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여행기 20. 달랏. 주욱 그리던 곳. ~부록 : 달랏 팰리스 골프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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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여행기 20. 달랏. 주욱 그리던 곳. ~부록 : 달랏 팰리스 골프장 풍경~

명랑쾌활 3 3389

작년에 어찌어찌하여 오게 된 중남부의 고원도시 달랏.
오는 순간부터 너무나 마음에 들어버린 평화롭고 아기자기한 곳이다.

화창한 푸른 하늘의 사진을 올려야 겠지만... 첫 날부터 흐리더니, 체제하는 내내 흐리고 비오고 그랬다.
그래도 좋다. 비가 오던 말던. 한국에선 비 오는 거 싫어하는데... ㅋㅋㅋ
사시사철 가을 날씨에 태풍 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곳.
북부를 제외하고는 베트남 전역에서 유일하게 고랭지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곳.
덕택에 대체적으로 생활이 윤택한 탓인지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 가득한 곳.
베트남 신랑 신부가 신혼 여행지로 가장 가고 싶은 곳.
이 곳에서 지낸 이후로, 파리와 스위스를 제치고 달랏이 제일 살고 싶은 곳이 되어 버렸다.

작년에 묵었던 한인 미니호텔에 갔다.
2주 가까이 묵으면서 모든 스텝들과 친해졌던 곳이다.
끄엉, 늑, 야오, 냐, 하오, 토오... 이름들도 잊지 않았다. 모두 잘 있는지...

반가운 마음에 들어섰는데, 처음 보는 청년이 맞이한다.
음, 새로 채용된 직원인가 보군.
사장님 안계시냐 물으니 주무신단다.
일단 가방은 1층 로비에 두고, 내 집인양 거침없이 계단을 올라 옥상에 갔다.
지난 1년 여간 그리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담배 한 대 피우며 물씬 물씬 눈에 담는다.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사장님이 웃는 얼굴로 반겨 주신다.
이모님~~~ ^_^
그렇다. 난 사장님을 이모라 부른다.

내려가 보니 일행 두 분은 벌써 골프장 갈 채비를 끝내고 출발하려 하신다.
걸어서 5분 거리의 달랏 팰리스 골프장.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 100 위 안에 드는 골프장이란다.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_-;)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프랑스가 만든 것이라 역사도 100년 가까이 되었다.

...카트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골프는 좋은 운동이다.
그나마 카트가 없던 시절에 설계된 골프장이라 아기자기한데도, 대략 10km는 족히 걸어야 한다.

저녁엔 당연히 삼겹살 파티를 했다. (1년을 기다렸다. +_+)
달랏의 삼겹살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육류 매니아인 내가 여태 먹어 본 삼겹살 중 베스트 삼 안에 든다.
소주도 한 병 마셨다.
얼마만의 소주냐... ㅠ_ㅠ 쪽쪽 빨아 마셨다.

밤 9시 쯤... 한 분은 약주가 과하셨는지 피곤하다고 들어가시고, 나머지 한 분께서 나가자 하신다. (이분을 J님이라 하겠다.)
작년에는 배낭여행으로 왔다니, 지금 가는 곳은 안가봤을거라고 하시면서...

헛! 달랏에도 나이트가 있었다. (작년에도 있었는데 내가 모른건지, 생긴건지...)
골프3 호텔 지하의 나이트클럽. (사진은 나중에 찍은 것)

손님 연령대는 대략 40~60 정도라 추정된다.
베트남 사람들 겉보기 나이를 몰라서 그렇지만, 거의 맞을듯.
내부 구조는 놀랍게도 우리나라와 거의 흡사했다. (푹신한 소파까지)
특이한 사항은...
첫 째로 모든 사람이, 쌍쌍으로, 사교춤을 추고 있다는 것.
그것도 모두 춤 실력이 중간 이상은 되었다.
빠른 음악이던 느린 음악이던 사교춤이다.
두번 째로 라이브 밴드가 교체 출연이 아닌 상주다.
A여가수가 부르고, B남가수가 부르고, C여가수가 부르는데, A여가수가 등장하여 듀엣으로 부르고... 독특한 시스템.
하긴, 다음으로 순회할 업소나 있겠나.
근방에 가장 가까운 나이트클럽이래 봐야 나짱이나 호치민 정도 까진 가야 하지 않을까?

베트남 사람들 노래 엄청 좋아하고, 또 잘 부른다는 건 알고 있지만, 여기 가수들도 참 수준 높았다.
특히, 일본 7,80년대 아이돌의 창법으로 부르던 여가수의 음색이 독특하고 귀에 감겼다.
멍하니 듣고 있자니, J님께서 불러다 주랴 하신다.
그게 가능하냐니까 안될거 없다고 하신다.
그러고서 상무를 불러 뭐라뭐라 얘기하신다.
아이~ 그러실 것 까지는... 이러며 내심 기대 기대~ ㅋㅋㅋ
상무가 어디론가 갔다 오더니, 당분간 노래 순서가 계속 있어서 힘들다며 1시간 쯤 뒤에는 괜찮을 거란다.
금방 일어날테니, 괜찮다 했다.

나이트클럽 상무라는 사람, 20 후반에서 30 초반 정도로 보인다.
베트남 사람 같지 않게 훤칠하고 키도 크다.
(175 가량, 베트남에서 이정도 키면 한국으로 치면 185~190 정도 수준이다  ^^)
요 녀석도 내 부채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슬그머니 가지고 어디론가 간다.
J님께 말씀드려서 도로 가져오라 했다.
잔머리는 못쓰고 어물어물 도로 가지고 온다.
그래서 알았다. 이런 식으로 물건 가져가는 것이 베트남 스타일 중 하나인가... -_-;;

아가씨가 한 명 옆에 앉는다.
J님과는 안면이 있는 사이인듯.
J님 소개로는 춤 선생님인데, 이 근방에서는 가장 춤을 잘 춘다고 한다.
사교춤이라... -_-;
나중에 달랏에서 살게 되면 그 때 배울게요.

춤도 안추고, 아가씨와도 별 얘기 않고 멀뚱이 앉아 있으려니, J님이 자리를 옮기자고 하신다.
(난 한국식 웨이터 배달 부킹이나 유흥접대 문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뭐 관심도 없고 상관없겠지만... 아! 그리고 헌팅이나 유흥접대 문화 구경은 좋아한다. ...근데 누가 물어봤나? ^^;)

어디 바라도 가시려나 했는데, 길 건너의 또 다른 나이트... 아니 클럽이 좀더 정확하겠다.
우움... 위치를 설명하자면... (분명 궁금해 할 분들이 있으리라 본다. ^^)
달랏 시장 광장에서 보면 계단이 보인다.(뜬금없어 보이지만 일단 달랏 시장에 가면 광장이 어딘지 알게 될 것이고, 광장에 가면 계단이 어딘지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계단을 올라 왼쪽으로 꺾어지면 내리막 길인데 조금만 가다보면 왼 편에 저렇게 보인다.
참고로 이건 클럽이 있는 건물.
이 사진 오른편 잘린 부분에 클럽이 있다.
이 부분만 보면 무슨 학교같아 보인다.

이 곳은 젊은 사람들 위주다.
구조는 역시 한국 클럽과 비슷. (그러고 보면 베트남은 정말 한국과 비슷한 곳이 많다.)
DJ가 있고, 음악은... 테크토닉과 일렉트로닉이 주류, 힙합 아주 약간.
잘 사는 집 자제들만 오는 곳인지 복장 깔끔하다.
고산지대라 밤이면 추운 곳이어서 그런지 덜 입은 아가씨들은 적었다.

아까 그 곳은 나이 좀 있는 분들이라 그런지 좀 조절해서 쳐다봤는데, 이 곳에서는 참 티나게 시선 집중이다.
또 어떤 아가씨 하나가 옆에 앉는다. 영어 약간 통한다.
J님과 안면이 있는 아가씨인듯. 이 아가씨도 춤 잘 춘단다. (...어쩌라구요. ㅠ_ㅠ)
이제 나도 술 좀 취했다.
아가씨가 나가서 춤 추잖다.
그래 나가자~ 인생 뭐 있냐~ 마침 힙합이다.
홀에 나가서 스텝 좀 밟으려니 연예인이 따로 없다.
(내가 어디가서 이리 시선 받아보나... ㅠ_ㅠ)
그야말로 토요일 밤의 열기의 트라볼타 형님이 된 기분.
민소매만 아니었어도 짝다리에 오른손 번쩍 올려줘야 할 분위기다. (겨털은 좀... ㅋㅋㅋ)
그러고 보니 나만 여름 만났다. 태국에서 산 헐랭이 바지에 민소매 티라...
바로 요 복장 되시겠다. 머리에는 반딱반딱 젤 발라 세워 주시고...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술이 웬수지... -_-;;

클럽에서 나오니 대략 새벽 1시 쯤. 그쯤에서 영업도 끝이라 한다.
택시라도 타고 가야 하나 하는데, 아까 춤 같이 췄던 아가씨가 오토바이를 끌고 온다.
J님과 나를 씩씩하게 숙소로 바래다 주고 갔다. (참신한 상황이로고...)
계속 긴장하고 있었는데 방으로 오자 한번에 풀렸는지 그래도 곯아 떨어져 버렸다.


~부록 : 팰리스 골프장 18홀 사진들~

골프에 관심 없는 분들은 그냥 안보셔도 되겠다.
골프장이 달랏 시내 한 가운데에 있다.
실력없는 사람은 치면 안된다.
잘못해서 슬라이스나 훅이라도 나면 ㄷㄷㄷ.
한 번 치는데 10만원 정도? 든다.
화장한 날에 찍었어야 하는데, 좀 우중충하다.

좋아하는 길.
저대로 계속 걸어가면 하늘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런 길을 ' 하늘길' 이라고 내멋대로 이름 붙였다.
이런 식으로 골프장 바로 옆이 집이고, 길이다.
물 안 쪽은 골프장, 바깥 쪽은 춘향호수.
경계에 2차선 도로가 있는데, 낙차 때문에 다리로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일부러 노출을 작게.
의도했던 대로 결과물이 나오면 기분 삼삼하다.
이 맛에 사진에 빠지나 보다.
3 Comments
21세기 나그네 2009.01.11 10:41  
그리운 달랏...
달랏 한인식당에서 먹었던 잊지 못 할 삼겹살 맛.....(달랏대학교 부근 한인식당)
아 달랏이 나를 부르는구나....
명랑쾌활 2009.01.12 10:32  
제가 묵는 곳이지요. :)
21세기 나그네 2009.01.12 12:24  
작년 5월에 달랏 4일 여행중 그곳에서 이틀이나 삼겹살을 먹었지요.
6살 아이동반하여 그집에 갔었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넘 친절하게
아이를 위해 계란말이부터 다양한 서비스를.....
아이 동반 여행 중 한국음식이 그리울때 강추....
가격은 약간 비싼편입니다.(삼겹살 1인분 8000원 정도/08년5월 기준)
그러나 맛은 기막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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