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여행기 22. 달랏. 반갑다 춘향호수~
달랏 중앙에 위치한 호수의 이름은 Xuan Huong.
한국식 표기로는 '쑤언흐엉' 이라고 얼레벌레 통일된듯 하지만, 사실 저런 식으로 발음하면 베트남 사람들 죽었다 깨도 못알아 듣는다.
(작년에 있었던 일. 호수 바로 옆에 서서 손으로 가리키며 해도 못알아 듣더라. ' 파랗다는 얘기야. 경치좋다는 얘기야?' 거의 이런 표정?? -ㅂ-;;)
굳이 표현하자면 '허쓴흥' (허는 호수를 뜻하는 베트남 말, 흥 부분을 올려서 발음)이 좀더 가까울듯.
그냥 귀찮아서 나는 춘향호수라고 한다.
Xuan은 春, Huong은 香 이라는 뜻이다.
(베트남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한자의 영향을 받았다.)
비가 살짝 오다말다 하는 날씨.
우산 하나 털레털레 들고 길을 나섰다.
좋아하는 코스는 달랏대와 골프장 사이의 길로 내려가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헬멧이 하나의 패션인양 쓰고 다니는 사람들, 제법 있다.
사랑의 박치기라도 한판??
작년에 봤던 검둥이.
새끼가 1년새 저리 컸을리는 없고... 어디로 간걸까?
그들에게 혈육과 떨어지는 아픔에 대한 자각이 옅기를 바란다.
아니면 애완동물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사정상 분양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마음이 무거워질테니...
마음이 복잡하다.
그들을 잘해주는 것이 과연 그들에게 행복인지 구속인지.
연인에게 잘해주는 것은 그를 위한 것인지 자기 만족인지...
그것과 그것은 다르지 않냐고?
다르다.
한 쪽은 표현할 수 있고, 한 쪽은 표현이 한정적이고.
한 쪽은 인권이 존재하고, 한 쪽은 그 삶에 대한 권리를 아주 조금 동정받고...
생명에 무거움이 어디있고 가벼움이 어디있나.
그 생명이 버거워 아직은 기른다는 것이 조심스럽다.
안방에서 놀고 마루에서 널브러져 자다가도, 내가 이불 펴는 소리가 들리면 쪼르륵 달려와, 앞발로 내 팔뚝을 툭툭 쳐 펴게 하고는, 거기에 턱을 턱하니 얹어 놓고서 콧숨을 한 번 푸욱 쉬고서 잠을 청하던, 우리 네발이가 문득 그립다.
그녀석 견생은 정말 행복했는지, 그녀석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을지...
철조망 건너는 바로 골프장.
프랑스 치하라 천주교의 영향으로 성상이 많다.
그나저나 그 왼쪽 구석의 조각은 뭥미?
아마 사슴일거라고 믿기로 했다.
앞으로 사슴같은 그녀 라는 말은 베트남에서는 좀 가려서 써야 겠다.
베트남 식 그물 낚시.
제법 생각은 좋다만 좀 번거롭지 않을까?
그물 밑으로 깔리는 물고기도 생각해 봐야지.
역시 우리나라 투망이나 빳데리가 최고!!
사진 속 부처님도 나를 반겨 주신다~
사진 가운데의 어두운 복장의 저 분은 스님이시다.
추우신지 두툼한 점퍼같은 거다.
여기 정면을 찍으려 하자 가만히 서서 찍을 때까지 기다려 주셨다.
찍고 나서 꾸벅 목례 드렸다.
차가 늘다 보니 세차장이 생겼다.
작년에 이 곳은 세차장이 아니었다.
깔끔해서 그런건지, 체면 신경 쓰느라 그런건지 비가 오다말다 해도 세차는 한다.
난 후자라서 그럴거라 생각한다.
급이 떨어지는 도자기 제품을 팔던 이 곳은 작년과 다름없다.
저 곳은 작년에는 차양 대충 쳐 놓고 노점으로 음료 팔던 곳이었다.
까페 만들면 좋겠다고 내심 찍어 두었던 곳인데 고작 세차장이라니.
저 곳에서 보는 호수도 꽤 좋았는데... ㅠ_ㅠ
호수가 C 모양이라 보는 곳에 따라서 풍경이 다채롭다.
너무너무너무너무 귀여웠던 삼남매.
사이 좋게 손 붙잡고 걷는다.
큰 녀석은 천천히, 노란 꼬맹이는 아장아장 종종종, 빨간 꼬맹이는 괜히 의젓한 척.
달랏에서 저런 간달프 말 정도는 개만큼 흔하다.
나중에 여기서 살게 되면 한 마리 사서 타고 다닐까 한다.
달랏에 관광버스가 오면 꼭 한 번씩 서서 사진들 찍는 공원.
작년 6월에는 라벤더가 한창이더니, 지금은 좀 시들하다.
같은 우기라고 해도 얘네들도 철 타긴 하나 보다.
어딜가나 이런 사람들은 꼭 있다.
근처에 대학이 있고 꽃밭이 보니, 하트질이 대세다.
다행히 한글은 안보였다.
Trang 짱 이라는 여자애는 양다리인듯.
아니면 사귀는 남자마다 데려와서 여기다가 등재하나?
유럽풍의 예쁜 집들만 있는건 아니다.
오직 살기 위해 지어진 집들도 있다.
호수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많아진다.
이 공원 좌측 아니면 우측, 둘 중의 하나로 길로 주욱 들어가면, 로컬 숯불구이집이 있다.
(공원 바라보고 우측일거라는 기억이 70% 정도?)
규모도 크고 분위기도 좋고, 요리도 맛있었다. (닭 구이 강추!! 양 적은데 육질 짱!)
당연히 종업원들은 영어 절대로 안통한다.
영어 조금이라도 통하는 사람은 로컬에서 일 안하겠지 싶다.
너구리눈 백조와...
분노의 백조도 여전히 잘 있었다.
주유소도 여전하고~
요 까페가 산책 코스의 절반 즈음이 된다.
까페스다 한 잔 씩 꼭 마셔주던 곳.
쌀쌀해서 (베트남에서! 낮에! 쌀쌀!) 까페스남으로 한잔 시켜두고 앉아 끄적끄적.
나는야 우수에 젖은 신비로운 외국인 킹카~ -ㅂ-
지나가는 오토바이들이 노골적으로! 고개를 돌려가며 쳐다보고 지나간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집중이 어색한 사람이라면 선글래스는 필수.
건너편 호변에 보이는 건물이 탄투이 레스토랑이다.
달랏에 오는 외국인은 한 번쯤은 들리는 그 곳.
터미널 옆 다리.
이대로 주욱 직진하면 달랏 시장이다.
주로 서민들이 사는 동네인듯.
저런 곳이 정겹다.
저어... 아가씨... 제발 ' 보는 눈은 있어 가지구.' 라는 생각만은 말아 주세요. ㅡ_ㅡ;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발 로지스틱스 컴퍼니 대화여객 주식회사!? +_+b
태풍도, 급격한 수위 변화도 없어서 저런 곳에도 서슴없이 벤치가 있다.
새벽에 나오면 배드민턴이나 다까오(베트남식 제기) 하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포인트.
작년에 슬쩍 꼈다가 헛발질 몇 번하고 캐굴욕 당했었다.
제기 몇 개 사와서 요 1년간 한국에서 절치부심했지만 아직 수련이 부족하다.
공중 2회전 떰부링 후 전갈차기만 성공하면 다 죽었어. -_-+
그냥 천천히 천천히 걷는다.
그걸로 좋다.
뭐라고 써있는 걸까?
<이 팻말의 글을 읽으려고 너무 가까이 오시면 물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
춘향호수 둘레를 도는 도로 코스 중 가장 다이나믹한 곳.
미처 보지 못하고 직진하다가 보도블럭 들이받고 떰부링 대여섯 바퀴 돌면서 괴성을 지르며 호수에 빠지는 레슬리 닐슨이 생각난다.
아니면 후지와라 두부점 글자가 도색된 86 팬더 트래노 한 대가 드리프트 하며 지나가는 장면도 멋지겠군.
밀려오는 먹구름.
정자 안에 벤치를 들어다 놓은 광경을 찍은 사진이다.
저런 의외의 것이 있었다는 건 나중에 사진 보고 알았다. (믿어주삼... -_-;;)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은 그냥 넘어 가시길~
아기는 보자기에 쌓여 황새가 물어 오는 겁니다.
로맨틱한 데이트 중에도 헬멧을~
무려 9월의 베트남임에도 불구하고, 저 털달린 후드 점퍼는 달랏에서 제법 인기 아이템이다.
대략 우리나라와 1~2년 정도의 패션 유행 차이가 나는데, 우리나라의 중고 옷들이 이곳에서 팔리고 있다는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직 전혀 근거는 없는 추측)
대략 100분 정도 소요하여 호수 둘레 산책 출발점에 도착했다.
아직 고기잡이에 여념없는 아저씨.
이모가 사주신 퍼가 (닭고기 쌀국수).
베트남 사람에겐 7천동에 파는 쌀국수가 이모에겐 만동이다.
2년 여를 살고 있지만, 옆의 옆의 옆의 옆의 옆 집에 살고 있지만, 이모는 이웃이 아니라 외국인 요금 적용이 마땅한 외국인일 뿐이다.
당연히 얼굴을 알고 인사도 주고 받는 사이지만, 외국인에게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은 바가지가 아니라 원래 그 가격인 거다.
오히려, 만동 받을 걸 7천동 받으면 본전이 아니라 3천동 손해봤다고까지 생각하는게 이들의 사고방식이다.
7천동 짜리를 만동에 사먹다니 멍청한 외국인이라고 비웃지도 않는다.
그냥, 당연한 일이다.
베트남에 정착하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베트남 사람들에게 실망하는 부분 중 중 하나이다.
정이 없다... 의리가 없다... 야박하다...
가뜩이나 생김새도 비슷한 사람들이 그러니 더 밉게 느껴진단다.
같은 나라에서도 지역에 따라 기질이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는데, 나라가 다르다면 도덕과 미덕 자체가 다르지 않을까.
저들은 양심 팔아 바가지 씌우는 게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당연한 행동이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해줬으니 상대방도 이 정도는 해야 하는거라 바라는 마음은 강매와 다름없지 않을까.
이들의 순진한 탐욕과 뻔뻔한 담백함이, 이상하게도 내겐 마음이 편하다.
애초에 기대가 없으니 실망도 없다.
있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 원래 그렇다'는 주문은 자신에게 쓰면 자기 발전을 방해하는 몹쓸 방어막이지만,
타인에게 사용하면 의외로 여유를 준다.
사람 언행치고 ' 원래 그런 것'이 아닌게 얼마나 될까.
분석하고 화 내기 전에 그럴 수도 있다 긍정부터 해보자.
상대를 채 알기도 전에 하는 분석에는, 자기 잣대가 옳다 들이대기 십상이다.
만동짜리 닭고기 쌀국수는 맛있었다.
나는 만족한다.
한국식 표기로는 '쑤언흐엉' 이라고 얼레벌레 통일된듯 하지만, 사실 저런 식으로 발음하면 베트남 사람들 죽었다 깨도 못알아 듣는다.
(작년에 있었던 일. 호수 바로 옆에 서서 손으로 가리키며 해도 못알아 듣더라. ' 파랗다는 얘기야. 경치좋다는 얘기야?' 거의 이런 표정?? -ㅂ-;;)
굳이 표현하자면 '허쓴흥' (허는 호수를 뜻하는 베트남 말, 흥 부분을 올려서 발음)이 좀더 가까울듯.
그냥 귀찮아서 나는 춘향호수라고 한다.
Xuan은 春, Huong은 香 이라는 뜻이다.
(베트남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한자의 영향을 받았다.)
비가 살짝 오다말다 하는 날씨.
우산 하나 털레털레 들고 길을 나섰다.
좋아하는 코스는 달랏대와 골프장 사이의 길로 내려가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헬멧이 하나의 패션인양 쓰고 다니는 사람들, 제법 있다.
사랑의 박치기라도 한판??
작년에 봤던 검둥이.
새끼가 1년새 저리 컸을리는 없고... 어디로 간걸까?
그들에게 혈육과 떨어지는 아픔에 대한 자각이 옅기를 바란다.
아니면 애완동물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사정상 분양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마음이 무거워질테니...
마음이 복잡하다.
그들을 잘해주는 것이 과연 그들에게 행복인지 구속인지.
연인에게 잘해주는 것은 그를 위한 것인지 자기 만족인지...
그것과 그것은 다르지 않냐고?
다르다.
한 쪽은 표현할 수 있고, 한 쪽은 표현이 한정적이고.
한 쪽은 인권이 존재하고, 한 쪽은 그 삶에 대한 권리를 아주 조금 동정받고...
생명에 무거움이 어디있고 가벼움이 어디있나.
그 생명이 버거워 아직은 기른다는 것이 조심스럽다.
안방에서 놀고 마루에서 널브러져 자다가도, 내가 이불 펴는 소리가 들리면 쪼르륵 달려와, 앞발로 내 팔뚝을 툭툭 쳐 펴게 하고는, 거기에 턱을 턱하니 얹어 놓고서 콧숨을 한 번 푸욱 쉬고서 잠을 청하던, 우리 네발이가 문득 그립다.
그녀석 견생은 정말 행복했는지, 그녀석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을지...
철조망 건너는 바로 골프장.
프랑스 치하라 천주교의 영향으로 성상이 많다.
그나저나 그 왼쪽 구석의 조각은 뭥미?
아마 사슴일거라고 믿기로 했다.
앞으로 사슴같은 그녀 라는 말은 베트남에서는 좀 가려서 써야 겠다.
베트남 식 그물 낚시.
제법 생각은 좋다만 좀 번거롭지 않을까?
그물 밑으로 깔리는 물고기도 생각해 봐야지.
역시 우리나라 투망이나 빳데리가 최고!!
사진 속 부처님도 나를 반겨 주신다~
사진 가운데의 어두운 복장의 저 분은 스님이시다.
추우신지 두툼한 점퍼같은 거다.
여기 정면을 찍으려 하자 가만히 서서 찍을 때까지 기다려 주셨다.
찍고 나서 꾸벅 목례 드렸다.
차가 늘다 보니 세차장이 생겼다.
작년에 이 곳은 세차장이 아니었다.
깔끔해서 그런건지, 체면 신경 쓰느라 그런건지 비가 오다말다 해도 세차는 한다.
난 후자라서 그럴거라 생각한다.
급이 떨어지는 도자기 제품을 팔던 이 곳은 작년과 다름없다.
저 곳은 작년에는 차양 대충 쳐 놓고 노점으로 음료 팔던 곳이었다.
까페 만들면 좋겠다고 내심 찍어 두었던 곳인데 고작 세차장이라니.
저 곳에서 보는 호수도 꽤 좋았는데... ㅠ_ㅠ
호수가 C 모양이라 보는 곳에 따라서 풍경이 다채롭다.
너무너무너무너무 귀여웠던 삼남매.
사이 좋게 손 붙잡고 걷는다.
큰 녀석은 천천히, 노란 꼬맹이는 아장아장 종종종, 빨간 꼬맹이는 괜히 의젓한 척.
달랏에서 저런 간달프 말 정도는 개만큼 흔하다.
나중에 여기서 살게 되면 한 마리 사서 타고 다닐까 한다.
달랏에 관광버스가 오면 꼭 한 번씩 서서 사진들 찍는 공원.
작년 6월에는 라벤더가 한창이더니, 지금은 좀 시들하다.
같은 우기라고 해도 얘네들도 철 타긴 하나 보다.
어딜가나 이런 사람들은 꼭 있다.
근처에 대학이 있고 꽃밭이 보니, 하트질이 대세다.
다행히 한글은 안보였다.
Trang 짱 이라는 여자애는 양다리인듯.
아니면 사귀는 남자마다 데려와서 여기다가 등재하나?
유럽풍의 예쁜 집들만 있는건 아니다.
오직 살기 위해 지어진 집들도 있다.
호수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많아진다.
이 공원 좌측 아니면 우측, 둘 중의 하나로 길로 주욱 들어가면, 로컬 숯불구이집이 있다.
(공원 바라보고 우측일거라는 기억이 70% 정도?)
규모도 크고 분위기도 좋고, 요리도 맛있었다. (닭 구이 강추!! 양 적은데 육질 짱!)
당연히 종업원들은 영어 절대로 안통한다.
영어 조금이라도 통하는 사람은 로컬에서 일 안하겠지 싶다.
너구리눈 백조와...
분노의 백조도 여전히 잘 있었다.
주유소도 여전하고~
요 까페가 산책 코스의 절반 즈음이 된다.
까페스다 한 잔 씩 꼭 마셔주던 곳.
쌀쌀해서 (베트남에서! 낮에! 쌀쌀!) 까페스남으로 한잔 시켜두고 앉아 끄적끄적.
나는야 우수에 젖은 신비로운 외국인 킹카~ -ㅂ-
지나가는 오토바이들이 노골적으로! 고개를 돌려가며 쳐다보고 지나간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집중이 어색한 사람이라면 선글래스는 필수.
건너편 호변에 보이는 건물이 탄투이 레스토랑이다.
달랏에 오는 외국인은 한 번쯤은 들리는 그 곳.
터미널 옆 다리.
이대로 주욱 직진하면 달랏 시장이다.
주로 서민들이 사는 동네인듯.
저런 곳이 정겹다.
저어... 아가씨... 제발 ' 보는 눈은 있어 가지구.' 라는 생각만은 말아 주세요. ㅡ_ㅡ;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발 로지스틱스 컴퍼니 대화여객 주식회사!? +_+b
태풍도, 급격한 수위 변화도 없어서 저런 곳에도 서슴없이 벤치가 있다.
새벽에 나오면 배드민턴이나 다까오(베트남식 제기) 하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포인트.
작년에 슬쩍 꼈다가 헛발질 몇 번하고 캐굴욕 당했었다.
제기 몇 개 사와서 요 1년간 한국에서 절치부심했지만 아직 수련이 부족하다.
공중 2회전 떰부링 후 전갈차기만 성공하면 다 죽었어. -_-+
그냥 천천히 천천히 걷는다.
그걸로 좋다.
뭐라고 써있는 걸까?
<이 팻말의 글을 읽으려고 너무 가까이 오시면 물에 빠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
춘향호수 둘레를 도는 도로 코스 중 가장 다이나믹한 곳.
미처 보지 못하고 직진하다가 보도블럭 들이받고 떰부링 대여섯 바퀴 돌면서 괴성을 지르며 호수에 빠지는 레슬리 닐슨이 생각난다.
아니면 후지와라 두부점 글자가 도색된 86 팬더 트래노 한 대가 드리프트 하며 지나가는 장면도 멋지겠군.
밀려오는 먹구름.
정자 안에 벤치를 들어다 놓은 광경을 찍은 사진이다.
저런 의외의 것이 있었다는 건 나중에 사진 보고 알았다. (믿어주삼... -_-;;)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은 그냥 넘어 가시길~
아기는 보자기에 쌓여 황새가 물어 오는 겁니다.
로맨틱한 데이트 중에도 헬멧을~
무려 9월의 베트남임에도 불구하고, 저 털달린 후드 점퍼는 달랏에서 제법 인기 아이템이다.
대략 우리나라와 1~2년 정도의 패션 유행 차이가 나는데, 우리나라의 중고 옷들이 이곳에서 팔리고 있다는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직 전혀 근거는 없는 추측)
대략 100분 정도 소요하여 호수 둘레 산책 출발점에 도착했다.
아직 고기잡이에 여념없는 아저씨.
이모가 사주신 퍼가 (닭고기 쌀국수).
베트남 사람에겐 7천동에 파는 쌀국수가 이모에겐 만동이다.
2년 여를 살고 있지만, 옆의 옆의 옆의 옆의 옆 집에 살고 있지만, 이모는 이웃이 아니라 외국인 요금 적용이 마땅한 외국인일 뿐이다.
당연히 얼굴을 알고 인사도 주고 받는 사이지만, 외국인에게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은 바가지가 아니라 원래 그 가격인 거다.
오히려, 만동 받을 걸 7천동 받으면 본전이 아니라 3천동 손해봤다고까지 생각하는게 이들의 사고방식이다.
7천동 짜리를 만동에 사먹다니 멍청한 외국인이라고 비웃지도 않는다.
그냥, 당연한 일이다.
베트남에 정착하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베트남 사람들에게 실망하는 부분 중 중 하나이다.
정이 없다... 의리가 없다... 야박하다...
가뜩이나 생김새도 비슷한 사람들이 그러니 더 밉게 느껴진단다.
같은 나라에서도 지역에 따라 기질이 확연히 다르게 나타나는데, 나라가 다르다면 도덕과 미덕 자체가 다르지 않을까.
저들은 양심 팔아 바가지 씌우는 게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당연한 행동이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해줬으니 상대방도 이 정도는 해야 하는거라 바라는 마음은 강매와 다름없지 않을까.
이들의 순진한 탐욕과 뻔뻔한 담백함이, 이상하게도 내겐 마음이 편하다.
애초에 기대가 없으니 실망도 없다.
있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 원래 그렇다'는 주문은 자신에게 쓰면 자기 발전을 방해하는 몹쓸 방어막이지만,
타인에게 사용하면 의외로 여유를 준다.
사람 언행치고 ' 원래 그런 것'이 아닌게 얼마나 될까.
분석하고 화 내기 전에 그럴 수도 있다 긍정부터 해보자.
상대를 채 알기도 전에 하는 분석에는, 자기 잣대가 옳다 들이대기 십상이다.
만동짜리 닭고기 쌀국수는 맛있었다.
나는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