 교체되기라도 하시나?
오늘은 캄보디아 독립기념일이고 물 축제가 시작 되는 날이다.
그렇다고 버스 타이어 하나도 교환하기 어렵단 말인가?
이미 버스표는 구매를 했다.
이걸 환불하고 다른 버스를 알아봐?
기다리자....
여행은 기다리는 묘미도 있어야지... 누가 호치민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뭐....
그냥 세상 구경하기 위해 떠난 몸인데 여기서 그들이 하는 짓을 지켜보는 것도 세상구경이다.
30분 정도가 지나자 툭툭이 한 대가 사람들과 연장을 들고 나타난다.
연장?
새로 준비해온 연장이라는게 딸랑 조금 더 긴 파이프 하나다.
아침부터 날 더운데 힘쓰고 있다.
출발 예정시간을 2시간 넘겨서 9시 30분에 드디어 출발한다.
타자마자 한 사람당 물 한 병과 물 휴지 그리고 빵 하나씩을 준다.
멀리 간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출발 후 바로 또 어느 골목으로 들어간다.
터진 타이어를 때운다는 말이다.
이것도 중요한 일이다.
스페어 타이어도 없이 간다는게 말이나 되는가?
아까 왔던 기술자 집인가 보다.
여기서 또 30분....
이제 정말 출발 하는겨?
이제 다 끝난 모양이다.
때운 바퀴를 차에다가 싣는다.
남자 안내원이 승객 모두의 여권을 걷는다.
국경을 통과하기 때문에 출입국신고를 대행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비행기를 타지 않고 버스를 탄 이유가 육로로 넘어가는 경험을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고 북으로는 60만 대군과 200만 북한군이 길을 막고 있다.
그런데 잠시후 여권을 걷었던 안내원이 두사람의 이름을 호명한다.
한국인인데 미국 여권을 소지한 교포와 중국 여권을 소지한 교포 두명이다.
한국 여권은 15일 무비자가 국경에서 바로 주어진다.
그러나 미국인과 중국인은 미리 베트남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 분은 베트남을 통하여
며칠전 캄보디아로 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중이란다.
그래서 먼저 받아놓은 1달짜리 비자가 유효한지 알았단다.
베트남 대사관으로 버스는 다시 돌아간다.
한국인일지라도 한국 여권이 아니면 베트남을 다시 들어갈 때 비자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정말 오늘은 왜 이리 꼬이는게야~~
풀리는 일이 없구먼~~
타이어 나사도 풀지 못해 두시간 만에 풀었으니.....
베트남 대사관에서 알아보다 결국 이 두분은 하차를 하고 만다.
비자 발급이 아무리 빨라도 하루가 걸린단다.
그럼 이제 다 끝난겨?
드디어 버스는 시내를 벗어난다.
한국 여권을 소지한 사람은 하룻만에 나왔다가도 다시 베트남으로 들어가면 다시 15일 무비자가 주어진다.
익스프레스 버스?
웃기고 있다....
결국 출발 예정시간 7시 30분을 거의 3시간이 가까운 10시 18분에 우리는 익스프레스라는 버스를 타고
호치민으로 출발했다.
11시 40분 우리는 니악 루엉(Neak Loeung)페리 선착장에 도착을 한다.
버스가 배를 타고 도강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佳人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국경을 통과하며 찍은 사진은 컴퓨터에 저장하는 과정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곳에서의 사진은 울 마눌님 카메라에 버스에 앉아 있는 佳人의 모습만 한 장 남았다.
버스 속에 앉아서 가도 되고 내려서 배 갑판 위에 서서 가도 된다.
배 타고 버스 속에서 2중으로 탄다고 돈 더 받지 않는다.
11시 50분 경 버스는 길가에 서고 화장실 이용을 하라고 한다.
이곳 화장실은 남녀 구분도 없고 수세식이 바가지를 손으로 물을 퍼서 붓는 水洗式이 아니라 手洗式이다.
뭐 아무려면 어쩌랴~~
이곳의 생활이 이렇다면 그대로 따라하면 되지....
12시 50분 국경 출국사무소 앞 캄보디아 국경마을 바벳이라는 곳에 버스는 도착하고 25분간 캄보디아
돈을 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다.
식당이다.
그곳에서는 우리나라 드라마가 TV에서 나온다.
송일국이가 캄보디아 말도 잘한다.
언제부터 저렇게 외국어에 능통했지?
1시 15분 드디어 캄보디아 땅 맨 끝에 있는 출국장에 도착하여 모두 하차한다.
짐은 그냥 차에 두고...
그리고 잠시후 캄보디아 국경 출국담당직원이 나와 한 사람씩 호명하고 호명된 사람은 다시 버스에 탄다.
이것으로 출국심사는 끝이다.
다 타면 버스는 다시 출발하여 베트남 목바이라는 이름의 입국 사무소에 도착한다.
그러니 같은 동네를 캄보디아에서 부르는 이름은 바벳이고 베트남에서 부르는 이름은 목바이다.
두 나라 출입국 사무소 건물의 직선거리가 500m 정도가 될까?
앞에 보이는 건물이 베트남 출입국 사무소다.
만약 여기서 휴대폰을 사용하면 어느나라 통신사에 연결이 될까?
지금 우리는 두 나라 가운데 있는 땅.... 그 위에 서 있다.
베트남 출입국 사무소 건물 입구에 버스가 서면 이번에는 모두 자기 짐을 챙겨서 내린다.
버스는 건물을 지나 정차하여 우리가 입국심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린다.
우리 일행은 짐을 가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입국 신고서와 함께 여권을 제시하고 입국 심사를 받는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같은 버스를 타고 온 한 여성의 여권사진이 너무 검게 나와 입국이 거절되며 버스에 탔던 모든 승객들은
다른 버스 승객들이 모두 통과한 후에야 입국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
입국대를 통과하여 건물 출입문으로 나가면 우리가 타고 온 버스가 바로 문 앞에 대기하고 있다가
그 버스를 타고 호치민으로 바로 간다.
그런데 우리가 가지고 갔던 가방을 검사도 하지 않고 그냥 통과시켜 버린다.
원래 리턴 티켓이 있어야 15일 무비자 도장을 찍어 준다고 하는데 그냥 통과한다.
이제 6박 7일 동안 신들의 도시라는 시엠립에서 프놈펜을 거쳐 베트남에 들어왔다.
입국 신고서는 모두 버스에 타서 여권을 관리했던 안내원이 다 기재를 했고 추가 비용은 받지를 않았다.
이렇게 3시간 가까이 지체를 하고 도착해서 돈도 받지 않고 해 주었는지는 모르겠다.
1시 20분경 캄보디아 출국장에 도착해서 부터 베트남 입국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출발한 시간이
2시 25분이니 약 1시간을 이곳에서 지체를 했다.
여권 사진이 잘못된 사람 때문에 20분 정도를 더 소비했으니 40분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여기에서 2시 25분에 출발하여 약 2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호치민에 4시 30분경에 도착했다.
프놈펜에서 호치민까지 정상적으로 총 6시간 정도를 예상하면 무리가 없겠다.
오늘은 캄보디아 땅에서 베트남 땅에 한 발만 디딘 곳 까지 썼다.
프놈펜에서 하루 사용한 경비 : 숙소 20불
저녁식사 8불
호치민행 버스 24불 계 : 52불
캄보디아에서 사용한 총경비 6박 7일 총 284불 / 2인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우리에게는 생소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는다는 일...
타고 왔던 버스를 두 번 버스에서 내렸다 다시 타면 넘어간다.
아무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