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여행기 17. 호치민. 체험! 로컬 술집과 나이트의 현장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베트남 돈 뽑는 일 되시겠다.
(작년에 쓰고 약간 남은 베트남 돈으로 버스타고 온 것임. 숙박비는 딸라로 했고.)
내려와 보니 한국인 직원은 보이지 않고 베트남 직원 아가씨만 있다.
익스체인지 물어보니 건물 나가 왼쪽을 가리킨다.
바로 옆의 사설환전소. 그러나 오늘이 무슨무슨 공휴일이라고 안한단다.
할 수 없이 국제현금카드로 기계에서 뽑음.
생각해 보니 만나기로 한 S님에게 연락을 안했다.
사무실에 와서 여직원에게 전화 좀 쓰겠다고 했다.
생긋 웃으면서 쓰란다.
S님과 통화, 반갑게 맞아 주신다.
저녁에 다이아몬드 플라자에서 뵙기로 했다.
전화를 끊고 땡큐 했더니, 통화를 너무 오래 했다고 돈을 달랜다.
5분 했다. 장난 하시나.
얼마나 줄까? 했더니 만 동을 달란다. ㅋㅋㅋㅋㅋㅋ
이따가 한국인 직원 오면 주겠다고 엿을 먹일까 잠시 고민하다 웃으면서 줬다.
분명 지 주머니에 들어가겠지만... 이게 베트남 아닌가?
여기서부터 기분 흐트러지면 좋지 않다.
이보다 더한 날강도들이 우글우글한 곳이다.
방으로 가서 쓸 만큼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가방에 쟁여두고 자물쇠를 채웠다.
(물론 이것도 안전하지 않다!)
다음은 뭘 할까?
방콕에서 산 휴대폰의 심카드를 교체 해야겠다.
내려와 보니 마침 한국인 직원이 있다.
한국인 직원에게 물어보니 건너편 999마트에 가보란다.
가서 뭐라고 하면 되냐 물으니, " 글쎄요. 그냥 가서 심카드 달라고 하면 되겠죠."
그럼 심카드 통신회사는 뭐가 좋으냐 물으니, " 글쎄요. 거기서 거기죠. 그런건 잘 모르겠네요."
쿨한 대답 감사합니다. -0-;;
리멤버투어 호텔 1층 로비에서는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베트남 관련 사이트로 출입하는 렛츠고 베트남에 들어가 찾아보니, ' 모비카드 프로모션'이 좋다고 한다.
음... 알아 들을라나?
뭐 안되면 휴대폰 들고 손짓발짓 하면 되겠지.
태국 여행 중 친해진 XX님께서 리멤버투어 가게 되면 이사님께 안부 전하란 말이 기억났다. 아마 좀 신경 써 주실 거라 하시면서.
이사님 계시냐고 물었더니, 지금 남부 쪽에 가셨다고 하신다.
언제 오시냐 했더니, 누구신데 그건 왜 자꾸 묻느냔다.
그래서 대충 자초지종 설명드리고, XX님 성함 말씀드리면서 안부 전하라 해서 그렇다 했더니, " 아아~ 그분요? 저도 잘 알죠." 끝.
정말 쿨하시군요. -0-;;;
리멤버투어 호텔 건너편의 999 마트에 갔다.
휴대폰을 내밀며 모비카드 프로모션! 하니까 알아 듣는다.
그러더니 없댄다. -_-;
다시 옆 건너편 약국을 가리키며 저곳에 가보랜다.
아직 중고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애와 엄마로 보이는 아줌마가 가게를 지키고 있다.
다시 내밀며 모비카드 프로모션! 하니까 자기들 끼리 뭐라뭐라 하더니, 태국에서 본 것과 비슷한 플라스틱 카드를 꺼내 보인다.
오케이! 했더니 뚝딱뚝딱 이리저리 만져서 채워준다.
...여기까지 영어는 오케이 말고는 전혀! 네버! 안통했다.
모비카드 프로모션이라는 말도 못 알아들은 눈치였다.
여기는 무려 배낭여행자들의 거리 데땀이라구...
밖에 양키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나중에 알고 보니 비엣텔 것을 채워줬다.
막간을 이용해 미술관도 가주고, 클린턴 아자씨가 먹었다는 (맛있다는 말은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다만...) PHO 2000 쌀국수도 먹어줄까 했는데! 비가 온다.
그냥 방에서 뒹굴뒹굴하다 저녁이 되어 S님을 만나러 나선다.
한국인 직원에게 여기서 쎄옴으로 다이아몬드 플라자까지 얼마냐 물으니 2만동 이하로는 힘들거란다.
공항에서 여기까지 3천동에 왔는데, 그 반의 반의 반도 안되는 거리가... ㅠ_ㅠ
건너편의 할아버지 쎄옴 기사가 득달같이 달려오신다.
다이아몬드 플라자 2만동?
오케이!
손님용 헬멧을 내민다.
(베트남은 작년 말부터 헬멧 착용이 의무화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답게 칼같이 지켜진다.)
안맞는다. ㅠ_ㅠ
할아버지 걸 내미신다.
이건 널널하게 맞는다. (뭐여?)
도착하여 계산하려니 다 고액권이고 5천동 짜리 달랑 있다.
1달러와 5천동을 주니 아주 좋아하신다. 눈치가 1달러만 줬어도 됬을 분위기다. ㅎㅎ
다이아몬드 플라자를 돌아 하이랜드 커피로 가는데... 행인들 복장에 놀랐다.
1년 전의 베트남이 아니었다.
특히 아가씨들의 복장이 상당히 세련되고... 과격하게 덜 입고 있었다.
심지어는 HOT의 캔디 시절 컨셉을 흉내 낸 초딩들도 보였다.
어쨌거나 간만에 마셔보는 까페 스 다 (까페=커피, 스=우유,연유, 다=얼음)
그래 이 맛이다. 이 맛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ㅠ_ㅠ
무지하게 달고 진한 맛.
좀 있자니 S님이 오신다.
단가는 좀 비싼 편이지만 요즘 베트남 사람들 수준 좀 보라고 일부러 약속장소를 이리로 잡았다고 하신다.
맞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이상이다.
S님은 혹시 내가 베트남에 대해서 환상을 품고 있진 않은지, 여러 가지로 녹록치 않은 이 곳의 현실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사실, 작년에 결심한 이후로 S님이나 여러분들의 허심탄회한 충고를 많이 들어, 환상은 이미 거의 사라진 상태다.
S님 고마워요. 마음 써 주신 덕분에 멋모르고 달려들어 작살날 위험성은 많이 줄었네요.
이제 망하더라도 각오는 한 상태에서 맞닥트리겠네요. ㅋㅋ
잠시의 한담 뒤, S님이 추천하는 로컬 술집에서 저녁 겸 술 한 잔 하기로 했다.
원래 작년에 먹은 뒤 그 맛을 잊지 못하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양념 소고기 구이집에 가고 싶었으나, 장소도 상호도 몰라서 패스~ ㅠ_ㅠ
(결국 그곳이 어디인지는 아직도 수수께끼이다.)
이 곳이 그곳이다.
왠 난 데 없는 성탄 분위기냐 물었더니, 그냥 원래 인테리어가 이렇단다.
2층으로 통하는 곡선계단.
저 하이네켄 박스나 이런저런 물건이 널린 것이 인테리어를 망쳐 보인다...만,
오히려 인테리어 컨셉일 수도 있다.
왜냐면 이 곳 손님의 전부가 하이네켄을 마시기 때문이다. ㅋㅋㅋ
이 날 이 곳의 유일한 한국인 손님이었던 S님과 나 만이 유일하게 타이거 비어를 마시는 웃기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타이거가 하이네켄보다 싸다. 그러나 질이 떨어지거나 하지 않다.)
여기 저기 서있는 여자들은 이 곳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다.
가슴이 파이거나 몸매 곡선을 강조하는 옷을 입고 주문, 서빙은 물론 술도 따라주고 가벼운 농을 주고 받는 일을 한다.
누구든 지나치다 술 빈 것 보면 따라 주기도 하고 몇 마디 던지는 것 보면, 딱히 지명 시스템은 아닌 거 같았다.
하지만 손님에 대한 권리가 있는지, 다른 아가씨가 와서 술을 따르고 대화를 하고 있으면, 처음에 주문을 받았고 자주 테이블에 오던 아가씨가 왠지 신경전을 벌여 밀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나라에 없는 (진짜 없는지는 모르겠다.) 성 상품화의 독특한 시스템을, 이곳 호치민의 로컬 술집에서 보았다.
이 곳은 아직도 엄연히 사회주의 국가다.
노출을 밝게 한거라 찬찬히 찍어야 하는데, 서빙 아가씨들이 자꾸 관심을 갖는 통에 (물론 내가 아니라 사진 찍는 내 행동에... ^^;) 흔들린 사진으로 그냥 만족해야 했다.
음식은 뭐라뭐라 S님께서 알려 주셨는데... 모르겠다.
밑 사진의 면 종류는 팟타이랑 매우 흡사했다.
S님은 굳이 이 곳으로 데려온 이유도 아까 하이랜드와 일맥상통하다 하신다.
급속히 경제발전한 호치민의 돌아가는 판을 보라는 거다.
이 곳에 오는 현지인들은 아주 잘 살지는 않지만 그래도 중류층 정도는 된단다.
월급은 대략 30만원 정도?
각 테이블마다 안주도 두어 접시 있었고 다들 하이네켄이다.
나와 S님은 안주 세 접시에 타이거 비어 몇 병과 베트남 소주를 마셨는데, 35만동 (당시 환율로 대략 2만 5천원 정도) 나왔다.
한국 수준으로도 둘이 술 마실 때 아주 저렴한 정도는 아닌 가격이다.
그런데 장사 아주 잘된다.
S님 말대로라면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한국인과 기질이 비슷하다더니 금새 허영에 물들어 샴페인 일찍 터뜨리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서빙 아가씨에게 태국 여행 중 나를 위한 기념품으로 정말 마음에 들어 했던 삼단 일회용 라이터를 강탈 당했다. ㅠ_ㅠ
바로 요 물건.
" 너무 맘에 든다. 주라~" 이런 식이 아니다.
그냥 " 어? 맘에 드네?" 그러더니 들고서 어디론가 간다.
누구 보여주려 그런가 보다... 하고 있는데, 잠시 후 빈손으로 온다.
어라? 라이터는?
달라고 손을 내밀었더니 뭔 얘기 하냐는듯 천연덕스럽게 실실 웃다가, 다른 쪽 서빙 봐주는 척 휙 갔다가 좀 있다 다시 오고...
S님께 아끼는 라이터니까 좀 받아 달라고 했으나, S님이 그 여자에게 좀 얘기하다가 그냥 별말씀 없으시다.
결국 내가 간수 못한 셈이니 고작 라이터 가지고 다시 부탁드리기도 뭣하고...
왠지 물 건너 간거 같다.
아놔~ 그거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남 주더라도 저런 사람에게 주고 싶진 않은데... ㅠ_ㅠ
(나중에 보니 그건 베트남의 유흥업소 사람들의 스타일인가 싶다. 비슷한 일을 또 당한다.)
또 하나의 진풍경.
계산 해달라니 계산서를 가지고 오는데, 그 동안 여기저기 분주하게 다니던 서빙 아가씨들이 스스슥 우리 테이블 주변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한 번이라도 지나가며 술 한 잔 따랐거나 말 한 마디 나눈 아가씨는 모두 다...
이윽고 계산하고 영수증과 거스름돈이 올려진 작은 쟁반이 오자, 아가씨들이 반짝반짝하는 눈으로 ' 팁줘광선'을 일제히 발사한다. (정말 무서웠다. ㅠ_ㅠ)
" S형... 이거 어떻게 해야 돼요?"
" ...한 사람 분만 쟁반 위에 올리고 튀어 나와."
라는 말을 남기고 S님은 후다닥 튀어 나가신다. (헉 님하! 같이 가삼... ㅠ_ㅠ)
4만 몇 천동 정도 놓고 뒤를 이어 뛰쳐 나왔다. (이런건 타이밍 놓치면 망하는 거다.)
그 후, S님의 긴급호출로 나온 W가 합류하여 내 강력 주장에 로컬 나이트를 갔다.
(무지 궁금했으나 그동안 기회가 없었는데, 둘 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이니 기회는 이 때다. ㅋㅋ)
제일 유명한 곳이라 간 곳은 하필 쉬는 날.
두 번째로 벤탄시장 근처의 GOSSIP으로 갔다.
이 곳도 현지인들이 많이 오는 곳인데, 베트남의 현실을 알 수 있을 거란다.
바디갓 복장의 (검은 양복에 귀 뒤로 끼는 이어폰) 웨이터? 기도? 에게 안내를 받아 들어 갔다.
집중되는 시선들. 어흠~ 부끄럽도다.
오... 거의 다 현지인이다. (어떻게 아냐고? 다들 키가 무지 작았다. ㅎㅎ)
오오... 인테리어 괜찮다.
오오오... 나오는 음악이 테크토닉이다.
오오오오... 의상 봐라. 여기가 한국이냐.
오오오오오... 모든 테이블에 양주가 놓여 있다. (맥주도 팔았다.)
의자가 없이 높은 테이블(서서 명치 높이 정도?)이 배치되어 있었고, 춤추는 공간이 따로 있다.
우리나라 나이트와 비슷한 구조다.
여전히 시선이 모여 있는게 느껴진다.
아마 키 크고 피부 흰 사람 셋이 들어 갔으니 눈에 뜨이나 보다.
그냥 약소하게 맥주나 먹을까 했는데 이래서야 기대에 부응해 줘야지.
매뉴판 주욱 훑어 보고 가장 비싼 양주로 주문했다.
(메뉴판도 안보고 " 이 집에서 제일 비싼걸로" 했다가는 환상적인 계산서를 받게 된다.)
음하하하~~ ... 그렇다. 술이 과하면 사람은 판단능력이 저질이 된다. ㅠ_ㅠ
자아~ 한류의 본고장에서 온 화려한 땐스를 뽐내 보실까나~
홀에 나갔는데 이게 왠일이냐...
바디갓들 세 명이 우리 주위를 둘러싸듯 서 있다.
춤 추는데 쾌적하긴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
우리가 춤추는 구역에 들어오는 것도, 우리가 나가는 것도 막는다.
좀 추다보니 뻘쭘해서 도저히 못 견디겠다.
우리 테이블로 철수.
S님은 흥이 많이 오르신듯, 바디갓은 신경도 안쓰시고 정열의 댄스를 계속하신다.
가끔 비틀거리시는게 좀 불안하다. (1차에 베트남 소주를 두 병이나 드셨다.)
양주가 왔다. 내게 내밀어 봉인 확인을 한다.
베트남은 가짜 양주가 흔해서 좀 비싼 곳은 저렇게 봉인을 확인시켜 준다.
봉인 확인 안하고 나오는 양주는 가짜일 확률이 높다.
(물론 봉인한 양주도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 봉인이 진짜인지를 모른다.)
양주를 홀짝이자니 슬금슬금 주위 테이블에서 입질이 온다.
ㅎ... 그래 어차피 취해서 다 마시지도 못할 양주, 실컷 드시게.
어차피 말도 안통하니 멀뚱히 건배하고 술이나 마시고...
기껏 내게 한 마디가 " 유 아 핸삼."
에구 노력상이라도 드려야 하나...
씨익 웃으며 " 뤼얼뤼? 땡큐. 유어 쏘 뷰리풀."
못알아 듣는 눈치다. 어쩌라는 거니?? -_-;;
사고가 터졌다.
S님이 사라졌다.
W가 일단 화장실과 주변을 찾아 보았으나 안보인단다.
휴대폰도 연락이 안된다.
우움... 걱정이다. 술이 좀 과하신듯 했는데...
무작정 이러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일단 계산하고 나왔다.
헛. 그러고 보니 카메라와 허리쌕, S님 카메라를 맡기고 받은 열쇠를 S님이 챙기셨는데... ㅠ_ㅠ
같이 술 마셨던 아가씨들이 따라 나왔다.
뭐라뭐라뭐라... W 얘기로는 같이 놀았으니 팁을 달란다.
이거 원 성격 테스트 갑작스럽기도 하지...
손 한 번 잡은 적도, 같이 춤 춘 적도 없다.
외려 양주도 따라 주고 안주도 먹으라 내줬다.
제 웃도리에 팁을 찔러 넣어 주세요, 아가씨. -_-;;
그냥 아가씨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홱 돌려 뚜벅뚜벅 나와버렸다.
그 뒤로는 가물가물한데 W의 얘기에 의하면...
잘 들어가고 내일 연락하자고 하고서 뚜벅뚜벅 걸어 가더란다.
아무래도 불안해서 W가 다시 따라와서 리멤버투어 호텔까지 같이 와주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옷도 잘 정리되어 놓여 있었고, 지갑 등도 잘 있다.
그런데 프론트에서 키 받아서 계단 올라 온 기억이 없다.
이를테면 필름이 끊겼었다는 얘기다.
멀고 먼 베트남 호치민에서 말이다. -_-;;
* Gossip 내부가 궁금하신 분은
Daum 에서 ' Hochimin Gossip' 이라고 검색해 보시길...
이건 검색 결과물 중 하나.
DJ Fubar at Club Gossip, Siagon, Ho Chi Minh, Vietnam. August 07
출처 : JASON FUBAR (IBIZA KNIGHTS)의 비디오 채널
(작년에 쓰고 약간 남은 베트남 돈으로 버스타고 온 것임. 숙박비는 딸라로 했고.)
내려와 보니 한국인 직원은 보이지 않고 베트남 직원 아가씨만 있다.
익스체인지 물어보니 건물 나가 왼쪽을 가리킨다.
바로 옆의 사설환전소. 그러나 오늘이 무슨무슨 공휴일이라고 안한단다.
할 수 없이 국제현금카드로 기계에서 뽑음.
생각해 보니 만나기로 한 S님에게 연락을 안했다.
사무실에 와서 여직원에게 전화 좀 쓰겠다고 했다.
생긋 웃으면서 쓰란다.
S님과 통화, 반갑게 맞아 주신다.
저녁에 다이아몬드 플라자에서 뵙기로 했다.
전화를 끊고 땡큐 했더니, 통화를 너무 오래 했다고 돈을 달랜다.
5분 했다. 장난 하시나.
얼마나 줄까? 했더니 만 동을 달란다. ㅋㅋㅋㅋㅋㅋ
이따가 한국인 직원 오면 주겠다고 엿을 먹일까 잠시 고민하다 웃으면서 줬다.
분명 지 주머니에 들어가겠지만... 이게 베트남 아닌가?
여기서부터 기분 흐트러지면 좋지 않다.
이보다 더한 날강도들이 우글우글한 곳이다.
방으로 가서 쓸 만큼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가방에 쟁여두고 자물쇠를 채웠다.
(물론 이것도 안전하지 않다!)
다음은 뭘 할까?
방콕에서 산 휴대폰의 심카드를 교체 해야겠다.
내려와 보니 마침 한국인 직원이 있다.
한국인 직원에게 물어보니 건너편 999마트에 가보란다.
가서 뭐라고 하면 되냐 물으니, " 글쎄요. 그냥 가서 심카드 달라고 하면 되겠죠."
그럼 심카드 통신회사는 뭐가 좋으냐 물으니, " 글쎄요. 거기서 거기죠. 그런건 잘 모르겠네요."
쿨한 대답 감사합니다. -0-;;
리멤버투어 호텔 1층 로비에서는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베트남 관련 사이트로 출입하는 렛츠고 베트남에 들어가 찾아보니, ' 모비카드 프로모션'이 좋다고 한다.
음... 알아 들을라나?
뭐 안되면 휴대폰 들고 손짓발짓 하면 되겠지.
태국 여행 중 친해진 XX님께서 리멤버투어 가게 되면 이사님께 안부 전하란 말이 기억났다. 아마 좀 신경 써 주실 거라 하시면서.
이사님 계시냐고 물었더니, 지금 남부 쪽에 가셨다고 하신다.
언제 오시냐 했더니, 누구신데 그건 왜 자꾸 묻느냔다.
그래서 대충 자초지종 설명드리고, XX님 성함 말씀드리면서 안부 전하라 해서 그렇다 했더니, " 아아~ 그분요? 저도 잘 알죠." 끝.
정말 쿨하시군요. -0-;;;
리멤버투어 호텔 건너편의 999 마트에 갔다.
휴대폰을 내밀며 모비카드 프로모션! 하니까 알아 듣는다.
그러더니 없댄다. -_-;
다시 옆 건너편 약국을 가리키며 저곳에 가보랜다.
아직 중고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애와 엄마로 보이는 아줌마가 가게를 지키고 있다.
다시 내밀며 모비카드 프로모션! 하니까 자기들 끼리 뭐라뭐라 하더니, 태국에서 본 것과 비슷한 플라스틱 카드를 꺼내 보인다.
오케이! 했더니 뚝딱뚝딱 이리저리 만져서 채워준다.
...여기까지 영어는 오케이 말고는 전혀! 네버! 안통했다.
모비카드 프로모션이라는 말도 못 알아들은 눈치였다.
여기는 무려 배낭여행자들의 거리 데땀이라구...
밖에 양키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나중에 알고 보니 비엣텔 것을 채워줬다.
막간을 이용해 미술관도 가주고, 클린턴 아자씨가 먹었다는 (맛있다는 말은 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다만...) PHO 2000 쌀국수도 먹어줄까 했는데! 비가 온다.
그냥 방에서 뒹굴뒹굴하다 저녁이 되어 S님을 만나러 나선다.
한국인 직원에게 여기서 쎄옴으로 다이아몬드 플라자까지 얼마냐 물으니 2만동 이하로는 힘들거란다.
공항에서 여기까지 3천동에 왔는데, 그 반의 반의 반도 안되는 거리가... ㅠ_ㅠ
건너편의 할아버지 쎄옴 기사가 득달같이 달려오신다.
다이아몬드 플라자 2만동?
오케이!
손님용 헬멧을 내민다.
(베트남은 작년 말부터 헬멧 착용이 의무화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답게 칼같이 지켜진다.)
안맞는다. ㅠ_ㅠ
할아버지 걸 내미신다.
이건 널널하게 맞는다. (뭐여?)
도착하여 계산하려니 다 고액권이고 5천동 짜리 달랑 있다.
1달러와 5천동을 주니 아주 좋아하신다. 눈치가 1달러만 줬어도 됬을 분위기다. ㅎㅎ
다이아몬드 플라자를 돌아 하이랜드 커피로 가는데... 행인들 복장에 놀랐다.
1년 전의 베트남이 아니었다.
특히 아가씨들의 복장이 상당히 세련되고... 과격하게 덜 입고 있었다.
심지어는 HOT의 캔디 시절 컨셉을 흉내 낸 초딩들도 보였다.
어쨌거나 간만에 마셔보는 까페 스 다 (까페=커피, 스=우유,연유, 다=얼음)
그래 이 맛이다. 이 맛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ㅠ_ㅠ
무지하게 달고 진한 맛.
좀 있자니 S님이 오신다.
단가는 좀 비싼 편이지만 요즘 베트남 사람들 수준 좀 보라고 일부러 약속장소를 이리로 잡았다고 하신다.
맞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이상이다.
S님은 혹시 내가 베트남에 대해서 환상을 품고 있진 않은지, 여러 가지로 녹록치 않은 이 곳의 현실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사실, 작년에 결심한 이후로 S님이나 여러분들의 허심탄회한 충고를 많이 들어, 환상은 이미 거의 사라진 상태다.
S님 고마워요. 마음 써 주신 덕분에 멋모르고 달려들어 작살날 위험성은 많이 줄었네요.
이제 망하더라도 각오는 한 상태에서 맞닥트리겠네요. ㅋㅋ
잠시의 한담 뒤, S님이 추천하는 로컬 술집에서 저녁 겸 술 한 잔 하기로 했다.
원래 작년에 먹은 뒤 그 맛을 잊지 못하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양념 소고기 구이집에 가고 싶었으나, 장소도 상호도 몰라서 패스~ ㅠ_ㅠ
(결국 그곳이 어디인지는 아직도 수수께끼이다.)
이 곳이 그곳이다.
왠 난 데 없는 성탄 분위기냐 물었더니, 그냥 원래 인테리어가 이렇단다.
2층으로 통하는 곡선계단.
저 하이네켄 박스나 이런저런 물건이 널린 것이 인테리어를 망쳐 보인다...만,
오히려 인테리어 컨셉일 수도 있다.
왜냐면 이 곳 손님의 전부가 하이네켄을 마시기 때문이다. ㅋㅋㅋ
이 날 이 곳의 유일한 한국인 손님이었던 S님과 나 만이 유일하게 타이거 비어를 마시는 웃기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타이거가 하이네켄보다 싸다. 그러나 질이 떨어지거나 하지 않다.)
여기 저기 서있는 여자들은 이 곳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이다.
가슴이 파이거나 몸매 곡선을 강조하는 옷을 입고 주문, 서빙은 물론 술도 따라주고 가벼운 농을 주고 받는 일을 한다.
누구든 지나치다 술 빈 것 보면 따라 주기도 하고 몇 마디 던지는 것 보면, 딱히 지명 시스템은 아닌 거 같았다.
하지만 손님에 대한 권리가 있는지, 다른 아가씨가 와서 술을 따르고 대화를 하고 있으면, 처음에 주문을 받았고 자주 테이블에 오던 아가씨가 왠지 신경전을 벌여 밀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나라에 없는 (진짜 없는지는 모르겠다.) 성 상품화의 독특한 시스템을, 이곳 호치민의 로컬 술집에서 보았다.
이 곳은 아직도 엄연히 사회주의 국가다.
노출을 밝게 한거라 찬찬히 찍어야 하는데, 서빙 아가씨들이 자꾸 관심을 갖는 통에 (물론 내가 아니라 사진 찍는 내 행동에... ^^;) 흔들린 사진으로 그냥 만족해야 했다.
음식은 뭐라뭐라 S님께서 알려 주셨는데... 모르겠다.
밑 사진의 면 종류는 팟타이랑 매우 흡사했다.
S님은 굳이 이 곳으로 데려온 이유도 아까 하이랜드와 일맥상통하다 하신다.
급속히 경제발전한 호치민의 돌아가는 판을 보라는 거다.
이 곳에 오는 현지인들은 아주 잘 살지는 않지만 그래도 중류층 정도는 된단다.
월급은 대략 30만원 정도?
각 테이블마다 안주도 두어 접시 있었고 다들 하이네켄이다.
나와 S님은 안주 세 접시에 타이거 비어 몇 병과 베트남 소주를 마셨는데, 35만동 (당시 환율로 대략 2만 5천원 정도) 나왔다.
한국 수준으로도 둘이 술 마실 때 아주 저렴한 정도는 아닌 가격이다.
그런데 장사 아주 잘된다.
S님 말대로라면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한국인과 기질이 비슷하다더니 금새 허영에 물들어 샴페인 일찍 터뜨리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서빙 아가씨에게 태국 여행 중 나를 위한 기념품으로 정말 마음에 들어 했던 삼단 일회용 라이터를 강탈 당했다. ㅠ_ㅠ
바로 요 물건.
" 너무 맘에 든다. 주라~" 이런 식이 아니다.
그냥 " 어? 맘에 드네?" 그러더니 들고서 어디론가 간다.
누구 보여주려 그런가 보다... 하고 있는데, 잠시 후 빈손으로 온다.
어라? 라이터는?
달라고 손을 내밀었더니 뭔 얘기 하냐는듯 천연덕스럽게 실실 웃다가, 다른 쪽 서빙 봐주는 척 휙 갔다가 좀 있다 다시 오고...
S님께 아끼는 라이터니까 좀 받아 달라고 했으나, S님이 그 여자에게 좀 얘기하다가 그냥 별말씀 없으시다.
결국 내가 간수 못한 셈이니 고작 라이터 가지고 다시 부탁드리기도 뭣하고...
왠지 물 건너 간거 같다.
아놔~ 그거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남 주더라도 저런 사람에게 주고 싶진 않은데... ㅠ_ㅠ
(나중에 보니 그건 베트남의 유흥업소 사람들의 스타일인가 싶다. 비슷한 일을 또 당한다.)
또 하나의 진풍경.
계산 해달라니 계산서를 가지고 오는데, 그 동안 여기저기 분주하게 다니던 서빙 아가씨들이 스스슥 우리 테이블 주변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한 번이라도 지나가며 술 한 잔 따랐거나 말 한 마디 나눈 아가씨는 모두 다...
이윽고 계산하고 영수증과 거스름돈이 올려진 작은 쟁반이 오자, 아가씨들이 반짝반짝하는 눈으로 ' 팁줘광선'을 일제히 발사한다. (정말 무서웠다. ㅠ_ㅠ)
" S형... 이거 어떻게 해야 돼요?"
" ...한 사람 분만 쟁반 위에 올리고 튀어 나와."
라는 말을 남기고 S님은 후다닥 튀어 나가신다. (헉 님하! 같이 가삼... ㅠ_ㅠ)
4만 몇 천동 정도 놓고 뒤를 이어 뛰쳐 나왔다. (이런건 타이밍 놓치면 망하는 거다.)
그 후, S님의 긴급호출로 나온 W가 합류하여 내 강력 주장에 로컬 나이트를 갔다.
(무지 궁금했으나 그동안 기회가 없었는데, 둘 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이니 기회는 이 때다. ㅋㅋ)
제일 유명한 곳이라 간 곳은 하필 쉬는 날.
두 번째로 벤탄시장 근처의 GOSSIP으로 갔다.
이 곳도 현지인들이 많이 오는 곳인데, 베트남의 현실을 알 수 있을 거란다.
바디갓 복장의 (검은 양복에 귀 뒤로 끼는 이어폰) 웨이터? 기도? 에게 안내를 받아 들어 갔다.
집중되는 시선들. 어흠~ 부끄럽도다.
오... 거의 다 현지인이다. (어떻게 아냐고? 다들 키가 무지 작았다. ㅎㅎ)
오오... 인테리어 괜찮다.
오오오... 나오는 음악이 테크토닉이다.
오오오오... 의상 봐라. 여기가 한국이냐.
오오오오오... 모든 테이블에 양주가 놓여 있다. (맥주도 팔았다.)
의자가 없이 높은 테이블(서서 명치 높이 정도?)이 배치되어 있었고, 춤추는 공간이 따로 있다.
우리나라 나이트와 비슷한 구조다.
여전히 시선이 모여 있는게 느껴진다.
아마 키 크고 피부 흰 사람 셋이 들어 갔으니 눈에 뜨이나 보다.
그냥 약소하게 맥주나 먹을까 했는데 이래서야 기대에 부응해 줘야지.
매뉴판 주욱 훑어 보고 가장 비싼 양주로 주문했다.
(메뉴판도 안보고 " 이 집에서 제일 비싼걸로" 했다가는 환상적인 계산서를 받게 된다.)
음하하하~~ ... 그렇다. 술이 과하면 사람은 판단능력이 저질이 된다. ㅠ_ㅠ
자아~ 한류의 본고장에서 온 화려한 땐스를 뽐내 보실까나~
홀에 나갔는데 이게 왠일이냐...
바디갓들 세 명이 우리 주위를 둘러싸듯 서 있다.
춤 추는데 쾌적하긴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
우리가 춤추는 구역에 들어오는 것도, 우리가 나가는 것도 막는다.
좀 추다보니 뻘쭘해서 도저히 못 견디겠다.
우리 테이블로 철수.
S님은 흥이 많이 오르신듯, 바디갓은 신경도 안쓰시고 정열의 댄스를 계속하신다.
가끔 비틀거리시는게 좀 불안하다. (1차에 베트남 소주를 두 병이나 드셨다.)
양주가 왔다. 내게 내밀어 봉인 확인을 한다.
베트남은 가짜 양주가 흔해서 좀 비싼 곳은 저렇게 봉인을 확인시켜 준다.
봉인 확인 안하고 나오는 양주는 가짜일 확률이 높다.
(물론 봉인한 양주도 완전히 믿을 수는 없다. 봉인이 진짜인지를 모른다.)
양주를 홀짝이자니 슬금슬금 주위 테이블에서 입질이 온다.
ㅎ... 그래 어차피 취해서 다 마시지도 못할 양주, 실컷 드시게.
어차피 말도 안통하니 멀뚱히 건배하고 술이나 마시고...
기껏 내게 한 마디가 " 유 아 핸삼."
에구 노력상이라도 드려야 하나...
씨익 웃으며 " 뤼얼뤼? 땡큐. 유어 쏘 뷰리풀."
못알아 듣는 눈치다. 어쩌라는 거니?? -_-;;
사고가 터졌다.
S님이 사라졌다.
W가 일단 화장실과 주변을 찾아 보았으나 안보인단다.
휴대폰도 연락이 안된다.
우움... 걱정이다. 술이 좀 과하신듯 했는데...
무작정 이러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일단 계산하고 나왔다.
헛. 그러고 보니 카메라와 허리쌕, S님 카메라를 맡기고 받은 열쇠를 S님이 챙기셨는데... ㅠ_ㅠ
같이 술 마셨던 아가씨들이 따라 나왔다.
뭐라뭐라뭐라... W 얘기로는 같이 놀았으니 팁을 달란다.
이거 원 성격 테스트 갑작스럽기도 하지...
손 한 번 잡은 적도, 같이 춤 춘 적도 없다.
외려 양주도 따라 주고 안주도 먹으라 내줬다.
제 웃도리에 팁을 찔러 넣어 주세요, 아가씨. -_-;;
그냥 아가씨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홱 돌려 뚜벅뚜벅 나와버렸다.
그 뒤로는 가물가물한데 W의 얘기에 의하면...
잘 들어가고 내일 연락하자고 하고서 뚜벅뚜벅 걸어 가더란다.
아무래도 불안해서 W가 다시 따라와서 리멤버투어 호텔까지 같이 와주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옷도 잘 정리되어 놓여 있었고, 지갑 등도 잘 있다.
그런데 프론트에서 키 받아서 계단 올라 온 기억이 없다.
이를테면 필름이 끊겼었다는 얘기다.
멀고 먼 베트남 호치민에서 말이다. -_-;;
* Gossip 내부가 궁금하신 분은
Daum 에서 ' Hochimin Gossip' 이라고 검색해 보시길...
이건 검색 결과물 중 하나.
DJ Fubar at Club Gossip, Siagon, Ho Chi Minh, Vietnam. August 07
출처 : JASON FUBAR (IBIZA KNIGHTS)의 비디오 채널